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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문제중년의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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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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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비행기 사고로 순직한 분들께 조의를 표하며.


그냥 웃자고 하는거니 진지해지면 골룸.

1. 귀하가 탄 비행기의 소속이 러시아 항공사 또는 아프리카 항공사인가?
서비스가 나쁠 확률 (+)
왠지 기체 상태로 불안할 확률 (+)

1.1. 투폴레프기인가?
사고 확률 (+)

1.2. 당신 옆에 그 국가와 사이가 안좋은 소국의 중요 인물이 탔는가?
원인미상의 사고로 죽을 확률 (+)
아프리카라면 미사일(추정)에 격추당해 죽을 확률 (+)


2. 1과 유사하나 타고 있는 항공기가 에어포스 원인 경우
아무 일 없을 확률 (+)

2.1. 미 대통령이 타고 있을 경우
아무 일 없을 확률 (+)
그날 밤, 근사한 저녁 만찬을 제공받을 확률 (+)

2.2 대통령이 잘생겼고 군인 출신인가?
테러에 휘말릴 확률 (+)

2.3. 귀하가 대통령과 사이 나쁜 부통령인가?
사건의 숨겨진 원인일 확률 (+)
대통령에게 떡이 되게 맞을 확률 (+)
비행기에서 간발의 차로 탈출 못할 확률 (+)

2.4. 귀하가 테러범인가?
대통령의 총에 맞아 죽을 확률 (+)

2.5. 두목급인가?
미 대통령에게 두들겨 맞을 확률 (+)
낙하산줄에 목졸릴 확률 (+)
낙하산 없는 기나긴 자유 낙하할 확률 (+)

2.6. 기장 및 FAA가 증명한 항공기 운항 능력이 있는가?
사건 발생시 바로 죽을 확률 (+)

2.7. 긴급 출격한 호위기 조종사인가?
날아오는 미사일을 몸으로 때울 확률 (+)


3. 1 또는 2와 달리 장거리 노선의 일반 여객기에 탑승는가?
장거리 비행에 녹아 떨어질 확률 (+)
좌석에 불만이 생길 확률 (+)
기내식을 개똥 취급할 확률 (+)

3.1. 멀미하고 날개 주변인가?
구토 봉지를 사용할 확률 (+)

3.2. 배낭여행중인가?
담요를 챙길 확률 (+)
미니어쳐 술병 챙길 확률 (+)

3.3. 골초고 내가 봐도 개념이 없는가?
화장실에서 담배피다 경보 울려 걸릴 확률 (+)
신문에 해당 기사가 날 확률 (+)

3.3.2. 연예인인가?
몇년후 그걸 자랑이라고 방송에서 떠들 확률 (+)

3.4. 옆좌석에 망토, 검은옷, 신원 불명이라는 거수자 3박자를 갖춘 사람이 타고
있는가?
심장 발작이 일어날 확률 (+)
마취 한답시고 얼음물속에 집어넣어질 확률 (+)
정체 불명의 도구로 심장 수술을 당할 확률 (+)

3.5. 3.4의 의사 본인인가?
칼이 없어 - 기내식 나이프조차 없음 - 헤멜 확률 (+)
옷걸이가 포함된 이런저런 잡다한 도구로 환자에게 응급 수술을 할 확률 (+)
돈을 못받을 확률 (+)

3.6. 날씨가 나쁘고 비행기는 지연된데다 갑자기 날개 위에서 정체 불명의 작은
      괴물이 보이는가?
괴물이 엔진을 뜯어낼 확률 (+)
그거 보고 놀라서 남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나 다른 이들은 못볼 확률 (+)
난동 피울 확률 (+)

3.7. 3.6에서 스튜어디스인가?
정신 나간 승객에게는 매가 약이란 경구에 따라 우격다짐을 할 확률 (+)

3.7. 3.6을 지상에서 듣는 입장인가?
요즘은 별 미친놈들이 다있다 고 말할 확률 (+)

3.8. 3.7에 속하면서 정비 계통인가?
기상천외하게 파괴된 엔진을 수리할 확률 (+)
정비 결과 보고서를 쓸 때 머리아플 확률 (+)
그냥 그램린의 짓인가? 라고 쓸까 고민할 확률 (+)
조사하고 받느라 집에 늦게갈 확률 (+)
아내에게 바가지 긁힐 확률 (+)


4. 타고 있는 비행기가 열대 무인도 주변을 비행중인가?
추락할 확률 (+)

4.2. 자신이 탄 비행기가 유명 택배, 아니 물류 유통회사 소속 화물기인가?
배구공에 이름붙일 확률 (+)
스케이트날로 무자격(전문 용어로 야메) 충치 치료할 확률 (+)
스시를 즐길 확률 (+)

4.3. 4.2와 같으나 옆에 탄 사람과 달리 머리숱도 많고 내가 봐도 좀 안생긴 경우,
추락시 즉사할 확률 (+)

4.4. 전세기에 메이드들을 거느린 경우.
안경낀 메이드 1을 조교할 확률 (+)
메이드 1이 오덕스러울 확률 (+)
메이드 1이 츤데레일 확률 (+)
로리풍 혹은 진짜 미성년인 메이드 2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해볼 확률 (+)
도짓코 메이드 3에게 이거저거 다해볼 확률 (+)
메이드 3이 거유일 확률 (100)
연상의 메이드장이 말고보니 진성 츤데레일 확률 (100)
메이드장에게 역조교 당할 확률 (+)
모든 메이드를 임신시킬 확률 (+)

4.5. 4.4와 같으나 모든 메이드를 조교할 경우
여러 방법으로 끔살 당할 확률 (+)

4.6. 4.4와 동일하나 메이드중 하나일 경우
더러운 꼴 당할 확률 (100)
3P 이상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확률 (+)
공모하에 쓸데없는걸 베었다고 할 확률 (+)

4.7. 일행중 미쇼녀, 소꿉친구 혹은 이성 직장 동료, 야한 연상의 누님, 가정주부,
      뭔가 어설픈 남자등으로 파티가 이뤄진 경우.
섬을 탈출 해야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확률 (+)
섬에서 정체 불명의 괴물이 나타날 확률 (+)
파티 일행중 남자 빼고 하나와 어떻게든 될 확률 (+)
알고보면 어설픈 남자가 모든 사건의 원흉일 확률 (+)

4.8. 4.7과 같은 파티이나 과거 적대국의 군인, 폭력적 남편과 그 배우자, 학자등등 뭐
      여튼 잡다한 구성일 경우.
듣도보도못한 별 잡스런 봉변을 당할 확률 (+)
과학으로 해결안되는 것을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학자의 지루한 강의를 들을 확률 (+)
음모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들을 확률 (+)
시즌별로 개고생할 확률 (+)
주연급이 아니면 시즌마다 죽을 확률 (+)

4.9. 비행중인 해역이 버뮤다 삼각지대니 뭐니 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행방불명될 확률 (+)
외계인에게 get! 당할 확률 (+)
몇십년후 늙지도 않고 발견될 확률 (+)
그후 정부 기관의 조사를 받을 확률 (+)
이상한 능력에 눈뜰 확률 (+)
잘나가던 자신의 회사가 동업자에게 넘어가고 돈한푼 못받을 확률 (+)
자신의 배우자나 형제 때문에 고생할 확률 (+)

4.10. 주변에 안경낀 꼬마와 여고생, 멍청해뵈는 자칭 탐정이라는 인물등등의 일행으로
        낀 경우.
주변에서 의문의 죽음이 벌어질 확률 (+)
아무리 바빠도 비행기 밖으로 못나갈 확률 (100)

4.11. 4.10과 같고 자신이 탐정이라면?
주변 여인들에게 작업걸다 목이 따끔해지면서 잠들 확률 (100)
잠이 깨자 사건이 해결될 확률 (+)

4.12. 4.10과 같으나 사건을 우연히 목격한 경우
죽을 확률 (100)

4.13. 어벙해보이는 꽁지 머리 고삐리(연령 미상)과 그 여친으로 보이는 여자얘,
경찰이 탄 경우.
연쇄 살인이 벌어질 확률 (100)

4.14. 4.13에서 뭔가 트릭이 될만한걸 발견한 경우.
끔살 당할 확률 (100)

4.15. 4.13과 4.14의 범인이 귀하라면?
원한으로 사건을 일으킨 확률 (100)
죽일수 있을만큼 죽일 확률 (+)
온갖 수모를 다겪고 그게 왜! 라고 주저리 주저리 신세 한탄하다 자살할 확률 (+)
알고보면 그 원한이 말로 해결할 수준의 것일 확률 (+)


5. 3과 동일하나 갑자기 '성전', '뭐뭐뭐 만세'등의 구호가 들리는 경우.
테러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확률 (+)

5.1. 테러범인가?
총맞아 죽을 확률 (+)
무사히 도망치는데 성공하나 그래도 죽을 확률 (+)
무사히 도망쳤고 죽지는 않았으나 몇십년뒤 인도될 확률 (+)

5.2. 잘생긴 FBI / CIA 혹은 듣보잡 국가 기관, 특수전 부대 출신이 주변에 있는가?
살 확률 (+)

5.3. 테러범이고 알고보니 5.2가 있는 경우
총맞아 죽을 확률 (+)
생각도 못한 도구에 맞거나 찔려 죽을 경우 (+)

5.4. 5.3과 같으나 5.2가 표정 더러운 주방장이라면?
목이 꺽일 확률 (100)
칼에 난자당해 끔살될 확률 (+)
비행기에서 던져질 확률 (+)

5.5. 일등석에 메이드들을 거느린 재수없게 생긴 누군가가 타고 있는가?
살 확률 (+)

5.6. 5.5를 봤으나 자신이 테러범이라면.
메이드 팬티를 볼 확률 (+)
팬티 본 순간 요단강 익스프레스로 갈아탈 확률 (+)

5.7. 다행이 메이드도 안봤고 다른 정부기관 및 군인도 못봤지만 기착지에서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질 경우.
문이 열리고 섬광과 기분나쁜 폭음을 들을 확률 (+)
내가 알던 서울이 평양으로 둔갑할 경우 (+)

5.8. 5.7과 같으나 이집트 국적기이며 기착지가 이집트와 가까운 경우.
갑자기 폭음과 함께 천장이 내려앉을 확률 (+)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다닐 확률 (+)
파편 수류탄이 터질 확률 (+)
수류탄 폭발로 불이 날 확률 (+)
무사히 기내를 벗어났으나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맞을 확률 (+)

5.9. 대한민국 국적기인 경우.
테러범인 경우:
지리한 협상 과정중 그냥 상대 나와서 장사나 할껄 이라 생각할 확률 (+)

인질인 경우:
최소 석달이상 개고생 확률 (+)

국민의 경우:
언론의 별별 추측 기사를 다봐야할 확률 (+)

언론의 경우:
추측기사 글짓기 한다고 야근할 확률 (+)
과도한 글짓기 경쟁으로 희생자 가족에게 그러면 안된다는 소리가 나올 때
언론의 사명이다 드립을 시전할 확률 (+)

정부 및 정치권의 경우:
언론에 보도자료 돌린다고 야근할 확률 (+)
그 동안 유야무야 넘겨야할 사안들 순서 정해서 날치기 하느라 바쁠 확률 (+)

MB의 경우:
유감 성명 발표 한다고 잠시 바쁠 확률 (+)
4대강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확률 (+)

교회의 경우:
신자수 몇명인가 확인하느라 바쁠 확률 (+)
xxx의 밀알 같은 간증서 찍을 준비하느라 바쁠 확률 (+)

일부 국회의원의 경우:
어디서건 기념촬영할 확률 (+)

5.10. 러시아 국적기고 러시아 내라면?
수면 가스 풀 확률 (+)
닥치고 들어가 닥치고 쏠 확률 (+)

5.11. 귀하가 탄 비행기에 눈이 불편하신 모 분쟁국의 높으신 왕자가 타신 경우.
비행기에 폭탄이 장착될 확률 (+)
그 폭탄이 기외 부착 기압차 작동이란 별난 물건일 확률 (+)
전투기 2대가 기관포로 폭탄을 제거하는 꼴을 볼 확률 (+)

5.12. 테러범들 개념이 없는건 알겠는데 생각이 없을 경우.
테러범이 목적지까지 가기에는 기름이 부족하다는 기장의 말을 씹을 확률 (+)
해상 착수할 확률 (+)
누군가 해상 착수에 대비한다고 구명조끼 미리 펴두는거 볼 확률 (+)

5.13. 테러범이 강도로 돌변하더니 돈자루를 가지고 자신만 낙하산을 타고 뛴 경우.
다윈 어워드에 이 사건을 제보할 확률 (+)

5.14. 기장 및 부기장이 죽을 경우.
무면허 운항과 착륙을 경험해 볼 확률 (+)

5.15. 테러범이고 승객중 척 노 하여튼 희안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경우.
돌려차기 당할 확률 (+)
울고불며 싹싹 빌고 지나간 인생을 진심으로 참회해도 돌려차기 당할 확률 (+)


6. 그 비행기가 대기권외 비행이 가능한 경우. (다르게 말해 우주선인 경우)
돈 좀 깨졌는데 할 확률 (+)

6.1. 지구는 푸르다 라는 고사성어(?)를 음미하는 순간 유리창에 금이 가는 경우.
죽을 확률 (+)
데브리스가 될 확률 (+)
몇년후 수거될 확률 (+)

6.2. 귀하가 속한 문명에 초자력 병기가 있는 경우.
당분간 우주 방랑자가 될 확률 (+)
지구에 가까스로 착륙하니 온통 바다일 확률 (+)
인더스트리아의 주민이 될 확률 (+)
이름없는 섬에서 적당히 살다 적당히 죽을 확률 (+)

6.3. 귀하가 탄 항공기가 달 및 내행성계 운항용이고 최신 인공지능 컴퓨터가 탑재된
      경우.
컴퓨터가 반란(?)을 일으킬 확률 (+)
거기 휘말려 처분당할 확률 (+)

6.4. 블랙홀이니 와프니 하여튼 별 희안한 운항 기능이 탑재되어 처음으로 외계로 나갈
      경우.
지옥으로 갈 확률 (+)
몇십년뒤에 끔찍한 시체로 발견될 확률 (+)

6.5. 동면된 채로 성간 항행중인 죄수라면?
도중에 무슨 사고로 죽을 확률 (+)
듣보잡 행성계에서 살아간다고 개고생할 확률 (+)
기껏 살만해지니 지구 정부에서 식민지라고 학 활률 (+)
지구 정부에 반발했더니 지구 정부군과 싸울 확률 (+)
곤충형 외계인이나 멀대같은 외계인과 싸워야될 확률 (+)

6.6. 외행성계 운항이고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한 퇴역 군인인 경우.
하나뿐인 동생이 죽을 확률 (+)
외계 행성 개발에 차출될 확률 (+)
동생의 유전자와 외계인의 유전자를 조합하고 어쩌고로 머리아플 확률 (+)
22세기고 23세기고 간에 군의료 및 전역자 대우가 21세기초 대한민국 수준일 확률 (+)
21세기도 아닌데 20세기급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할 확률 (+)
외계인과_붕가.avi 만들 확률 (+)
남자는 모름지기 좋은 차를 타야한다는걸 절감할 확률 (+)


7. 그 비행기가 세트인 경우
죽지 않을 확률 (+)

7.1. 손에 총을 들었고 시뮤니션같은 좀 맞으면 아픈 것이 장전된 경우.
대상이 후임이면 가차없이 쏠 확률 (+)
대상이 기숫빨에서 확실히 앞서면 주저할 경우 (+)
끝나고 구를 확률 (+)

7.2. 대한민국에서 촬용중인 영화인 경우.
일한만큼 돈 못받을 확률 (+)

7.3. 덜입은 여배우가 출연한 작품인 경우.
여배우가 아마추어인 경우 현역 어쩌고가 하는 제목이 붙을 확률 (+)
몇몇 매니악한 쟝르의 경우 촬영후 세트 자체를 쓰래기 봉지속에 고대로 털어넣어야할
확률 (+)
그 작품이 공유될 확률 (+)


- 날개 달린 물건은 불안하다능.

- 이번 일로 갑자기 음모론이 생각나는 이유는?

- 교통기관을 목적대로 사용합시다.

최근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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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 먹고 살기 위해의 압박이 들어오는 중.
   올해 왜이러지?
   두달새 밖에서 저녁 먹고 들어가는 생활의 연속이라보니 잡설은
   머나먼 당신.


2. 퍼시픽?
   그거 뭔가요? 먹는건가요?
   현재 에피 6 이후로 더이상 못보고 있는 중.


3. 설마 이게 나올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것.

   천체전사 선레드.
   아니, 뭐 10권까지 나왔다는 것부터도 놀랍긴 하지만...


   훈훈한 이웃을 원하세요?
   그럼 보세요.


4. 마음에 안든다, 네이버.
   어차피 검색은 구글이고 간혹 별 수 없을 때 쓰긴 하지만 왼쪽의
   검색 메뉴가 엄청 거슬리는게 탈.
   여백의 미는 아무 때나 쓰는게 아니라니까.

   게다가 전면에서 웹툰 가려면 눈에 안띄는게 탈.
   광고는 얼마나 띄우는지 원.

   딱 하나 마음에 드는거라면 나눔고딕 코딩.

   개인적으로 0과 O가 구분잘되는 terminal 을 선호하나 너무 굵은
   게 마음에 안들어 안쓰고 그렇다고 Courier New같은건 한글쪽이
   지저분해서 별로.
   그나마 제일 나은듯한게 바탕체였으나 이것도 뭐 그닥.

   그러던중 왠일로 네이버가 잘한 일을 하니...
   비교적 괜찮은 고정폭 글자꼴을 내놨다능.

   별 수 없이 fixed를 사용하시는 분은 한번 써보삼.


5. 취향.
   남편이란 인간이 맨날 뭘보는지 궁금했던 안방 마님.
   총 사진 많이 나오는 걸로 책한권 보여달라기에 대충 좀 오래된 총들
   많이 나오는 쪽으로 골라주니 보시고 하신 말쌈.

  '와, 이 총은 예쁘네요.
   이런거면 하나쯤 집에 있어도 되겠어요.'

   대충 요런 물건이었다는...


   16세기말경 독일풍 차륜식 권총과 세트.
   진품의 경우 가격이 2만 달러부터 시작되던가 그렇고 저기 화약통만
   3천달러 넘던가 그렇지 아마.

   관련해서 드는 생각.

   분명히 저 때 아무거나 대충 들고 다니면 된다고 우기는 남편을 어르
   고 달래서 품격에 맞는 걸로 맞추라고 총포 장인 앞에 끌고온 부인이
   있었을 것임.
   그리고 그 품격을 빌미로 한몫 왕창 챙긴 총포 장인이 있었을듯.

   교훈:
   남성복 광고의 타겟은 남편이 아니라 부인이다.
   --- 누군가가 한 광고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

톰슨 기관단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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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시기 전 주의하셔서 탈날건 없는 짜잘한 것들.

1. 언제나 그렇지만 제원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 생략했으니 나머지는 셀프.

2. 문단의 색깔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파란색: 잡설속의 잡담이므로 그냥 빼고 읽으셔도 됩니다.
   - 초록색: 그림 및 사진 해설용
   - 빨간색: 쓸 일 별로 없지만 강조가 필요할 때.

3. 항상 그렇지만 오탈자 많으므로 걸러서 보소서.

4. 내용 및 표현, 그림등등 전체가 고급과는 안드로메다만큼 떨어졌으므로 걸러서 보
   소서.

5.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심심풀이로 쓴거니 귀찮기 짝이 없는 권리따위는 전혀 없
   습니다.
   유흥가 찌라시에 저작권 걸던거 보셨나요?
   퍼가시거나 참고하시거나 2차 창작을 하시건 그건 편하신 대로.
   당연하지만 출처 표기, 이런건 알아서 하소서.
   출처 표기 안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누군가 귀찮게 굴 경우는 하셔도 됩니다.


'전투는 화력'
--- 모 만화 여캐릭터의 말이 아니라 화기 시대에 항상 이야기된 화두.

권총탄은 소총탄에 비하면 자동화기를 만드는데 부담이 덜합니다.
어느정도 선의 위력이면 단순 블로우 백으로 만들기도 좋고 또 다른 작동 방식을 채택
해도 어지간하면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죠.
게다가 19세기말에 이르러 자동권총들이 슬슬 등장하고 맥심 기관총같은 것도 등장하면
서 이 권총탄을 자동으로 발사해보자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전시용 겸 흥미거리로 맥심 기관총같은걸 작게 만들고 거기다 권총탄을
장전해서 쏘는 일이 있었다는건 놀라운 일이 아닐 겁니다.
전시회에 찾아온 미래의 고객(?)들에게 브로셔와 함께 모형(!)총의 시사는 여흥거리로
충분했을테니.

그런데 이게 군관계자들의 흥미를 완전히 끌어내지는 못합니다.
이 때는 탄창 장전식 연발총(바로 볼트 액션 소총들)이 모든 일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던 때였거든요.
이상적인 상황에서 몰려오는 적 대열을 미칠듯이 빠른 발사속도와 복좌 기구까지 갖춘
강철제 후장식 강선포를 보유해서 뭔가 쏘고 싶어 안달난 포병이 유산탄(shrapnel)으로
낫질해놓으면 기관총과 소총이 자근자근 씹어 말끔하게 설겆이 해버릴 것이라고 봤으니
말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볼트 액션 소총은 그 전시대의 총기보다 우월한 위력과 명중정도에 아무

리 무능한 병사도 분당 10발 이상은 충분히 쏘고도 남을 정도의 속사 성능을 보유했으
니 말입니다.

여튼 이런 뭔가 좀 암담하던 1차대전 직전인 1914년 4월, 이탈리아 육군 대령 레벨리(
Bethel Abiel Revelli)는 권총탄을 사용하는 경량 기관총에 관한 특허를 내게 됩니다.
그의 특허에 나온 물건은 2개의 총열을 가진데다 단순 블로우 백으로 작동되는 물건이
었고 무게가 6kg정도였죠.

당시 맥심 기관총이 3배이상의 무게를 보여준데 비하면 정말 가벼운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발사속도는 총열 하나당 분당 1천2백발 이상이었고 총 전체를 보면 분당 3천발
까지도 나오던 괴물이었죠.


이거 보고 어! 하면서 어느 영화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죠.
예, 인디아나 죤스 3, 최후의 성전에 나왔죠.
거기서 숀 코네리가 비행기 꼬리 날개 날리시고 난 아냐 라고 하시는게 압권이죠.
영화의 총은 빌라르 페로싸는 아니고 스위스가 특허를 가져가 만든 물건입니다.

사용탄은 9x19mm Glisenti 탄으로 글리센티 권총에 사용되던 것이었습니다.
탄을 25발이나 50발들이 탄창에 담겨졌고 탄창은 총위에 꼽혀지게 됐죠.


9mm 글리센티 탄은 외부 형상과 치수가 독일의 9x19mm Parabellum과 거의 같아 서로 호
환될 지경이나 중요하건 9mm Glisenti는 9mm Para보다 훨씬 약한 탄이었죠.
더 나쁜건 이 탄을 주로 사용하던 글리센티 권총 자체가 작동면에서 영 아니었던터라
탄약과 함께 권총 모두가 이탈리아군에서도 불평의 대상이 됩니다.

그래도_남부14년식_보다는_나은데요.jpg
이게 글리센티 권총.

곧 이 경량 기관총에 대한 특허는 빌라르 페로싸(Villar-Perosa)라는 회사에 팔렸고 그
에 따라 빌라르 페로싸 기관총으로 불리며 이탈리아군에 지상 및 항공기용으로 납품됩
니다.

1914년 8월, 1차대전이 발발하자 이탈리아는 신중하게 중립을 표방합니다.
당시 중립국중 가장 군사력이 강했고 지리적 위치가 위치다보니 연합국과 동맹국 모두
에게 참전을 요구받던 상황이었죠.
1889년에 이디오피아에서 두들겨 맞고 - 19세기이후 유색인종에게 백인종이 제대로 참
패당한 최초의 경우입니다 - 리비아에서 투르크에게 대군을 동원해 간신히 이겼더라는
전적을 무시한다면 말입니다.

그러다 연합국측이 들여댄게 제대로 맞았는지 런던 조약을 덜컥 체결하더니 다음달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에게 선전포고를 하죠.
그 후로는 속전속결이었습니다.
알프스로 이뤄진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군이 그 형편없는 준비상태로 전투를 벌이게 됐
죠.

이 때 빌라르 페로싸는 산악전 상황에서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고지고 올라가는 상황에서 가벼운 기관총이란 컨셉은 나름 먹혔으니.


뒷쪽 배경을 보시고 그리고 산에 이고 지고 그것도 까라면 까야지 하고 올라가보신
악몽을 가진 분이시라면 무거운 기관총보다 가벼운 기관총(?)이 가지는 잇점을 절대
무시하진 못할 겁니다.



단, 항공기 버젼의 경우는 탄약이 비행기 잡기에는 너무 약했던터라 성공하지 못한게
당연한 겁니다.
아무리 나무 골조에 천을 감아놨다해도 체면치래는 할 정도의 위력은 나와야 하나 권총
탄이 달리 권총탄일지.


그러고보면 저 동네에서는 지금도 간혹 저 때 실종된 병사들이 빙하속에서 고스란히 발
견되기도 한다죠.
몇십년전 행불된 변하지 않은 남편을 찾은 할머니 전설이 있는 동네니 요 얼마전 오스
트리아군 병사 시체 3구가 발견됐다는건 놀라운 일도 아닐 겁니다.
물론 역사적인 '장궁' 사수였던 이 분도 발견되셨죠.


빌라르 페로싸의 제원
길이: 533mm
빈총 무게: 6.52kg
6조 우선 강선을 가진 318mm의 총열.

그러나 이 빌라르 페로싸는 지나치게 기관총을 의식한 나머지 새로운 화기로 거듭날 기
회는 잃어버립니다.
물론 후일 다른 화기로 거듭나긴 하지만 이게 좀 굴욕적이었죠.

한편 유럽 대륙 중간에서는 보병의 명예가 구겨지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랫동안 명예로 받아들여진 총포화를 꿋꿋이 견디다 일제 사격후 착검 돌격한다는 것

은 이제 지나간 오래전의 케케묵은 이야기가 됐고 왕성한 공격 정신에서 우러나온 돌격
은 몇정의 기관총에 연대 한개가 1시간도 안되어 몰살당하는 결과로 끝나버리게 되죠.

'우리 중대에서 독일군의 철조망까지 간 건 나와 중위, 중사 단 3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무인지대에서 죽은 것같다.'
--- 1916년 7월, 솜에서 한 영국군 병사.

좋건 싫건 보병들은 쥐 신세가 되어 땅을 파야 하는 상황에 부딫혔고 곧 모래주머니,

나무 다발, 콘크리트로 보강된 흉측한 진흙투성이 참호망은 프랑스의 삼림지대에서 시
작해 벨기에의 저지대를 거쳐 어느새 바다로까지 뻗어나가 '바다로 가는 행진'마저 정
지시켜버리게 되죠.

이렇게 가련한 참호속의 쥐, 보병들에게 더 나쁜 소식이 들려오니...
그건 바로 그들의 지휘관들은 도통 그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고 언제든 적 참호
에 공격을 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점이죠.
그리고 달라진 전투 환경에서 보병들은 자신들이 가진 장비들중 꽤많은 것들이 그닥 유
용하지 않다는걸 알게 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죠.

우선 소총은 지나치게 길었죠.
참호밖에서는 긴게 좋을지 몰라도 참호속에서는 그게 자신들의 참호건 적 참호건 거추
장스러운 막대일 뿐이었고 덕분에 불법적인 개조 - 총열 자르기 - 가 이뤄지기도 합니
다.
더불어 없으면 빌려오고 그래도 안되면 위치이동한다는 오랜 전통에 따라 샌님 기병들
이 쓰던 짧은 소총을 요령껏 구해와서 쓰는 일도 벌어집니다.
이런 일은 점차 보병 소총 자체가 짧아지게 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하죠.

수류탄은 아예 무시되거나 있어도 어설프기 짝이 없었으며 그나마 이쪽은 꽤나 긍정적
인 발전이 이뤄집니다.
얼마 안가 방수처리됐고 안전핀을 뽑고 그대로 던지거나 혹은 격발 레버를 눌러서 말그
대로 격발 점화한후 투척하는 비교적 믿을만한 것들이 등장하고 밀즈 밤이나 F1, 막대
수류탄등으로 유명해질 것들이 개발되어져 애용되게 되죠.
심지어 적참호로 접근해 수류탄만을 던지고 튀는 별난 임무까지 등장할 정도로 말입니
다.

총검은 여전히 착검되지만 그 긴 길이로 인해 이전처럼 활용되거나 하지는 못합니다.
대신 일부에서는 뭔가 시대착오적인 철퇴나 곤봉따위가 사용된다든지 야전삽이나 격투
에 더 용이한 단검류를 쓰는게 차라리 속편하다는 소리까지 나오게 되죠.

시대 착오적인...
야전삽 자루를 개조한 참호전용 곤봉(철퇴)

기관총은 그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배치량이 증가, 중대나 소대급으로도 내려오게 되
지만 그 크기와 무게로 적시적소의 화력 지원에서는 불평의 대상이 되죠.

이에 더 가벼운 경기관총이 등장하며 이들은 좀 더 소총에 가까운 모습을 합니다만 그
래도 여전히 둔중했다는게 탈이었답니다.

반면 권총은 작고 가볍고 한손으로도 쓸 수 있다는 점, 특히 막 채용되고 지급되던 자
동권총류는 빠른 속사성능을 겸비해 나름 호평을 받습니다만 원래 방어적인 성격이 강
한 화기였던터라 공격적으로 쓰기에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던게 탈입니다.

일이 이렇게 되가자 권총처럼 자동사격되며 소총 정도 수준의 무게와 크기를 가진 자동
총기류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됩니다.
그러나 19세기말에 이미 등장했지만 그 부실함덕에 외면받던 자동소총은 사정이 나아지
지 않았고 여전히 외면받기 일쑤였죠.

소총수와 함께 움직이에는 닶이 없던 기관총, 가벼워졌지만 소총수준은 절대 아닌 둔중
한 경기관총, 어설픈데다 겨우 가치를 인정받아가던 자동소총, 다좋지만 근본이 시원찮
은 권총을 두고 고민하던 누군가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됩니다.

'아놔, 강력한 탄약 써서 완전자동 따위를 구현하려니 문제가 되는거잖아?
 그럼 그보다 약한 탄약을 사용해서 부담을 줄여보는거 어떨까?
 권총과 소총 사이, 기관총과 권총 사이, 소총과 기관총 사이에 낀 뭔가를 만들어 보자
 고.'

어쩌면 돌격소총이란 쟝르가 이 때 나올 수도 있었지만 새로 탄약 만들고 그에 맞춰 총
기를 만든다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었다는게 탈입니다.
현실은 시궁창인 법이죠.

어쩌건 당장 급했고 현실과의 타협을 찾기 위한 시도가 이뤄집니다.
바로 이미 있는 권총탄가지고 기관총과 소총, 자동권총의 교집합을 만들어보자라는 짓
을 하게 된거죠.

잠시 대안처럼 나온게 자동권총을 카빈처럼 써보자였는데 물론 소총보다는 확실히 화력
(위력 아닙니다)에서 강하지만 기관총같은건 아니었죠. (이른바 포병 루거라 불리는
P08의 긴 총신을 가진 모델을 생각해보시길.)

1915년, 독일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화기 개발에 착수합니다.
처음 생각은 자동권총을 베이스로 완전자동 기능을 넣어보자였습니다.
말그대로 기관권총(machine pistol, 독어로 Maschinenpistole)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었죠.
자신들이 가진 자동권총 2종 - 마우저와 P08 - 을 완전자동되게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게 테스트 됩니다.

그런데 정작 루거나 마우저 C96따위를 개조해놓고보니 이게 뭔가 마음에 안들어란거죠.
발사속도와 발생하는 반동을 이기기엔 권총 형태는 그렇게 좋은게 아니었으니.
그래서 기계설계자이자 자동차와 총에서 이미 이름이 나있던 베르그만(Theodor Bergma-
nn)과 그의 밑에서 일하던 슈마이서(Hugo Schmeisser)가 이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 결과는 1916년 짤막한 카빈처럼 생긴 기관단총의 등장이었죠.


베르그만의 자동차에 대한 시도는 다임러 벤츠에 판매됩니다.


처음 슈마이서는 새로운 기관단총에 20발짜리 상자형 탄창을 쓰려고 했으나 이미 사용
중이고 그럭저럭 익숙해져있던 P08 권총의 32발들이 드럼 탄창을 쓰게 됩니다. (간혹
snail magazine이라고도 불리는)
평가와 대량 생산에 대한 준비가 시작되며 1918년초부터 본격적인 생산과 지급이 이뤄
집니다.
바로 MP18/I 혹은 그저 베르그만(Bergmann)이라 불리는 물건의 등장이었죠.



MP18은 이탈리아의 빌라르 페로싸에 대해 정말 기관단총이 가져야할 것을 가졌던 물건
입니다.
빌라르 페로싸를 권총탄 사용 경기관총이라 부르고 MP18을 최초의 기관단총이라 불러도
전혀 문제될게 없다는 것이죠.

여튼 세상에 빛을 본 MP18, 1918년초부터 전쟁끝날 때까지 3만정 이상이 만들어진 것으
로 봅니다. (자료마다 다릅니다만 1만에서 3만 5천까지 봅니다.)
810mm의 길이에 빈총 무게가 4.2kg정도.
총열은 6조 우선 강선을 가진 196mm 길이고 발사속도는 분당 400발 정도였답니다.

그리고 실전에서도 괜찮은 결과를 보여주죠.
무엇보다 짧고 휴대하기 좋으며 단시간내에 다량의 화력이 필요하던 돌격대에게 지급되
며 각광받게 됩니다.
병사보다는 야전의 초급 장교 및 짬이 되는 부사관 위주로 지급되며 곧잘 예비 탄창과
탄약, 필요하다면 작은 수레까지 끌고 다닌 지원팀이 붙여집니다. (지원팀은 2천발 가
량의 탄약을 운반해야 했답니다.)

MP18은 괜찮은 물건이었지만 완벽할 순 없다고 리시버등이 꽤 두껍게 만들어져 무거웠
죠.
32발들이 탄창 장전하면 5kg정도됐으니.

또한 과열을 막기위해 채택된 오픈 볼트 방식은 약실속으로 이물이 들어갈 우려가 크다
는 문제점을 가집니다. (이건 다른 오픈 볼트식 기관총들도 별 수 없는 문제죠.)
이물 유입을 우려한 병사들중에는 탄피 배출구를 지나치게 가리다 되려 탄피 배출 불량
으로 총을 오작동시키기도 했죠.

간혹 첫발을 발사할 때 노리쇠가 전진하다 탄을 제대로 장전못하고 불발난다는 점도 불
평으로 나옵니다.

여기에 오발을 낼 위험이 있었다는 점도 있었죠.
별 수 없는 문제였긴 하지만 만약 장전되고 노리쇠를 당겨둔 상태에서 - 발사 직전 상
태 - 충격을 준다거나 하면 오발이 벌어질 수 있었죠. (후일 이 문제는 여러 곳에서 다
양한 방법을 통해 개선을 합니다만 오픈 볼트 기관단총은 떨어트리지 말라는 경고가 없
어지진 못합니다. 뭐 다른 총도 떨어트려서 좋을건 없지만.)

한편 권총탄을 써서 빠른 발사속도와 가벼움을 추구했던 빌라르 페로싸.
솔직히 가지고 다닌다는 점에서는 아니었던지 한쌍으로 구성된 총 하나씩을 때내어 독
일의 MP18처럼 카빈 형태의 총상에다가 물리는 방법이 등장합니다.
바로 모세토 오토마티코(Moschetto Automatico, 자동머스킷) OVP와 베레타(Beretta)
1918입니다.

OVP는 빌라르 페로싸사에서 자신들의 기관총을 하나 때내서 총상에다 올린 식으로 만든
물건입니다.
OVP는 탄창의 배열이나 작동 구조등은 빌라르 페로싸와 같으며 재미있게도 방아쇠가 2
개 달려있어 앞쪽걸 당기면 완전자동, 뒷쪽걸 당기면 반자동이 된다는 것과 총몸을 감
싼 원통형의 덮개가 장전 손잡이 겸 덮개 역활을 했죠.
길이는 9mm고 빈총 무게가 3.7kg정도, 총열은 약간 짧아져 280mm이며 발사속도는 분당
900발 정도였답니다.



베레타 M1918은 빌라르 페로싸를 둘로 쪼게 하나씩 총상위에다 올렸다는 점에서는 OVP
와 같습니다.
다만 총구 앞에 접철식 총검이 달려있었고 OVP에 비해서 좀 더 전통적인 형태를 하고
있었죠.
이 물건도 OVP처럼 쌍방아쇠가 시도되며 반자동만 가능한 카빈도 개발됩니다만 결국 남
은건 완전자동만 가능한 것이었죠.
길이는 850mm이고 빈총 무게가 3.3kg정도.
300mm길이의 총열이 사용되며 발사속도는 분당 90발 정도입니다.




한편 저기 바다건너, 발명으로 먹고 산다 내지는 사기꾼이란 평판이 돌던 동네에서도
비슷한 시도들이 이뤄집니다.
이들중 3개가 미육군에 의해 채택되며 그중 1개는 꽤나 별났고 실패했죠.
바로 M1918 BAR, 톰슨 기관단총, 피더슨 장치입니다.

M1918 BAR은 총기계의 거성 죤 브라우닝의 설계였으며 고작 몇달안에 설계 완료했다는
점에서 브라우닝의 능력이 엿보이는 총이죠.


그와 그의 작품.
내가 만든게 좀 우월하지.

당시의 경기관총보다 가벼우면서 소총에 가깝다는 점으로 인해 1차대전말 미군은 이걸

진짜 자동 소총에 가깝게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죠.
물론 그런 시도는 소총보다는 경기관총에 가깝다는 점에 의해 물먹습니다.
샴푸와 린스를 한방에가 항상 성공 못한다는 사례랄까요.
그러나 소총 소대나 분대의 화력 지원수단으로서 그후 40년을 더 사용되게 되죠.

피더슨 장치는 이전에 쓴거 있으니 참고하시고.

톰슨 기관단총은 미육군의 John T. Thompson 장군에 의해 개발됩니다.
그는 1860년 12월, 켄터키 뉴포트 출생하죠.
그의 아버지는 포병장교로 남북전쟁에 참전했고 종전후 대학에서 군사학 교수를 지낸
사람입니다.

덕분에 톰슨도 일찌기 군대에 발을 들여놓기로 결정했고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하고 포병
장교가 됐다 1890년부터 미육군 병기국(Army's Ordnance Department)에서 근무합니다.
그후 그는 별탈없는 진급길을 걸어 준장으로 조병창의 감독관이 됐고 당시 새롭게 구입
된 개틀링 건에 관심을 가지며 자동화기를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1903년에 스프링필드 라이플(M1903) 소총의 개발에 참여합니다.

1904년, 톰슨은 Louis LaGarde 중령과 함께 새로운 군용 권총탄약을 개발하게 됩니다.
필리핀에서 모로족에게 당한 다음에 나온 결과였죠. (자세한건 콜트 M1911 참고)
그들은 당시 세계적인 축산물과 농산물 처리 및 교역장이 있던 시카고에서 직접 살아있
는 소와 의과대학의 해부용 시체(cadaver)에 실험을 해본 결과 느리고 큰 구경탄이 작
고 빠른 속도의 탄보다 훨씬 큰 상처를 만든다 는 결론을 얻게 되죠.
그리고 이건 45ACP 탄약의 개발로 이어지게 되죠.

1914년, 군에서 전역한 톰슨은 레밍턴사의 기술 고문이 됐고 리 엔필드나 모신 나강같
은 외국제 소총의 생산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택에서 자동화기 연구를 하게 되며 1915년
에는 경량 기관총의 개발 계획을 미육군에 제안하나 그렇게 관심을 끌지 못했죠.

1차대전이 터지자 그는 에디스톤(Eddystone)에서 영국과 러시아를 지원할 총기 생산을
감독하게 됩니다.
이 때도 자동 화기 연구를 계속 했다 하죠.

톰슨은 당시 자동화기에 사용되던 2가지 작동방식이 복잡하다는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맥심 기관총등에 사용된 반동이용식은 작동부위가 너무 많았고 총신마저 움직여야했으
며 가스 작용식은 총신등에 별도의 공작이 더 필요했죠.
그래서 간단하고 확실한 블로우 백을 사용하기로 마음먹게 됐지만 이 방식은 간단한 반
면 골치아픈 문제가 있었죠.

강력한 탄약을 사용할 경우 노리쇠를 크고 무겁게 만들어야 했다는 것.

1900년대, 미해군의 블리쉬란 해군 장교는 비교적 새로운 무기 체계였던 후장포를 가지
고 훈련을 하던중 실수로 포미를 완전히 닫지 않고 발사를 해버립니다.
모두가 다치거나 했어야할 상황에서 누구도 다치지 않았고 의외로 폐쇄기가 확 열리지
않았다는걸 발견하죠. (물론 그 당시 사용된 장약 자체도 양이 적었다고 하죠.)

원인을 찾던중 그는 서로 다른 금속(혹은 재료) 사이에는 마찰력이 크게 작용할 수있다
는걸 알아내고 - 오늘날 정지 마찰력(static friction force)이라 부르는 - 실험을 통
해 입증, 총포류의 폐쇄기구를 개발하여 특허를 내게 되죠.
그리고 이건 막 새로운 자동화기를 개발하던 퇴역 장군 톰슨의 눈에 띄고 블리쉬 역시
톰슨의 경량 기관총 개발에 관심을 가져 그의 연구결과를 사용해도 좋다고 하게 되죠.

그 결과, 블리쉬 록이 적용된 톰슨 설계가 등장하게 됩니다.


톰슨 기관단총에 사용된 블리쉬 록은 아래 사진을 참고해주시길.

사진에서 노리쇠에 비스듬하게 홈이 파여지고 그 주변에 H자 모양의 고정쇠 굴러 다닐
겁니다.
저 H자형의 고정쇠는 황동으로 만들어지며 노리쇠의 비스듬하게 난 홈에 물리죠.

총을 쏘기 전, 고정쇠는 노리쇠에 난 홈의 가장 바닥 부분에 내려와 있게되고 이 상태
에서 고정쇠 옆에 튀어나온 홈이 총몸속에 걸리게 됩니다.
아래 사진 보시면 이해되시죠.

그러다 총이 발사되고 노리쇠 자체에 힘이 걸리면 저 고정쇠가 홈을 타고 움직여야 합
니다만 노리쇠 홈과 고정쇠 사이에 걸린 정지 마찰력을 극복해야만 움직이겠죠.
어쩌건 힘은 계속 걸리고 결국 고정쇠는 못이기고 홈을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요 사진은 노리쇠 부분을 분해한 모습인데 노리쇠에 달린 장전 손잡이 부분과 그 위로
올라온 황동제 고정쇠의 모습이 잘 보이죠.

저렇게 고정쇠가 위로 올라가면 총몸속에 걸렸던 것도 풀릴거고 그 결과는 노리쇠가 후
퇴가능하다라는 거죠.

톰슨은 1916년, 담배와 운송왕 토머스 라이언의 제정지원을 받아 Auto Ordnance Co.를
창립하게 되며 병기창에서 알게됐던 Theodore H. Eickhoff과 George E. Goll을 영입,
수석기사로 삼게됩니다.
또한 Oscar Payne이 채용됐고 이들은 후일 톰슨 기관단총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
게 되죠.


당시 미국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재벌들이 있었죠.
담배왕, 곡물왕, 밀가루왕, 쇠고기왕, 철강왕, 석유왕등등...
록펠러니 카네기니 하는 사람들도 여기 속하고 트러스트이자 오늘날로보면 완전 독점금
지법에 바로 걸릴 사람들이었죠.
라이언(Thomas Fortune Ryan, 1851 ~ 1928, tobacco and transport magnate) 역시도 마
찬가지였고 이 사람이 다른 경쟁자와 손잡고 만든 회사중 하나는 지금도 장사중입니다.
던힐, 켄트, 바이스로이, 쿨, 보그, 럭키 스트라이크등을 만드는 BTA가 바로 그 회사이
고 죽을 때 남겨진 지분중에는 카멜, 슬렘, 팔 말등을 만드는 R.J. 레이놀즈의 것도 있었다
죠.
한마디로 초대형 양담배 회사 만드는데 한몫하신 분.


당시 톰슨은 '소총의 옆에서 참호속을 쓸어버릴 수 있으며 한사람이 들고다닐 수 있는
작은 기관총'을 목표로 기관단총을 개발합니다.
당시 유럽의 참호전이 그의 총기개발에 영향을 준 것이죠.

'One-man helded little machinegun, Trench Broom.'
(한사람이 들 수 있는 작은 기관총, 참호 청소기.)

1918년 여름, 톰슨은 Persuader라는 이름이 붙여진 첫 경량 기관총을 내놓습니다.
기관총답게 탄띠로 급탄되는 물건이었지만 신뢰성이 높은 것도 아니었고 곧잘 문제를
일으키기 일쑤였다죠.



그 해 11월, 신뢰성 향상을 위해 개량이 가해진데다 급탄 기구를 20 또는 30발들이 상
자형 탄창으로 변경한 Annihilator가 등장합니다.
이 물건은 미육군의 관심을 받게 됐고 - MP18을 든 독일군 덕분에 - 평가를 겸해 실전
에서 써먹어보려 결정하죠.
그러나 이게 뉴욕항에서 선적되어져 유럽으로 보내질 찰라, 전쟁은 끝납니다.



종전후,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베르그만
MP18은 전쟁후에도 계속 사용되며 여러 곳에 흔적을 남기게 되죠.
단, 독일군에 의해서는 많이 사용되지 못합니다.
아니, 거의 금지무기처럼 찍혀서 보유등에 대해 눈치를 봐야할 상황이었죠.

그러나 독일군과 관련없는 독일 경찰에게 지급되어져 꽤나 만족해하는 총이 됩니다.
짧은 사거리가 문제되지 않는 시가지에서 단시간에 다수를 제압할 수 있는 화기를 마다
할 무장 경관은 없을테니.
게다가 프라이코프(Freikorp)들도 이 물건가지고 시가전에서 기관단총이 유용하다는걸
보여줍니다. (그러고보면 전후 독일도 꽤나 막장스러웠죠.)

바이마르 공화국이 시작되던 그 때, 원래 슈마이서가 생각했던 20발짜리 탄창이 살아나
며 1920이라 각인이 찍힌 MP18이 헤넬사(Haenel Waffenfabrik)에서 몇백정 정도가 생산
됩니다.
그리고 이 20발들이 탄창에 맞춰져 약간 더 개량이 되며 살아남은 MP18들도 이에 맞춰
개조되죠.

한편 베르그만사는 스위스의 SIG에다 라이센스를 팔며 덕분에 SIG Bergmann 1920이라
불리는 물건들이 만들어집니다.
스위스의 베르그만은 해외 수출을 위해 9mm Para탄외에 스위스가 쓰던 30 Luger탄이나
7.63mm Mauser탄을 쓰는 버젼도 나오죠.

중국도 이걸 만듭니다.
1925년 이후부터 에르마사(Erma Werke)의 지원하에 칭타오에서 만드니까요. (이 때 감
독 겸해서 파견된게 하인리히 폴머 Heinrich Vollmer입니다. 후일 MP38/40을 설계하는
바로 그 사람이죠.)

일본 역시도 스위스에서 베르그만을 사갑니다.
그리고 이걸 토대로 나중에 남부 중장이 100식 단기관총을 만들게 되죠.

한편 이런 활발한 해외 판매는 MP18에서 출발한 수출품들에 이런저런 변형을 만들게 됩
니다.
개중에는 삼각대나 양각대에 올려진 경우도 있었고 착검 장치를 가진다거나 탄창 멈치
가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옮겨지거나 하는 식이었죠.
이들 수출품들은 싸게 만드는걸 어느정도 생각했던 전쟁중의 MP18에 비해 더좋은 재료
로 더 좋은 가공 기술을 집어넣어 만들기도 합니다.

그 후, MP18은 헤넬에서 MP28이 되더니 이건 다시 덴마크나 벨기에등에서도 만들게 되
며 이젠 남미 지역으로도 수출하게 되죠.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도 MP28을 베이스로 MP34를 만들게 되며 거의 총 좀 만진다던 동
네에서는 깍아서 만들다보니 이리저리 판매된 베르그만들은 핀란드와 소련으로도 흘러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동네에 맞는 발전을 하게 되죠.


빌라르 페로싸
빌라르 페로싸의 사진을 보신 분은 아마도 인디애너 존스 3에서 비행기 후방에 달려있
던 기관총이 생각날 겁니다.

이건 이탈리아제가 아닌 스위스제 입니다.

기관단총이 아닌 기관총으로서 빌라르 페로싸도 나름 괜찮게 보였는지 비슷한걸 오스트
리아가 카피한 적이 있었고 스위스에서도 만든 적이 있었거든요.
또한 여러 곳에서 만들다보니 이름도 빌라르 페로싸외에 설계자의 이름을 따 레벨리 기
관총이라 불리거나 공장 이름을 따서 피아트(FIAT)라 불리기도 하죠.


톰슨
1919년, 전쟁이 끝나는 바람에 실전에 참전할 겨를이 없던 톰슨 영감님의 작품은 그냥
사장 시킬 수는 없던터라 제대로 팔아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그에 걸맞는 이름을
붙이게 되죠.

Autogun이나 Machine Pistol 대신 작고 가벼운데다 한명이 휴대가능한 기관총같은 완전
자동화기라는 것에서 Submachine gun이란 이름을 붙여주죠.
서브머신건(SMG)이란 단어는 이렇게 등장하게 된거죠.

1920년 8월, 오하이오의 캠프 페리에서 있었던 National Match에서 Annihilator와 그걸
개량한 물건(Model 1919)이 일반 공개 됩니다.

Model 1919는 약 40정 정도만 만들어지며 일종의 실험적 내지는 과도기적 모델입니다.
이런터라 개중에는 개머리판이 없거나 가늠쇠가 없는 것도 있었고 발사속도도 분당 1,5
00발 정도가 나오는 것도 있는데다 좀 더 뒤에 나온 것중에서는 외형상 거의 M1921과
비슷한 것도 존재합니다.


이건 M1919 중 하나로 10정 정도가 만들어졌을 것이라 추측되는 물건입니다.
첫 생산형에 속하며 주문시 제작, 판매하겠다고 하던 때의 물건이었다죠.


100발들이 드럼 탄창이 장착된 Model 1919는 관람자들에게 넝마를 찢어내는 거친 소리(
the loud ripping of a rag)라 묘사된 발사음과 화력을 보게됩니다. (드럼은 50발들이
도 개발되며 상자형 탄창도 같이 준비됩니다.)

당시 참관했던 콜트사의 관계자들 역시 이 총에 관심을 가졌고 특허권과 제조권을 사들
이려하나 이는 거부당합니다.
대신 콜트사와 레밍턴사등은 톰슨의 부품등을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하게 되죠.

이 시기, Model 1919는 뉴욕 시경이 약간 구매하며 이건 사용탄이 45 ACP가 아니라 45
Colt입니다.
그 외 다른 곳에 판매하기 위해 22LR, 32 ACP나 38 ACP 혹은 9mm Para까지 사용하는 것
들이 있었다 하죠.

1920년말, 더 변경된 설계가 적용된 최초의 양산형인 Model 1921이 등장합니다.
M1921은 작동부분과 총신은 콜트에서 생산됐고 레밍턴의 호두나무제 총상과 조정 가능
한 라이만사(Lyman Gun Site Co.)의 조준장치가 장착된 것으로 거의 외형은 지금보이는
톰슨의 모양을 갖추게 되며 부가적으로 블루잉 처리된 외관, 부품 공작까지도 섬세하게
되어져 있었죠.


이건 콜트가 만든 M1921중 하나입니다.
사진에서 100발들이 드럼탄창을 꼽고 있고 이 100발들이 탄창은 그저 Type C 라고 불렸
죠.
이 100발들이 Type C외에 50발들이 Type L 드럼 탄창과 20발짜리 Type XX 상자형 탄창
도 있었고 18발들도 있었다죠.

아, 이미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Type C나 L, XX는 바로 로마자 숫자를 알파벳으로
표기한거죠. (10 = X, 50 = L, 100 = C, 1000 = M)


1920년, O.V.Payne의 이름으로 오토 오더넌스가 낸 특허중.


이건 드럼 탄창의 특허.
작동원리는 아래에서...


상자형 탄창의 특허.
더블 컬럼(double column), 더블 피딩(double feeding) 방식입니다.
이런 형태의 탄창은 총의 폭을 넓게 만들고 노리쇠와 피딩 램프의 설계를 좀 더 크게 해워야
한다는 결점은 있지만 급탄과 송탄시 문제가 덜합니다.
반면 MP40이니 스텐이니 그리스건등이 사용한 더블 컬럼, 싱글 피딩은 다좋은데 탄창에 이
물등이 끼면 곧잘 탈을 내기 십상이란게 결점이었죠.


이게 라이만 사이트.

어쩌건 15,000정 가량이 만들어진 Model 1921, 미육군과 해군, 각국의 군대에 시연되나

그렇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죠.
당시 톰슨의 가격은 225달러였고 루이스 기관총이 680달러였던 점을 본다면 가격문제가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렇게 뭔가 시원찮은 반응이 나오자 오토 오더넌스, 1922년부터 진행했던 새로운
45 Remington-Thompson탄을 사용하여 사거리를 늘린 Model 1923을 Submachine Rifle이
란 명칭으로 미육군에 제안하게 되죠.


이게 1922년에 나온 Submachine Rifle입니다.
10정 안되는 양이 만들어져 실험되고 끝나죠.
현재는 현물로 남은게 없다죠. 아마.


이 물건에는 착검 돌기나 멜빵같은 군용에 어울리는 부품들도 갖췄지죠.
그러나 이미 BAR이란 강력한 경쟁 상대가 있던터라 미육군은 안삽니다.

소대당 3정 이상.
--- 1940년대 미군 보병 기준으로 BAR의 지급량.

저조한 판매와 군의 관심에 방향을 이젠 미국의 주경찰로 옮기게 됩니다.
그러나 이쪽도 역시나 그렇게 대량이 판매되지는 않았고 1925년 겨우 3천정이 판매되고
끝납니다.


우악스런 물건이 방법용으로 사용될 때도 있습니다.

군용과 경찰용으로 실패한 톰슨은 오히려 민간판매가 이뤄지며 유명해 집니다.
톰슨을 구입한 목장주가 멕시코 소도둑들에게 총알의 비를 쏟아냈다는 소식과 광고가
실리며 인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나요.


도둑놈에게_이게_특효약.gif


이 때만해도 총기 규제는 거의 없던 시절이었고 그래서 팔만한건 다 올라갔다는 백화점
통신판매 카탈로그에 톰슨이 올라갈 수 있었죠.
그러다 1934년, 범죄방지를 위해 기관총, 기관단총과 짧은 총신의 산탄총이나 라이플,
소음총등의 민간판매가 불허되죠.
본격적인 미국 총기규제의 시작된거죠.

단, 민간 판매도 그닥 잘된건 아닙니다.
역시 가격 문제였죠.
총 하나 가격이 당시 400달러 정도였던 포드 T 모델에 대해 절반 정도였으니...

1920년 1월 16일, 볼스테드법(Volstead Act)이 통과됩니다.
미국정부는 주류의 제조, 판매, 수입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그에 따라 술을 원하는 사람
들이 넘쳐나게 됐으며 이 시류에 편승한 밀주자들과 갱들이 등장하게 되죠.
덕분에 톰슨 기관단총은 갱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버립니다.

간단하며 숨기기 쉬웠고 - 개머리판은 분리 가능합니다 - 치명적인 화력을 가졌으며 사
격실력이 거기서 거기던 갱들로선 가까운 거리에서 순식간에 여러명의 목표를 쓸어버릴
수 있었고 부차적으로 목표주변의 다른 사람들까지 쓸어버리는 유감없는 성능을 발휘하
는 이 좋은 물건을 사랑안할래야 안할 수 없었죠.

더욱이 두꺼운 문뒤나 자동차속이라도 결코 안전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렸던 이 총은 금
새 인기가 급상승, 무려 정당 800달러이상이라는 거금을 줘야만 살 수 있게 되죠. (당시
사무원의 봉급이 30 ~ 40달러 정도.)


알 카포네(Al Capone), 공공의 적 죤 딜린저(John Dillinger), 보니와 클라이드 일당같
은 거물급 범죄자들이 톰슨 기관단총을 사용했고 Chicago Typewriter, Tommy Gun, Cho-
pper, Gat같은 애칭이 붙여지게 되며 등뒤나 침대위에서 난사당해 지터벅(4/4박자)을
추며 죽는다는 전설들을 만들게 되죠.


영화와 현실은... 다릅니다.
공공의 적 No.1 죤 딜린져.


뉴욕시 경찰 박물관의 전시물이라나요.
금주법 시대 스타일의 토미 건.
개머리판은 휴대를 쉽게 하기 위해 제거되기도 됩니다.


바이올린 케이스에 넣어진 치명적인 4/4박자 악기.


그리고 이렇게 대중문화에도 흔적을 강하게 남기죠.
저 노란 코트에 굉장한 시계를 찬 형사도 말입니다.


이때 톰슨 장군은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죠.

그의 이름을 따고 군용으로 사용되기를 원했던 기관단총이 갱들과 살인자들의 무기가
되버렸으니.

한편 톰슨의 첫 생산분중 일부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아일랜드로 보내집니다.
나중에 IRA가 무기 확보를 하는 방법에 대한 전례가 생긴거죠.
약 650정 가량이 주문되나 500정 가량은 뉴욕항에서 적발되고 그후 다시 일부가 이런저
런 경로를 통해 아일랜드로 보내져 1919 ~ 1921년의 아일랜드 독립 전쟁과 1922 ~ 1923
년의 내전 상황에서 사용되게 되죠.

그러나 아일랜드에서 톰슨은 그닥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합니다.

1926년, 컷츠 보정기(Cutts Compensator)가 M1921의 옵션 파트로 판매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판매는 영...


컷츠 소염기는 라이만사에서 판매하던 물건이었죠.
위는 산탄총의 쵸크 겸 컴펜세이터 역활을 하게 만든 물건입니다.



일이 계속 안되자 오토 오더넌스도 먹고 살아야하니 해외 판매도 계속 추진되고 1920년
대 중반쯤에 영국의 BSA(Birmingham Small Arms Co.)가 톰슨의 라이센스를 사갑니다.
이렇게 해서나온게 BSA 모델인데 이건 우리가 흔히 아는 그 톰슨과는 모양이 상당히 다
릅니다.
사용탄도 9mm Para나 7.63mm Mauser같은 유럽 군대에서 흔한 탄약을 사용했고 프랑스등
등에 제안되나 물먹고 소수만 만들고 끝나버리죠.




영국의 기관단총들.
위에서 아래로.
Lanchester Mk.1
MP28II
BSA M1926

1927년, 민간 판매를 크게 의식한 Model 1927이 등장합니다.

이건 Model 1921에서 반자동만 가능하게 해놓은 것으로 덕분에 SMG라는 이름 대신 Tho-
mpson Semi Automatic Carbine이란 이름으로 불렸고 주로 경찰이 사갑니다.
단, 반자동만 가능하지만 방아틀 뭉치를 바꾸면 완전자동이 살아나는터라 이런 개조가
이뤄졌고 반대로 완전자동이 되는 물건을 이런 식으로 바꾼 경우도 있답니다.


1936년 Model 1927의 광고

군용보다 민간에서 어느정도 이름값 하게 되면서 정부에서도 결국 톰슨을 구매하게 됩
니다.
최초로 구매한 곳은 해안경비대(Coast Guard)로 이들은 톰슨이 정선명령을 어긴 밀주업
자나 밀매자(rum-runners)들의 작고 빠른 배에 즉효약임을 알게된 것이죠.


정선 불응하시면 안죽을만큼 추격해드리다 한방에 보내드립니다.
해안경비대 상조.


이건 2차대전중의 해안경비대.
BAR에 톰슨, 잘보시면 라이징 기관단총까지 보일 겁니다.

1927년에는 미해병대가 250정의 톰슨을 발주, 우편트럭을 습격하는 범죄자들에게 맛을
보여주죠.
당시 우편트럭을 다양한 화물과 돈까지 운반했고 해병대 병사들이 호위했다고 하니.

또한 미해병대는 1928년, 바나나 전쟁(Banana War)중 니카라과의 정글에서 톰슨을 사용
하게 되죠.
톰슨은 4인 1조의 화력지원팀에 배치되어져 운용되며 1개조가 소총 분대보다 화력이 더
우수하다는 평을 받게 되죠.
그러나 무겁다는 점과 권총 사거리 정도(50야드 정도)에서나 위력적이다라는 점으로 시
큰둥한 반응을 얻기도 합니다.

여튼 비교적 만족한듯 200정을 더 추가주문하게되며 1930년에는 정식채용, 그들 스스로

Tommy gunner란 애칭을 달게되죠.


산디노와 그의 참모들.
바나나 전쟁을 언급하려면 반드시 나오는 분이죠.

한편 미해군에서는 1928년, 해병대의 니카라과에 대한 군사활동에서 톰슨의 성능을 보
고 중국이나 식민지등에 나가있던 해군의 하천포함(gunboat)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
하죠.
무장이 가벼운 하천포함에 접근하는 작은 보트들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말이죠.


포함외교란게 있죠.
미해군의 Panay 호. 1928년 8월 30일.
나중에 이 배는 모종의 사건으로 격침(? 사고라고 주장하는 쪽도 있지만)당하죠.

해군은 전방 손잡이를 좀 더 개수하고 발사속도를 낮춰주기를 원했으며 오토 오더넌스
사는 해군의 요청대로 손잡이 부분을 개량하고 노리쇠 부품의 무게를 증가시켜 분당 60
0발정도의 발사속도로 내는 톰슨을 만들어 납품했고 이는 U.S. Navy Model of 1928이란
명칭으로 채용됩니다.


상하이 시내를 순찰중인 미해병대.

이렇게 뒤바뀐 순서대로 군에 채용된 톰슨은 1931년, 결국 미육군에서도 채용됩니다.
그러나 미육군에서는 그렇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하죠.
뭐랄까... 마지 못해 써본다 정도였고 사간 양도 형편없었죠.

덕분에 1930년대 후반까지 오토 오더넌스는 M1921부터 그 때까지 나온 것들 해서 거의
4천정 이상의 재고와 경영 악화로 고민하는 신세가 됩니다.

그러다 슬슬 유럽에 전운이 돌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1938년, 톰슨은 채용에 대해 소극적이던 미군에 의해 정식 채택되며 대량 생산으
로 방향이 잡히며 M1928A1 이 등장합니다.

이 물건은 미국이 전쟁에 본격 참전하기 전 대량생산된 형태이며 M1928을 베이스로 구
조가 더 단순화되며 세부가 달라지죠.
562,511정이 생산되며 이 때부터 무겁고 고장나기 쉬운 드럼 탄창이 슬슬 빠지게 됩니
다.
전쟁이 시작되며 나온 것중에서는 가늠자를 고정식으로 바꾸고 총열도 방열핀이 없는
것이 사용되기도 하죠.

한편 이 M1928A1은 미군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주를 받게 됩니다.
영국이나 프랑스등이 당장 바로 현금을 주고 필요한 양을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부담을
덜받으며 살 수 있는 기관단총은 톰슨이 사실상 유일한 판이었으니.

일이 이렇게 되자 이젠 경영 상황이 나빴던 오토 오더넌스에개 때아닌 호황이 독으로
작용합니다.
기아선상에 서있던 사람에게 기름진 식사를 줬더니 픽픽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것처
럼.
주문량에 맞춰 생산하려니 이미 가진 설비로는 택도 없더라는 거죠.

그렇다고 공장 큰거 잘 돌리던 콜트에다 맞기려니... 아뿔사.
콜트 역시도 미군의 주문 채운다고 난리치고 있었고 무엇보다 BAR 생산한다고 톰슨을
만들어줄 상황이 아니더란 것이었죠.

이에 오토 오더넌스, 새비지와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 새비지와의 협력은 나중에 새로운 형태의 톰슨을 만드는데 일조하게 되죠.

여튼 미군에 채용된 M1928A1, 곧 오토바이, 정찰 임무, 부사관층의 무장으로 지급이 이
뤄지게 되며 새로운 병과, 낙하산 병들도 눈여겨 보게되며 기갑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죠.




저런 물건들이 있으면...
물론 둘다 타고 다니고 쏘기에는 좀 그렇긴 합니다.
오래 사는게 좋은거죠.


새로운 기병대.

한편 미군보다 더 큰 수요가 영국과 프랑스군에게서 나오게 되죠.
프랑스군의 경우 전쟁직전 만 단위로 M1928A1을 사기로 작정했고 물건이 선적되어져 보
내지나 프랑스가 패배하는 바람에 영국으로 가버리게 되죠.
누가 그만큼 빠르게 질거라 예상이나 했냐만은.

1940년에 M1928A1을 가져간 스웨덴군은 Kulsprutepistol m/40 이라 부르며 1950년대까
지 사용합니다.

그외 식민지 네델란드군이 구입해서 썼다거나 하는 소사도 존재하죠.

식민지 파견 네델란드군의 톰슨

그러나 중요한건 M1928A1의 주고객은 영연방이었고 영국만해도 1941 ~ 1942년까지 대략
300,000정 가량을 사갑니다. (이들중 아마도 절반 가량은 현재 대서양 해저에 있다고
추정중입니다. U 보트는 톰슨과 차 둘을 해저로 보내버린 거고 변태 신사들을 열받게 만든거죠.)



어쩌건 영국과 캐나다의 코만도 부대에서 톰슨은 잘 사용되며 그 발사속도와 신뢰성,
근접거리에서의 위력으로 좋은 평을 듣게 되죠.




광고의 역효과 사례 중 1.
원래 코만도 부대 시찰나가서 이렇게 찍은 사진을

요렇게 바꿔서 깡패 두목 처칠, 현상수배해여 라고 뿌렸더니...
영국인들이 좋아하다라능.

교훈: 안하니 못한 광고도 있더라.

참고로 처가 일곱명 되는 저 분, 총들고 있거나 쏘는 사진이 좀 됩니다만 이 사진만큼 임
팩트가 큰 것도 없죠.

태평양에서 앤잭들 역시도 처음에는 톰슨을 사용하며 정글에서 발사속도와 위력에 좋은
평을 받지만 항상 수요보다 공급이 달렸는데다 예비부품과 탄약 구하기가 쉽지 않아 점
차 다른 기관단총으로 교채되죠.

M1928A1중 일부는 소련에 보내집니다.
총이 단독으로 렌드 리스된게 아니라 렌드 리스된 전차따위에 끼워져서 보내진 식이었
다죠.


와, 소시 달력을 시켰더니 통닭이 따라나왔어요.


동무, 우리는 기관단총 시켰더니 탱크가 따라오더라고.


중(medium)전차 M3의 무장 및 탄약.
1문의 75mm 포 M2 / M3 가 M1 포가에 올려져 고정

1문의 37mm 포 M5 / M6 와
1정의 30 구경 브라우닝 M1919A4 이 M24 포가에 올려져 포탑에 장착.

1정의 M1919A4 기관총이 규폴라에 대공용으로.

1정의 M1919A4 기관총이 차체 전면부에.

1정의 45 구경 기관단총 (M1928A1 / M1 / M3중) 1정.

탄약.
75mm 46발.
37mm 178발.
30구경 기관총탄 9200발
45구경탄 1200발
수류탄 12발. (파편 4발 + 연막 4발 + 공격형 M3 2발 + 소이 2발 = 계 12발)

참고로 기관단총 1정은 셔먼이나 M24 채피같은 각종 미군의 전차에서도 고대로 탑재 됩
니다.
단, 탄약 휴대량은 저 M3 가 비정상적이다 싶을 정도로 많은 편이고 보통은 600발 전후
가 탑재되죠.
그외 승무원에게 권총 2정에 소총 2정 정도가 지급되며 알아서 구해서 탑재하는 경우도
있었다죠.


1942년, 포트 녹스에서의 훈련중.

재미있는건 이렇게 소련에 보내진 것중 일부가 1990년대초쯤에 다시 미국으로 귀환했다
는 점일겁니다.
단, 완성품 형태로 온게 아니라 부품 단위로 오며 이건 말그대로 스페어 파트로서 판매
됐다나요.

이렇게 렌드리스로 소련에 보내진 톰슨, 탄약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또 미칠듯
이 기관단총을 찍어내던 소련군에게 스투드베이커나 스팸같은 흔적을 남기지는 못합니
다.
모스크바 근방의 인구 1천 안되는 작은 마을들에다가 공장 만들더니 노인과 여자, 어린
얘들 대리고 한달에 3천정 넘게 만들던 동네에서 고작 몇백 몇천 정도 보내지던 기관단
총이 무슨 큰 영향을 미칠지 본다면 빤해지죠.


한편 전차는 아니지만 잠수함이나 해군의 함정에서도 톰슨이 비치된 경우가 있었고 -
하천포함에 이미 비치됐으니 어련하겠냐만은서도 - 태평양 전선의 발라오급 잠수함 기
준으로 4정 이상의 톰슨이 비치됩니다.

그리고 실험하다 끝나긴 하지만 스테인레스로 톰슨 기관단총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뤄지
기도 하죠.
이유는 눈치 채셨겠지만 바로 염분과 습기가 듬뿍 담긴 바닷바람과 그 바닷바람을 맞을
해군들 때문이었죠.

이런터라 일부 잠수함에서는 이 톰슨을 가지고 소형 선박 습격을 하기도 했죠.
뭐 개중에는 일본인 표류자를 사살하거나 바브(USS Barb, SS-220)처럼 함장과 승무원
모두가 한성격하는 쪽이었으면 함내 무장을 들고 상륙해서 폭탄으로 사보타지를 한다거나
하기도 했다죠.



바브의 전력기.
가장 아래 기차는 럭키 플러키 함장과 그 부하들이 상륙, 기차 상대로 폭약 가지고 불꽃놀
이를 했다는

의미입니다.
위의 작은 별은 패트롤 횟수. 그리고 그에 따른 표창.
욱일승천기는 일본 해군 함정 격침.
히노마루 벤또는 상선 격침.
스와스티카는 독일군함 격침.
작은 십자는 조종사 구출 횟수,
대포는 지상 포격을 한 의미 랍니다.


미해병과 육군도 톰슨을 사용하나 과달카날과 뉴기니의 정글에서 45 구경탄이 가는 나
무를 관통하지도 못할 때가 있다는 이유에서 효과적인 무장으로 보지는 않게 됩니다. (
야간에 발사음이 일본군의 총소리와 비슷해서 사용을 잘 안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덕분에 BAR이 더 인기를 끌게 되죠.

그래도 소대당 2정 정도를 가지고 첨병과 후미에 위치, 매복등의 상황에서 즉각 조치하

는데 꽤 써먹기도 합니다.


핸더슨 비행장의 전투중, 일루(lull) 부근에서 휴식중인 해병대 기관총 사수

태평양외에 유럽으로도 미국이 참전으로 가면서 미군의 톰슨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됩
니다.
소대당 1정 이상의 기관단총이 필요한데 확보된건 형편없었으니.
그렇다고 급히 생산하기에는 다른 총기까지 급하니 톰슨만 만들 수도 없고 영국은 총
더 달라고 난리지 잠수함은 대서양을 휘젖고 다니지.
이렇게 되자 머리 아파진 미국, 더욱 간단하게 톰슨 혹은 기관단총을 만들 방법을 찾게
되죠.

이에 1942년 4월, 늘어나는 기관단총 수요에 맞춰 간략화시킨 모델이 등장하니 이게 M1
입니다.
1943년부터 지급이 시작된 이 물건은 새비지에서 과감하게 생산시 손이 더가는 블리쉬
록 대신 단순 블로우 백으로 바꿀 정도로 생산성 위주로 가게 됩니다.


이랬던 물건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외부적으로 장전 손잡이가 위가 아닌 총의 오른쪽으로 이동되며 가늠자도 더 단순화 됩
니다.
총열에서는 컷츠 보정기와 방열 핀이 제거되며 개머리판도 분리 불가능하게 변하죠.
탄창도 무겁고 만드는데 시간걸리는  드럼 탄창은 아예 탄창 삽입부를 변경해 사용하지
못하게 해버렸죠.

그리고 이걸로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공이가 3개 부품으로 구성되어진 M1을 더욱 쉽게
만들자고 아예 노리쇠 고정식으로 변경했고 생산 간소화를 위해 더 손댄 모델을 만드니
이게 M1A1입니다.

이렇게 생산에 신경을 쓴 덕분에 1939년, M1928A1 의 가격이 200달러 정도였던데 비해
M1은 70달러, 1944년의 M1A1 가격은 45달러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비싸다고 M3 그리스 건이 치고 올라오죠.

이런 와중에 실험적인 것도 시도됩니다.
대표적인게 30 Carbine탄을 사용하는 모델이었죠.
외형상 일반적인 톰슨과 거의 같으나 총열이 변경됐고 총구가 튀는걸 막기위해 총구 부
근에 무게를 더하는 식으로 처리됩니다.
생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1944년 8월 11일경(?),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저항군들.
왼쪽에 톰슨이 보이죠.

전쟁이 씉날 때까지 M3 그리스 건의 생산이 제 궤도로 올라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산
된 톰슨 기관단총은 5년후 벌어진 한국전에서는 그닥 널리 사용되지는 못합니다.

이는 톰슨이 못채운 부족분을 그리스 건이 채운다는 2차대전때부터 나오던 생각과 예비
분의 확보가 그리스 건쪽이 쉬웠다는 것이 주요인이었죠. (단, 미육군과는 입장이 다른
미해병대는 톰슨을 소수지만 사용합니다.)

반면 중국군이 내전중 노획한 톰슨을 다량보유하여 사용했고 이들 일부는 다시 원주인
인 미군에게 노획되어져 사용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죠.

참고로 중국 역시도 오랜 톰슨의 고객중 하나였죠.
이미 1930년대 들어서자 저기 염석산 같은 군벌들이 톰슨을 사간 적이 있었고 45구경탄
을 사용하는 마우저 권총도 만들던 판이니 아예 야메로 카피 생산까지 한 경우도 있답
니다.

그러다 중일 전쟁 터지고 어쩌고하면 본격적인 지원도 받게 되죠. (뭐 이러고도 말아먹
은 국민당은 등신 맞죠?)
이런 와중에 해적판 내지는 동네에서 알아서 카피판 만들기 신공을 톰슨 역시도 겪게
되죠.
별로 놀랄 일도 아니지만서도.


1965년경, 노획된 베트콩의 무장.
왼쪽에서 부터 마드센, 스텐, 카빈이며 가장 오른쪽의 톰슨은 상태가 좀 안좋죠.
바로 저게 마데제 입니다.

베트남전에서도 톰슨은 사용됩니다.
남베트남의 일부 부대나 지역 자경단등에 톰슨이 지원되고 일부 미군이나 고문단에서도
톰슨을 사용합니다.
베트콩 역시도 톰슨을 꽤 애용했고 개중에는 중국제 카피판이 지원된다거나 베트콩 자
체내에서 카피판을 만든다든지 하는 일도 벌어지죠.



1960 ~ 1970년대, 아일랜드에서도 톰슨이 다시 사용됩니다.
IRA에서 AK와 아말라이트가 뜨기전 톰슨은 주무장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하죠.

군에서는 자리를 내준지 좀 됐지만 FBI를 위시한 사법기관쪽에서는 꽤 오랫동안 톰슨을
사용합니다.
FBI만해도 1976년까지 보유했다가 소수의 전시 혹은 교육용만 남기도 모조리 폐기했으
니.

한편 좀 별난 이유로 1990년대에 톰슨이 다시 세상에 나오는 일도 벌어집니다.
이야기는 2차대전 종전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죠.

2차대전이 끝나자 유고슬라이바는 대전중 노획한 독일군 장비와 전쟁 직후 얻어낸 이탈
리아군 장비로 무장합니다.
동시에 전쟁 배상금조로 뜯어낸 독일과 체코의 설비를 사용해 총기 생산에 착수하죠.
이 때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와 함께 유고슬라이바에 무기를 지원합니다.

특히 1948년, 티토가 스탈린에게 우리 독자노선 걸을건데 건드리지 마슈라고 침뱉고 일
어선 그 후로 미국의 군사 지원은 더욱 커지게 되죠.
1961년까지 600백만 달러정도에 해당하는 지원이 이뤄지고 유고슬라비아군 장교가 미국
에서 교육받고 가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말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유고슬라비아군은 2차대전급 무기나 그보다 개선된 50년대 무기 - 예컨
데 M4 셔먼이나 M47 패튼, 하프 트랙, 포병 장비에서 전폭기까지 얻게 되고 이들 무기
중에는 미국제 권총(M1911A1)이나 톰슨 기관단총도 들어 있었죠.

그 후, 바르샤바 조약도 나토에도 안들고 튕기던 유고, 물주 소련에게서 이거 저거 좀
얻어내며 지내다 연방이 깨지며 인종 갈등으로 반목하게 되자 그 동안 만일을 위해 동
네마다 짱박아놨던 무기고를 털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되죠.
당연히 톰슨도 이 와중에 꺼내져 사용됐다 하죠.


인간이 우주에 나가서도 토미건은 사용될리가 없잖아.
M41A Pulse Rifle


마무리로 2차대전중 해안경비대 사진 한장.


p.s:


위는 톰슨의 드럼 탄창 입니다.
주목해서 보실 부분은 A, B, C 부분이죠.

A는 탄을 위로 올려보내는 피딩 램프 역활을 합니다.
사진에는 안나오지만 저건 돼지 족발처럼 중간이 푹 파여져 있죠.

B는 탄밀대인 셈입니다.
태엽에 의해 돌아가며 A(램프)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진에서 탄밀대중 하나가 램프를 통과 중이죠.

C는 탄의 이송 경로를 보여주죠.

원리는 엄청 간단합니다.
감아놓은 태엽에 의해 탄밀대 B가 돌아가며 탄을 A에 때려박아버리죠.
그러면 탄은 램프 A를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이 구조는 후일 다른 드럼 탄창 - 예컨데 수오미나 파파샤같은 - 에서도 비슷하게 활용
되죠.

더하여 저 드럼탄창의 장전은 다음 순서로 이뤄집니다.

1. 증간에 끼어있는 고정 나사 겸 태엽감개를 풀어냅니다.

2. 이송 경로 C가 표시된 탄창 뚜껑을 때냅니다.

3. 탄밀대와 탄밀대 사이에 탄을 세워서 꼽아서 세워 넣습니다.

4. 다 채웠으면 뚜겅을 다시 덮고 태엽감개를 원위치 합니다.

5. 태엽 감개를 잡고 돌려서 태엽을 감습니다.

6. 총에 꼽고 쏘면 끝.

라스트 맨 스탠딩이던가?
브루스 윌리스 나오는...
거기서 저 탄창 채우는 장면이 나오던가 그럴 겁니다.

예비군 총기 나온 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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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0. 글이 잡담입니다.
   그래서 감히 순국 선열에게 경의와 조의를 표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는게 죄스러운 수준의 저속한 농담이므로.

1. 잡담입니다.
   진지하게 보시면 지는 겁니다.

2. 인간 세상은 예산이 만듭니다.

3.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 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보호합시다.
   그리고 인생 파탄형 범죄자들에게는 엄한데서 잘못 쓰인다는 부작용만 없다면
   싸고 저렴한 가학 수사가 최고인데...

어린이가_타고_있다는데_어느_후래자식이_죽고싶냐.jpg

가학 수사: 搜査
査를 일부 지역의 발음으로 썼다거나 오타 아님여.


여기서 말하는 예비군은 동원 예비군같이 전쟁 빵 하면 바로 동원, 전우의 시체를

고 넘어 하는 그거 아닙니다.

지역 방위, 다르게 하자면 향방정도에 대한 겁니다.

일단 이보다 워쩌다 대한민국에 카빈과 개런드가 돌아댕기게 됐는가에 대해서 부터.

일제 시대때 인천에 총공장이 있었더랬죠.
99식 같은걸 주로 만듭니다.
이거 말고도 꽤 이거저거 만들던 공장들이 있었더란건 지역사를 찾아보시면 되겠죠.

여튼 이런 배경에서 창군초, 많은 무장은 일본이 남기고 간 것들이었죠.
38식이나 99식, 특히 당시 사정상 99식의 비율이 높았더란건 익히 짐작이 가능한 사항
일 겁니다.

전선에 나가있던 부대의 38식을 99식으로 바꿔주느니 그 부대에 본토로 들어올 때 99식
을 줘서 38식 빼고 38식은 예비로 99식으로 무장되고 인원보충된 그 부대를 다시 전선
으로 보내면 속편할거니 말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내지 또는 준 내지에 속하던 조선땅의 인천 공장에서 99식을 주로 만들
고 그곳에 배치된 부대에 99식이 돌아다니는건 충분히 매우 간단하게 예상될 겁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기획자 입장이라면 이정도는 기본적으로 생각해볼만한 일이죠.

물론 일본군이 저 계획대로 일을 성공시킨건 아닙니다.
이상과 현실이 맞아 떨어지던가 보셨남요.
그나마 이탈리아군보다는 괜찮았죠.
이 동네는 6.5 쓰는데다 새로 만든 탄약과 총기를 진짜로 보내서 혼란을 가중시켜댔으
니 말입니다.

그러다 미군이 주는 무장으로 슬슬 바꾸다 전쟁 터지면서 이게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한
때 미군 보유 총기류가 부족한거 아니냐라는 우려를 만들 정도로 급하게 진행됩니다.
덕분에 우리는 개런드와 카빈이라는 미국제 총기로 무장하게 되죠.

그후, 전쟁이 끝나고 개런드(소수의 저격형 버젼 포함)와 카빈은 여전히 한국군 보병화
기의 중핵을 이루며 월남전까지 주욱 가게 됩니다.
문제는 1960년대 넘어서 70년대로 오면서 였죠.

북한얘들이 딱쿵총과 따발총만 쓰면 다행인데 어느새 AK 소총을 만들어서 들고 다니네
요.
아니 저 쉑들이 중국끼고 빨갱이 두목 소련한테 이거저거 잘 받아쳐묵고 그걸로 중화학
공업을 하니 어쩌니 하는건 알았지만 우리가 부산 조병창에서 권총, US 99쫌 깔짝거릴
때 떡하니 최신 자동소총을 만들어서 써먹으니 이게 싸움이 되냐는 거죠.

우리 군, 급해집니다.
임시방편으로 2차대전말 미군 보병들처럼 분대에다 BAR말고 M2 카빈을 더넣어서 기동성
과 화력을 더 늘려보려 하지만 소대 또는 분대원 전원이 가진 총에서 레버 제일 아래로
내리고 방아쇠 당기면 따다당하고 나가는 쪽하고 쨉이 안되죠.

그나마 다행이라면 월남전 당시 미국이 M16을 주기로 했다는 것.
당연하지만 이건 절대 네버 맥도날드 더글러스 통해서 들어온게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게 줘도 된다라고 도장찍어줘서 된겁니다.
뭐 기브 앤 테이크의 일환이라 해두죠.


간혹 콜트가 맥도날드 더글러스에 하청준거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이게 말도 안된다는건
너무나 쉽게 알 수 있죠.

1. 맥도날드 더글라스에 총만들 수준의 기계 설비와 공장 설비가 있었던가?
   햄버거 빵만 만드는 공장에 패티만드는 설비가 있어야 하는건 아니죠.


2. 1은 모른다 치고 그럼 그 당시는 2차대전때처럼 미친듯이 수요 보충한다고 눈이 뒤
   집히던 시절도 아닌데 왜 수많은 총기 및 기계 가공 회사들 놔두고 맥도날드 더글라
   스라는 듣보잡에게 하청줬지?

   귀하들 같으면 햄버거 패티를 구해서 햄버거 만들어야 할 상황에서 양계장 찾아가
   햄패티 내놓으라고 하고 또라이 소리 안들을 자신이 있냐라는 거죠.


3. 원청(콜트)이 생산 하청(맥도날드 더글러스)에게 앞으로 팔아먹을 국가에 가서 로비
   하고 가격협상하고 핥아주고 오라고 시키지?

   맥도날드에서 햄패티 납품 업체 찾아가서 이번에 이라크에 낼 맥도날드 분점 관련해
   서 봉투 돌리고 접대도 하고 계약따내고 검역 좀 쉽게 하자고 회유와 협박하라고 시
   키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거죠.

이해 안되죠?
그럼 저게 개짖는 소리란건 미안하지만 30분안에는 감잡아야 되는 겁니다.
모니터보고 흔들고 휴지 찾는데 걸리는 시간만큼만이라도 전문적일 필요도 없고 상식선
에서 생각하는데 좀 쓰자라는 겁니다.

여튼 이렇게 되서 1970년대 초, 아마도 1971년 8월쯤이던가에, M16A1(콜트 모델 603K
로 불릴)의 생산과 기술 지원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더니 1972년 들어서 공장 자리
찾아 가더니 공장 짖고 다음해 라인 셋팅하고 뭐하고 해서 마침내 1974년, 국산 M16A1
이 생산됩니다.

1975년 넘어서면서 M16A1은 비교적 신속하게 생산되어져 일선 부대로 보내지며 우리,
이제 북한에 안꿀리게 됐습니다.
저기서 따닥대면 우리도 드르륵 할 수 있게 된겁니다.

한편 이 시기, 우리 군은 M3 그리스 건을 대채하면서 M16A1을 보조해줄 국산 총기의 개
발과 평가, 생산 준비를 하게 되죠.
예, 바로 K-1 입니다.

일선 부대에 저런 굉장한 물건들이 들어가자 기존의 개런드와 카빈 등등등, 당근 뒤로
빠져 나와야죠.
그리고 폐기 처분해서 농기구나 만들면 참 평화롭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이 그렇게 돈이
많은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돈들여서 찍어내고 뜯어내고 얻어온 개런드와 카빈 탄약이 탄약고에
남아있었고 개런드나 카빈이 일선 부대에서는 못쓴다해도 그보다 전투 부담이 적을 것
으로 예상되는 이선급의 지역 방위쪽으로는 돌려도 탈날건 없더라는 결론이 나오더란거
죠.

덕분에 예비군, 얼마전까지만해도 현역 무장이던 개런드와 카빈이 왕창 생기게 된거죠.

그 후 세월은 흘러 흘러 또 흘러...
1980년대 들어서 M16A1이 멋들어지게 움직이고 개런드와 카빈을 열심히 예비군으로 보
내고 있던 그 때, 예상못한 이벤트들이 벌어지죠.

1. 미군들이 탄약 바꾼다네요.
   물주가 누군가 에 대해 가볍게 생각해보면 조때따 라고 외치면 될 상황이죠.

2. M16A1의 생산등에 제동이 걸리는 이벤트들이 슬금슬금 생기더라능.
   라이센스니 판매니 법적인 면이니 뭐 이런저런 귀찮은 소리가 들립니다.

2는 무시하고 1만 봐도 일이 큽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몇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1. 저런 이벤트가 벌어지기 전부터 진행되던 소총 개발 계획의 성격은 다분히 실험적이
   었을 것이다.
   즉, 1980년대에 M16A1 을 갈아치워야 한다는 목적을 두고 강하게 추진된건 아니었을
   것이다.

   이유: 1980년대에 M16A1은 이제 막 채용한지 10년쯤된 새총 이었음.
         또한 이미 기술 습득해서 열심히 만들고 있던 상황.
         갈아치울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

         1972년부터 시작되어진 소총 개발 계획의 드문 흔적들 - XB-1이니 XB-2니 불
         리는 물건들 - 이 7.62mm NATO탄과 M14 탄창을 사용한데다 G3와 FAL의 흔적에
         M16A1의 영향이 남아있던걸 보면 이걸 진짜로 쓰려고 만들었다기 보다는 기술
         축척과 설계의 시연 정도로 보는게 합당.

2. 1을 잡고 볼 때, 80년대 넘어서면서 나온 XB-6니 XB-7이니 하는 알려진 시제총들이
   7.62mm NATO를 버리고 5.56mm M193에서 SS109로 가면서 마침내 K-2로 거듭나게 됐는
   지 보인다는...

뭐 어쩌건 K-2는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거 나왔다고 바로 생산 돌입, 바로 배치라는 트리를 탔다고 보기는 뭐하죠.
바로 탄약 때문에.

지금까지 여얼심히 M193을 돈들여서 찍어내고 뜯어내고 얻어내서 쓸거 쓰고 비축할거
비축해서 나름 전쟁후 몇일은 버틴다라고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씨댕, 탄약이 바껴 버렸
어요.

그럼 지금 가진거 한방에 다 버려고 새 탄약 만들고 뜯어내고 얻어내서 다시 비축해요?
아니죠.
알뜰하게 소모하고 치환해 나가야죠.

게다가 M16A1, 수명이 다된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M16A1이 생각보다 빨리 K-2로 대채되지는 않습니다.

더하여 K-1 역시도 그에 따라 사용되게 되죠.

이런 분위기는 1990년대 초반까지 계속 유지됩니다만 그 후, M193 탄약 재고가 흔들린
건지 아니면 K100의 비축이 어느정도 선을 넘어선건지 혹은 예비군 탄약고의 30-06과
30 카빈탄 재고가 점점 내려간지 이제 M16 나이도 30대에 다가간다라고 느낀지 모르겠
지만 여튼 K-2 생산에 불이 붙습니다.

당근 이 때 K-2 정당 가격도 내려가죠.
30만원선의 가격 말입니다.

그와 동시에 K-2에 밀린 M16A1들이 예비군으로 돌려집니다.
대신 탄약 재고가 더 적은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개런드가 카빈보다 압도적으
로 빨리 빠져나가버립니다.
덕분에 예비군 하면 카빈이 대명사격이 되버리죠.


저렇게 빠져나온 개런드중 일부는 해외 판매도 되죠.
이거 돈많이 번거 같지만 생각보다 돈을 만질 수 있는건 아닙니다.

혹자는 미국내 민간 시장의 개런드 가격을 토대로 돈 많이 벌었을거다라고 하지만 이건
소매 가격과 공장도 원가의 차이부터 한번 상식선인 선에서 생각해보자라고 해두죠. (
예술품 내지는 경매에서 가격 책정에 대한거 보시면 더 좋겠지만.)


단, 예비군 모두가 카빈만 쓴건 아닙니다.
M16A1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K-2를 이미 쓴 곳도 있죠.
이런 격차가 생긴건 이미 다 아시니 넘어가도 되겠지만 쓰자고 한거 끝까지 써보죠.

충북 단양 단성읍.
전남 고흥 고양읍.
경북 안동 임동/녹전/도산

이 지역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예, 공시지가가 평방미터당 100원이나 그 아래인 제가 매우 좋아하는 지역들입니다.

그에 대해 서울 명동이나 이런 동네에 위치 잘못 찍으면 평방미터당 5천만원 넘어가고
6천 5백도 찍는 곳이 있죠.

이런 차이가 왜 나는지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걸 부동산 거래에서 떠나서 국방 또는 방어 계획이런 것에 입각해 그 지역의
가치로 바꿔 보시길 바랍니다.

A. 사람보다 맷돼지 보는게 더 빠른 곳.
   반경 이십리 부근에 민가라곤 딱 1채.
   한번 들어가려면 답이 없는 곳.

B. A와 유사하나 감재고지니 도로 통행을 잡는 길목이니 하는 곳.

C. 대규모 공단과 발전소 및 관련 송전 설비가 즐비한 지역.

저 세 지역의 군사적 가치는 누가 봐도 명확할 겁니다.

그리고 이 중요도에 따라서 그곳을 지켜야할 (예비 혹은 긴급시 모집될)병력의 무장이
달라질 수 있다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아닌 말로 전쟁 빵터지면 최대 접전이 벌어지고 이 곳을 잡으면 전황이 기우니 어쩌니
하는데다 예상 화집점으로 도배된 지역에서 귀중한 초기 방어력이 카빈같은 2선급도 아
닌 3선급쯤 되는 무장을 들고 있다는건 참 답이 없는 겁니다.

반면 이 동네 얘들은 전쟁나면 피난간다고 차몰고 도로로 안쏟아져 나오면 다행이고 자
기 사는 지역 단란 주점 골목이나 적당히 지키고 낮에는 지원업무나 해주면 된다라는
수준이면 카빈이라도 있으면 다행, 삐끗해서 나이도 동원하기에는 그렇다 하면 카빈 하
나 던져주고 3교대로 돌려쓰슈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라는 거죠.

이 역시도 상식선에서 나오는 쉽게 추측할 수 있는 겁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내 업무용 PC는 개떡인데 매일 지름신이나 영접하고 네이트나 켜대고
점심 먹으로 가면 2시간인 X들 PC의 CPU가 i로 시작되고 램 4기가 이럴 때, 무슨 생각
이 들지 한번 보자라는거죠.

이렇게 M16A1을 K-2로 바꾸고 동네에 따라서 예비군들도 M16A1을 구경하게 된게 1990년
대의 일입니다.

한편 K-1.
이 물건도 M16A1과 함께 예비군으로 내려가면 좋겠지만 이건 실부대 소요가 있더란게
탈인데다 M193이 완전히 K-100으로 치횐되서 나가지 않았더라는 것도 끼어져 남게 됩니
다.

혹자는 'K-1은 M193만 사용할 수 있으니 문제다. 개조해야 된다.' 라고도 말하기도 하
죠.
예, 뭐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이건 40분만 생각해보면 좀 아니다란 결론이 나오죠.

K-1 개발과 배치 연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분, 지금 연세가 30 넘으셨습니다.
그 동안 부품 깔아끼우고 닦고 조이고 기름쳐서 견뎠지만 누가봐도 이 나이면 매우 연
로하신 겁니다.

이런터라 가볍게 걸래 기워서 수건으로 쓸래요? 아님 그냥 새 수건 사실래요? 라는 선
택지에서 뭐 찍을지 한번 생각해보면 될겁니다.

그리고 다시 세월은 흘러 2천년대에 들어섰습니다.
분위기 좋았죠.
지구는 안망했지만 IMF 터지지 이거 안돼 저거 안돼 참 말많았습니다.

이 와중에 돈문제등등등으로 나가리된 불쌍한 것도 있었으니...
바로 K-2 대채해줄 신형 소총의 등장이었죠.

이 때쯤이면 슬슬 수명이 연로하신 쪽으로 가던 K-2를 대신해서 뭔가가 나왔어야할 시
점이 됐고 이러면 이제 K-1은 예비군으로 확실히, 예비군도 점점 카빈 완전히 몰아내고
M16A1과 K-2로 무장한다는 결과가 얻어질 예정이었죠.

국방부가 아무리 쳐놀고 쳐먹는 ㅈ ㅂ ㅅ 이라도 지금까지 해온 가락이 있는데 몰라서
그냥 뒀겠냐?
아니란거죠.

그런데 그럼 뭐하나요.
계열화되서 K-1 대채할 단축형 모델, K-2 대채할 소총 모델등을 만드니 어쩌니 불펍도
해볼까 저쩔까 해봐도 돈끊어지고 딴데 돈들어간다 이러면 땡인 겁니다.

예산이 없는데 땅파서 총만들까요?

그렇다고 소총이 뭐 우선 순위가 높냐?
아뇨.
대한민국 육군은 보병 화력만 아니라 연대급 화력으로 가서도 긴가민가 하는 판입니다.

아닌 말로 지금의 작전 방식 - 상황 터지면 군장 싸서 길목잡고 늘어진다 - 을 고수해
서 저격수고 지랄이고 나발이고 전부 쌩까고 포병으로 자근자근 조지고 전차로 밟고 마
무리 진내 사격으로 데코레이션 옥쇄 끝장낸다는 것조차도 빡세다라는 겁니다.

농담같죠.
그 놈의 고지에 박격포탄 얼마나 저장됐냐와 선상탄 모조리 소모되면 그 다음 탄약 보
급 뭐 어쩔거냐로 가보세요.
농담이 아닌데 라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게 될겁니다.

그러니 소총정도는 쌩까는 겁니다.
우선순위가 아주 높은 것도 아니고 아직은 굴릴 여력은 있다고 보이니.

대신에 남들 다하는 레일이니 분대지정사수니 뭐니에 대해서는 그냥 가만히 있을 수 밖
에 없는거죠.

소총마저도 돼나 안돼나 이러는 판에 뭔 소리래요?
이반 데니소비치에 나오는 말대로 겨자 퍼먹고 살랍니까?

그러니 레일 깝시다 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레일 깔린 새 소총 빨리 도입해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하는게 맞는거고 국방부 졸라 욕해봐야 니가 규정이고 뭐고 알아서 다
피해서 깔든가 난 모른다 소리나 들으면 다행이란거죠.

더하여 언제 대한민국 국군이 리폼 좋아하던거 봤남요?
낡아서 이건 아니다 할때까지 굴리다가 새거 들어오면 빼는건 한두해 해본 짓도 아니고
그러니 수명 대돼가는 K-2 잡고 레일 깝시다 해봐야 별반 관심 끌기 힘들다라는거죠.

다시 말하지만 걸래 기워서 수건 만들래요? 그냥 새수건 살래요?

자, 이런 판이 되니 모 업체, 다음과 같은 계획 잡았다 지붕 쳐다보게 됐죠.

http://www.sntdaewoo.com/template/html/business/business07.php

1. 주력품(Rifle) 기준 제품 Life Cycle 20년 내외
   ==> 차기 제품 양산 '06 ~ '08 예상

2. 내수시장 ; 국내 유일의 군용 소구경 화기 전문 생산업체

3. 주력품 비중 80% 이상 (과거 생산총량 기준)

4. 약 30년간 생산-공급에 따른 수리부속 소요 100억/년 이상 기대

5. 최소 공장가동 유지를 위한 중기계획 소요반영 및 차기소총, 예비군 무기
   교체 예상(장기)

6. 비교적 양호한 가격 대비 성능을 바탕으로 한 해외 수출 틈새시장 개척지속

위의 사업 계획을 빙자한 징징징을 해석하면 다음 의미가 될거란건 쉽게 예상할 수 있
을 겁니다. (원래 사업 계획서는 화장실 휴지로 쓰기에도 힘들 정도로 뻣뻣하지만 한번
쯤은 읽어보는게 좋을 때도 있습니다.)


1. 주력품(Rifle) 기준 제품 Life Cycle 20년 내외
   ==> 차기 제품 양산 '06 ~ '08 예상

  뭐 이미 지나갔지만서도...
  K-2 1985년부터 납품, 미친듯이 만들다 2천년대 들어서 생산 줄이고 라인 유지나 하
  면서 지났는데 이제 새 총좀 만듭시다.

  어쩌다 던져주는 일감가지고 안죽을만큼 주는 돈가지고 라인 유지하면서 있는 것도
  힘들다오.
  하청이 아무리 개만만해도 너무 한거 아뇨?
  그러니 새 총 삽시다.


2. 내수시장 ; 국내 유일의 군용 소구경 화기 전문 생산업체

   국산이라고 졸라 싸게 부를거 각오하고 있고 우리도 인정하니까 새 총 좀 삽시다. 응?


3. 주력품 비중 80% 이상 (과거 생산총량 기준)

   생산하다가 안해 하고 때려치고 나간 적도 없고 튀어봐야 부처님 손바닥안인데 이만
   큼 신뢰받고 목줄없는 개처럼 순종적인 회사가 어디있수.
   그러니 새 총 좀 삽시다.


4. 약 30년간 생산-공급에 따른 수리부속 소요 100억/년 이상 기대

   한번 사면 A/S 30년 보장에 부속품 공급도 확실하다오.
   그러니 이 참에 새 총 삽시다.


5. 최소 공장가동 유지를 위한 중기계획 소요반영 및 차기소총, 예비군 무기
   교체 예상(장기)

   아놔, 생산 라인 안놀리고 곰팡이 안쓸게 굴리는 것도 잘하고 있지 않소?
   그리고 이미 사간 물건들도 예비군 무기니 뭐니 들어갈거 다아는데 A/S 해준다니까.
   그러니 새 총 삽시다.


6. 비교적 양호한 가격 대비 성능을 바탕으로 한 해외 수출 틈새시장 개척지속

   만들면 우리가 수익 모델도 만들어서 자력갱생과 국위선양의 의지도 살릴거니 새 총
   삽시다. 제발.


돈, 돈, 더많은 돈.


저 상자에 있는 총들은 전부 새겁니다.
토카레프, 마카로프, 콜트 M1911까지.
그런데 저것들 전부 싸그리 파기되고 고철 덩어리가 되죠.

이유:
1. 탄약 재고 없다능.
2. 창고에 쳐박아 두는 것도 관리와 유지비 나간다능.
3. 독일에서 저럼하게 나토에서 쓰는 9mm총기와 탄약도 준다니 이전에 쓰던
    소련제 탄약따위와 그걸 쓸 총기는 필요없다능.


희망? 암울합니다.

총기 작동방식, 블로우백에 대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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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총 관련해서 잡설하나 쓰려다 블로우백이 자주 사용되니 그에 대해 먼저 짚고 넘
어가자는 것에서 시작된 잡설입니다.

블 로우백(blowback)은 자동 총기의 작동방식으로 일견 간단 단순 소박 무식한 방법으
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게 만만한 방법은 또 아니란게 탈인거죠.

더하여 이 방식은 간혹 그 구조도 덕분에 반동 이용식 작동방식(recoil operation)과
혼동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이가 나니 구분을 잡았겠지만 말입니다.

블로우백의 작동 원리는 가스압을 써보자에서 출발합니다.
총열 뭉치가 있고 그 뒤에 후장총답게 폐쇄기(노리쇠)가 있으며 약실안에 탄이 하나 장
전되어져 있는 상태에서 방아쇠 당겼습니다.

발사가 이뤄지면 총강내에서 가스압이 발생하고 이 가스압은 총알을 총구쪽으로 떠밀어
내게 되죠.
이 때, 가스압은 공평하게 폐쇄기도 밀어내고 이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블로 우백은 딴거없이 공평하게 폐쇄기도 밀어내주는 가스압가지고 작동 사이클을 만들
어보자는 겁니다.
가스압에 의해 폐쇄기가 밀려나오게 되면 탄피 추출하고 배출하고 복좌 용수철 눌러서
동력을 저장하고 저장된 동력 가지고 송탄과 장전, 폐쇄도 하자라는 거죠.

단순합니다.
blow-back이란 이름 자체도 가스압에 뒤로 떠밀려 나가는 폐쇄기를 생각하면 매우 직설
적이죠.

요기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블로우백은 작동 동력이 가스압이라면 반동 이용식은 작동
동력이 반동입니다.
이름이 참 직설적이다란걸 다시 한번 강조하며 본론인 블로우백으로 넘어와...

단순 소박해 보이는 블로우백, 그러나 약간 더 깊게 들어가면 슬슬 복잡해지기 시작합
니다.

먼저 가장 우선 생각해야할 것은 압력에 의해 떠밀려나간다는 대목입니다.

한참 총알이 총구로 떠밀려 나오는 그 시점, 그러니 압력이 올라있는 상태에서 에서 폐
쇄기 열면 조때죠.
이거 감안해서 본다면 블로우백의 폐쇄기가 밀려나오는 시점은 압력이 안전한 범위로
떨어질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나올 겁니다.

전에 썼던 그래프 하나 나오는 잡설 참조 하시고...

http://glob.egloos.com/2711437

자, 이전 잡설의 그래프에서 폐쇄기 여는 그 구간에서 폐쇄기가 뒤로 밀리게 만들었습
니다.

어떻게 했냐면...
간단하게 폐쇄기를 크고 아름답게 하악하악 질량을 실어서 묵직하게 했습니다.
딱 압력 최고점 찍고 살살 내려갈 때까지 붙어있다가 압력이 확실히 내려가는 그 시점
에 '고만 밀어라. 더이상 못참겠다. 더러워서 움직인다.' 라고 할 때까지.

그리고 폐쇄기에 더해 튼튼한 스프링 하나 뒤에 받쳐 줍니다.
잘 안밀리는걸로요.

이런 구조, 현실에서 자주 사용됐죠.
MP18 및 그저 베르그만이라 불리던 물건들, MP38/40, STEN, M1 톰슨, M3 그리스 건,
PPSh, PPS등등부터 시작해서 우지같은 전후에 나온 하여튼 각종 싸구려 기관단총들이나
역시 싼 권총들에서.


참 단순무식하기 짝이 없는 구조.
아마도 이 물건에서 그나마 고급스럽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노리쇠 뒤에 있는 3단
봉에다 바늘 달아놓은 것처럼 생겨먹은 복좌 용수철 뭉치일 겁니다.
뭐 구조 자체는 그냥 3단봉과 다르지도 않다는게 심난하지만.

이렇게 단순 무식하게 처리한걸 그저 단순 블로우백(simple blowback)이라 부릅니다.

단순 블로우백, 간단해서 좋죠.
그런데 이걸로 문제가 끝이 안난다는게 탈인 겁니다.

1. 도대채 얼마정도의 질량을 실어야 하지?

2. 질량을 실은건 좋은데 압력이 언제 내려가는지 아냐고?

1의 경우, 그나마 힘이 약한 탄약은 납득할만한 수준의 폐쇄기 질량으로 해결이 되죠.
그런데 만약 탄의 힘이 강해지고 덩달아 폐쇄기에 걸리는 힘(압력)이 커지면 당근 그걸
건디기 위해 폐쇄기 자체의 질량이 더 커져야 하고 이러면 안그래도 무거운 총이 더 무
거워지죠.

만약 30구경급 소총탄들 수준에 폐쇄기 질량을 맞추려면 20kg 가깝거나 그보다 무거워
진다는 것을 보면 사용이 제한될 수 밖에 없고 단순 블로우백의 한계는 사실상 권총탄
정도에서 낙찰보는게 좋고 그마저나 기관단총 무게 정도는 감당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
는게 나올 겁니다.

폐쇄기 질량의 증가는 폐쇄기의 덩치도 크게 만들고 커진 폐쇄기의 크기는 총의 덩치도
키워버린다는 문제가 생기죠.

짜증스럽죠.

부차적으로 노리쇠 질량을 참는다 해도 저 무거운 노리쇠가 왔다갔다해대면 총 자체가
진동으로 떨어댄다는 결점까지 나오게 되죠.

2는 현실에서 압력이란게 항상 균등하게 내려가는건 아니란게 것에서 출발합니다.
물론 탄약 제조시 표준화와 세심한 공정 관리등등으로 얼추 평균적인 특성을 얻어냈다
해도 여러가지 상황에서 탄의 압력 범위가 변하는걸 피할 수는 없는 겁니다.

덕분에 단순 블로우백은 그 심플한 구조와 달리 설계해서 제대로 작동되게 하려면 저
평균적인 범위를 어느정도로 잡아내야 할지 찾아내야하고 이건 어떻게 쉽게 계산이 되
는 문제가 아니란 것도 탈입니다.

별 수 있나요.

많이 쏴보고 많이 굴려보고 노가다해서 찾아낼 수 밖에.
그리고 이걸 폐쇄기 질량으로 바꿔서 대입해야 하죠.

요약: 단순 블로우백은 이름과 구조 원리가 단순하다는거지 만드는게 단순하다는 이야
      기는 절대 아님.
      한마디로 다음과 같다능.

      '쉬워보이지? 니가 함 해보던가?'

뭐 어떻게 적당한걸 찾았고 적당한 질량을 얻었습니다.
근데 세상이 어디 쉽나요?
1과 2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더레요.



1. 호환되는데 압력이 다른 탄약이 사용됐네요.

   예를 들어 전에 쓰던건 압력이 3만 psi, 그래서 총도 3만에 맞춰서 만들었는데...
   여기에 같은 탄종임에도 4만 psi 나오는 놈이 사용됐다 쳐봅시다. (이런 일이 전혀
   드문게 아니란게 탈입니다.)

   난감 하죠.

   플러스 알파로 저 3만 psi 나오는 탄약도 상황에 따라 압력이 변하기도 한다는 겁니
   다 .

   날씨가 추워져 총과 탄의 온도가 낮아졌고 그에 따라 추진제 연소가 달라져 압력이
   내려간다든지 추진제 알갱이가 작게 부숴져 더 빨리 타면서 압력이 올라간다든지 하
   는 일이 안드물다는거죠.

   결국 이건 설계시 평균을 넓게 잡는 걸로 나가고 그러기위해서는 역시나 또 노가다
   를 해야 하는거죠.


2. 1을 감안해서 설계 반영도 됐고 그럭저럭 움직여줍니다.
   해피 엔드~ 라고 하면 좋겠지만  오메 탄매가 끼어서 폐쇄기가 뻑뻑해졌네요.

   폐쇄기에 탄매가 끼거나 이물질이 들어간다거나 해서 폐쇄기에 불필요한 저항이 걸
   리고 이건 작동의 불안정해지는 원인이 되죠.

   여기에 총구를 아래나 위로 올리거나 내리고 쏴야 하는 경우처럼 폐쇄기에 중력에
   의한 영향이 낀다든지 제조시 실수나 사용 재료의 변경으로 폐쇄기의 마찰이 달라
   진다든지 하는 문제들도 발생합니다.

   아, 짜증스럽죠.
   역시 이런 것들 모두 감안해서 평균을 넓게 잡고 그걸 다시 반영해야 하는 귀찮은
   노가다를 해야하죠.

위의 문제들은 공돌이 갈아넣으면 어느정도 해결되지만 하는 입장에서는 짜증스럽고 쓰
는 쪽도 짜증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월화수목금금월'
--- 생산 현장 - 그게 유형이건 무형이건 간에 - 에서 곧잘 벌어지는 현상.

설계자가 신이 아닌 이상 총과 탄에 무안단물 바르지 않는 이상 별 수 없이 한정된 평
균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고 그 평균에서 벗어나면 언제든 탈을 낸다는걸 사용자도 감
수해야 하는거죠.

물론 이런 문제들은 단순 블로우백들만 겪는건 아닙니다.
그 래서 자동총 만드는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라는 거고 오늘날 수많은 자동 총기들
이 다양한 원인으로 작동 불량에 시달리는 거고 누구나 다음과 같이 외치게 되는거죠.

'이 씨빠빠들아, 뭐 좀 제대로 만들어라.'

'하여튼 국산은 안돼.'

'내가 이거만 끝내면 이 짓거리 때려 친다.'

'꼬우면 니들이 개발하든가? 돈도 뭐같이 주면서 부려쳐먹기는.'

어쩌건 간에 이거저거 노가다 했다 치고 살 넘어가려니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다시 보
일 겁니다.
역시 이번에도 저 놈의 압력이 탈입니다.

총포에서 폐쇄기 뒤로 빼서 약실 여는 시점은 압력이 안전하게 충분히 떨어져야 하는
그 때부터 입니다.
그리고 블로우백은 압력을 동력원으로 삼아 폐쇄기를 뒤로 밀어내야 하죠.

얼라리오?
안전한 범위까지 내려간 압력이 동력원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 어쩔까요?

물론 이거 타이밍 문제로 치부하고 덮을 수도 있지만 폐쇄기를 저 뒤로 보낼 정도의 압
력은 있어야 하고 약실이 열리자 마자 빠져나갈 가스로 인한 압력 손실도 생각해야 할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현재 총기들이 대부분 금속제 탄피를 가진 탄약을 사용한다는 점일 겁
니다.
탄피가 어느정도 밀폐된 환경을 만들어 그냥 폐쇄기를 밀어내는 것보다 좀 더 적은 압
력에서도 폐쇄기를 쳐낼 수 있거든요.

문제는 이거 위에서도 말했듯이 딱딱 정확하게 맞추지 못한다는 겁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넓은 평균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 거죠.
기왕이면 좀 더 압력이 남아있으면 동력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으니 좋은게 좋은거죠.

그런데 요기까지 이야기는 총과 약실 입장이고 탄약의 입장은 아닙니다.
꼴랑 얄팍한 구리 판때기를 가지고 만든 탄피가 어느정도를 견딜 수 있냐라는게 걸려버
리죠.
당연하게도 압력 남아있을 때 뒤로 빼내려다보면 팽창하고 팽창한 탄피는 2가지 문제를
만듭니다.

1. 약실뒤로 삐져나온 탄피 뒷부분.
   약실의 보호를 받지 못하니 탄피 뒷부분에 압력이 더욱 몰리는 꼴이되죠.
   그나마 다행이라면 탄피가 약실뒤로 밀려나와 일을 벌이지 말라고 이미 탄피 뒷부분
   을 강화해뒀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탄피뒤로 갈수록 두꺼워지게 만든거 멋으로 해놓은게 아닙니다.

2. 팽창한 부분이 끼었어요.
   팽창한 부분이 약실에 꽉 물리면 탄피가 찢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 보소서.


탄피 앞부분은 얇아서 잘 팽창해서 약실에 꽉 물리고.
그 상태에서 탄피 뒷부분은 밀려나가려고 안간 힘을 쓰고.
그럼 죽어나는건 탄피 중간 부분.
잘못하면 쭉 찢어져버리겠죠?

   그나마 권총탄같은 직선형 탄피들은 이런 일이 덜합니다만 병목형 탄피로 가면 이거
   무시 못합니다.


탄피가 팽창해서 물린 채로 뒤로 잡아 당겨져 거열형 당하는건 똑같습니다.
다만 병목형의 경우 저 뒤로 가려는 압력이 탄피의 경사진 어깨 부분에서 뒷쪽으로 더욱더
크게 걸린다는게 탈인거죠.
게다가 보통 병목형 탄약을 만들 때는 압력 좀 올려보자고 작정한 경우가 드문건 아니죠.
결과는 뭐 그냥 튼튼하게 만들어야겠죠.

   이런 거시기한 문제의 발생을 막기위해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이 없는건 아닙니다.
   빡빡하고 걸리면 윤활유 치던가 WD-40, 러브젤등등 사용하면 됩니다.
   윤활제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거니.

총도 기름 좋아합니다.
단, 평소에 많이 뿌려두면 안좋아하죠.


작명센스하고는...
이런건 바르면 안됩니다.

   탄피에다가 윤활제 좀 쳐주면 될 문제기도 하죠.

   그런데 집에 김구워먹을 때 기름 바르는 것도 귀찮은 양반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총
   쏠 때마다 기름칠 하세요 라고 하면 당연히 좋은 소리 못나오는 겁니다.

   자동으로 기름칠 해주는 구조, 물론 당연히 100년전에 누군가가 이미 생각했으니
   덜 귀찮아질 수도 있습니다만 이젠 기름통 채우는 것이 귀찮죠.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으면 자고 싶고... 그런 겁니다.

   그래서 어느 누군가가 잔머리를 굴렸죠.
   아니, 구태여 윤활제가 액체나 반고체일건 없잖아?
   덜 달라붙으면 되는거니 추진제 연소 가스를 써보자고.

   각인 약실(fluted chamber)이란건 이렇게 등장한 것이고 왜 H&K의 총기중 롤러록
   킹어쩌고 블로우백에서 궂이 이런 별난 약실을 썼는가 잡아 내시면 됩니다.
   별거 없습니다.

   탄피가 어느정도는 움직여줘야하는데 눌러붙어서 안움직이면 민망하니 윤활제가 필
   요했고 그래서 러브젤 대신에 추진제 연소 가스를 써보자라는 것에서 나온 것.

각인약실.


각인약실 따위를 통과하면 대신 이렇게 탄피가 그을려 버리죠.

블로우백이 폐쇄기를 뒤로 보내기위해 노력한다면 반대로 총열 뭉치를 앞으로 보내려고
작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걸 블로우백이 아닌 블로우 프론트(blow-front)라 부르죠.

총신뭉치가 앞으로 나갑니다.

아마도 블로우 프론트라 하면 어, 이거 우리도 쓰는데 라고 하실 분들도 있습니다만 여
기서는 페인트 볼등은 안건드립니다.

여튼 이 블로우 프론트, 초창기 시절에는 이래저래 건드려본 사람들이 있고 이걸 권총
등에 적용해본 경우도 있습니다만 성능이 괴악하다는 것에서 물먹고 지금은 그런게 있
었냐? 를 아는 사람이 드물 정도가 되버렸죠.


이거 기억나세요?
슈타이어 만리허 M1894.
블로우 포워드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처절하게 실패합니다.

한편 블루우백에서 아무래도 저 놈의 폐쇄기 질량이 아아주 거슬리죠.
탄피가 팽창하고 어쩌고는 눈에 당장 안띌 수도 있지만 총이 무거워지는건 바로 체감될
수 밖에 없고 탄약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니 말
입니다.

그래서 폐쇄기 질량을 줄이면서 블로우백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들이 고안됩니다.
바로 API(Advanced Primer Ignition)와 지연 블로우백(delayed blowback)이죠.

API는 풀어보면 전진 격발 또는 발화진각(發火進角)이라 합니다.
진각이라 하면 꽤 생소한 단어지만 이건 자동차 엔진등에서 spark advance가 점화진
각이라 불린다는
걸 안다면 어쩌다 이런 생소한 단어가 나왔는지 이해되실 겁니다.

점화진각(spark advance)은 엔진쪽 참고 하면 금방 나올 겁니다.
아마도 어지간한 검색엔진에서도 점화진각으로 찾으면 금방 나올 겁니다.

여튼 요 API, 주로 기관단총같은 오픈 볼트 방식에서 잘 적용됩니다.

아시다시피 오픈 볼트식 총기에서 방아쇠 당기면 폐쇄기가 풀려나와 전진하면서 탄창에
서 탄 하나 끄집어내어 약실 장전함과 동시에 발사가 이뤄지죠.
뭐 뻔한 겁니다만 시점을 탄창에서 탄 끄집어 올려서 약실 장전하는 그 순간으로 둬봅
시다.

한참 폐쇄기는 전진하고 있는 상태고 이 상태에서 폐쇄기를 뒤로 후퇴시키려면 힘이 꽤
나 들겠죠.
그냥 정지되어져 있는 폐쇄기를 뒤로 보내는 것보다 말입니다.

아, 뭔가 감이 잡히죠.
전진중인 폐쇄기를 뒤로 보내려면 힘이 들고 이거 이용해서 노리쇠 질량 줄이면?

왜 전진격발이니 발화진각이니 하면서 나갈 진자가 들어가고 앞으로 보낸다는 advance
라는 단어가 사용됐는지 이해되실 겁니다.

그럼 이제 관건은 폐쇄기가 전진하고 있는 와중에 뇌관 때리는, 그러니 격발하는 것만
고려하면 되겠죠.

가장 단순하게 이걸 구현하는 방법은 약실 앞쪽에 탄피가 걸리기 좋은 턱을 하나 만들
어 주는 겁니다.
탄이 약실에 들어가다 턱에 걸리게 되고 폐쇄기앞으로 튀어나온 공이는 뇌관을 때려 격
발을 하는거죠.



이 단순한 방식은 수오미라든지 영국제 스털링같은 기관단총류에서 곧잘 사용됩니다.

API는 단순하면서도 폐쇄기 질량을 줄이는데 꽤 도움이 됩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단순 블로우백을 썼을 때보다 절반이상 폐쇄기 질량을
깍아버릴 수가 있으니.

그러나 다좋을 수는 없는 법.
오픈 볼트 방식의 총기에서나 써먹을 수 밖에 없고.

만약 저 격발 타이밍이 빠르면 탄은 약실속에 완전히 들어가기 전에 압력 올려버리면서
터져버리고 너무 느리면 이번에는 가볍게 만든 폐쇄기가 탈을 내죠.

또한 이 격발 타이밍 역시도 탄의 성능과도 연관을 가집니다.
만약 탄의 특성이 달라지면 기껏 힘들게 맞춰놓은 타이밍이 어긋나버리고 문제를 내게
되죠.
정상적으로 격발한건 좋은데 추진제가 아주 빠르게 타올라버린다면?
혹은 반대로 느리게 타들어가기 시작한다면?

실례로 1950년대 영국군이 말레이등에서 스털링 기관단총 들고 작전할 때, 원래 사용하
던 것과는 다른 탄약을 사용했더니 기관단총 성능이 개판되더라는 경험을 했다는걸 들
수 있죠.

한편 무겁고 덩치 큰 폐쇄기를 그나마 좀 더 컴팩트해보이게 하자는 고안도 이뤄지죠.
L자형 노리쇠 내지는 텔레스코핑 볼트(telescoping bolt) 라는 것이 있죠.



이건 위의 그림 보시면 아시겠지만 참 간단한 방법 입니다.


총신 뭉치 바로 뒤에 길다란 폐쇄기를 두는 전통적인 방법대신에 폐쇄기가 총신 뭉치를

감싸앉는 식으로 배치해서 같은 무게임에도 공간은 덜 차지하는 겁니다.
중요한건 이게 2차대전 끝날 때까지 적용되지 않다가 전후 체코에서 본격화되어져
Sa vz.23 기관단총에 적용됐고 이건 다시 이스라엘로 넘어가 우지(IZI) 기관단총에 적
용된 이래 기관단총에서는 잘 써먹게 됐죠.


텔레스코핑 볼트가 사용된 좋은 예: 베레타 PM12 기관단총.
총신을 은색의 노리쇠 뭉치가 감싸고 있죠.
그로 인해 같은 질량을 가졌음에도 총자체의 크기를 줄이는데 일조하죠.
위의 PM12도 MP40등에 비해 상당히 컴팩트해졌다는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이 물건의 효과를 보시려면 2차대전중 사용된 MP40 기관단총과 우지 기관단총의 길이를
비교해보시면 될겁니다. (MP40이 꺼림찍하면 스텐과 우지를 비교해 보세요.)
둘다 10인치 정도 길이 - 우지가 약간 더 깁니다 - 의 총열을 사용하지만 총 자체의 전
체 길이는 개머리판 빼고 우지가 470mm이고 MP470이 640mm죠.

요기까지 단순 블로우백을 더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려는 노력을 봤습니다만 이것들, 전
혀 안만족스럽니다.
API로 폐쇄기가 좀 가벼워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무겁고 짜증스러울만큼 크죠.

그래서 아예 대놓고 폐쇄기가 지 맘대로 뒤로 못가게 막는데 주력, 궁극적으로 가벼운
폐쇄기로 블로우백을 구현해보자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바로 지연 블로우백(delayed / retarded blowback)의 등장이죠.

지연 블로우백은 쉽게 말해 '고만 밀어라. 더이상 못참겠다. 더러워서 움직인다.' 라는
걸 질량으로 때우는게 아니라 마찰이라든지 기계적 방해라든지 이런걸로 때우겠다는 거
고 어떤 식으로 폐쇄기의 후퇴를 지연시킬 것인가에 따라 대충 아래와 같은 것들이 응
용됩니다.

아, 그리고 아래의 지연 방식들, 다른 작동 기구에서도 응용되기도 합니다.
원리만 잘 파악하시면 아마 하나 정도는 쉽게 그림으로 그려보실 수도 있을 겁니다.

1. 과속방지턱.
   차끌고 다니다 과속방지턱에 걸리면 속도 줄여야죠.
   폐쇄기 뒤에다가 과속방지턱 역활을 할 돌출부를 두면 폐쇄기는 돌출부에 걸려 추춤
   하다 어느순간 턱을 넘어서며 - tilting - 후퇴하겠죠.


2. 경사로
   폐쇄기 뒤에다가 경사로를 두면 폐쇄기는 약간 움직이다가 경사로를 타야하는터라
   지연되고 경사로 타고나서는 죽 그대로 가버리겠죠.
   경사로 덕분에 폐쇄기는 총열축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가게되고 - off axis travel -
   총의 전체적인 모양이 묘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좋은 예: 프랑스제 MAS-38 기관단총, 핀란드제 Jatimatic 기관단총.

jatimatic 이라면 이 분이 들고 나오시기도 했죠.


3. 토글(toggle)
   루거 P-08 권총등에 사용된 토글도 써먹을 수 있겠죠.

토글중에서는 이것처럼도 만들 수 있습니다.
토글이 앞으로 가있는 형태이며 폐쇄기가 후퇴하면 총신에 연결된 팔이 펴지면
서 지연을 하게 되는거죠.

   그리고 이거 적당히 잘하면 최근에 나온 Kriss - TDI Vector 처럼도 됩니다.

총을 쏘면 노리쇠(501)이 가드를 타고 내려가면서 510을 밑으로 내려버리면서 자기도
아래로 내려가죠.


4. 나사(screw)
   폐쇄기를 원통형으로 만들고 여기다 볼트처럼 나사산을 파주고 이걸 너트처럼 나사
   산을 파준 총몸속에 집어넣어두면 폐쇄기가 뒤로 밀려나오려면 천상 일단 돌아가야
   하니 어느정도는 지연되겠죠.

   이거 의외로 오래됐습니다.
   이미 1890년대에 관련 특허가 나왔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희안하게도 실용화되서 잘 써먹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게 뭐하죠.


5. 롤러(roller)
   의외로 이거 꽤나 어려워하시는 분들 많습니다만 꽤나 간단한 겁니다.

   먼저 다음과 같은 구조로 지연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럴듯하죠.
   노리쇠가 밀려나오면 롤러 용수철에 의해 밖으로 튀어나온 롤러가 약실 연장부의
   어깨 부분에 걸리면서 정지합니다.
   그리고 롤러가 더이상 못견디고 속으로 쑥 들어가면 노리쇠는 후퇴되는거죠.

   근데 저거 문제 있습니다.

   롤러(혹은 볼)를 받치고 있는 용수철이 짧아도 너무 짧죠.
   그렇다고 용수철 긴거 넣으려니 공간 부족이네요.
   이걸 가볍게 해결하는 방법.

   별거 없습니다.

   롤러뒤에 지지대와 용수철이 있고 용수철이 미는 힘으로 롤러가 튀어나오죠.

   간단한 겁니다.



6. 든든한 형님, 빅 대디 노리쇠집
   작은 노리쇠와 그걸 감싸는 식으로 노리쇠집을 둡니다.

   쏘면 작은 노리쇠와 노리쇠집은 동시에 같이 떠밀려져 뒤로 가게 됩니다만 노리쇠,
   그리 멀리 못합니다.
   바로 저 그림에서 A라고 표시된 턱에 덜컥 걸려버려서.

   이러면 폐쇄가 유지되겠죠.
   더하여 현재 탄피는 약실내에서 움직인 상태지만 약실뒤로 연장된 부분 덕분에 약실
   을 완전히 빠져나온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턱에 걸려 완전히 정지된 노리쇠를 어떻게 더 뒤로 움직이냐입니다.
   그래야 탄피도 빼내고 다시 재장전도 할테니.

   중요한건 노리쇠는 턱에 걸려 정지했지만 노리쇠집은 노리쇠와 상관없이 뒤로 움직
   이는 중이란 겁니다.
   노리쇠와 같이 힘을 받아 움직이다 노리쇠는 정지, 노리쇠집 자신은 계속 후퇴.

   그럼 이제 여기서 저 턱에 걸려있는 노리쇠를 잡아끌어올려 악의 구렁텅이에서 빼내
   주면 될겁니다.
   일단 이전에 한번 언급됐던 틸팅 볼트 한번 생각해보시고.

   자, 그럼 이제 노리쇠에다 저 틸팅 볼트에 적용된 것처럼 홈파주고 누가 들어와서
   끌어주게만 하면 됩니다.
   누가 끌어줄 것인가는 이미 답을 찾으셨을 겁니다.
   예, 노리쇠는 정지됐지만 노리쇠집은 계속 죽 후퇴중이죠.

   그럼 노리쇠집 앞에다 연장부를 하나 달아주고 이 연장부가 노리쇠를 끌어 올려주게
   해주면 되겠네요.
   됐습니다.

   저는 턱에 걸려서 처리되는 방식으로 했지만 - 그리기 쉬워서요 - 노리쇠에서 정지
   블럭을 내려놓고 이걸 노리쇠집이 뒤로 가다가 건드려 올리게 해준다든지 하는 식
   으로도 응용할 수 있을 겁니다.


7. 레버(lever)
   롤러도 썼는데 폐쇄기에서 막대기(레버) 하나 튀어나오게 해서 지연 하는 것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아래는 헝가리인이 특허낸 꽤나 간단한 레버 지연식 입니다.

16과 17으로 표시된 부품이 어떻게 움직이나 생각해보시길.

   한편 아래처럼 좀 더 복잡하게 해놓을 수도 있죠.
   이건 저기 유럽 짱깨 개구리 나라의 모 소총에 쓴걸 더욱 단순화한 식인데 다음과
   같이 작동합니다.


   먼저 이쪽도 노리쇠와 노리쇠집이라는 리틀 시스터 - 빅 대디 시스템입니다.

   노리쇠와 노리쇠집은 아주 잠시 같이 움직입니다.
   그러다 노리쇠집과 노리쇠를 연결한 레버가 정지턱에 걸려서 노리쇠는 멈춰서죠.
   그러나 우리의 빅 대디 노리쇠집, 그게 뭔감 하고 그냥 씹고 혼자 움직이게되고 덕
   분에 레버는 뒤로 눕게되다 어느 순간 그냥 노리쇠를 잡아당겨 뒤로 움직이는데 일
   조하게 되죠.


8. 가스압을 사용한
   아래 그림 보시면 가스 작동식 총기처럼 보일 겁니다.

   그런데 피스톤이 미는건 노리쇠가 아닙니다.
   노리쇠를 고정하고 있는 고정쇠가 있고 그 밑에 블럭이 있으며 피스톤은 바로 고정
   쇠밑의 블럭을 밀어내죠.

   피스톤이 고정쇠밑의 블럭을 완전히 밀어내면 고정쇠는 아래로 빠질거고 노리쇠는
   후퇴할 겁니다.

   가스 작동식과 비슷하지만 총의 작동은 블로우백이며 피스톤은 그저 고정장치만 풀
   어주는 역활만 합니다.

   그러니 이런 요상한 구조가 나오면 가스 작동식이다 라고 하기 전에 과연 이 구조에

   서 뭐가 총을 작동시킬까? 에 대해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는 거죠.

   한편 이것과 달리 피스톤이란 물건이 가스 작동식과 달리 앞쪽으로 밀려나오게 되어
   져 있는 별난 구조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처럼.

   발사하면 가스는 약실 바로 앞에 있는 포트를 거쳐 피스톤을 앞으로 밀어냅니다.
   이 피스톤, 가스압이 떨어지면 그만큼 앞으로 밀려는 힘이 약해지겠죠?

   이야기 다끝났습니다.
   폐쇄기에 앞으로 연장부를 하나 꼽아주고 이 연장부와 피스톤을 연결해보죠.
   쏘면 폐쇄기는 압력 덕분에 뒤로 가려고 하죠.
   그런데 역시 가스압 덕분에 앞으로 밀려나오는 피스톤과 연장부가 연결됐다는 그 죄
   로 뒤로 가려는 폐쇄기는 앞으로 가려는 피스톤과 싸워야 합니다.
   그러다 가스압이 떨어지고 피스톤을 밀려는 가스의 힘이 떨어지면 이젠 볼거 없죠.
   노리쇠는 피스톤의 속박에서 벗어나 저 뒤로 달려가버리게 되죠.

   이런 구조는 미군의 차기 권총 채택에 제출됐다 물먹은 슈타이어 GB나 스퀴즈 콕킹
   이란 별난 기능으로 알려진 H&K의 P7에 사용됩니다.
   간단하고 기계적으로 탈을 낼 부분이 적다는게 장점이지만 고압탄으로 갈수록 다루
   기 까다롭다는 결점이 존재하죠.



   H&K P7의 경우 특유의 가스 지연 블로우백 덕분에 다음과 같은 불만을 얻기도 합니

   다.
   a. 총을 좀 많이 쏘면 총의 하부 프레임 부분이 뜨끈뜨끈 해진다.

   b. 만약 부드러운 총알(가령 LEAD같은)을 사용할 경우 약실앞에 있는 가스 도입구
      (gas port)가 총알 부스러기에 의해 막힐 수 있다.

      H&K는 그런 일이 없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LEAD같이 재킷이 없다거나 소프트 포인
      트나 홀로우 포인트같은 앞부분의 재킷이 홀랑 벗겨진 총알을 사용하는 것에 대
      해 확실히 이상없다라고 하지는 않고 있죠.
      지금은 이미 한물가버린 물건 취급을 받고 있으니 그냥 그런 갑다지만서도.


9. 마찰을 이용한...
   대표적인게 톰슨 기관단총에 사용된 블리쉬 록(Blish lock)이 있습니다.
   관련해서는...

http://glob.egloos.com/3723864


그외 참 별나다 싶은 지연 방식들.
1. 탄피에서 탄피 혹은 뇌관이 튀어나오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탄약을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발사하면 탄피에서 뇌관 겸 추진제 통 역활을 하던 또다른 탄피가 튀어나오고 이 놈

   이 튀어나오는걸 사용해서 폐쇄기의 고정을 풀어버릴 수 있겠죠.


에어리언 주둥이
치x 제대로 걸린 똥꼬

   저기 위에서 빅대디, 노리쇠집에서 언급된 바로 그 구조에다가 이거 한번 조합해

   보시길.

   뭔가 좀 아스트랄해 보이지만 이거 쓰는 물건도 있습니다.
   총이라 하긴 뭐하지만 미해병대에서 사용중인 SMAW용 스폿팅 라이플용 탄약이 이렇
   게 되어져 있죠.

   저 탄약 자체는 9mm 구경이며 바깥 탄피는 7.62x51mm NATO탄걸 neck-up해서 사용합
   니다.
   속에 들어간 뇌관 겸 추진약통은 22 Hornet탄을 사용했다 하죠.


2. rotating barrel
   강선에 총알이 걸려서 돌면 총열 자체에는 그에 반하는 힘이 작용하죠.
   쉽게 말해 총알 회전과 반대로 돌려는 힘이 생길거고 이걸 써먹어보자 라는 겁니다.

   총열을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게 하고 약실쪽에 고정 돌기를 부착합니다.
   폐쇄기에는 저 고정돌기를 물 수 있는 고정홈을 파두죠.

   총을 쏘면 총열은 회전할거고 고정홈에 물린 고정 돌기가 돌면서 홈에서 빠져나오고
   그 후는 보통 총기들처럼 작동합니다.

   꽤나 그럴듯하지만 물먹습니다.
   생각보다 잘 안움직였고 이걸 적용한 총기는 처참하게 실패했으니 말입니다.


3. chamber ring
   이건 탄피가 얇은 소구경 탄약에서나 가능한 방법입니다.
   약실 중간쯤에 고리 모양의 테를 두릅니다.
   탄피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총을 쏘면 탄피는 팽창할거고 저 고리에 꽉 끼게 되겠죠.
   그럼 이야기 끝난 겁니다.
   꽉 물린 탄피는 뒤로 가기 힘들거니 그 자리에 있을거고 압력 떨어져 약간 수축하면
   움직이기 시작해서 폐쇄기를 뒤로 밀어버리는거죠.

   애초에 탄피가 잘 팽창했다 어느정도 수축해줘야 하는데다 탄피가 팽창해서 물린 정
   도로도 폐쇄기가 뒤로 안갈 정도인 약한 탄약에서나 가능한 방식인거죠.

그외
나머지는 한번 고안해보세요.
지연시킨다라는 점에서 생각해보시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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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용 재활용 잡설 - 총을 기름떡칠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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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이번 연도 들어서 시간이 안납니다.

절라 짜증스럽다능.
주말마저도 밥벌이 아니면 집안일.

사람이 빈둥거릴 시간이 있어야 그나마 뭔가 하려고 하는데 말이죠.

짧은 내용을 보충하기 위한 잡담부터 하나.

만약 대한민국하고도 서울에 좀비가 나타난다면?

1. 서울이라면 한강 기준으로 비상선 형성.
   강남은 살아야제.

   근데 강남에 좀비가 나타난다면?
   오랜만에 강남 땅값이 좀 떨어질듯. (대세에는 지장없겠지만)


2. 당연하게도 군 / 경 / 정부 기관의 대응은 늦을 수 밖에.
   좀비 나타났다는게 확실해져도 서류 작업해야징.


3. 신문 및 언론, 신나서 미칠 지경.
   기사거리 많으니.

   그리고 모 일보는 타 언론과의 차별을 위해 영국의 전문지 '썬'지를
   번역 이라 쓰고 2차 창작하면 다행이고 인터넷 괴담 좀 주어와서 해서
   기사를 적게 되는데...

   한편 모 스포츠 신문의 제목 : 'A양, 좀비와 뜨거운 하룻밤'


4. 기왓집 및 굵직굵직한 정부 기관들
   - 대운하는 계속 판다. 언제까지? 죽을 때까지.
   - 이 참에 짱박아 둘 수 밖에 없던 일을 처리한다.
   장사 어떻게 하는가 한두번 보삼?


5. 집앞 마트나 털어볼까?
   적어도 좀비 출몰이 확실한 지역에서 그것도 첫날 정도만 할 것.
   간혹 영화 생각하고 이거저거 해볼려는 사람들 나올건데 대한민국이
   그렇게 만만한거 아니라능.

   50년동안 전쟁 준비한 나라임.
   놀고 먹는 민방위가 비상시에 진짜 놀고 먹을까?

   두번째, 공무원들 민원 절라 귀찮아 함.
   고로 우리 동네에 뭐가 어쩌고로 시작되는 민원이 터지면 피차 피곤.

   농담 아니라 비상사태, 특히 준전시 내지는 그보다 심하거나 그에 준하
   는 상황에서 하지 말라는 헛짓 하지마삼.
   귀하나 내가 사는 동네는 좁아터져서 비상사태시 뭔 짓을 해서 질서와
   치안 유지를 할지 모르는 곳이니.

   아닌 말로 뒷동산에 끌려가더니 50년뒤 유족들이 진실과 화해위에 조사
   를 부탁할 수도 있으니.

   뭐 곁다리로 평소 언행등에 문제가 있었다 싶어도 몸 사릴것.
   세트 메뉴 내지는 모듬 메뉴로 같이 50년뒤에 행방을 찾을 수 있으니.
   알게 뭐야?


6. 어? 그런데 잘있던 일본이 공격받지?
   북한제 좀비 때문이란건 뭔 소리여?


7. 정으로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아니 아직도 대한민국 사시면서 정으로 묶인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모른
   다면  모난 돌이 정맞는다 라는 속담을 생각해보소서.

   좀비 = 인간이 아니므로 인권 없음 = 우리와 다름 = 고로 망치로 패도 괜찮
   다능.

   장담하는데 콩가루 양키들이나 뵨태신사 영국 친구들이니 영화스럽게 가는
   거지 대한민국에서는 그런거 읎따.
   석달뒤에 구청에서 좀비 썩는 냄새 때문에 들어온 민원을 해결하고자 불법
   사업장을 급습, 작동중인 좀비들을 회수, 처분할 듯.

   뭐 업주야 그러겠징.

   '아니, 먹고 살고 세금 낼려고 저거 굴려서 사업하겠다는데 이게 뭔 횡포냐?
    저거 내가 돈주고 산건데 댁들이 뭔 상관이냐고?
    법대로 하자고. 응?
    어이 거기 너, 내가 누군지 모르지?'


결론:
1. 대한민국에서 '우리' 라는 범주에서 벗어나면 아니 됩니다.
   꼬우면 딴데서 태어나던가?

2. 뭐든 평소에 잘하삼.

3. 민원은 매우 귀찮습니다.

4. 우리 주변에는 잘나신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잡담끗.
본론.

원래는 디씨 총겔에 썼던 글.

일단 총이 먼지 먹었을 때 제일 지랄 맞은데가 약실입니다.

탄이 들어가고 탄피 겨나오고 노리쇠는 탄피 붙잡고 땡겨야 하고 탄피는 탄피대로
팽창해대죠.
이런 곳에 미세한 먼지 - 굵은 놈은 애초에 들어가기도 뭐하고 제거라도 쉽죠 -
들어가면 이제 난리나는거죠.

예, 탄피 안빠지거나 엉거추춤하게 물립니다.
그러면 노리쇠도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리고 이거 처리하려면 머리 아프죠.
꼬질대를 총구로 쑤셔넣고 발로 차든지 장전 손잡이 부러질 각오로 발로 차주던가 아님
망치같은 둔기로 때리던가.

그리고 조금이라도 이 작업을 편하게 해주려면...
예, 좋은 거 하나 있죠.
기름 부어버립니다.

윤활유의 4대 기능 - 자동차 엔진에만 국한된거 아닙니다 - 중 윤활 작용과 세정, 냉각
작용에 호소하면 됩니다.

그리고 요즘은 그냥 기름말고도 좋은거 있죠.
왔다 사공 WD-40.
스프레이에 침투 잘됩니다.
뻑뻑한거 잘 풀립니다.
그리고 이거 유사품으로 미국같은 동네에서는 총에다 치라고 친절하게 만든 스프레이들
있죠.

여기까지 아마도 기관총 다루셨던 분들이라면 질리게 해보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럼 요기까지 과정이 기관총에서만 먹히냐?
권총이나 소총에서도 적당히 써먹는다 라는게 경험적으로 구전되는 일이죠.
무려 100여년전 미국이 새로운 자동권총 채택한다고 권총 여러개 두고 쏘고 기름 떡칠
해주고 다시 쏘고 했던 일이 뭘 의미할지 한번 보시면 될겁니다.

그런데 소총정도에서 이런 짓은 오랫동안 금기처럼 생각됐던 일이기도 합니다.
자고로 총에 기름칠을 한다는 것은...

1. 면과 같이 홉수성이 좋은 결이 고운 천을 펼치고.

2. 그 위에 기름 몇방울을 살짝 떨어트린 다음.

3. 기름이 약간 베어들어간 천으로 총을 꼼꼼히 닦아.

4. 총에 기름이 얇게 얇게 칠해진 상태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하지 기름을 왕창 부어버리고 그 다음에 나 몰라라 내버려두라고 하는건 아
닙니다.

덕분에 기름 떡칠하면 작살내는건 평시 및 총쏠일 없을 때에는 절대적으로 추천되는 방법
이죠.
그게 어디건 간에.

특히 다른 무엇보다 공이 만져봤을 때, 기름이 손에 묻는 정도를 떠나 흐를 지경이면
화장실 뒤에서 면담 좀 하면 됩니다.
공이는 생각보다 이런 쩔어빠진 윤활유에 매우 취약하고 먼지따위와 혼합되어 굳어버린
윤활유는 총을 격발 불량으로 만드는데 제 역활을 정확히 해내니 말입니다.

쉰들러 리스트에서 권총 바꿔가면서 머리에 총쏘려다 실패하자 옆에서 공이에 기름때끼
었다는 소리가 나오는걸 상기해보시길.
물론 저런 경우는 신의 소관이었겠지만 적어도 인간의 소관인건 피할 수 있는건 피해야
겠죠.

팁: 모 부대에서 했다던 꽤 괜찮은 총기 검열 방법.
1. 임의의 총기를 하나 빼온다.

2. 손에 흰 장갑을 낀다.

3. 총을 구석구석 만져본다.

4. 장갑이 시커멓게 변했는가? --> 면담 준비.
   장갑이 누렇게 변했는가? --> 면담 준비.
   빨갛게 변했는가? --> 즉석 면담후 2차 면담과 한달간시킬 강제 노역을 준비한다.


그런데 요 최근에는 총에 얇은 기름칠을 하는게 꼭 정답은 아니다 라는 소리가 저기 실
전을 치루고 있는 동네에서 나오고 있죠.
이라크니 아프간이니 이런 곳.

이 두 동네 사막입니다.
그리고 먼지에도 격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기름 떡칠하자라는 소리가 나오는건 저런 동네에서 날아다니는 먼지가 모래
먼지란 것이고 이건 놀이터나 백사장의 그런 모래와는 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물에 깍인 모래와 바람에 깍인 모래는 다릅니다. 전혀.

전설적인 모래 주머니 만들려 퍼담았더니 줄줄 세더라는 수준의 이야기가 나오는 곳이
란 거죠.

그리고 이런터라 총의 구속구석에 아주 잘 스며들어가 거기서 난리를 치죠.

제아무리 AK라도 약실등을 방심하면 작동정지,
독일 친구들 사막에서 볼트액션식인 마우저 소총이 바보 되는거 겪은 것부터 요 최근
미군들까지 아주 학을 땐 일이고 영국 친구들은 아주 된통 걸렸죠.
SA80의 거 참 시원한 가스 작동기구는 이 문제를 더 크게 만들었고 말이죠.
구멍이 슝슝 나있고 거기로 피스톤 일부가 보이는데 말다한거니.

이런 판이라 아예 먼지 드시고 겔겔하면 기름의 세정작용을 믿어보자라는 소리가 나온
겁니다.

아아, 기름 부음이라니.
성스럽다능.

그전에 이미 먼지 막아보자고 총의 곳곳에 런닝셔츠따위로 감거나 아예 요즘 영국군처
럼 테이프로 싸막아버리기도 하죠.
단, 이 방법은 비추되기도 합니다.
총에 뭐가 들어가면 빼기 어렵고 더 문제를 일으키는데다 총을 안닦는거 아니냐라는 소
리등등도 나올수 있으니.
원래 윗선에서는 이런거 싫어하죠.
어딜가건.

반면, 기름 떡칠 해놨다 예의 문제 - 기름과 먼지가 엉켜서 총이 메롱해요 - 때문에 해서
좋을거 없다와 알아서 적당히 좋은 교육을 시키면 나쁠게 있냐라는 소리가 나오는 중
입니다.

근데 우리 나라는 사막이 아니니 안전하겠지라면 것도 오산.

일본 친구들이 지들 무라타니 아리사카니 뭐니 들고 만주 갔다가 거기서 기능 고장 -
저것들 볼트액션입니다 - 에 난리치다 결국 38식에 먼지 막이등을 추가하고 이건 미봉
책이니 존나 닦고 점호에서 총 안닦은거 걸리면 잠 다잤다거나 상등병님 총 닦다 자기
총은 못닦은 일병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괜히 나온거 아닙니다.
우리 풍토도 만주보다야 덜 건조하지만 안심하긴 이르겠죠.

뭐 엎친데 덥친다고 비오면 진흙탕 튀는 것도 생각해야 하긴 할겁니다.
이쪽도 참 난감한게 이미 1차대전때 하다하다 못해서 노리쇠에서 약실쪽으로 골든 샤워
오줌쌌다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 (이것도 나름 세정이네요.)

그러나 이런 기름 떡칠도 생각해봐야할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겨울이죠.

애초에 겨울철에는 눈과 낮은 온도, 건조가 겹치면서 여러 일을 일으키죠.
그리고 이거 우리 땅에서도 있었습니다.

1950년, 겨울의 북한 지역에서 화기들이 쌩고생을 하죠.
특히 카빈이 가장 탈을 냈다고 이야기 되는데...

1. 탄이 약해 작동부 움직이는 동력이 떨어졌고.

2. 윤활유 점도가 낮은 기온에 올라가며 노리쇠와 공이등등에서 작동 불량이
   벌어진데다.

3. 눈과 같은 습기와 거기서 벌어지는 결빙 등이 겹쳐서 벌어집니다.

(여기에 약하고 곧잘 부러진 개머리판 추가)

허기야 노리쇠마저 원하게 드러나있고 약실도 잘보이죠.
살짝만 노리쇠가 후퇴해도 약실이 걍 드러나주시니.

그나마 개런드의 경우는 좀 더 잘 견뎠다죠.
30-06이좀 쎄죠.
그렇다고 개런드가 생각보다 잘 움직인건 또 아닙니다.

그러고보면 이 물건이야 태평양에서 이미 기름등등으로 엿먹어본 전적을 가졌죠.
습하고 더운 날씨에 개런드는 그 때까지 사용중이던 윤활유와 맞지 않았고 작동 불량이
벌어져 결국 새로운 윤활유와 시간나면 모여앉아 총을 닦는다가 습관처럼 되버렸다죠.

이런터라 나온 해결책이...
1. 총 자주자주 잘 관리하고.

2. 노리쇠등의 기름을 말끔히 닦아내고.

3. 2보다 여유가 있다면 포마드(머릿기름 - 점도 낮습니다)를 바른다 였죠.
   이건 미해병대에서 나왔다는 전설이 있음.

비슷한 사례는 2차대전중 러시아에서도 나오죠.

독일군, 마우저 소총의 공이가 기름칠된 채로 얼어붙는다든지 하는 일이 벌어져 벽돌장
데워 천에 감싸 노리쇠위에 올려 손도 녹이고 총도 녹였다든지 해바라기씨 기름을 발라
봤다든지 하는 방법들이 나옵니다.

한편 이건 지금도 벌어지는 일이지만 습기도 탈을 내죠.

총들고 밖에 있다 따뜻한 실내에 들어오고를 반복하다보면 총속에 습기가 생기고 - 뭔
소리인지 모르면 지금 컵에 찬물 받아 그냥 둬보시길, 컵겉에 뭐가 생기나 - 이게 총을
삭게 하죠.
덩달아 탄약도 습기 먹어주고 여기에 윤활유 부적당한거 바른다든지 이거저거 다하면
뭐 총이 병신되는건 금방인거죠.

여튼 이런터라 아예 캐나다군과 같은 동네에서는 차라리 혹한기에 점도가 변하는데다
습기가 응결되거나 하면 힘을 잃는 액체 윤활유가 아닌 고체 윤활제를 써보자라는 소리
도 하고 실험도 한적이 있습니다.

이런 고체 윤활제에는 불소수지나 규소수지등을 베이스로 가치쳐나간 바르고 열을 가해
붙인 다음 닦아주면 표면에 먹히는 식에서 고전적이고 단순하고 저렴한 흑연 가루까지
포함됩니다. (흑연은 분자 구조로 인해 잘 미끄러지죠. 무기화학 싫어.)

아울러 이런 고체 윤활제외에 아예 부품 표면을 매끈하게 경면처리하고 먼지가 들어가
끼기 힘들 정도로 부품을 밀착시키면서 총 자체를 밀폐형으로 해보자라는 소리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무탄피 탄약에 관심이 쏠리던 시절에 거론되던 이야기였죠.

물론 이것과 반대로 단순하게 분해 쉽고 조립 쉽고 닦기 좋고 굵은 먼지정도는 그냥
쌩까게 해보자 라는 걸 목표로 설계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거야 러시아인들에게 물어보면 잘 알려나요.
왜 AK가 다루기 좋은 총인가에 대해 분해와 조립, 그리고 분해하고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관점에서 한번 보면 될겁니다.


p.s:
세정 하니 약간 별난 세정.

만약 대한민국 우기때나 해안 상륙등등 여튼 물에 총 넣을 일 생길 때,
약실과 그 주변으로 흙탕물이나 얕은 해안의 파도속에 든 가볍고 고운 모래가 들어간
경우라면 기름말고 수통의 물 - 다르게 하면 이물없는 깨끗한 물 - 을 부어줘서 씼고
잘털고 쏘는 방법도 있습니다.
씼어낸다라는 세정의 효과를 기대하는거죠.

그리고 총을 쏘고 나서 총을 깨끗한 물 - 수돗물이나 증류수등의 담수 - 로 씼고 건조
하고 기름칠 하라고 나오죠. (필요하다면 중성 세제로 세척후 다시 담수로 씼고도 가능
.)


p.s:
약실에서 탄피가 안빠져요로 아주 곤혹스런 경험을 한 소총 - M16.

총구에 꼬질대 꼽고 죽은 놈 있더라는 편지가 청문회에서 낭독됐더랬죠.
결국 이 문제는 다음을 처리함으로 해결됩니다. (개선되는데 8년 정도 걸렸다능...)

1. 탄약의 추진제 개선. (원래 설정 -> 사정상 개악 -> 개선)
   더 회분이 적은 것으로 변경.

2. 부품 및 약실의 길이와 지름등등 하여튼 크기 변경.

3. 청소 안해서 그렇다고 병사들 열심히 갈굼.
   이에 대해 '우리가 안닦아서 문제난거 아니거든?' 이라는 입장도 존재.

4. 가장 최종적으로 약실등에 크롬 도금.
   1950년대에 미육군에서 표준이된 크롬 도금이 M16에 왜 안된지는 미스테리.


p.s:
WD-40 나온 김에 미리 예방 조치.

WD-40은 윤활유라기 보다는 세정유에 가깝고 아마도 저 놈 레이블에서도 분류에
세정을 강조해놨을 겁니다.
고로 이거 쳐두면서 이건 윤활유다 라고 최면 걸다간 마모가 심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적당하게 쓰고 그 외는 규격에 맞는 제대로된 윤활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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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 이용식 (Recoil 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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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반동 이용식(recoil operation)
가스 작동식만 더 하면 끝.

1법칙: 관성의 법칙
움직이는 놈은 계속 움직이려 하고 정지한 놈은 계속 정지하려 한다.

2법칙: 가속도의 법칙
물체에 힘이 작용하면 힘의 방향으로 가속도가 생기며 가속도의 크기는 힘의 크기에 비
례하고 질량에 반비례한다.

3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물체 1이 물체 2에 일정한 힘을 가하면 - 작용 - 물체 2도 물체 1에게 일정한 힘을 똑
같이 가한다.

뉴튼 영감님의 이야기는 한번쯤 귀담아 들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잡설에서는 저 3번째 법칙, 벽치면 벽만 아프남, 니 손도 아프거든 법칙을
토대로 이야기가 풀려나가므로 관심 있으시면 한번쯤 찾아보셔서 나쁠건 없을 겁니다.


반동(recoil)은 아마도 그저 총쏘면 총이 뒤로 밀려 어깨나 손이 아프다 내지는 총을
쏘기 어렵게 하는 존재 정도로 인식이 될겁니다.
그리고 그냥저냥 그런 수준의 창착물에서는 드물게 '이런 짐승, 그런 엄청난 반동을 견
디다닝, 엉엉 날 가져요.' 수준의 후까시 잡기에서도 사용되긴 합니다.
물론 당근 그런 반동 견딘다고 날 가여요 라고 할 이성은 없지요.

중요한건 저 수준의 반동이란건 사람이 몸으로 체감하는, 엄밀히 말해 반동이 몸에 영
향을 미쳤을 때 체감하는 더도 덜도 아닌 '감상'이란 겁니다.
그리고 감상이므로 변화할 수 있다라는게 중요하죠.

여튼 저는 이런 몸으로 느껴진걸 그냥 '체감반동' 이라 부르겠습니다.
그저 kick이라 부르는 바로 그 범위에 속하는 겁니다.

방아쇠 당겼습니다.

가스가 발생해서 팽창하고 압력을 만들고 총알을 총구로 떠밀어내고 이런 총알과 가스

의 이동으로 인해 총에는 반동이 발생하게 됩니다.
요기서 반동의 원인이 그저 총알의 이동만 아니라 가스도 포함됐다는 것을 잡아내야 합
니다.
가스 역시도 엄연히 질량과 속도를 가지고 있는 존재고 때에 따라서는 무시 못할 수준
의 역활을 하기도 하니.

그리고 이걸 토대로 다음과 같이 식하나 써볼 수 있습니다.

Mg * Vg = (Mp * Vp) + (Mb * Vb)

Mg: 총의 질량
Vg: 총의 이동 - 반동으로 인한 - 이동 속도

Mp: 가스 질량
Vp: 가스 속도

Mb: 총알 질량
Vb: 총알 속도

에, 뭐 식으로 썼다고 쫄건없고 그냥 가볍게 반동 크게 해주려면 총알 무겁게 만들던가
가스 무겁게 만들고 속도 확실히 붙여주면 되겠네 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이런저런 계산도 하면서 반동에 대한 충격량(recoil impulse)에 대
한 것도 잡아낼 수 있죠.

아, 조기서 총알의 질량이나 속도야 아마 제원표 보시면 총구 속도와 질량에서 어느정
도 유추할 수 있을 겁니다만 가스가 탈이죠.
어떻게 저 총강속에 있던 가스의 질량과 속도를 알아내냐는게 걸리는데...

가스 질량의 경우, 추진제 질량으로 바꿔버립니다.
어차피 추진제가 반응해서 가스와 회분 좀 남기고 이게 총알 떠밀며 이동하는거니 그냥
고대로 보면 되겠죠.

가스 속도는 보통 무연화약은 4000 ft/sec 정도, 흑색화약은 2000 ft/sec정도로 보면
됩니다.
단, 무연화약의 경우 더 변화가 생기기도 하고 이럴 때는 대략 총알 속도의 1.5배 정도
로 봐도 되죠.

그런데 저 식보면 좀 이상한거 느껴지죠.
총쪽 제외하고 오른쪽 탄약 부분으로 가면 동일 탄종을 다른 총에 넣는다해도 반동은
거기서 거기라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왜 사람들은 총에 따라 반동이 다르다고 하니
거 참 뭐합니다.

이건 다시 말하지만 저 식에서처럼 곧이 곧대로 발생하는 반동과 몸으로 느끼는 체감
반동이란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흔히 매우 흔히 뭔가를 달면 반동이 줄어드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에서 반동이란
건 이미 충분히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몸으로 느끼는 체감 반동을 의미합니다.

시궁창스럽게 말하자면 귀하의 어깨에 마취제를 놔주고 총쏘라 하면 체감 반동은 줄어
듭니다.
반동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그러니 그냥 반동이라 할 때 이게 순수하게 가스와 총알의 이동으로 생긴 반동인지 아
님 우리 몸이 느낀 반동의 영향인지를 구분하고 있자라는 겁니다.

반동에 관한 몇가지 이야기거리.

1. 자동총기에서는 노리쇠 뒤에 스프링 들어갑니다.
   복좌 용수철(return spring)이니 주용수철(main spring), M16같은 총에서는 완충 스
   프링이라고도 하죠.

   그리고 이 스프링이 굉장히 반동을 잡아먹어줄거 같지만 중요한건 총의 반동은 노리
   쇠만 받는게 아닙니다.

   총알과 가스가 뭘 통해서 나오고 총구란 부분이 어디 달려있고 총신이 뭐로 연결되
   며 반동의 영향이 총을 통해 우리 몸에 전달될 때 총의 어느 부분이 우리 몸과 부딫
   히냐를 본다면 솔직히 노리쇠 뒤에 용수철이 반동 잡아줄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에러임을 충분히 직작할 수 있을 겁니다.
   차라리 반동 덜 느끼고 싶으면 개머리판에 스프링 심어주는게 빠르지 노리쇠뒤에 심
   어줘봐야 별 의미없다라는 거죠.

   저 노리쇠뒤의 스프링이 존재하는 가장 우선적이고 큰 이유는 노리쇠가 후퇴할 때
   눌려지며 힘을 저장하고 그 힘을 풀어서 노리쇠를 다시 전진시키는 동력을 제공한다
   입니다.

   아, 그리고 저 M16의 참 오묘하기도한 완충 스프링(buffer spring)이란 명칭은 이게
   말그대로 반동을 잡아먹어 '완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M16 노리쇠 뒤에 있는 완충
   기(buffer)라는 물건을 받쳐주고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므로 모쪼록 착각은 금물이옵
   니다.

AR-15의 완충기, 완충기 용수철, 개머리판의 단란한 한 때.

M16의 완충기는 여분의 질량을 가해 노리쇠의 속도를 늦추면서 대신 질량에 의한 운동

량 확보, 그걸 통해 노리쇠가 부드럽고 좀 느리지만 더 확실하게 움직이게 하는걸 목표
로 합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더욱 무겁게 만들어서 발사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도 있긴 합니다. (실
제로 이런 목적으로 시판된 물건이 있고 군용으로도 월남전중 시험적으로 분당 발사속
도를 750발대로 떨어트려 주기 위해 더 무겁게 만든 완충기가 사용된 적도 있습니다.)

구조는 그냥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껍대기속에 무게추 역활을 하는 부분 - 민간용중에
서는 텅스텐 따위를 쓴 것도 있긴 합니다 - 이 들어가며 개머리판쪽에는 실리콘 고무
따위로 만든 탄성체가 보호를 위해 박혀져 있죠.

전설처럼 내려오는 비상용 공이가 들어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M16을 사용하다 공이가 부러졌다고 애꿎은 완충기를 박살내시면 - 뭐 잘 박살나
지도 않긴 합니다, 쇳덩어리에 뭘 더 바라시는지... - 아니 되옵니다.


2. 물론 반동을 대폭 잡아먹는건 아닙니다만 노리쇠 및 무거운 작동 기구에 포함되어져
   힘을 받아내는 용수철은 반동을 약간 '왜곡'시켜줍니다. (몸으로 체감되는 반동은
   그저 뒤로 밀리는 힘외에 진동이라든지 다른 방향으로 가는 힘 등이 합쳐진걸 앋아
   들이고 인간의 감각기관은 이걸 적당히 뒤틀어서 느까게 해주죠. 후각이나 청각부터
   개보다 못한 생물인 주제에 뭐 그리 큰걸 바라시남요.)

   덕분에 자동총기의 반동이 볼트액션등등처럼 노리쇠 뒤에 용수철 따위는 애초에 있
   지도 않은 총에 비해 반동이 좀 더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뭐 그래봐야 50보 100보라는게 탈이라 그렇지만서도.


3. 30구경 소총탄(30-06이니 뭐 이런저런)을 10파운드 내외의 무게를 가진 일반적인 소
   총에 장전하고 발사했을 때, 총알이 총구를 떠나기 전까지 총은 0.06인치 정도 뒤로
   후퇴하고 사람은 이걸 크게 인지하지 못합니다.
   반면 총알이 총구를 떠나면서 반동을 제대로 느끼게 되죠.


4. 가스 무게는 총알 무게에 비해 턱없이 가벼워 보입니다.
   그러나 소구경 고속탄으로 가면 가스에 의한 영향을 무시하기 어려워 지기도 하며
   탄약에
따라서는 총알만큼 무거울 수도 있습니다.

   5.56x45mm - 총알 질량 55 ~ 62 그래인, 추진제 질량 24 ~ 28그래인 정도.
   22-250 remington - 총알 질량 37 ~ 40그래인, 추진제 질량 39 ~ 40그래인.


5. 가벼운 총일수록 체감 반동은 크게 느껴지려 합니다.
   한편 총과 신체가 접척되는 부분 - 그립이나 개머리판의 바닥등등 - 에 따라 같은
   탄, 같은 총이라도 체감 반동은 천지 차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잡기 불편한 그립을 가진 권총이라면 체감 반동은 더욱 커지고 좁고 어깨에 파
   고드는 바닥판도 체감 반동을 크게 만들죠.


6. 체감 반동은 참고 넘겨라로 때우기에는 그 존재가 꽤나 큽니다.
   유저 인터페이스가 개판이면 쓰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안쓸 겁니다.

   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립이나 개머리판 같은 유저 인터페이스가 후지면 그 총은 나쁘게 느껴지고 결과도
   좋지 않게 나오는게 흔합니다.
   덕분에 인체공학이니 인간공학이니 뭐니하는걸 총에 적용하려하고 또 이게 생각보다
   쉽게 결과가 나오는건 아닙니다.

   그러고보면 총을 자신의 몸에 맞추려는 노력과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이전이나 지금
   이나 전혀 싸지 않죠.


뭐 반동에 대해서는 이정도만 맛을 보고 반동 이용식으로 넘어가 봅시다.
일단 이건 이름 그대로 반동으로 작동됩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압력이 안전한 정도로 내려갈 때까지 약실을 폐쇄기가 막고 있어야
하죠.

개략적인 아래 그림을 보소서.

1. 총을 쏘면 약실부터 시작해서 압력이 차오르죠.


2. 압력에 의해 총알과 가스가 움직이면서 반동이 발생, 총신과 폐쇄기에 영향을 주죠.
   그리고 총알과 가스가 더 움직임에 따라 총신과 폐쇄기가 반동에 의해 반동 방향으
   로 같이 움직입니다.


3. 오오, 2에 의해 지금 폐쇄가 유지됐죠?
   총신과 폐쇄기가 한마음 한뜻으로 손에 손잡고 뒤로 가고 있습니다.
   니미,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꼴사납군요.

   언제까지 총신과 폐쇄기를 같이 셋트로 보낼 수 없죠.
   적당히 끊어야지 약실 열고 탄피도 빼내고 새 탄도 장전하고 그럴 겁니다.
   자, 견우와 직녀 신세로 만듭시다.

   하는 방법은 별거 있나요?
   총신 뭉치가 적당하게 뒤로 이동했다 싶을 때 거기다 딴지걸 고정턱을 하나 만들어
   두면 되죠.

4. 총신은 고정턱에 물려 정지.
   폐쇄기는 총신 뭉치와 이별해서 저 뒤로 복좌 용수철 밀면서 갑니다.
   그 와중에 탄피도 뱉어내고 뭐 이거저거 하게 해두면 되죠.


5. 폐쇄기가 복좌 용수철에 떠밀려 앞으로 오면서 새 탄 하나 빼서 장전하고 총신과 만
   나 약실 폐쇄하고 같이 전진 합니다.
   그리고 발사전 상태로 복귀하죠.
   아놔, 커플들이란...

간단하죠.
그리고 요기서 블로우백과 비슷하면서도 블로우백과 확연히 차이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예, 여기서도 작동 동력이 구분의 핵이 됐고 이 경우 작동 동력은 바로 반동입니다.

한편 저기서 총신 뭉치와 폐쇄기가 같이 움직이다 떨어지기까지 시간으로 변환이 가능
하죠?

총신과 폐쇄기가 같이 움직이는 거리 = 이동 시간.

그리고 이 같은 움직인 이동 시간은 강내 압력이 안전한 범위로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
간으로 환산될거고 말입니다.

총신과 폐쇄기가 같이 움직이는 거리 = 이동 시간 = 강내압력이 안전범위로 가는 시간.

부차적으로 이 3개의 관계에서 저 시간과 거리를 구하기 위해서 노가다를 해야 할거다
란 것도 익히 짐작이 가실겁니다.

에? 쉽게 될거 같다고요?

그럼 가볍게 변화를 약간만 줘봅시다.

1. 총알 질량이 변동됐습니다. -> 반동 변화합니다.

2. 탄약의 추진제 질량이 변했습니다 -> 반동 변합니다.

3. 총신 질량이 변했습니다 -> 반동 받아서 움직이는 부분이 변했네요?

4. 총신 뭉치가 움직이는 경로에 기계적 저항이니 마찰이니 하는게 걸렸습니다 ->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5. 폐쇄기도 변했습니다 -> 이제 더 치려니 손아픕니다.

3에서 5까지는 총의 문제니까 그냥 넘어간다고 쳐도 1과 2만 해도 귀찮습니다.
어디 세상이 정해진 탄약 규격으로 곧이 곧대로 노는거 아니란게 탈인 겁니다.
같은 9x19mm탄인데도 어느 놈은 114그래인짜리 총알 쓰더니 언 놈은 124그래인, 어디
가니 136그래인하고 저기는 148그래인 이런게 보통입니다.

이거 다 감안해서 예의 그 '넓은 표준' 내지는 '어머니 품같이 따뜻한 평균'을 잡아내
야 합니다.
그래도 쉬울거 같나요?
아무리 잘봐줘도 몸으로 때워가며 익혀야할거 같은데?

그나마 반동 이용은 블로우백보다는 좀 나은 편이라면 나은 편입니다.
이쪽은 폐쇄 유지라는 쪽에서 비교적 부담이 덜하니.

반면 저 총신 뭉치가 폐쇄기랑 같이 꺼떡대며 움직인다라는게 탈입니다.
총신 뭉치가 움직여야하니 기계적으로 이동에 대한 배려가 되야 하고 또 이동으로 인한
진동이라든지 이런저런 귀찮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죠.

한편 요 반동 이용은 크게 다음 2가지로 구분됩니다.
1. 롱 리코일(long recoil) - 장주퇴

2. 쇼트 리코일 (short recoil) - 단주퇴

롱 리코일과 쇼트 리코일의 차이는 바로 총신 뭉치와 폐쇄기가 같이 움직이는 거리가
기냐 짧냐이며 기냐 짧냐의 구분은 탄약 길이입니다.

즉, 총신과 폐쇄기가 탄약 길이만큼 혹은 그 이상 길이만큼 같이 움직이면 롱입니다.
반대면 쇼트.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만 이거 꽤 달라집니다.

일단 저 위에서 다음 항목을 상기하시길 바랍니다.

3. 30구경 소총탄(30-06이니 뭐 이런저런)을 10파운드 내외의 무게를 가진 일반적인 소
   총에 장전하고 발사했을 때, 총알이 총구를 떠나기 전까지 총은 0.06인치 정도 뒤로
   후퇴하고 사람은 이걸 크게 인지하지 못합니다.
   반면 총알이 총구를 떠나면서 반동을 제대로 느끼게 되죠.

롱 리코일은 딴거 없습니다.
총알이 총구를 떠나서 반동 크게 나올 때까지 총신과 폐쇄기를 같이 붙여서 저 뒤로 보
내자라는 것이고 다르게 말하면 압력이 완전히 떨어져서 아예 바닥을 쳐버릴 때까지 총
신과 폐쇄기를 같이 움직여 보겠다는 소리입니다.

덕분에 총신과 폐쇄기가 같이 붙어서 움직이는 거리가 길어지고 다음과 같은 특징이 생
기게 됐죠.

1. 총신과 폐쇄기가 오랫동안 같이 움직이고 발생하는 반동은 이 둘을 움직이는데 꽤나
   소모 됩니다.
   덕분에 총신뭉치와 폐쇄기 양쪽이 부드럽게 움직이고 고정턱따위에 부딫혔을 때도
   부드럽게 충돌해주죠.
   그리고 이런 현상은 작동부의 수명을 연장시켜줍니다.


2. 발사속도가 느리게 나옵니다.
   무거운 놈 끌고 저 멀리 움직여서 다시 밀어서 원래대로 갔다놓는데 속도가 나오면
   좋겠죠.
   안나와서 탈인거지.


3. 잘 움직이게 하려면 총신과 폐쇄기가 잘 움직이게 그리고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움직이는 거리가 길다보니 그 거리 움직일 동안 방해 안받게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제조시 손이 많이 가고 필요하다면 총신 뭉치가 잘 움직이게 베어링 수준의 축받이
   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제조만 아닌 평시 관리에서도 손이 많이 가게 되죠.


4. 총신과 폐쇄기 이동거리가 깁니다.
   그리고 움직이는게 총에서 무거운걸로 1, 2위를 다투는 부분들입니다.
   이런게 움직여대면 진동부터 총 자체의 무게 중심 변경까지 잘 벌어지겠죠.
   쏘는 입장에서는 짜증스러워집니다.


5. 꼭 그런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흔히 롱 리코일에서는 총신에다가 전용의 복좌 용
   수철을 붙여주기도 합니다.

   무거운 총신 뭉치 끌고 뒤로 간건 좋은데...
   럴수럴수 다시 앞으로 오려니 어디 무거운 총신이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그 자리에
   떡하니 버티고 있네요.
   이거 밀어서 다시 앞으로 가려니 폐쇄기 뒤의 오리지날 복좌 용수철 입장에서는 환
   장할 상황입니다.

   그래서 고통 분담.
   총신 뭉치에다가 전용 복좌 용수철을 달아줘서 뒤로 왔다 폐쇄 풀리는 즉시 바로 앞
   으로 보내버리는거죠.
   그리고 이 덕에 발사속도가 좀 더 빨라진다든지 급탄기구를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
   화기 자체의 길이가 약간이나마 더 짧아지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쇼트 리코일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죠.

1. 총신과 폐쇄기가 같이 붙어서 움직이는 거리는 생각보다 짧습니다.
   총알이 총구를 따나려고 하면서 가스압 떨어질 때쯤에 폐쇄기와 총신 뭉치가 떨어집
   니다.
   근데 이 거리란게 권총정도에서는 수 mm정도, 기관총쯤 되도 몇십mm정도면 다행인
   수준입니다.


2. 총신과 폐쇄기가 반동에 의해 움직일 때 그 속도가 빠릅니다.
   대신 작동부가 정지될 때 충격을 부드럽게 받지 못한다는게 탈이죠.


3. 총알이 총구 떠날 때 반동이 크게 나옵니다만 쇼트 리코일은 이 반동의 혜택을 완전
   히 받는건 아닙니다.
   즉, 자칫하다가는 되려 반동이 주는 동력이 부족해진다는 상황에 부딫힌다는 거죠.
   더불어 발사속도를 올려보겠다고 총신 뭉치와 폐쇄기의 분리 시점을 최대한 짧게 잡
   으면 이런 현상은 더욱 커집니다.

   동력 부족으로 총기 작동이 시원찮다... 짜증스럽죠.

   대신 롱 리코일에서는 완전히 죽어서 뭐 어떻게 하기도 힘든 가스 압력이 쇼트 리코
   일에서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덕분에 가스압에 의해 탄피와 폐쇄기를 밀어내는, 바로 블로우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2와 3으로 인해 발사속도 올리기에는 롱 리코일보다는 좋습니다.


여튼 이정도 구분하시고 다시 처음으로 넘어가서...

저 위에 초단순 발로그린 그림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이 그림의 구조는 뭔가 크게 문제가 있죠?
예, 폐쇄기가 총신 뭉치와 정답게 달라붙어있을리가 없는 구조입니다.

발사되고 반동 생기면 반동에 의해 총신이 먼저 밀리고 그 덕에 폐쇄기도 뒤로 밀리는
게 아닙니다.
총신과 폐쇄기 모두가 반동에 의해 움직이려고 하죠.
여기에 총신내부에서 발생하는 가스압은 뭐 놀고만 있냐라는 겁니다.
당근 폐쇄기 떠밉니다.

그 결과, 저렇게 그냥 두면 폐쇄기는 지혼자 움직이려고 들거고 총신은 거기 떠밀려 따
로 노는 일이 벌어집니다.
폐쇄유지고 뭐고 물건너 가버리는거죠.

이런 짜증스러운 문제를 해결하고자 총신과 폐쇄기를 아주 잘 붙어있게 해보자는 고안
이 나오게 되고 이게 지금 보는 각종 반동 이용식 작동기구의 폐쇄기구입니다.
개략적으로 뭐 어떤 것들이 사용됐나 약간만 디벼보죠.

1. 토글
   이거 루거 P08 권총에서 이미 나온거죠.
   발사되면 총신 뭉치와 폐쇄기, 폐쇄기에 연결된 토글 전체가 같이 뒤로 움직입니다.
   그러다 총신 뭉치가 정지하면 폐쇄기가 토글을 접어올리면서 뒤로 가게 되죠.
   이 방법은 무엇보다 만드는게 까다롭다는게 탈입니다.
   게다가 눈앞에서 뭐가 일어섰다 누웠다 해대는 꼴을 보는 것이 재미있을 수도 있지
   만 짜증스러울 수도 있죠.

   실용적인 면에서 좋은 점이라면 저 아래 나올 브라우닝식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해
   총신 뭉치가 거의 직선으로 움직여 준다는 점입니다.


2. 갈퀴 모양의 고정쇠.
   말이 필요없습니다.
   그림 하나로 설명 끗.
   더하여 저 그림, 반동 이용식 설명할 때 아주 잘 흔히 사용되는 류의 그림이죠.


3. 떨어져 내려가는 블럭
   역시 이것도 그림부터.
   이건 딴거 없습니다.
   총열 뭉치에다가 아래로 내려가는 식의 고정 블럭을 둡니다.
   고정 블럭 윗쪽으로는 돌출부를 만들어 두고 이 돌출부가 폐쇄기를 붙잡고 있죠.
   발사되고 총열 뭉치와 노리쇠가 같이 후퇴하다 고정 블럭이 총몸에 파
여진 홈에 떨어
   져 내리면 총신 뭉치는 브레이크 걸려서 정지, 고정 블럭이 내려가며 풀려난 폐쇄기만
   열심히 뒤로
간다는 겁니다.

   한편 이걸 약간 다르게 변경한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발터 P-38에 사용된 방식이죠.
   발터 P-38의 고정 블럭은 총신 뭉치 바로 아래에 위치합니다.

   한편 슬라이드 안쪽에는 양쪽에 툭 튀어나온 돌기가 달려있고 이 돌기가 총신 뭉치
   에 난 홈을 타고 들어가 블럭의 윗쪽 걸쇠에 걸려있게 됩니다.
   그러다 총신 뭉치와 슬라이드가 같이 후퇴하다 홈이 있는 곳에 도착하면 블럭이 걸
   려 내려가고 슬라이드는 후퇴하게 되죠.

   이쪽도 아래의 브라우닝식보다 총신 뭉치가 거의 직선으로 움직인다라는 장점을 가
   집니다만 저 놈의 블럭이 튼튼하지 못하면 부숴지며 탈을 낼 여지가 있죠.
   더하여 저 발터 P-38과 같은 경우는 슬라이드속에 달린 블럭에 걸리는 돌기가 부숴
   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저 구조를 거의 그대로 이어받은 베레타의 자동권총에서도 보여졌
   죠.
   미군이 지금의 M9 피스톨을 채용할 때 생긴 일련의 시끄러운 이야기들 말입니다.

   아, 그리고 저 블럭 내려가는 방식, 꽤 오래됐습니다.
   마우저 C96에서 사용됐거든요.


4. 브라우닝식과 그와 유사한...
   자동권총에서는 안쓰면 이상할 정도죠.
   아무래도 이 방식의 가장 좋은 예는 M1911의 총열 뭉치가 어떻게 움직이냐를 보는
   걸겁니다.
   먼저 약실쪽 아래에 작은 8자 모양의 고리가 달려있고 약실의 윗면에는 솟아오른 이
   랑이 있죠.
   그리고 슬라이드속에도 이랑이 솟아올라 있습니다.

   총을 쏘면 슬라이드와 총신은 서로의 이랑과 고랑이 물린 덕분에 같이 움직입니다.
   그러다 약실 밑과 총의 프레임을 연결해주던 8자 모양의 고리에 의해 약실쪽이 아래
   로 내려가게 됩니다.

   이러면 슬라이드의 이랑 - 고랑과 총신의 이랑 - 고랑이 서로 어긋나서 풀리면서 슬
   라이드는 혼자서 뒤로 가는거죠.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입니다.

M1911의 슬라이드 안쪽과 총열 부분입니다.
서로 맞물리는 이랑과 고랑이 잘 보이죠.

요즘 팔리고 있는 M1911 패밀리 / 클론 / 카피들을 위한 총열 뭉치들.
쉽게 이해 됩니다.

   한편 브라우닝의 또다른 설계인 HP 권총에서는 총열 뭉치와 프레임을 연결하던 고리

   를 없에고 대신 총열 뭉치에 홈을 파고 이걸 프레임에 난 못에 맞물어 총신이 못이
   안내하는 대로 가게 해놨습니다.
   고리에 비해 내구성부터 제조등이 더욱 간편해졌죠.
이건 폴란드제 라돔 권총.
총열 뭉치 아래로 난 홈이 잘 보일 겁니다.
권총계의 롤스로이스(?) 스위스제 SIG P-210 에서는 고정핀에 걸리는 식으로 변경합
니다.

오리지날 -> 지역 변경 -> 유럽 영향을 받은 전혀 다른 동네.

   그후 이 구조는 더욱 간략화됩니다.

   저 총신위에 난 이랑과 고랑 대신에 아예 평평한 틀을 대고 이게 슬라이드에 난 탄
   피 배출구 부분에 맞물리게 한거죠.
   말이 필요없고 역시 사진 한장.
   위는 글록의 총열 뭉치입니다.
   약실 아래에는 브라우닝 HP에서 보였던 안내 홈이 파여진게 보이죠.
   그리고 이게 프레임의 못에 걸려 아래로 위로 움직일 거란건 명확할 겁니다.

   반면 약실위는 이랑과 고랑 대신에 테이블이 하나 펼쳐져 있고 이게 슬라이드에 물
   려있다 약실쪽이 내려가면 슬라이드가 요 테이블을 미끄러지듯 타넘고 뒤로 갈거란
   게 익히 예상될 겁니다.
SIG P220에서 P226, P228 등등 여전히 잘 팔리며 심지어 녹도 안쓸어본 최신형들이 100
여년전에 생각됐던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이런 식으로도 바꿔볼 수 있죠.
총열에 직접 안내홈을 파고 여기에 슬라이드의 돌기가 걸리게 한다든지 아님 반대로
해준다든지.


5. 회전
   블로우백에서 강선에 총알 걸려서 발생하는 총신 자체의 회전을 이용해서 폐쇄를 해
   주고 풀어주는 방법도 나왔습니다.

   반동 이용식에서도 비슷하게 써먹을 수 있겠죠.
   물론 블로우백처럼 강선에 총알이 걸려서 부분은 빠집니다.
   깔끔하게 뒤로 가는 총열 뭉치 자체를 프레임에 걸든지 해서 돌려버리면 되겠죠.
   아래는 베레타의 PX4 Strom 권총에 적용된 방식입니다.
   총열 뭉치에 회전홈이 파여져 있고요.
   총열 뭉치 아래에 있을 록킹 블럭에는 저 회전홈에 연결될 돌기가 붙어있죠.
   그리고 둘은 다음처럼 결합되어지고 총속에 들어갑니다.
   총쏘고 뒤로 후퇴한 총신이 저 돌기 덕분에 돌아가고 그로 인해 폐쇄를 푸냐 안푸냐
   를 결정하는거죠.


6. 롤러
   롤러 참 좋아하는 동네 있죠.
   독일이라고...

   MG42에 사용된게 가장 잘 알려진 방식일 겁니다.
   이것도 저기 블로우백의 롤러지연식과 유사합니다.
   딴거 없이 튀어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롤러 가지고 총열 뭉치와 결합되냐 안되냐를
   보는거고 블로우백과 차이라면 롤러가 달린 노리쇠 머리 부분이 약실뒷쪽의 공간에
   물려서 총열과 붙어있다가 롤러가 들어가면서 총열 뭉치를 놔버리고 이별하는 것 정
   도입니다.
   아, 저 롤러와 그 뒤에 있는 스프링 가지고 장난도 쳐줄 수 있습니다.
   딴거 없습니다.
   롤러가 얼마나 잘 들어가냐는 롤러가 얼마나 빨리 총열 뭉치와 이별하냐라는 이야기
   고 롤러가 얼마나 잘 들어가냐는 스프링 탄성에 따라 달라지죠,.
   롤러 뒤의 스프링이 탱탱할수록 롤러는 잘 안들어갈거고 반대면 반대일거고 말이죠.
   그럼 여기서 정조대 아니 스프링 탄성 변화하는 장난쯤은 쳐줄 수 있을 겁니다.
   별거 있나요.
빨간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을 잘 보세요.
바꿔 끼워놨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스프링의 길이가 달라졌고 탄성도 변합니다.
그에 따라 롤러가 물러나 풀리는 시점도 변화되는거죠.

   간혹 MG3에 대해 발사속도를 변경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근데 이건 몇가지 작업을 거쳐야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만약 고객이 우리는 분당 1200발 필요업스 900발로 해주셈 하면 MG3 만들어 파는데
   는 고객 니드에 부응할 필요가 생기는 겁니다.
   딴데 가서 알아보슈 하고 싶으면 사표 쓰던가 아님 고객 마음을 돌리던가.

   그리고 저 주문에 응해서 먼저 노리쇠 무게를 변경하죠.
   가벼운 노리쇠와 무거운 노리쇠가 있는데 어느거 꼽냐에 따라 발사속도 일차적으로
   달라지는 겁니다.
   가벼운 놈 쓰면 촐싹맞아질거고 무거운 놈 쓰면 둔해질거고.

   자, 이렇게 프리 셋팅된 놈을 가져와 쓰다가 약간 더 속도를 떨어트릴 필요가 생겼
   습니다.
   그러면 이제 저 예의 스프링 뒷쪽 뒤집어서 탄성 변화 주기 합니다.
   당근 기관총 분해 해야 하고 노리쇠 잡고 이거저거 해야하니 그닥 반길 기능은 아닐
   겁니다.
   사람들 하는게 다 똑같죠.


7. 위로 올려봐요.
   아래는 라티 권총의 구조입니다.
   저기 보면 41번에 ㄷ자처럼 생겨먹은 부품 하나 보일 겁니다.
   이게 록킹 블럭이고 노리쇠와 총열 뭉치 잡아 줍니다.

   그리고 이건 옆에 작은 돌기를 가지고 이 돌기는 프레임에 난 유도홈에 물리죠.
   쏘면 같이 움직이다가 유도홈에 물린 돌기에 의해 블럭이 위로 올라가서 결합을 풀
   어버립니다.


8. Inertia operation (Inertia: 관성)
   위에까지 나온 반동 이용식들은 하나같이 총열 뭉치가 왔다리 갔다리 입니다.
   짜증스럽죠.

   그래서 누군가 머리 썼습니다.
   에, 보자... 반동은 총 전체를 통해 총 자체를 사람쪽으로 밀어붙이지.
   그럼 노리쇠도 반동 받는다는 이야기고 말이야.
   총열 놔두고 노리쇠만 얌전하게 왔다리갔다리 하게 해봐?

   그래서 나온게 이름도 생소한 이 방식.
   일단 모 회사의 산탄총에 사용된 노리쇠 뭉치를 보면 이런 식으로 구성됩니다.
   폐쇄 상태에서 노리쇠가 약실 틀어막고 있고 그 뒤에는 스프링이 하나 달려있고 이
   둘은 노리쇠집이 감싸고 있습니다.

   노리쇠는 돌아가고 앞주댕이에 작은 폐쇄 돌기가 달려있고 약실에 걸립니다.
   즉, 회전 노리쇠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노리쇠집에 이 회전 노리쇠를 돌려줄 유도 홈을 하나 파놓읍시다.
   물론 노리쇠 자체에는 이 유도홈에 물릴 돌기를 붙여줘야겠죠.
내부는 요렇게 구성됩니다.
단촐하죠.

   총쏘면 반동 발생하고 노리쇠를 감싸고 있던 노리쇠집 - 사실상 무게추 - 이 뒤로

   움직입니다.
   당근 이 친구도 질량 가지고 반동 받으니.

   그리고 어느정도 후퇴하다가 요 노리쇠집이 약실에 붙어있던 노리쇠의 고정을 풉니
   다.
   별거 없죠.
   노리쇠집에 난 유도홈, 유도홈에 물린 노리쇠의 돌기, 이 둘이 서로 물려서 노리쇠
   는 돌아가고 그럼 약실에 걸려있던 폐쇄 돌기도 빠져 나와 노리쇠가 뒤로 갈 수 있
   겠죠.

   자, 이제 이야기 거진 끝났습니다.
   풀려나온 노리쇠는 스프링을 누르면서 노리쇠집을 때리고 노리쇠 집은 노리쇠와 함
   께 복좌 용수철을 누르며 저 뒤로 가는거죠.

   이 방식은 꽤나 사용되는 곳이 적습니다.
   산탄총쪽에서 좀 사용되는 수준이고 그마저도 일반적인건 아니니.


그외 보충.

반동 이용하는건 좋은데 시점에 따라 반동이 부족하다든지 그에 따라 총의 작동이 시원
찮아져요 나 발사속도가 느리네 빠르네 하는 소리 나옵니다.
그래서 이거 해결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져 몇몇 총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먼저 사과의 말씀 하나 올리며.

전에 라티(Lahti) 권총에 가속자(accelerator)를 쓰냐고 물으셨을 때, 그런게 있냐고
했습니다만 있습니다.
저 위의 라티 그림에서 반달 모양으로 생긴 4번 보세요.

한편 아마도 군에서 50구경 다뤄보신 분은 돼지 족발처럼 생겨먹었고 저 라티의 가속자
와 비슷하게 생긴 부품이 생각나실 겁니다.

이 물건은 까딱까딱 움직이며 노리쇠를 쳐주는 식으로 작동합니다.
이게 워쩌다 가속자란 거창한 이름이 붙었냐 하면...

총(포)쏘면 반동 발생하죠.
그러면 별난 경우 아니면 총신과 노리쇠 같이 붙어서 움직입니다.
그러다 총신을 멈추고 노리쇠가 후퇴하는데...
자, 요기서 노리쇠 후퇴되는 속도가 느리다고 쳐보세요.
복장터지죠.

그래서 가속자란 물건을 달아줘서 총신이 멈추는 순간 총신이 가속자를 쳐주고 가속자
는 총신에게 두들겨 맞은 분노를 노리쇠를 걷어차는 걸로 풉니다.
즉, 가속자는 총신 멈추면 총신에 실린 동력중 일부를 노리쇠에다 전달하는 물건이란거
죠.
위는 걷어차기 직전.
아래는 총열 뭉치가 가속자 걷어차자 가속자가 노리쇠를 냅다 걷어찬 현장입니다.
화풀이를 아무 곳에나 하면 안됩니다.

이거 말고 총구앞에서 가스 가지고 하는 것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는 MG3 죠.

MG3의 총구 부분에서 소염기 내부는 아래와 같이 생겨먹었습니다.

총구와 소염기 뭉치의 사이에 공간이 있고 이 공간은 어느정도 면적이 되냐에 따라 총
구를 통해 분출되는 가스가 걸려 배압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배압은 다시 총구를 통해 빠지는 가스를 밀어붙이고 그 덕에 탄피가 가스에
의해 받는 힘이 좀 더 커지게 되죠.

만약 저 공간을 없에버리면...
예, 가스가 걸려서 되튕겨 배압을 만들리 없고 그 결과는 그냥 민숭맨숭으로 끝난다는
겁니다.

한편 요 가스 배압을 쓴다는 생각은 좀 별나게 응용되기도 합니다.
바로 반동 이용식 기관총중 하나인 50구경 M2 중기관총용 공포탄 발사 어댑터입니다.
대충 요렇게 생겨먹은 물건이죠.

이 물건의 단면도 저 MG3의 소염기 뭉치 내부와 그닥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뭐 이거 말고도 50구경에는 비슷한 원리를 사용한 훈련용 장비도 있습니다.
M3 RABA라는 것으로 RABA는 Recoil Amplifier Barrel Assembly.
반동 증폭 총열 뭉치 정도가 되려나요.
이건 아래처럼 생겨먹은 놈입니다.

50구경 기관총에서 총열 빼내고 저걸 장착합니다.
그리고 실탄보다 힘이 떨어지는 '축사탄' M858 SRTA나 M860 SRTA-T를 장전하고 쏘는거
죠.
SRTA는 Short Range Training Ammunition으로 말그대로 축사탄이고 실탄보다 당연히 힘
이 떨어집니다.
훈련용으로 실탄 대신해서 단거리에서 쏠 목적으로 만든건데 어련하겠냐는거죠.
그리고 힘이 딸리는 덕분에 당연히 총기 작동 에너지도 딸립니다.
그래서 보통 총열 뭉치 대신 저런 물건을 총열 대신 꼽고 발생하는 가스의 도움을 받아
총을 작동시키게 만드는 거죠.

아, 그리고 저 앞에서 꺼낸 블로우백 원리를 쓴다는 것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사용합니
다.
안전한 범위내에서 노리쇠를 얼마나 빨리 풀어서 가스압의 힘을 얼마나 끌어당기냐로
조정하는거고 MG3의 용수철 탄성을 써서 노리쇠의 풀리는 시점을 조정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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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이용식 (Gas 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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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소원 성취도 하시고.
단, 비도덕적이거나 반인륜적, 망상, 세계 정복등은 성취하지 제외입니다.



역시나 들어가기 전에 썰렁한 농담 하나.

1970 ~ 80년 어느 시설의 어느 사무실.

'이 정도로 해도 될까요?

'아놔, 아껴야 잘산다니까. 2자리지만 모이면 커.'

'그럼 1999 이후에는요?'

'그건 그 때 얘들이 알아서 하겠지. 너 그 때까지 이 짓할래?"


199x년.
밀레니엄 버그 때문에 우짜고 저짜고 웅얼웅얼.



하여튼 수백 수천년전 어느 문명의 어느 방 안.


'이제 끝났고 다 세겼습니다. 근데 다음거 세기려니 석판이 좀...'

'생략. 걍 넘어가.'

'그래도 될까요?'

'아놔, 아껴야 잘산다니까. 너 그 다음 또 계산할래?'

'그럼 이거 끝나는 이후에는요?'

'그건 그 때 얘들이 알아서 하겠지. 너 그때까지 살거냐?'


2010년
마야달력이 끝나는 날, 세상은 멸망한다고 하더라.


교훈:
1. 이노무 잉간들이란...

2. 개발자들을 믿지 말지어다.



가스 작동식은 현재 많은 소총들과 기관총에 사용중입니다.

뭐랄까...
이쪽에서는 다른 작동 방식을 몰아내고 대세를 차지한 방식이랄까요?
워쩌다 이렇게까지 됐는가는 차차 짚어보기로 하고 일단 기본 구조부터.


가장 단순한 가스 작동식의 구조는 다음과 같죠.


심플합니다.

총을 쏘면 가스가 발생해서 총알이 밀려나올거고 총알이 총신에 난 가스 구멍(port /
gas vent / gas hole등등)을 지나치면 그 뒤에 있던 가스중 일부가 구멍을 통해 움직입
니다.

빠져나온 가스는 피스톤을 밀게 되고 뒤로 떠밀려진 피스톤은 노리쇠 뭉치를 밀게 되어
져 있죠.


아마도 요기까지 보셨으면 이 물건, 일상에서 흔히보는 어떤 것과 유사하다는걸 잡아내
실 수 있을 겁니다.
예, 바로 피스톤 엔진이죠.
둘을 한번 비교해보시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겁니다.




가스 작동식은 다른 작동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장단점을 가집니다.
1. 탄약이 가진 가스가 작동 동력.
   탄약에서 가스만 제대로 발생해준다면 반동 이용식처럼 총알 무게니 뭐니 하는 요인
   에 의해 작동이 좌우되지 않습니다.
   신경 쓸거 줄어드는거죠.



2. 가스량은 조절이 가능.
   가스 구멍의 크기가 커지면 그만큼 단위 시간당 더많은 양의 가스가 들어올거고 더
   많은 가스로 더 큰 동력을 얻을 수 있죠.

   반대로 하면 이젠 적은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거 별거 아니게 보이지만 블로우백이 가스의 양과 그에 따른 압력 - 그리고 타이
   밍 문제로 골치아팠던거나 반동 이용식에서 타이밍 맞춘거에 비해서는 굉장한 겁니
   다.



3. 가벼운 노리쇠 사용 가능.
   노리쇠가 약실을 확실히 폐쇄하고 있다가 피스톤이 뒤로와서 쿡 찔러주면 그 때서야
   폐쇄 풀어주는 것만 잘 지키면 노리쇠 무게가 무겁건 가볍건 그에 전혀 상관없이 작
   동됩니다.

   블로우백과 반동 이용식에서 오만짓 다하던거 본다면 이건 축복받은 거죠.



4. 니들 이런거 쉽게 돼?
   전에 무탄피탄 다루면서 H&K G11의 노리쇠가 참 별나게 움직인다고 했더랬죠.
   얌전하고 조신하게 앞뒤로 왔다갔다가 아니라 90도 돌라갔다 반대로 다시 돌고.

   반동이나 블로우백가지고 이런 약실 함 움직인다고 생각해 보시길.
   못할건 없지만 설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탈모가 진행되겠죠.
   물론 만들고 쓰는 입장에서도 탈모, 신경성 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든지 하여
   튼 건강에 안좋은 일만 생길 겁니다.


   그에 대해 가스 작동식.
   예, 피스톤 가지고 장난 조금만 치면 깔끔하게 해결됩니다.
   별거 있나요?
   피스톤 끝에다가 톱니 하나 달아주고 약실에다가 톱니 달라주면 땡이죠.
   매우 기초적인 피니언 기어와 래크를 적용하자라는 겁니다.




   좀 더 별나게 그리고 엔진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으세요?
   그럼 크랭크축을 물려보세요.



5. 총신이 안움직인다.
   반동 이용식이 참 고약스럽게도 총신이 왔다리 갔다리 하죠.
   가스 작동식은 그런거 없습니다.

   덕분에 소총에 적용시 총검 장착부터 유탄발사까지 전혀 문제없이 할 수 있죠.



6. 복잡한 구조와 큰 부피
   일단 피스톤 필요합니다.
   그리고 피스톤이 자리잡을 공간이 필요하고 그걸 고정할 부분도 필요하죠.
   덕분에 이거 의외로 깍고 썰고 지지고 볶아야할 부분이 좀 됩니다.


   여기에 부피도 꽤 나가는데다 더 무거워지는터라 소형 총기나 기관포같은 덩치가 좀
   나가는 물건에 적용하기 꽤나 귀찮아지죠.

   왜 가스 작동식 권총이 꽤나 드문지 한번 살펴보시면 될겁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가스 작동식을 적용한 권총.

   아, 노리쇠 빼고 피스톤같은 놈의 질량이 플러스되니 폐쇄에 써먹을 수 있다라는
   잇점은 생기죠.



7. 탄약이 기본은 해야 된다.
   많은 양의 탄매등을 발생하면 가스 작동 방식은 곧잘 먹통 됩니다.
   당장 실례로 가스 작동식이 1890년대에 이미 슬슬 등장했고 1차대전중 몇몇 총기에
   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사용됐음에도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는 점을
   보면 될겁니다.


   또한 저 가스 구멍이 막힐 수 있다라는 부담은 납과 같이 연한 재료가 겉에 있는대
   로 드러난 총알(LEAD나 몇몇 HP나 SP같이)을 쓸 때 꽤 고민스러워집니다.
   총알이 잘가면 다행인데 구멍에 걸려서 벗겨진 납이 들어가기라도 하면 매우 귀찮아
   지니 말입니다.


   여기에 더해 가스가 총의 작동 기구에 사정없이 뿌려진다 - 좀 야하군 - 라는 점에
   서 가스와 접촉하는 부분의 부식과 마모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크롬등으로 도금을 한다든지 아님 하다못해 그 부분이 탈을 낼 때 교환하기 쉽게라
   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8. 가스 가스
   어쩌건 중요한건 추진제를 태워서 만든 뜨거운 가스를 가져와야 합니다.
   뜨거운 가스와 거기 포함된 탄소라든지 뭐 이런저런게 끼면...
   총의 부품들이 뜨겁고 더러운걸 끼얹으면 좋아할리 없죠.



뭐 어쩌건 가스 작동식은 소총과 기관총 정도 크기의 화기에서 소총탄 정도의 탄약을
쓴다할 때 다루기 쉽습니다.
반동이니 블로우백에 비해서 확실히 깔끔하고 효과적이죠.
그래서 현재 이 방식은 다른 무엇보다 보병의 소총과 기관총에서 대세를 타고 있으며
민간에서 판매중인 산탄총등에서도 꽤 잘 적용중입니다.

그럼 좀 더 상세한 구조들에 대해 보도록 하죠.



Gas trap
아래 그림부터 먼저 봐주시길.


죤 브라우닝 지존께서 19세기말에 특허내신 가스 작동식 구조입니다.

매우 어색합니다만 사실 모든 원리를 전부 다 담고 있죠.
총구에서 가스가 분사되어져 빵 소리를 내면서 덮개판을 치고 덮개판이 움직이면 거기
달린 활대로 인해 노리쇠같은 작동구조가 움직인다.

이렇게 총구 부근에서 가스를 잡아내서 작동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총구 앞에다가 어댑터식으로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이고 안그런 총을 개조해
서 가스 작동식으로 바꾼다는 식으로 접근이 가능하죠.
물론 총구 앞에다 덧씌워서 장착하는 식이니 총열 그 자체에 가스 구멍을 내주니 어쩌
니 하는 귀찮은 일을 안해도 되고 행여 총알 구멍 내다가 삐꾸나서 총알이 이상하게 아
녀 같은 소리를 안들어도 됩니다.


그리고 작동 타이밍 자체도 총알이 총구를 떠나 이제 약실 연다라는 시점에서 노는거니
참 깔끔합니다.


또한 총구 부근에서는 가스압이 약합니다.
물론 충분히 시끄럽고 따끈할 정도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김빠졌다는건 없엘 수 없는 사
실이고 가스 자체의 속도도 낮은 편이죠.
덕분에 작동 구조에 가해지는 가스에 의한 충격과 뜨거운 가스에 의한 부식이 덜해집니
다.
부드럽고 조용하고 차갑게 움직인다라는 거죠.


그러나 가스압이 약하다는 것은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문제로 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총구앞에서 나오는 가스는 탄매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더러워질 수 있는데
다 나오면서 작동기구에 의해 식으면서 탄매가 더낀다는 문제도 발생시키죠.


작동 타이밍 잡기에 좋다지만 발사속도 그 자체가 느려지는건 어쩔 수 없죠.

또한 총구 부근에 단다는 점은 총구 부근이 무거워 진다는 이야기가 되며 총을 들고다
니다보면 곧잘 손상되는 총구 부근의 특성상 사용하다 손상될 여지도 커지는 겁니다.

또한 총구라는 총에서 가장 먼 지점에 있는터라 천상 작동 기구 전체의 길이가 길어지
고 무거워 진다는 짜증스러운 결과도 발생하죠.


여튼 이런터라 2차대전때까지 좀 시도되다 그 후로는 사라집니다.


이건 독일이 2차대전초 테스트한 G41(M). 이거 말고 G41(W)도 있습니다.
(M)과 (W)는 제조사를 표시한걸로 각각 마우저와 발터 입니다.
둘다 개발자인 덴마크의 Soeren Bang의 이름을 딴 방 방식으로 작동됩니다.
그런데 이 물건들 성능이 그리 좋았던건 아니었다죠.
그나마 성능이 좀 나은 G41 (W)가 채택은 됩니다.



이건 G41의 총구 부분을 벗겨낸 모습.
머즐 캡 속에 든 피스톤과 피스톤 로드의 관계가 잘보이죠.



그런데 마침 독일군은 소련에서 소련이 야심차게 생산해서 배치중이던 이 물건
을 꽤 가집니다.
원래 훔친 사과가 맛있다니까요.



그리고 저 소련제를 참고해서 시원찮은 G41의 가스 작동 구조를 바꿔버립니다.
저 방 시스템과 유사한건 개런드로 발전할 시제품에서도 잠시 사용된 적이 있긴 합니다.

단, 이런 trap 방식이 완전히 없어진건 아닙니다.
총신 길이가 매우 짧은 화기에서 가스 작동식을 써먹어보려면 이걸 응용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가령 아래 바로 이 물건처럼 요런 놈을 가스 작동식으로 맞춘다고 생각해보시길.




그냥 총신 위에다 구멍을 뚫어주니 어쩌니 하는 것보다 소염기 부근에다 가스 받는 위
치를 잡고 거기서 가스 받아서 작동 기구 밀면 되는 거죠.



아, 요기서 그럼 반대로 총구에서 멀리 약실에 바짝 붙여서 가스 구멍을 낸 경우.
이러면 일단 뜨겁고 팔팔하고 힘쎈 가스가 들어옵니다.

작동 동력 확실하죠.

그리고 타이밍상 작동 기구가 빨리 움직이니 적당히 손대주면 발사속도 올리는데 왔다
입니다.


반면 저 놈의 뜨거운 가스가 문제 입니다.
부식도 많아질거고 마모도 심해질거고 가장 먼저 가스가 움직이는 가스 구멍부터 손상
되니 어쩌니 하는 소리가 나온다는게 탈이죠.


이런 일들이 벌어지므로 총에 맞춰서 가스 구멍을 어디에 잘 뚫을거냐는 문제는 별거
아니게 보이지만 이쪽에서는 꽤 중요합니다.
원래 구멍 낸다는게 참 심오하고도 복잡미묘한 일이죠.



장행정(long stroke)와 단행정(short stroke)
이 둘은 아마도 가스 작동식하면 흔히 보신 바로 그 방식들 일겁니다.
그냥 평범해뵈는 가스 구멍과 피스톤, 노리쇠로 구성된 그냥 평범한 친구들이죠.


그럼 뭐가 차이가 나서 장이냐 단이냐는 구분이 나오냐는건데...
이건 이번에도 자동차의 피스톤 엔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도 피스톤 엔진의 쌩기초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쇼트 스트로크 엔진과 스퀘어 엔진, 롱 스트로크 엔진

뭐 가볍게 하면 다음과 같죠.
- 실린더의 내경(보어 bore)과 행정(스트로크 stroke) 비율에 따라 구분한거다.
  다르게 하자면 보어는 실린더 지름, 스트로크는 상사점과 하사점의 거리.


- 쇼트 스트로크 엔진은 보어가 스트로크보다 긴걸로 실린더 지름이 행정보다 긴 놈으
  로 고속 회전에 유리하더라.


- 롱스트로크 엔진은 반대로 보어보다 스트로크가 길며 압축비를 높일 수 있어 효율면
  에서 유리하지만 고속 회전는 좀...


- 스퀘어(squre)는 보어와 스트로크가 같고 중간선이더라.


뭐 요런 이야기 말입니다.


그럼 이거 총에다가 넣어보시길.

쇼트 스트로크 = 피스톤이 피스톤 지름 혹은 구경 정도만큼 하여튼 짧게 움직인다.
롱 스트로크 = 쇼트와 반대다.


그럼 좀 더 상세하게.


Long stroke
피스톤과 노리쇠는 서로 딱붙어서 죽으라고 같이 저 뒤까지 갔다가 다시 옵니다.
이런 계절에는 아주 눈꼴시러운 모습이죠.



피스톤이란 물건, 딴거 없이 요 따우로 생겨먹었습니다.
사진은 미국에서 제조, 판매중인 DR200/300 포함 대우 라이플용 피스톤.
오른쪽 나사산은 노리쇠와 연결되는 받침과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딴거보다 가스가 피스톤을 길게 밀어주면서 충분한 동력을 제공한다
는 것과 피스톤 질량이 더해져 노리쇠가 가벼워도 잘 움직인다라는 겁니다. (노리쇠가
너무 가벼우면 후퇴와 전진, 특히 전진할 때 시원찮아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구조도 간단하죠.


그러나 다좋을 수는 없는 법.
피스톤이 붙어서 움직인다는 점과 피스톤이 생각보다 무겁다는 점으로 인해 피스톤 +
노리쇠의 이동시 진동이라든지 군형이 달라진다든지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죠.



Short stroke
행정 거리가 짧다는 것 말고도 아예 확실히 보내자라는 의미에서 피스톤은 노리쇠와 떨
어져 있습니다.

가스가 피스톤을 밀면 피스톤은 노리쇠를 한방 때려주고 정지하고 노리쇠만 뒤로 후퇴
하죠.


피스톤과 노리쇠가 따로 놀고 피스톤도 그렇게 많이 움직이는건 아닌터라 장행정에 비
해서 진동이 발생해요, 균형이 깨져요 징징징 하는 소리는 줄어듭니다.



더욱더 화끈하게 하려면 피스톤이 노리쇠 때리자마자 아예 피스톤 그 자체를 자체 스프
링가지고 앞으로 튕겨내서 원위치 시키는 방법도 쓸 수 있습니다.




대신에 까딱하다간 노리쇠 움직임이 시원찮아 진다든지 구조가 더 복잡해지고 청소하려
니 귀찮더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죠.


뭐 어쩌건 이 방식은 최근 나오는 총기류에서 꽤 자주 사용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죠.



이건 카빈(M1/M2/M3 및 여튼 그 물건들)의 가스 피스톤입니다.
카빈도 쇼트 스트로크이며 저 앙증맞은 피스톤은 노리쇠와 연결된 활대를 한대 때려주고
그 자리에서 정지해버립니다.



이렇게 움직입니다.



이건 요즘 나온 LW**어쩌고 하는 그 물건의 가스 피스톤.
이쪽도 쇼트 스트로크이며 피스톤 로드의 스프링이 잘 보이죠.


장행정에서 피스톤은 끝까지 가스에 의해 떠밀려 나갈까?
위에서 장행정이 마치 가스에 의해 끝까지 노리쇠와 붙어서 밀려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
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처리되는 총기는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개런드 정도?


많은 경우 피스톤은 적당한 선에서 가스에 밀려 나오다 가스는 구멍을 통해 배출되고
피스톤은 그 동안 가스에 떠밀려나오던 힘을 받아 움직이게 되죠.




적당한 수준의 가스를 받아서 동력원으로 삼고 어느정도 이상을 넘어서면 가스를 빼버
림으로 쓸데없는 힘을 빼면서 가스에 의해 생길 수 있는 탄매등의 오염원을 제거하자는
겁니다.


단, 이런 가스 배출 구멍을 내놓을 경우 그 구멍이 사람손에 닫는 위치에 있다든지 작
동 기구에 걸쳐져 있다든지 이러면 안되겠죠.
아무리 힘이 빠진 가스라해도 사람손에 화상 입힐 정도의 수준은 충분히 되니...



이건 DR200의 가스 배출구멍.
빨간 원으로 표시된 구멍을 보세요.
우리 K-2 역시도 저것과 동일한 위치에 저런 식으로 가스 배출구가 만들어져 있
습니다.

한편 저렇게 구멍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확 까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피스톤은 어느정도 밀려나오면 그냥 외부로 노출되고 가스는 확실하세 빠져나갑니다.
탄매가 끼니 뭐니 이런 일도 드물지만 대신 외부에서 이물질이 들어올 수 있다든지 하
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이런 확 까버린 구조를 채택한 총기 역시 그리 흔한건 아닙니다.
저기 영국군이 좀 사용한 BESA가 좋은 예겠네요.



피스톤을 좀 별나게 해봐?
자, 좀 전에 확 까버린 모양이 나온 김에 피스톤 가지고 장난 좀 더 쳐보죠.
저 위에 주리줄창 나온 저런 피스톤 말고 이런 꼴로 만들어도 되겠죠?



이 컵(cup) 피스톤은 RPD등에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


더 별나게 피스톤가지고 총열을 감싸버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체코의 Vz.52가 이런 별난 피스톤을 사용했죠.

이 방식은 총열 축선을 따라 피스톤이 움직이는터라 총열과 나란하게 놓은 일반적인 방
식에 비해 진동에 의한 영향이 더 적은데다 단행정으로 만들 경우 더욱 깔끔해진다는게
잇점입니다.


단점이라면 총열과 피스톤 모두 또는 각각이 열을 받아 팽창할게 뻔한데 이런 경우
서로 아구가 잘 맞을지 생각해본다면 이 방식을 쓴 총이 왜 드문지 쉽게 이해되실 겁니
다.
보너스로 총열을 피스톤이 감싸주시는 덕분에 총열이 뚱뚱해지셔서 멋대가리가 심히 떨
어진다라는 것도 문제가 되죠.




얘가 바로 Vz.52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피스톤


피스톤은 싫다 - 가스직결(direct gas operation)
이 방식은 딴거 없습니다.

먼저 흔히 보는 가스 작동식에서 피스톤 뺍니다.
그리고 피스톤이 있던 자리를 긴 관으로 대채한 후 이 관을 노리쇠에다 바로 꼽아넣는
거죠.
총이 발사되면 가스는 관을 타고 뒤로 와서 노리쇠를 불어서 뒤로 날려 버립니다.




간결하죠.

피스톤이라는 질량이 실려있어 움직이면 어떤 식으로건 영향을 주는 물건이 없습니다.

진동? 균형? 그런거 신경쓸 필요 없습니다.
그에 따라 구조도 간단하고 총 전체 무게도 줄어드는데다 당연하게도 피스톤 만드는 비
용 빠지는데다 관 자체는 그렇게 굵지 않아도 됩니다.
피스톤이 들어있으면 아무래도 일정 이상의 굵기가 되야하는데 그냥 가스만 통과하는

여기까지 보면 상당히 멋지죠.

간결하고 가볍고 거추장스러운거 없고.

그러나 이거 그에 상응하는 결점을 가집니다.
세상이 항상 좋은 쪽으로 가는 꼴을 보냐라는거죠.


1. 뜨거운 가스가 들어와서 차가운 노리쇠에 부딫힙니다.
   식겠죠.
   그럼 그 가스속에 든 오만 잡다한게 노리쇠에 끼어듭니다.

   추진제가 타고 남은 탄소 분말과 회분, 타다 남은 추진제, 수증기, 총알과 총강면에
   서 깍여져 나온 부스러기, 총강면에 묻어있던 각종 이물등등.
   노리쇠가 쉽게 더러워지고 추진제가 형편없으면 더욱더 더러워지는거죠.



2. 더 나쁜건 노리쇠 주변에는 기름칠이 되어져 있다라는 겁니다.
   탄매등과 짬뽕되서 노리쇠에 달라붙어서 청소를 제대로 안해주면 아주 귀찮아지죠.
   때내려면 장난 아니게 되거든요.

   물론 이런 눌러붙은 기름때가 노리쇠 작동에 좋을 리는 없을 겁니다.
   그러고보면 노리쇠에는 공이에서 갈퀴, 차개까지 붙어있는 경우가 많고 노리쇠 앞주
   둥이는 약실속으로도 들어가는 군요.



3. 매우 부차적인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귀찮은.
   노리쇠를 떠민 가스는 기관부를 통해 외부로 배출될거고 만약 가스 배출을 제대로
   생각안하면 이제 사수 눈이 즐거워집니다.
   배출된 가스중 일부가 사수의 눈을 따끔거리게 만들어주거든요.



이런게 필요할지도...

위의 문제가 실제적으로 잘 발휘된 사례 - M16 소총.
1. 이 물건, 탄약이 중간에 변합니다.
   5.56x45mm탄이 등장할 당시, 레밍턴사는 곧잘 듀 퐁의 IMR- 로 시작되는 볼 파우더
   사용합니다.
   아마 이 때 듀 퐁하고 레밍턴이 서로 돈으로 묶인 관계였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겁니
   다.
   기왕이면 물주님 물건으로 로딩. 좋은 일이죠.


   그래서 IMR 4475를 사용하나 이거 막상 M16(AR-15)가 전투에 들어가면서 시원찮은거
   아냐 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약실 압력이 낮게 나오고 총구 속도가 내려갔거든요.

   덕분에 더 높은 온도와 더 높은 압력을 내는 추진제들이 실험되고 겸사겸사 약하다
   고 판단된 M16의 약실도 더 높은 압력에 견디게 개량되죠.

   문제는 추진제를 선택하는 문제가 계속 걸렸고 뭐 어쩌다보니 올린 윈체스터(OLIN-
   Winchester)의 WC-846같은걸 쓰게 됩니다.
   마침 이건 7.62mm NATO탄에도 적당하게 들어맞아 보여서 좋게 된거죠.


   그런데 이게 모든 일의 끝이 아니었던게 탈입니다.

   WC-846은 압력이 지나치게 높게 올라가는 경우가 있었고 딴거보다 제조중 중화제로
   사용한 탄산칼슘이나 연소 속도등의 문제로 탄매와 회분이 꽤 생기더라는 거였죠.
   여기에 M16이 원하는 가스 구멍 주변에서의 가스 압력도 잘 안나오는 경우가 생겼고
   말이죠.


   일이 이렇게 되자 잘타는 추진제를 썼기 때문에 총에 탄매 낄리 없고 덕분에 생략한
   노리쇠 전진을 도와줄 뭔가는 고려되지 않았고 일설에는 약실 크롬 도금도 이 때문
   에 빠졌다고 하는 M16, 탈을 냅니다.


   '죽거나 부상당한 얘들은 하나같이 총구에 꼬질대 꼽고 약실에서 안빠지는 탄피 빼
   내다 당했데요.' 라는 소리가 나오게 된거죠.


   일이 여렇게 되자 탄약에 사용된 추진제 변경되고 1970년 넘어서면서 약실에 크롬
   도금됩니다.
   물론 중간에 육군과 해병대에서는 노리쇠 전진기를 추가하고 스토너와 공군이 이거
   보고 씹게 되기도 하죠.


   그리고 그 후로 M16 및 M16A1과 그 친척들이 행복했냐면...

   물론 행복하긴 했지만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더랬죠.

   꾸준히 이노무 작동 기구를 갈아 엎어야 한다는 소리와 이거 아무리 손대도 뭔가
   어설픈데 하는 소리가 나왔고 1980년대 중반쯤에 M16A2가 나올 때 역시도 시험 사격
   해보니 좋은거 같긴 한데 약실 더러운 상태에서 총구 위로 들어올리고 총쏘려니 잘
   안움직이는데 괜찮냐? 같은 평이 나오고 지금도 과연 이들 패밀리들이 잘 움직이냐
   를 두고 이야기들이 나오죠.

   더 나쁜건 탄창에서 갈퀴와 차개, 거기 딸린 스프링같은 것들, 공이등의 소모성 부품의

   마모나 작동 문제, 버퍼(완충기)와 용수철이 적당한가 같은 문제들이 끼면서 크게 바꿀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불평이 나오는 그런 상황에 부딫히고 있죠.


2. 그럼 저 길고도 지루한 - 월남전에서만 8년 가량, 지금까지 치면 40년 되는 - 이야
   기의 원인이 된 AR-15의 작동 기구와 노리쇠 구조.

   가스 들어오는데는 참 평이해요.
   그냥 길다란 파이프 하나 떡하니 박혀 있고 이게 가스를 약실위로 보내주죠.


   이렇게 뒤로 온 가스, 흔히 보통 노리쇠를 민다라고 표현됩니다만 사실은 노리쇠,
   정확히 하자면 노리쇠집(bolt carier)을 뒤로 밀어냄과 동시에 노리쇠집 안으로 가
   스가 흘러 들어갑니다.
   아니 가스 대부분이 노리쇠집을 미는게 아니라 노리쇠집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이렇게 노리쇠집 안으로 들어간 가스는 거기서 노리쇠와 노리쇠집 속의 공간에 갇히
   게 되고 프리즌 브레이크를 찍게 되는거죠.

   마침 노리쇠는 약실에 물려있고 노리쇠 뒤에 공교롭게도 엔진 피스톤처럼 가스 세지
   말라고 링까지 갖춰진지라 가스는 노리쇠가 약실에 물려서 꼼짝말고 있을 동안 노리
   쇠집을 뒤로 떠밀어 버리게 되죠.


   이렇게 밀려 나가는 노리쇠집, 마빡에 경사지게 파여진에 홈에 노리쇠와 연결된 대
   갈못을 건드리면서 노리쇠는 돌아가고 약실에서 풀려나오죠.

   이거야 볼트액션중 스트레이트 풀등에서 실컷 봤던 바로 그 모습 그대로죠.


   노리쇠는 약실에서 풀려나왔고 노리쇠집은 가스에 의해 뒤로 떠밀렸으니 이젠 그 상
   태 그대로 둘이 같이 뒤로 주욱 갑니다.

   그런 다음 탄피 뱉어내고 완충 용수철에 의해 전진하면서 탄창에서 새 탄 하나 받아
   서 약실에 낑궈넣고 노리쇠 살짝 돌면서 들어가 잠기고 노리쇠집 원위치 하는거죠.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지라 저 노리쇠와 노리쇠집, 합쳐서 노리쇠 뭉치에는 2가지 주
   의사항이 생깁니다.

   - 노리쇠에는 자동차 엔진 피스톤처럼 폐쇄링이 달려있습니다.
     무려 3개씩이나. (바로 위에 11번 부품)


     이거 3개,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탈착을 위해서 한쪽을 틔어놓은 식입니다.


     저 튀어놓은 부분, 서로 안겹치게 배치해야 합니다. (M16A1 사용자 교범중에서도
     항시 등장하는 문구중 하나.)

     안그럼 겹쳐져서 뻥 트여진 부분으로 가스가 셀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저 링 주변에는 기름을 떨어트려 두라고 합니다.
     이유야 빤하죠.
     노리쇠도 잘 움직이게 해줘야 하고 밀폐도 시켜야 하고. 탄매따위 끼면 처리도 해
     야 하고...




어쩜 이리도 닮았는지... 이건 피스톤 엔진의 피스톤과 링

     '노리쇠 청소 결합후 노리쇠집의 구멍을 통해 노리쇠의 고리에 기름을 두방울 정
     도 떨어트려둘 것.'
     --- M16A1 사용자 교범중 한 구절을 생각나는 대로.


     물론 이건 청소끝내고만 아니라 사용중에도 할 수 있는 일이겠죠.
     총의 작동이 뭔가 둔해빠졌다면?
     기름부음은 성스러운 일입니다.


     당연하게도 기름칠 해둬야 하는데다 가스가 들어오는터라 저 고리와 그걸 경계로
     한 노리쇠, 노리쇠집의 속에는 탄매가 끼고 까딱 손질 게을리 하면 아주 환장하는
     사태도 벌어지죠.


     기름 + 탄매가 사이좋게 엉켜서 노리쇠와 노리쇠집 속에 딱 달라붙고 그 상태로
     뜨거운 가스에 의해 잘 프라이되서 이건 때내려면 사포로 확 미는게 좋을거 같다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가 되기도 하니.


     그러니 총 좀 잘닦자라는 겁니다.



적당히 절충하자능.
만약 아래 사진의 산탄총을 가스 작동식으로 바꾼다 쳐봅시다.
아니 저 스타일 고대로 해서 가스 작동식으로 바꾼다 쳐봅시다.



총열 밑에 보기좋게 굵다란 관상 탄창이 있는 판에 피스톤을 끼워넣으려면...
참 보기 싫을 겁니다.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꼴이죠.


그렇다고 가스 직결로 가자니 가스가 노리쇠를 때리는 꼴은 보기 싫고.

이럴 때는 가스 직결과 피스톤을 짬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건 아니고 다음과 같이 가스 가져오는 부분은 가스 직결에서 쓴 그거대
로 가고 노리쇠 앞에서 작은 피스톤을 움직입니다.
저기 단행정에서 했던 것과 비슷하게.




이러면 가스관 자체는 가느다랗게 처리되니 총열 부분은 가벼워질거고 관을 통해 뒤로
보내진 가스에 의해 작은 피스톤이 움직이며 노리쇠를 때리니 가스 직결에서 보여진 노
리쇠가 지저분해진다 일도 피할 수 있고.

좋은 일이죠.


크게 부각시키기위해 산탄총을 모델로 했습니다만 이거 자동소총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
고 H&K G36같은 물건들이 이와 유사한 방식을 씁니다.



가스를 제어해보자.
구멍(gas port말여요.)을 통해 들어온 가스는 동력원으로 사용되죠.
그런데 만약 이 가스가 상황에 따라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가령 이런 경우 처럼.

1. 총을 설계하고 테스트하면서 수정할 때, 섭씨 15도에서 총이 적당히 더러워진 상태
   를 기준으로 가그 구멍 주변에서 압력이 중간정도로 걸릴 정도로 연소되는 추진제가
   든 탄을 장전하고 쏴보면서 가스 구멍을 맞췄습니다

   다좋았죠.
  
   그러다 누가 이 총을 깨끗하게 닦고 기름 잘쳐주고 섭씨 30도에서 쐈습니다.
   탄약도 화끈한 놈으로 골라서 가스 구멍 주변에서 압력 잘 올라가는 걸로요.
   총의 작동부분은 잘 움직일거고 온도 높으니 가스 힘도 높을거고 애초에 들어오는
   가스량도 더 많죠.

   총의 발사속도가 지나치게 증가하고 총에도 안좋네요.



2. 이번에는 반대로 절라 더러워진 총에다가 영하 10도, 낮은 압력을 내는 탄약을 장전
   했습니다.
   발사속도가 느려지는걸 떠나 동력 부족으로 총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 라는 소리가
   나올 판입니다.



이런 귀찮은 일을 막아보자라고 가스 구멍가지고 이리저리 만져보던중 누군가가 가스는
유체, 유체의 양을 줄이려면 뭐? 하는 생각을 한게 가스 조절기(gas regulator)의 시작
이겠죠.


원리 자체는 별거 아닙니다.
가장 간단한건 바로 가스도 유체, 유체의 흐름을 통제 하려면? 이라는 것이고 이건 딴
거 없이 바로 요 물건 쓰심 되겠습니다.



물론 총에다 저따우를 달면 참 없어보이니 좀 보기 좋게 만들어보자면...





적당하죠.

돌리면 구멍이 커져서 더많은 가스가 들어갈가고 반대로 하면 가스량이 줄거고.


부가적으로 기왕 한거 좀 더 써봅시다.
가스를 완전히 잠궈서 안나오게 하면 자동 사격 자체도 안될거고 무엇보다 총류탄 같은
놈을 총구에다 꼽고 쏠 때 덜 귀찮겠죠.
총류탄 꼽고 약실에 탄약통 장전하고 쐈더니 총강의 가스가 총류탄을 밀기보다 가스 구
멍을 통해 작동 기구 밀려 한다 요런 꼴을 안봐도 되테고 말입니다.


물론 요즘은 총류탄들도 가스압이 아닌 총알 맞고 발사되는 식이 주종이라 별 의미는
없지만 뭐 그래도 기왕 하는거 있다 해도 탈날건 없는거죠.


이건 DR-200/300 의 가스 조절기.
사실상 K-2의 것과 틀린거 없습니다.
K-2 소총의 그 말많고 탈많고 요즘은 좀 조용해진듯한 바로 그거.
원리는 크기가 다른 구멍 3개 내놓고 그걸로 장난치기.
L M S 0 은 각각 대 중 소 0 에 해당합니다.

우리 K-2도 가스 조절기를 사용하죠.
표면에 보면 다음과 같이 적혀 있고 의미는 딴거 없이 다음과 같습니다.
 - 대: 가장 큰 구멍. 낮은 기온, 총의 오염등으로 작동이 둔해진다 싶을 때.
 - 중: 중간 구멍. 일반적인.
 - 소: 작은 구멍. 높은 기온등으로 총의 작동이 과해질 때.
 - 0 : 구멍 아예 없음. 잠금. 총류탄 발사 등.




이건 FN FAL의 가스 조절기
K-2는 겨우 해봐야 4개 입니다만 이건 더 복잡합니다.
먼저 저 빨간색 A로 표시된 부분, 가스를 잠그고 열고 합니다.
잘 보시면 조절기 윗쪽에 A라고 쓰여져 있는데 이게 지금 가스가 열려져서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저 B로 표시된 부분은 12단계에 걸쳐서 가스를 조절합니다.
덕분에 FAL은 영점 사격과 함께 몇발ㅆ기 더쏴보면서 가스 조절기도 셋팅하라고 권장하
죠.

이렇게 들어오는 양을 조절하는 방식들, 하나 같이 구멍들이 가스와 닫고 손상된다든지
할 여지가 있죠?
그래서 가스 구멍은 하나로 고정하고 대신에 들어온 가스중 일부는 버리고 나머지를 피
스톤이나 노리쇠쪽으로 보내는 방식을 쓸 수도 있습니다.




지저분해진다든지 거추장스럽다든지 등등의 이유로 그리 인기있는 방식은 아닙니다만
버리는 방식을 좀 더 손봐서 요렇게 할 수도 있죠.



이건 FN MAG의 가스 조절기.
역시 외부로 가스 버리는 스타일입니다.




가스를 버리는건 잠시 보류하고 팽창 공간의 크기를 조정해서 가스량을 조절하는
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 위의 방식들, 하나같이 사람이 돌려줘야 하죠.
귀찮습니다.

그래서 자동으로 알아서 되는거 없냐라고 하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됐더랬죠.




이건 M60 기관총의 가스 조절기구.
익숙한 분들 많으실듯.

피스톤이 밀려갈 때 천천히 밀려 나간다는건 한마디로 지금 총의 작동이 둔하다 더많은
가스가 밀어줘야 한다는 소리가 되죠.
가스 버리는 구멍의 크기를 저렇게 하면 작은 구멍에서는 작은 양만 빠져나갈테고 그럼
나머지 대다수의 가스는 여전히 피스톤을 밀어 줄겁니다.


반면 피스톤이 확 뒤로 밀려나가면 순식간에 큰 구멍까지 전부 열려버릴거고 이러면 가
스는 금방 다빠져서 피스톤을 고만 밀겠죠.


다좋은데 항상 그렇듯 매사가 이론대로 될리가 없죠.
가스란 놈이 항상 일정하게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 에러~



흠 이런건 어떨까...
실제로 비슷한 짓을 한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그닥 인기있던 것도 아니므로 그냥 배경
만 소개하는 선에서 끝냅니다.

이름하야 가스 작동 기구가지고 발사속도 고무줄 놀이 하기.


저 위에서 가스 구멍이 약실쪽으로 올수록 발사속도 높이기 좋다고 했더랬죠.
그럼 이걸 가지고 장난 좀 쳐보자는 겁니다.


지금은 속도가 느리게 된 상태입니다.
만약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총구쪽 가스 조절판을 닫고 약실쪽 조절판은 열어 주면
총구쪽 피스톤은 가만히 있을거고 약실쪽 피스톤이 아주 열심히 움직이겠죠.

그럴듯 한가요?
물론 이거 불편합니다.

그러나 이거 가지고 개량을 한번 해보실 수도 있을 겁니다.
간단한 몇가지 원리만 가지고도 쉽게 꼬아볼 수 있죠.



노리쇠 폐쇄는?
사실 이쪽은 딴거 없습니다.
회전 노리쇠는 저기 위에서도 나왔듯이 볼트 액션중 스트레이트 풀 보시거나 M16 노리
쇠 보시면 되고.
틸팅 볼트는 딴거 없고 전에 잠시 다룬거 보시면 되겠고.


이런 민숭맨숭한거 말고 좀 별나다 싶은거 하나 소개하고 끝냅니다.
아래는 DP 기관총의 노리쇠가 움직이는 법.



바로 이 물건



아, 뒷골 땡기는 방식이죠.

노리쇠의 양옆에 2개의 날개가 있고 이건 평소에는 얌전하게 접혀져서 노리쇠가 약실에
가서 자리잡는데 지장없게 있습니다.

그러다 저 노리쇠속으로 피스톤과 연결된 공이가 밀려들어가면...
날개 2개는 공이가 파고 들어오는 바람으로 옆으로 투이겨져 나오고 그럼 여기 걸려
노리쇠는 약실 뒤에서 고정되면서 자연스럽게 폐쇄를 하게 되죠.

그러다 피스톤이 후퇴하면서 공이를 잡아빼면 날개는 접히고 이 상태에서 노리쇠도 피
스톤에 끌려서 뒤로 갑니다.
약실이 열리죠.


이건 바로 저 DP의 노리쇠와 문제의 공이.




이 기관총은 탄창도 좀 별나지만 노리쇠와 공이도 별나고 아울러 쓰는 입장에서는 그닥
끌리지 않는 문제점도 있었죠.

피스톤과 피스톤을 감싼 형태의 복좌 용수철이 총열 밑에 있고 총을 쏴서 뜨거워지면
피스톤과 복좌 용수철 양쪽도 사이좋게 열을 받습니다.

이러면...
용수철과 피스톤이 팽창하고 탄성도 변하면서 총의 작동이 안좋아졌다고 하죠.
물론 이런 문제점은 종종 고장나던 격발기구와 함께 수정됩니다만 정작 가장 활약하던
2차대전중에 그런 수정이 빨리 되지 않았다는게 사소한 문제라면 문제였다 하죠.



다음 글은... 탄창과 탄띠에 대해서 쓸 예정.
언제가 될지는... 아, 프로젝트가 싫습니다.



p.s:
가스 작동식은 그게 피스톤이건 직결이건 잘 청소하는게 중요합니다.
무슨 총이건 다르겠냐 만은서도.
특히 가스 이동 경로 주변은 확실히 닦아두는게 좋고 여기서 뭐가 더 손대기 좋냐 나쁘
냐라는 차이가 나와 편이성이란 면에서 점수를 받냐 못받냐가 나오기도 하죠.



p.s:
가스 포트 주변으로 해서 생각보다 열을 많이 받는 경우도 생깁니다.
가령 피스톤 헤드가 왔다갔다 하는 지점이라든지 이런 부분.
고로 요기쪽에서 간혹 총이 열받으면 생각보다 더 짜증스러워진다라는 소문이 돌기도
하죠.
저 위에 DP를 예로 들지 않아도 무슨 총을 쐈더니 덮개가 졸라리 뜨겁더라거나 아예 가
드 부분이 녹아서 변형되던데 같은 소리까지 나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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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쉽비스킷 간단하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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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 비스킷을 만들어봅시다.

트랙백.

자, 어렵게 하실 필요 없어요.

먼저 돈을 준비하십다.
천원짜리 한장 정도면 되고 가급적 5천원짜리 준비하세요.

1. 먼저 가까운 편의점 내지는 마트 내지는 하여튼 이런 곳에 갑니다.


2. 참 크래커 내지는 뭐 그렇고 그런 아무 맛없고 소금맛 나는 비스킷
있죠?
장바구니에 담으세요.

혹시 집에서 부탁한 뭔가가 있으면 같이 바구니에 담으세요.
5천원 가져가셨다고요?
남는 돈으로 다른 기호품을 사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3. 집에 가져 오셔서 드세요.
비교적 부드럽고 비교적 새로 만든듯한 맛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엥? 뭔가 어긋난거 같다고요?
효모와 같은 팽창제가 좀 더 들어갔고 좀 더 깨끗하고 부드럽다는거지
이전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자, 그래도 만족 못하신다.
그럼 이제 직접 만들어 보죠.

주의: 여기서부터 실행은 너님 책임임.

적당량의 밀가루 - 중력분까지는 그럭저럭 봐줄만한데 강력분 이러면
답이 잘 안나오니까 가급적 박력분으로 하세요.

중력분, 박력분, 강력분이 뭔가 모른다면 이 기회에 제빵에 취미를 가져
보시는 것도 나쁠건 없습니다.
밥하는 것보다 손이 더가지만 나름 재미있어요.

혹시 진짜 거친 맛을 보고 싶으세요?
구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적당량의 밀기울이나 쌀겨 를 첨가해보세요.
보통 이전 시대에 질좋은 밀가루에 밀기울이 중량당 1/10 이하로는 들어
갔다니 밀가루 대비 1/10 이하로 넣으면 될듯 합니다.

요즘 밀가루가 너무 좋아서요.
아마도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봤으면 그럴 겁니다.

세상에 이렇게 새하얗고 그렇게 고운 밀가루라니.
이건 빵을 굽는게 범죄야.

만약 난 저정도로 세상을 염세적으로 살지는 않아 내지는 상처입기는 싫어
라고 저 마음속 깊은 심연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면 거칠게 빻은 보릿가
루로 대채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아, 보리는 활맥이라고 나오는 놈 쓰심 될겁니다.
가는건 재량껏 알아서.
아령으로 가는 방법도 있습죠.


물 - 밀가루의 1/5 분량 정도?
만약 밀가루 5컵을 썼다면 물은 1컵이나 거기서 절반 더 추가.
2컵 넘으면 참 안되더군요.

소금은 적당히.
그냥 좀 짠 맛 나겠다 싶은 수준으로.
밀가루 5컵 정도면 1숫가락 분량 정도면 충분할듯.

재료를 넣고 반죽하세요.
아, 뭔가 참 귀찮아질거 같다고 느끼셨으면 제빵 해보신 경험이 있거나 아님
현명하신 겁니다.
예, 더럽게 짜증나게 참 뭐같이 반죽안됩니다.

그렇다고 물을 더 부어서 이런 꼴로 만들면 안됩니다.


라스푸티차 --;;;
반죽이 이 상태로 갔다면 물을 더 부우시고 약불에 푹끓여 도배하실 때 쓰세요.

팽창제 - 이스트나 베이킹파우더 - 를 넣으셔도 됩니다.
단, 적당히 넣으세요.
너무 넣으면 본연의 씹는 맛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팁 하나 드리자면 집에 보시면 밥비닐 등급의 깨끗한 비닐 있사옵니다.
요즘은 1회용 위생팩이니 해서도 팔더구만요.
없으면 마트에서 Get! 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넣으시고 비비세요.
단, 너무 밟으시면 찰지구나 상태가 되니까 이건 피하소서.
우리는 그래도 빵을 만들려는거니 떡 내지는 수제비를 만들려는건 아니니.


반죽이 이렇게 됐다면 그 때는 수제비를 끓이세요.

이렇게까지 되면 단단한 반죽이 하나 만들어질겁니다.
그런 다음 적당한 시간 동안 반죽을 숙성시키시면 됩니다.

팽창제중 이스트 넣었다면 이스트의 팽창 시간에 맞춰서.
대충 3 ~ 4시간 정도면 될듯.
아, 이런 경우는 설탕 한숫가락 정도는 넣어주세요.

베이킹파우더면 한시간 정도만 두세요.

그럼 이제 이걸 적당한 크기로 납작하게 자르세요.

대충 두께는 8 ~ 10mm정도.

크기는 가로세로 80mm 정도나 지름 8mm 정도로.

이해가 어려우면 자신의 손가락 중지 절반 이하 두께에
크기는 보통 크기 포스트잇 정도 되게 하시면 됩니다.
안되겠다 싶으면 작은 접시 만하게 만들세요.

이렇게 반죽을 뜨셨으면 앞뒤로 밀가루를 가볍게 발라주
시고 작은 포크 따위로 쿡쿡 찔러 작은 구멍을 내주시길.
너무 내지는 말고.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안하셔도 됩니다.

그런 다음 쿠킹호일에 약간의 기름을 바르고 그 위에
반죽을 올린 다음 오븐이나 그릴에서 대충 빵굽는 온도대에서
구우시면 됩니다. (대충 180도 정도선)

굽는 시간은 대충 한 20 분 정도?

여튼 노릇노릇 하게 익혀졌다 싶으면 꺼내서 뒤집으시고 그 상
태에서 한 10분 정도 밖에 두세요.

그런 다음 다시 오븐에 투입, 20분 정도 구우세요.

굽는 시간은 비교적 약하게 해서 노릇노릇 해질 때까지 입니다.
표면 색깔만 노릇노릇하게 되고 속은 안익으면 매우 짜증스러우
므로 신중하게 잘 익혀보시길 바랍니다.

다 익었으면...
이걸 통기가 잘되는 곳에서 보관하세요.
뭐 바로 드셔도 무방하긴 합니다.


주의점:
1. 저걸 하는건 좋은데 보통 남자들이 요리란걸 하면 여자들은
짜증냅니다.
엥? 요리하면 좋을거 같다고요.

풉, 그렇게 말하시는 분이 여성분이시고 미혼이시면 일치감치
꿈깨라고 해드리겠습니다.

남자들의 요리는 요리와 함께 수많은 요리의 잔해 - 설겆이 거리
- 를 생성하는게 극히 일반적입니다.
특히 그 요리 도구가 최근에 산 아직 광고 문구만 봤고 실제 써본
적은 없더라면 그리고 그거 산다고 남편(혹은 동생이나 철딱서니
없는 오빠)이 일찌감치 알았다면 백이면 백 설겆이를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이 남자가 손에 가위들고 뭐 자르는게 아니면 그냥 주방에
가급적 오지마라고 하세요.
그게 귀하의 정신건강과 주말 육체 피로에 많인 도움이 될겁니다.

여튼 각설하고.
이런고로 주방 폭파를 할거 같고 그 주방을 열받은 부인 내지는 어
머니가 치울거 같다 라면 그냥 초반에 포기하시길 바랍니다.
그게 하루 반나절 이상을 잡아먹은 시원찮은 결과에 대한 보험일
수도 있으니.

동생이나 누나, 여친이 치울거 같다.
동생이나 누나의 경우는 현물로 보상하시거나 현금으로 배상하시거
나 그건 알아서 하시면 될거 같고.

여친은...
그냥 이런거 만들지 마시고 여친과 같이 밖에 나가셔서 건전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2. 한 몇주 내지는 몇달 방치 플레이를 하고 싶으세요?

혼자 놀면 좋냐?

그럼 밀폐 용기등등 하여튼 통기 안되는 곳에 넣어두지 마세요.
상합니다.
가장 좋은건 바구니(소쿠리 말여요) 등에 담고 천등으로 덮은 다음 볕안들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그냥 던져두는 겁니다.
아마 1주만 잘 놔두시면 바로 그 맛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냉장고 보관?
꿈도 꾸지 마소서.

냉장고는 한달전 넣어뒀던 우유가 파스퇴르의 말마따나 요구르트가 되는걸
확인하는 과학실험 상자이자
반년전 넣어뒀던 감자와 마늘에 싹이트게 해주는 다목적 식물배양장치이자
이년전인가 삼년전에 사넣어뒀던 치즈의 화석을 보여주는 고고학 학습도구지
무려 쉽 비스킷 따위를 보관하는 장비가 절대 아닙니다.
 

3. 만약 소쿠리에 담아두고 한달 넘게 방치 플레이를 즐기면서 나도 염장고기
를 먹고 싶다라고 작정한 분은 적당한 양의 쇠고기나 돼지 고기를 고르세요.
고기는 초심자의 경우는 그냥 우둔이라든지 사태같은 지방 별로 없는 장조림
하면 뻑뻑할거 같은 그런 부위 쓰심 됩니다.

고기 씼어서 굵은 소금 팍팍 치시고 다시 그 위에 고기 깔고 소금치셔서 지금
소금속에 고기를 파묻은거 같다라고 생각되시면 오케이 입니다.
소금 아끼면 상합니다.

아, 이 경우도 밀폐 용기는 금물이옵니다.
적당히 통기가 되는게 좋아요.
아울러 락앤락 같은거 잘못 썼다가 기껏 플라스틱 용기 하나 때문에 욕먹는
불상사를 피하는데도 도움 될겁니다.

이렇게 한달쯤 적당히 두면 딱딱하게 마른듯한 소금덩어리 하나가 나오고
완성됐습니다.


진짜 주의 사항.
만드는 것과 먹는건 귀하의 의지이므로 제게 책임을 물으심 안됩니다.


p.s:
근데 이건 역사로 넣어야 하나?
음식으로 넣어야 하나?


p.s:
진짜 오랜만에 쓰는게 과거의 뻘짓 경험담이라니. --;;;


tag :

참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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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8월과 9월만 해도 독일과 프랑스 양쪽은 슐리펜 계획과 17호 계획에 따라 기동
하며 전쟁을 치뤘죠.
그리고 이건 10월 중순까지 이어진 바다로 가는 경주(Race to the sea)가 벌어질 동안
만 해도 양쪽 모두는 4년 남짓한 기간동안 진흙탕속을 파고 들어란건 상상도 못했었고
병사들은 총만큼 삽이 매우 중요해질 수 있다는걸 몰랐었죠.

마른 전투에서 패배후 엔(Aisne)강에 도달한 독일군에게 팔켄하인(Erich von Falkenh-
ayn) 장군은 점령한 프랑스와 벨기에 지역을 방어하며 사수하고 또 그 지점들을 중심으
로 한발 나아갈 수 있는 교두보를 땅속에 만들 것을 명합니다.
바로 참호전이 시작된거죠.

슈멩 데 담(Chemin des Dames)의 능선에 독일군 7군단(예비)이 자리 잡고 참호망을 만
들며 교착이 시작되자 곧 독일-영국-프랑스군의 참호들은 옆으로 옆으로 늘어나기 시작
, 북해에서 스위스까지 760km에 이르는 참호선을 이루게 됩니다.


저 때의 항공 사진.
이미 항공기가 날아다니던 시점에서 항공 사진 정찰의 중요성은 높아졌죠.


전형적인 참호의 구조
무인 지대에 연한 청음초소(listening post)가 있고 - 보통은 포탄 구멍(탄공)을 가
지고 십자가형으로 파고 보강한 형태 - 전선에 연한 참호가 파여지며 그걸 다시 구
불구불한 교통로로 지원 참호로 연결하며 지원 참호는 다시 예비 참호로 연결됩니
다.
저런 곳에 1개 소대가 배치될 경우 소대 절반은 전방 참호에 있고 절반은 지원 참호
에 있게 되죠.
모든 참호는 직선으로 만들지 않으며 구불구불하게 만듭니다.
포탄이 낙하해서 터지거나 적이 들어왔을 때 한방에 쓸리는걸 방지하기 위해.
 

1914년 기준의 참호 구조
영국군 것이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독일이나 프랑스도 비슷하게 따라 갑니다.
특기할 점은 L.
이 부분은 대피호이자 일종의 개집구멍인데 사람 상반신이 들어갈 정도로 파둔 구멍
입니다.

바로 저 속에 들어가서 자게 되는데 몸 전체가 들어가는건 아니라 다리는 밖으로 나오
는 식이라 밤에 보초 나가다 밟고 밟히기 일쑤였다 하죠.
그나마 이 그림에서는 저런 잘 수 있는 공간을 묘사했지만 공식적으로 영국군과 독일
군은 저런 구멍을 파는걸 금지 시킵니다.
참호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하에.





1916년 솜의 어느 영국군 참호


프랑스군의 참호
모래 주머니를 주로 사용한 영국이나 독일군에 비해 프랑스군은 나무 잔가지를 묶어서
만든 덮개를 선호합니다.

지형이 다르다보니 꽤나 다른 모습을 보여줬겠지만 이중 참호전이란 인상은 바로 벨기
에와 프랑스하고도 대부분의 지대가 해수면과 비슷하거나 낮은 저지대인 곳에서 만들어
지게 되죠.

해수면보다 높아봐야 2m정도인데다 거의 대부분이 평지에 드물게 해발 100m를 넘기기
힘든 완만한 구릉이 있는 이 지역에 참호를 만들자 곧 지형이 얼마나 적이 될 수 있는
가 알게 됩니다.
땅을 약간만 파도 물이 베어나오더니 진창이 되더라는 것이었죠.

독일군은 먼저 참호를 만들었던 입장이라 그나마 지세가 높은 곳을 선택할 여지라도 있
었죠. (겨우 해발 고도 60m 짜리 언덕을 고지라 부르는 판이었지만서도)
그런 처지가 아니었던 영국군은 고지아래에 위치하는터라 전술적으로 불리하고 무엇보
다 1m정도만 파면 물이 베어나오는 최악의 지형에 참호를 만들게 됩니다.

결국 플랑드르에 있던 영국군, 참호를 만들긴 하지만 흔히 아는 것과는 다른 형태의 참
호를 만듭니다.
2 ~ 3피트 정도만 땅을 파고 2야드 이상 높이로 아랫쪽의 폭은 6야드 이상, 윗쪽 폭은
1야드 이상되게 모래주머니와 나무, 필요에 따라 콘크리트로 벽을 친 형태의 성벽, 아
니 참호를 만들게 되죠. (돌출형태로 만든 참호, 독일군은 상자 참호라 부릅니다.)
적어도 이렇게 하면 땅을 깊게 팔수록 더많이 나오는 물에서는 해방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니.

뭐 일이 이정도로 끝났으면 다행입니다만 얼마안가 이런 가능한 조치들을 무색하게 만드
는, 심지어 좀 더 고지대에 자리
를 잡은 독일군마저도 진창속에서 지내야 하는 일이 벌
어집니다.

1914년 10월 25일부터 1915년 3월 10일까지 딱 18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프랑
드르에 비가 내렸거든요.

가뜩이나 해수면보다 낮은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로에서 범람한 물에 의해 습지대를
방불케하는 모습이 펼쳐지는 판에 비까지 왔으면 더 볼거 없는 상황이 벌어지죠.
배수구를 아무리 파놔도 얼마 안가 전혀 의미없는 짓이 됐고 참호속은 발이 젖는 정도
는 매우 양호한 수준이며 심하면 가슴까지 차는 물과 진흙탕속에서 근무를 서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저 탄공으로 불리던 포탄에 의해 생긴 움푹 패인 구덩이조차도 물과 진창으로 채워진
늪으로 돌변했고 실수로 빠졌다간 정말 헤어나오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생겼으며 특히
부상자에게는 최악의 함정 역활을 하기도 했다 하죠.

'내가 있던 참호가 물에 잠겨 버렸지.
 나는 참호를 나와 주변에 총알이 날아다니는 흉벽위에서 잠을 잤어.
 잠은 반드시 필요했고 죽음은 그저 잠을 의미할 뿐이었거든.'

'한번은 우리 조리장이 진창이 되버렸지.
 그 날, 우리가 가진 먹거리 대부분이 먹을 수 없게 되버렸어.
 물에 부푼 건빵과 차가운 스튜 정도나 먹을 수 있었으니.
 조리병들이 베이컨을 아침에 주려고 했던 적이 있는데 모두가 거기서 시체 냄새가 난
 다고 불평을 했지'


지금 저 병사가 나오는 곳이 바로 자신의 숙소 겸 대피호입니다.
완전히 물에 잠겨 기능 상실


이 사진에서 모래 주머니로 만든 돌출 참호의 구조가 보입니다.
지표에서 약간만 파들어가고 참호의 전면과 후면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강화했고
전면에는 올라서서 사격을 할 수 있는 답판이 만들어져 있죠.
특이 사항으로 비가 온 것같지 않지만 진창을 변한 부분과 두 병사가 무릎위를
덮는 고무 방수 각반을 하고 있다는걸 주목하시길.


역시나 마찬가지 상황.
나무 판자를 대서 발이 빠지게 하지 않았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진창에서 해방된
건 아니었죠.
털가죽 옷은 전선 여러곳에서 꽤나 귀하게 여겨진 것으로 방한 조끼 형태로 지급
됩니다.

이렇게 온 천지가 진창 투성이가 되자 듣도보도못한 별 잡스런 병이 나옵니다.
바로 오늘의 주제인 trench foot.



처음 이 증상이 나왔을 때, 모두 동상으로 오인합니다.

얼어서 곱은듯한 마비감이 오다 환부가 붉거나 푸르게 변하고 (erythrosis / cyanosis)
혈액순환이 저하되다 붓고 냄새가 나기도 하며 간혹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가 벗겨져나
가기도 하죠.
이런 경우 외부 요인에 의한 감염도 각오해야할 상황이 되죠.

이 상황까지 왔는데도 조치를 안했다면 이제 괴사가 진행됩니다.
환부는 검푸르게 변하다 더 지독한 냄새를 내게되며 몸에 열이 오르고 결국 문제가 생
긴 부분을 잘라낼 수 밖에 없게 되죠.
물론 감염등이 겹친다거나 몸 상태가 안좋다거나 하면 죽음도 각오해야 할 판이 되는거
죠.

더 거시기한건 이 동상과 비슷해보이는 참호족 증상 자체가 동상과 달리 영상의 기온 -
섭씨 16도 부근에서 발생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 에서 발생했다는게 꽤나 깨는
겁니다.
또한 다른 어떤 부위보다 발에 집중적으로 일어난 것도 특징이었죠.

사실 참호족 자체는 그 이전에도 알려졌던 병이긴 합니다.
이미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을 가던 그 시점에서 그의 군의관 라리(Dominique-Jean
Larrey)가 기술한 적이 있을 정도로.

참호족이 어떻게해서 일어난다는건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답니다.
확실한건 신발을 신은 발에 잘 발생한다는 점과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발과 신발이 젖
은 상태로 8시간 이상 16도 아래의 기온에 노출되면 걸리기 쉽더란 거죠.

참호는 저 위의 조건을 충분히 잘 지켜줄만큼의 조건을 가졌던 것이 탈이었죠.
병사들의 신발은 행군을 위해 발에 딱맞는게 일반적이었고 이런 신발을 하루종일, 참호
투입되면 사실상 벗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였으니 혈액순환에서 이미 문제가 생기게
되죠.
여기에 근무 자체가 서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작용합니다.

여기에 참호 도처에 있는 물은 발을 젖게 만들기 일쑤였고 야간에는 기온마저 더 떨어
지니 어쩌면 최적의 조건을 달고 산 셈일 겁니다.
아니 비단 참호족만 아니라도 발 건강 자체에 전혀 좋을거 없는 상황이었던거죠. (발말
고 참호신염 trench nephritis과 같은 신장계통 질병도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단, 생각보
다 폐렴과 같은 호홉기 질환이 크게 증가하진 않았다 하죠.)

일이 이렇게 되자 참호족, 곧 관심 집중이 됩니다.
영국군 기준으로 1914년만 해도 겨우 8건이 지휘 계통을 통해 보고됐지만 1915년이 되
면 6천건이 넘게 보고 됩니다.
참호족으로 병원에 간 방사만 1914 ~ 1915년 두해동안 2만명이었으니.

전쟁전기간동안 74,711명의 영국군 병사가 참호족으로 병원 신세를 졌고 그중 41명이
죽었고 꽤 많은 수가 절단 수술로 작게는 발가락 한두개나 크게는 발이나 다리를 잃었
다는걸 보면 군 상층부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질병이 된거죠.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 시기, 효과적인 항생제는 없지만 이미 리스터에 의해 자리잡혀진
깨끗한 수술과 조치 덕분에 덜죽었다라는 걸겁니다.
만약 19세기 중반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저 7만명의 영국군 병사중 절반가량은 감염으로
쓰러졌을지도 모를 판이었으니.

'참호족은 공포였지.
 괴사로 이어지면 다리를 잘라야 했거든.'


참호족 환자 후송



1916년, 영국군의 참호족에 대한 설명과 조치.

참호족(TRENCH FOOT)
차가운 물에 젖으면 발생하는 이 증상은 병사들의 발을고통스럽게 붓게 한다.
흔히 겨울철 참호에서 발생하는 동상(frostbite)과 혼동하여 기술하지만 정확히 말해
이건 물에 의한 발생하는 water-bite 이다.

동상은 극히 낮은 기온에 노출된 신체 부위 - 예컨데 얼굴, 코, 귀와 같은 - 에서도 발
생한다. (중략)

참호족이라 알려진 증상은 근육의 이완과 혈액순환 불량으로 발생한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발 역시도 움직일 때보다 가만히 서있으며 찬물에 노출된 경우 더
욱 더 발생한다.

참호족의 증상은 동상과는 확연히 다르면서 몇몇 부분은 상당히 유사한 증상을 보여준
다.
전형적인 참호족의 증상은 찬물에 젖은 발의 마비와 그 이후의 발등과 발바닥의 고통과
(지각)과민으로 시작된다.

발이 약간 푸르게 변하거나 약간의 홍반이 보이기도 하며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간혹 완벽하게 정상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라.

때때로 손에서 참호족과 비슷한 증상이 보일 때도 있다.


조치법
참호족의 조치는 증상에 따라 처리한다.

초기에는 침대에서 쉬게 하고 알코올과 같은 건조 로션(evaporating lotion)을 도포하
라.
Lead and Opium Wash (Lotio Plumbi et Opii, N. F)가 고통과 지각 과민에 유효한 효과
를 가져온다.

* Lead and Opium Wash는 아세트산납(납초/연당)과 아편 추출물을 혼합한 겁니다.
  일종의 로션으로 사용된 물건이죠.
  지금은 썼다간 무슨 소리 들을지 충분히 감이 잡히실 겁니다.

그런 후, 발을 잘 말리고 올리브유나 장뇌화유(camphorated oil)로 마사지를 하라.


예방법
1. 군화
   꽉맞는 신발을 신지 마라.
   양말 2개를 겹쳐 신을 정도로 헐렁한게 좋다.
   꽉 맞는 신발이나 너무 작은 신발은 발을 죄며 각반 역시 너무 꽉 매지 마라.

2. 신체를 따뜻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라.
   고무 방수막(mackintosh sheet)과 같은 것을 활용하라.
   옷위에 겹쳐입을 경우 훌륭한 코트이자 방수까지 가능하다.

3. 가능한 건조한 양말 두짝을 소지하라.

4. 24시간에 한번 이상 신과 각반을 벗고 발을 주무르고 말리고 마른 양말을 갈아신어
   라.

5. 신발이 방수되게 기름을 먹일 것.

기타 : 장교들은 참호의 근무 위치가 물에 잠기지 않게 신경쓸 것.


참호족 예방을 위한 검사
하루에 한번 이상 검사하고 양말 갈아신으라는 지침이 내려지죠.

여기까지 보심 아시겠지만 조치란게 예방 위주가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니 공포란 소리가 나온게 걍 괜찮겠지 하다가 어느 순간 냄새 나더니 발 잘라야 한
다는 소리가 나오더란거죠.

그래서 예방을 위해 여러 조치가 취해 집니다.

당장 비와 물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복장이 지급되기도 합니다.
오늘날의 판쵸 우의와 비슷한 역활을 하게 고무등을 덧씌운 방수천 뭉치, 종아리를 덮
는 방수 각반이나 장화가 지급되죠.
그런데 이거 모두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죠.
아무리 방수천을 둘러도 잠시 몸이 적는걸 막는거지 영구적인건 아니었고 장화는 곧잘
세버렸죠.

'무릎까지 오는 꽉 맞는 고무 장화(gumboots)를 신고 참호를 걸으면 차가운 물이 들어
 오는게 느껴졌지.
 도처에 널려있는 가시 철조망 조각에 이미 구멍이 나버렸거든.'

더하여 발을 건조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영국군은 1915년말부터 마른 양말 3켤레를 소
지하게 했고 가능하다면 하루에 한번 이상 2번도 양말을 갈아신게 합니다. (프랑스나
독일군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합니다.)

여기에 발이 물에 젖지 않게 하려 영국군 같은 경우 고래 기름을 지급하기도 합니다.
(대대당 하루에 10갤런 - 대략 45리터 - 정도의 고래기름 지급)
발이 젖으면 참호족 발생한다니 그럼 방수되게 하면 될거 아니냐는 생각은 좋았으나 이
게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었답니다.

덕분에 1917년 중반 이후로는 고래기름 대신 프랑스식의 건조분 - 오늘날의 풋 파우더
에 해당하는 - 을 지급합니다.
활석가루에 장뇌를 혼합한 것이었죠.

그외 병사 개개인이 신발에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봅니다.
밀기울이나 신문지, 밀짚을 넣어보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이 방법 모두가 신발을 벗고 있을 시간이 별로 없다는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인
문제점에 의해 아주 효과적이었던건 아닙니다.
전쟁중이니까 뭐 딴 것도 많은데 뭘 하고 넘어간 경우도 전혀 안 드물었으니.

그나마 상황이 좋을 때 양말 자주 갈아신게 하고 발검사를 했다는 점에서 더 악화되지
않았던 셈이죠.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 몇가지 방법이 시행되기도 합니다. (사실상 이 방법들 모두가
항상 성공적이었냐는데는 큰 의문이 있지만)

1. 장교에게 지휘책임 묻기.
   하루에 한번 이상 신발 벗기고 양말 갈아신고 기름이나 분칠 하라고 시키면서 감사
   까지.

2. 전우조 활용
   서로의 발을 책임지게 하고 누군가 참호족이 발생하면 그 전우조도 같이 불려와서
   제수없으면 대대장앞에서 잔소리 들어야 하는 이벤트 발생.

3. 마른 양말 준비
   참호에 식사를 가져다주는 추진조를 통해 말린 양말을 지급한 대대도 있긴 합니다만
   보통은 여분의 양말은 커녕 말릴 시간조차 없을 때가 많았다고 하죠.
   게다가 관료적인 조치 - 양말 숫자 세기 - 가 시작되자 전사자의 사물을 뒤져 양말
   을 확보하는 볼썽 사나운 일도 벌어졌다죠.

어쩌건 전쟁은 끝났고 그후, 참호족이 사라졌냐면...
그게 아니란게 심난한 겁니다.

2차대전중에도 참호족은 발생했고 특히 1944 ~ 45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프랑스 전역에
서 발생, 미군을 꽤나 당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보급이라면 그좋다던 미군조차 참호족과 동계 전투 준비에 방심했다 크게 당해버렸죠.

]
1944년 프랑스, 참호족에 걸린 미군들.



그 후, 월남전 - 건기(겨울)에 16 ~ 24도 정도의 기온 분포 - 에서도 참호족이 발생하
기도 했고 영국군도 당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포클랜드에서.
춥고 습하고 보급품은 제때 안오고가 겹친데다 믿고 있던 방수기능이 있다던 군화마저
도 막상 닥쳐보니 답이 없엉 소리가 나왔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게 군에서만 나오는거 아닙니다.
야외 활동등이 많아진 현 상황에서 민간에서도 참호족은 발생할 수 있으며 비단 걷는
것말고 사이클링하다가 걸릴 수도 있다는걸 감안해야 하고 발 건강에 유의해야 겠죠.


p.s:
참호전에서 모든 병사들이 참호에서만 생활한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최일선의 전방 참호 - 예비 참호 - 주둔지(막사)를 순환하며 근무와 휴식을
했었고 보통 1주일간 전방 참호 생활을 했다면 1주일은 예비 참호, 3일은 주둔지 휴식
형태로 순환 근무를 합니다.
물론 이게 깨져서 한달넘게 전방 참호에서 전투를 치룬 경우도 있긴 합니다.

또한 부대 역시도 저런 체계에 맞춰서 순환이나 교대를 하게 되죠.
가령 12개 대대로 구성된 1개 사단이 있다면 먼저 6개 대대를 전방에 보내고 6개 대대
는 예비로 남겨 둡니다.
대대는 휘하 4개 중대중 2개를 전방에 2개는 역시 예비로 두게되며 중대 역시도 소대를
나눠서 전방과 예비로 구분합니다.
소대에서도 절반으로 나눠 반은 교전 참호에 밀어넣고 나머지는 예비 참호에 두는 식으
로 대응을 하려고 하죠.

그리고 이런 체계는 병사들에게 항상 움직이라는걸 강요합니다.
당장 전방 참호와 예비 참호를 이동하는 것에서부터 각 참호와 시설 보수, 필요 물품의
확보(참호망에서는 인력 수송), 그에 수반된 행정작업(장교들)은 끊임없이 내려왔고 그
결과 장교건 병사건 부사관이건 모두가 피곤에 절게 되죠.


p.s:
비와 물, 진창은 여러가지 문제를 만듭니다.

1. 방한을 위해 필수적인 외투가 짐덩어리로.
   외투는 병사들에게 최우선적인 방한 의복으로 인식됩니다.
   실제로 외투 하나만 잘 챙겨도 어지간한 상황에서 버틸 수가 있었으니.
   여틑 저 당시의 모로 만든 외투는 대충 3kg 정도의 무게가 나갔답니다.
   문제는 비와 물을 머금으면 그 무게가 8kg을 돌파해버리고 여기에 진창까지 코팅되
   면 10kg을 넘어 20kg 가까이 나가버리는 경우도 드물지는 않았다고 하죠.
   가뜩이나 30kg이 넘는 군장에 방한의복까지 이 모양이 되면 이건 대재앙이 되는거지
   별거 있나요.


2. 편하자고 깔았는데...
   참호와 그 주변에서 진창에 발빠지지 말라고 바닥에 널판지를 까는건 흔한 일이었다
   하죠.
   그런데 이게 간혹 끝을 잘못 밟으면 튀어올라와 얼굴을 후려친다든지 위험한, 그리
   고 각종 오물과 먼지등으로 인해 잘 안보일 수도 있는 물이 찬 탄공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것을 밟다 탄공으로 추락하는 일도 생겼다나요.


3. 쌍방이 도저히 어떻게 할 수 밖에 없는...
   몇몇 전선에서는 저 비와 물, 진창으로 인해 살기위한 합의를 한 경우도 있었다죠.
   쌍방 모두의 참호가 물에 잠겨 버렸고 그런 날이 계속 되자 적대적인 두 집단이 자
   연앞에 굴복, 무인지대에서 만나 서로 사는 방향을 모색하기도 했다고 하니. (크리
   스마스 휴전말고 이런 휴전은 꽤 있었다고 하죠.)
   일부 지역에서는 서로가 참호의 담장위에 서있어도 사격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끌
   어낸 경우까지 있다나요.


4. 추위와 의복
   하루종일 물속에서 발과 다리, 심하면 온몸을 적시며 돌아다니고 그 상태에서 쉬다
   조각잠을 자고 먹고 싸는 입장에서 큰 고통중 하나가 추위였다 하죠.
   추위를 막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불을 피우거나 추위를 견딜만큼 옷을 입는 것이었
   는데 이중 불을 피운다는 항상 곤란했답니다.

   공식적인 명령에서 참호속에서 불을 피우는건 금지됐고 이건 전술적으로도 합당한
   조치이긴 했습니다.
   당장 연기와 냄세, 불빛이 세어나간다는 문제가 있었으니.
   그러나 누구도 다식어빠진 식사를 원하지는 않았고 누구도 하루종일 물에 빠져있다
   해떨어지면 덮쳐오는 추위를 원하진 않았던지라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불을 가지려
   합니다.

   이른바 tommy cooker라 불리는 조잡한 곤로따위가 등장합니다. (개중에는 탄피에 못
   쓰는 양말과 군복조각을 뭉쳐 넣고 각종 기름 - 등유부터 참호족 예방용 고래기름까
   지 - 을 부어 불을 붙이는 원시적인 곤로를 자작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불은 결정적으로 아무리 비공식적인 방식을 동원해 구해서 써먹는다쳐도 참
   호 밖에서는 쓰지 못한다는 겁니다.
   오직 대피호에서 눈치껏 알아서 잘 쓰는 수 밖에 없었고 저 대피소마저 물에 잠길
   상황이면 끝났다고 봐야할 판인거죠.

   옷은 공식적 비공식적 수단 모두를 동원해 얼마나 확보할 수 있냐가 중요해집니다.
   입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입었다나요.
   지급된 복장외에 특별한 (별 효과는 없었지만)방수복이나 가죽/모피 조끼나 외투,
   계절과 관계없이 외투가 지급됐고 개인이 각종 스웨터나 조끼 가디건 등을 집에서
   보내달라하여 입거나 아예 여분의 모포나 범포등을 구해 망토같이 두르고 다닌다거
   나 직접 겉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죠.
   깐깐한 지휘관들은 매우 싫어하는 모습이었지만 그렇다고 함부러 건드릴 수도 없는
   문제였다 하죠.


5. 물난리가 나면 온 세상이 수영장이 되나는건 초딩 1학년 수준
   온 동네가 물에 잠기면 여유있게 보트도 타고 수상스키도 타고 좋죠.
   그런데 정화조가 언제나 지하에 위치한다는 것과 하수도 역시 마찬가지란걸 알면 이
   생각은 절망적인 쪽으로 가야할 겁니다.

   참호 역시도 이런 문제에 고대로 봉착하죠.
   야전에서 화장실이란게 참으로 뻔한 수준이란걸 본다면 이건 뭐 장난아닌거죠.

   유서깊은 야전용 화장실 만드는 법.
   - 먼저 땅을 팝니다. 적당한 폭과 깊이로.
     대략 깊이는 1m 이상, 폭은 안빠져 죽을 정도로.
   - 나무 판자를 걸칩니다.
   - 볼일은 나무 판자위에서 잘보면 되고 옵션으로 구더기등이 끓지 않게 디젤유등을
     뿌려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 구덩이가 1피트 정도 남겨두고 찼으면 매립합니다.

   약간 더 나은 형태로는 요강단지를 만들어서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야전에서 만들다보니 생긴거나 사용 재료는 뻔하다는게 탈이죠.
   1차대전때 유행한 스타일은 나무로 상자를 만들고 그 속에 기름통(등유 깡통)을 넣
   은 것으로 볼일 보고 기름통을 꺼내 비우면 되는 식이었죠.

   그외에 양동이를 쓴다거나 걍 볼일 보고 흙채로 삽으로 떠서 묻어버린다는 방법도
   사용됩니다.

   문제는 전부 다 어쩌건 어딘가에 배설물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고 이런 상태에서 비
   가 왔고 물이 넘쳐서 온통 진창이 됐다면 매립 장소가 얌전하게 제자리를 잡고 있을
   리 없을 겁니다.
   가뜩이나 진창에 온통 똥밭이 되는거죠.


6. 탈진
   진창속을 걷는다는건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그 진창이란게 그저 발만 빠지는 정도가 아니라 종아리는 물론이고 무릎까지 빠진다
   면 이건 장난이 아니죠.
   더 나쁜건 병사들은 물에 젖은 복장과 함께 25kg이 넘는 군장을 짊어지고 다녀야 했
   다는 점이고 여기에 참호에서 쓸 모든 물건(음식과 음료수부터 각종 기자제)들을 등
   짐으로 날라야 했더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참담해지는 것이죠.

   이런터라 예비 참호에서 좁고 구불구불한 교통호를 거쳐 전방 참호로 그것도 야간에
   투입된다는건 굉장한 고역이었다고 하죠.
   행군후 탈진해서 쓰러지거나 하는 일이 드물지 않게 벌어졌다하니. (그리고 지휘관
   에 따라서는 이렇게 탈진해서 쓰러진 것을 이른바 군기가 빠진 걸로 간주, 처벌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죠.)

   심할 경우는 전방 참호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청음초 위치로 가는 것마저 진창
   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이었다나요.


7. 끊임없는 보수 공사
   참호 역시도 땅에 파놓은 구조물이며 비오고 물차면 무너지는게 당연할 겁니다.
   덕분에 병사들은 끊임없이 참호를 보수해야 했고 총보다 삽을 잡는 경우가 역시나
   더욱 많았다는게 특징일 겁니다.
   여기에 참호앞에 쳐진 철조망을 보수하는 작업까지 겹치면 사실상 여유있게 쉴 시간
   은 없다고 봐야 할겁니다.


8. 익사
   전쟁 전기간에 걸쳐 누군가 물이 괸 진창속에 빠져죽었다는 소리가 나왔었죠.
   포탄에 의해 생긴 구덩이는 얼마안가 진창으로 변했고 진창의 특성상 그 구덩이가
   얼마나 깊은지는 빠져봐야 아는 문제가 되버립니다.
   제 몸 가누기도 힘든 부상병은 물론이고 몸성한 병사마저도 위험하기 짝이 없었던거
   죠.


p.s:
요즘은 camping toilet이니 뭐니 하면 이런 것도 나오긴 합니다.
일회용 변기.
누면 화학적으로 처리되고 비닐봉지로 묶어버리면 되는터라 요강보다는 양호.
아래는 일본 물건으로 아마 요 최근 신문 기사에도 나온적 있죠. (쓰나미...)


아니 뭐 이런 개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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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옥 구경중.

일의 발단은 8월에 웹 프로젝트 투입.
뭐 걍 그럭저럭 할만할거라고 생각하고 들어간게 오산.

PM + PM 보조겸 PL 역으로 본인 + 자사 직원 1
에 외주 개발자 1 + 디자이너 1.
이라는 평이하기 짝이 없는 인력 구성으로 투입.
11월이면 쫑치고 나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
여기까지는 좋았다죠.

그런데 어느날, 도대체 로또를 맞은건지 아님 무슨 심경의 변화를
겪은지 몰라도 외주 직원 야반도주.

허헐.
아니 들어가서 무슨 일이 빡세게 굴러간 것도 아니고 설계 들어가는
개발자에겐 비교적 널널한 시점에서 왜 야반도주를 한지는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는게...

야근도 안하던 인간이 컵라면 먹으면서 야근 한다고 남아있던게
이상했지만 뭐 개인 사정이니 라면 드시지 말고 밥 드시고 청구하라
하고 갔더니 다음날 노트북이고 뭐고 싹 다 가져가고 잠수타버렸네.

일 한거 있냐고?
한게 있을리가 있나.

이게 뭔 날벼락인가 해서 외주 인력 투입사에 연력해서 어쩌하다보니
땜빵으로 보내준다더라능.
슬슬 설계가 진행되고 일을 해야 하는 판이라 그 업체에서 고급이라고
주장하는 새 외주 개발자 받음.
뭐 분명히 이 업계 속성상 다른 업체 물고 들어왔을리 뻔하지만 믿기로
하고 오라 함.

첫날 뭔가 나사가 빠져보인다는 인상과
개발툴 뭐 쓰냐는 이야기에 평이한 JAVA에 이클립스 사용하고 입출력
UI단은 JSP고 MS-SQL에서 쿼리 하고 SP나 VIEW 좀 만들고 JSP에
모 업체의 그리드 툴을 적용하면 된다고 했을 때 나 왠지 그런 것과 안친
하다는 투의 반응을 불안하게 넘겨버리고 어쩌건 출근하라 함.

그리고 본격 설계 전쟁 시작.
그런데 럴수럴수 우리의 '' 담당자가 이런거 안해본 티를 역력하게 내고
있다는게...
아니 도대체 무슨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지들 요구 조건이 어
느정도 상식적인지 판단조차 못하고 들어왔어.

아니 어느 미친 놈의 인간들이 결재 들어간 문서를 수정하겠데?
너같으면 종이에 써서 결재 상신한 문서를 니 맘에 안든다고 결재자 보는
앞에서 박박 찢는 짓을 할 수 있냐고 일주일간 설득.

뭐 어쩌건 별 희안한 요구사항 쳐내고 짜르고 싸우고 어쩌고 해서 정리를
하자는데 이마저도 차일피일 연기, 나중에 다시 평가. 설계 하고 있으면
와서 갈아엎기 반복.

이게 9월까지 주욱 계속 됐다는게 더 경악스러운 상황.

한편 디자이너는 디자인 끝내고 퇴출하시고 - 복받은겨.

우리의 땜빵 외주 개발자께서는 원래 가지고 들어간 소스 - 리뉴얼에 해당
하는 프로젝트라서 - 가 복잡하니 어쩌니 투정하면서 모 업체의 그리드 툴
적용을 시작.
그런데 속도가 안나와 --;;;

헤멜거 예상하고 다른데서 적용한 사례까지 가져와서 보여주며 참고해라
했더니 그마저도 무시하고 뭘 하는지 죽을 쑤고 있음.
차라리 근무시간 내내 인터넷이나 쳐하고 놀면 이해라도 가.
것도 아녀.

그래서 추석 전, 너무 느린거 아니냐고 했더니 기분 나쁘다고 PM에게 투덜투덜
대다가 PM의 '늦게 하는거 맞으니 빨리 하시라' 는 소리를 듣고 깨갱.
이거 무려 경력이 고급 맞은 인간인가?

갈아치우자는 소리까지 나왔으나 뭐 때문인지 그냥 끌고 가기로.

뭐 어쩌건 10월이 됐고...
설계는 여전히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동굴탐험까지 오만 버라이어티를 다펼쳐
보이고 있음.

더 나쁜건 갑측 담당자가 다른 부서로 가면서 새로온 담당자 및 미래의 운영자가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피력하기 시작.

설계, 당근 갈아 엎음.

11월 테스트?
이미 물건너 가기 시작.

더 암울한건 같이 연동되기로 한 다른 시스템 개발과정이 지연되기 시작.
데이터니 뭐니 받기로 했는데 지연이 되니 어쩌니 하면서 연동은 먹는거임?
난 모르겠삼 니들도 같이 죽자능 소리가 나오기 시작.
덕분에 유예 기간을 얻긴 했지만.

뭐 어쩌건 흔들리는 설계속에 작업은 진행.
본사 직원 죽으려 함.
그럼 뭐하나 어쩌건 하야 하는데.

외주 개발자, 안드로메다 여행중.
개념은 이어도에 뒀나봐.

PM, 본인, 본사 직원, 심지어 갑측 담당자까지 와서 언제 보여줄거냐 얼마나
했냐? 이거 무슨 문제가 있는데 이렇게 수정하라, 이건 저렇게 수정하고 요건
요렇게 하라는 말 모조리 씹어드시고 말로는 예예 하면서 걍 안드로메다 여행
을 계속.

여긴 어디? 난 누구? 수준이랄까나.

결국 설계 어느정도 동결.
아니 언제든 우리가 마음에 안들면 바꿔 드리겠습니다 라는 갑의 자세로 인해
동결해도 동결한 보람도 없긴 하지만,

그리고 11월.
본사 직원 + 본인 죽기 직전.

외주, 뭔가 하긴 했는데 결과가 이거 고급 맞아 소리 나올 수준.

if (i == 1 || i == 2 || i == 3 || ......) {
}
else if (i == 14 || i == 15 || i == 16 || ......) {
}

이라고 조건문 거는 고급 개발자 보셨삼?

농담 아님, 진짜로 저 모양으로 조건문 걸었음.
(소스 까보고 환장했음)

그리고 11월 중반.
외주 개발자 나갈 시점이 됐고 그 동안 한거 최종 확인 들어감.
허헐. 될리가 있나.
그 동안 해온거 아는데.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 봐둬라.
니 입으로 언제까지 한다 했고 지금이 그 언제다.
그 동안 3주 내내 토요일에 출근한다고 수고 했다 오늘 금요일이니 빨리가서
좀 쉬고 내일 토요일 출근 좀 해달라.

라고 했더니 노트북 / 사물 챙겨서 야반도주.

아니 어떻게 된게 저 업체의 개발자는 수틀리면 야반도주 하는게 특기인가벼.

그나마 이 친구는 다시 복귀는 했음.
그게 나가기 딱 1주일 전이라 그게 탈인거지.

왜 이 모양으로 했냐니 한다는 말이...

나도 저녁에 퇴근해서 TV보고 쉬고 싶다.
혼자서 왕따 당하는거 같다. 그래서 울컥해서 그랬다.

아니 누군 좋아서 23시에 퇴근했나?
저녁 먹고 TV 실컷 보다 21시 되면 알아서 잘만 퇴근하고 야구 이야기만 죽어라
해댄게 누구지?

왕따?
지가 우리들 왕따 시켜놓은 판에 뭘.

뭐 다좋다 치고 그럼 하라고 한 일이나 제대로 해놓던가.
아예 답이 없음.
비교적 빨리 동결된 설계 + 업무 강도 + 기술 수준 고려해서 늦어도 2달이면 될
일을 3달 동안 질질 끌다가 아무 것도 안해놨다능.

아니 설계에 비교적 가깝게 근접이라도 했으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써먹을건데
이건 10%도 못써먹을 판.

결국 이 친구 나가고 이 친구가 하기로 했던 일을 직원 + 본인이 3주안에 땜빵 쳐리
하는 중.

한편 이와 동시에 설계 타고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가던 갑측 담당자들.
뭔 죄가 있겠냐만은 왜 늦어지냐고 갈구기 시작.

아니 그럼 진작에 9월안에 설계 쫑치게 하던가.
10월말 11월초까지 이거 이렇게 변경해야 될거 같다고 던져주는게 누구였더라?
지들 요구 사항 하나 제대로 파악 못하면서 결과 안나온다고 타박.
허헐.
요즘은 일을 이따우로 하고도 월급 받나봐.
갈구면 다되나봐.

덕분에 현재 3개월째 연속 야근중.
생일, 결혼기념일, 안방마님 생일, 장모님 생신 모두모두 고이접어 하늘위로 보내고
당일 전부 야근,
집에 들어가니 01시가 기본이더군.

그리고 내년 1월초,
오픈을 죽어도 해야겠다는 분위기에 오늘도 야근 확정.
안할 수가 없엉.

이런 Dog Foot을 보셨나요?


p.s:
소프트웨어 진행 어쩌고 저쩌고 전자 산업을 어쩌고저쩌고.

풉.
엿먹으시라 하세요.

일의 기본 룰도 모르는 갑에 을병정 죽죽 내려가는 현 상황에서 잘도 되겠어.
그러니 요즘 이 업계에 젊은 친구들이 안오지.

어느 불쌍한 미췬노무새퀴들이 한달에 200도 안되는 돈받고 이 짓거리를 첫직업
이라 가질거래?


p.s:
이쪽으로 꿈과 희망을 가진 청년 여러분.
인생 암울해지지 말고 잘해도 을밖에 안되니까 걍 집어치우세요.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하셔서 갑 되세요.
돈줄만 잡잡은 갑이 되시면 오만 비상식을 저지르셔도 됩니다.

룰?
그거 뭔가요? 먹는 건가여?


p.s:
H* 모 소프트웨어 소속이시라는 인천 사시고 야구 좋아하시는 안Ho**So** 과장님.
어디 딴데가서 이렇게 먹고 살지 마세요.
1년내에 귀하가 여기서 했던 사기 행각을 귀하도 직접 당해보시길 바랍니다.

개드립 : sub-cal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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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번역과 국제 영어 사용자의 비극

장갑묘님의 포스트에서 트랙백

일단 저도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약간만 하려고요.
그래서 개드립.


일의 발단은 누군가 전차란 놈을 만들어서 그걸 전투에 투입했더란 것에서 시작하죠.
당연히 상대방이 저따위 물건을 가지고 장난치려면 막아주는게 인지상정.
야포에 장전하는 철갑탄이 등장합니다.
전차의 장갑판을 관통해서 속에 든 것들을 날려버릴...

그리고 이런 철갑탄들은 야포만 아니라 상대방 전차를 잡기위해 전차포에도 장전되게
되죠.

1차대전때만해도 철갑탄이란 것들은 꽤나 단순 무식했습니다.
오늘날 그저 AP(Armor Piercing)라고 불릴 수준이자 사실상 200여년전에 포병들이 쓸법
한 물건이었거든요.
딴거 없이 포탄의 지름은 포의 구경에 거의 맞아떨어질 정도고 - full caliber란 이야
기 입니다 - 단단하며 필요하다면 열처리된 강철 덩어리였죠.

물론 full caliber의 쇳덩어리를 그냥 포에 장전하고 쏘면 포가 견디질 못하겠죠.
그래서 기실 포탄 자체는 대포 구경보다 약간 작게하고 그 겉에 구리등등으로 고리 모
양으로 만든 폐쇄대를 돌려서 사용합니다.

한편 해군의 포탄에서 보여지는대로, 더불어 누구나 상상해봄직한 선에서 철갑고폭탄(
APHE : Armor Piercing, High Explosive)들도 시도됩니다.
별거 없고 앞주댕이는 철갑탄처럼 단단한 재료로 만들었고 그 뒷쪽에는 신관과 함께 작
약을 충전한 것이었죠.

그런데 요 APHE.
생각보다 별로 입니다.
이론적으로야 관통해서 목표물 안에 들어가서 지연 신관이 작동해서 터진다인데...
이게 해군의 전함포탄 수준의 물건이면 나름 덩치란게 있으니 위력적인데다 관통 성능
도 만족할만큼은 됩니다만 고작 육상에서 굴리는 37mm니 57mm니 75mm선에서는 참 답이
안나오더란거죠.

관통능력을 키우려고 철갑탄의 특징을 살리면 고폭탄의 위력이 죽어버려.
반대로 고폭탄의 위력을 살리면 이젠 포탄에서 폭약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져버리니 질
량과 단단한 부분이 줄어들어서 철갑탄으로는 시원찮아.

어느정도 철갑과 고폭 사이의 길을 잡아놨더니 이젠 지연 신관이 못견디겠다고 난리쳐.

덕분에 APHE는 전차와 대전차 목적에서는 인기를 얻진 못합니다.
특히 상대방 전차를 한방에 녹다운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라면 전혀 고려의 대상 자체가 아니게 되는거죠.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걸로 확실한 걸로 쏴도 잡을까 말까한걸 쏘라면 좋아할 사람
누구도 없는거죠.

교훈 : 샴푸와 린스를 한방에가 항상 성공적인건 아닌 겁니다.

이렇게 APHE가 기대와 실망의 파도를 타고 있을 때, 이건 손댈 필요도 없어보이는 단순
무식 AP도 알고보니 꽤나 섬세하더란거죠.

상식선에서나 실생활에서나 쉽게 인지되듯이 끝이 뾰족한 물건이 뭔가 뚫는데 더 적당
합니다.
그래서 AP의 앞주둥이를 뾰족하게 만들었더니 참 마음에 안드는 일이 생기는 겁니다.

1. 뾰족한건 좋은데 뾰족하다는건 그만큼 그 부분이 가늘다는 이야기이며 가느다란 부
   분은 쉽게 손상되죠.
   기껏 힘들게 뾰족하게 만들어서 쐈더니 탄착 즉시 뭉게지거나 심하면 깨진다는 일이
   벌어지며 관통력을 깍아먹더란거죠.

2. 뾰족하게 한건 좋은데 탄착 각도가 얕게된 경우 튕겨버리는 일이 생기네요.

1과 2를 감안해서 AP의 앞부분을 손댔습니다.

일단 2를 고려해서 앞부분을 약간 뭉툭하게 만들게 됩니다.
사실 이거 그리 놀라운 방법은 아니고 고래 작살에서 써먹던 방법이었죠.

* 고래 작살도 손으로 던지는게 있고 포경포로 쏴버리는게 있죠.
  손으로 던지는 것이야 고전적인 작살 모양입니다.
  앞이 뾰족하게 처리된데다 미늘을 달아 쉽게 안빠지게 만든.
  반면 포경포의 작살은 생각보다 끝이 뭉툭하게 처리됩니다.
  왜냐면 포의 발사각도가 수면에 비스듬하게 가는터라 작살 끝이 뾰족하면 자칫하다간
  작살이 고래를 잡기는 커녕 수면에서 튀어버리거든요.

그런데 끝을 뭉툭하게 만드니 이게 모양이 그리 안좋더란 문제가 생깁니다.
아니 사실 애초에 철갑탄 자체를 앞주둥이 뾰족하게 만들어 놨다는 것부터가 에러였던
거죠.
그닥 공기역학적으로 생겨먹은건 아니니 말입니다.

그래서 뾰족한 앞부분을 보호할 덮개를 씌워보자는 짓을 해봅니다.
바로 APC(Armor Piercing, Capped)가 등장하게 된거죠.

한편 탄의 앞부분이 덜 공기역학적이라면 공기역학적인 덮개를 씌워보자는 짓도 하게
됩니다.
탄도학적으로 손을 대준 셈이고 이렇게 해서 나온게 APBC(Armpr Piercing, Ballistica-
lly Capped)입니다.

그리고 이 둘을 모조리 다써먹은 APCBC(Armpr Piercing, Capped, Ballistically Capped
)도 등장하게 되고 말입니다.

자, 여기까지는 full-caliber에 속하는 것들이며 이 물건들도 끝나지 않은 시도, 샴푸
와 린스를 한방에 고폭탄과 철갑탄을 한방에를 해보게 됩니다.
APBC-HE라든지 APCBC-HE같은 것이 등장한거죠.


뭔가에 꼽히면 그거 파고 들어가는 것은 한번쯤은 해본 일일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저 AP들, 그러니 full-caliber AP들은 솔직히 좀 시원찮습니다.
너무 뚱뚱한데다가 기껏 만들어놓고보니 HE를 붙인다고 우왕좌왕하는 꼴불견마저도 연
출하죠.

그래서 대가리 치고 꼬리치고 몸통만 남겨보자라는 시도를 하니 바로 오늘의 주제라고
쓰기도 민망한 잡설의 내용인 sub-caliber가 나오게 됐습니다.

시작은 의외로 그리 복잡하지 않은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뾰족하고 길쭉한 놈이 잘 파고 들어가더라.
그러니 포탄도 그렇게 만들어보자.
오래전의 투창이나 작살이나 송곳처럼.

패션지에서처럼 엣지있고 슬림하게 잡아 빼버린거죠.

그리고 이걸 대포에 장전하고 쏘려니...
아, 이런 이렇게 만든 포탄이란 놈이 대포의 구경보다 지름이 작더란 겁니다.

즉, sub-caliber더란 거죠.

그런데 참 다행스럽게도 이미 몇백년전부터 이런 sub-caliber를 쏘는 방법을 하나씩은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걸 실현하는데 공돌이를 좀 갈아넣어야 한다는게 탈이었지만.

교훈 : 추어탕의 미꾸라지와 공돌이는 갈아야 제 맛.

먼저 시도되고 성공한건 비교적 쉽고 간단한 APCR(Armpr Piercing, Composite Rigid)입니다.
뭐 억지로 번역하자면 경결합(탄체)철갑탄 정도 되려나요?

단단하면서 높은 밀도를 가졌으며 구경보다 훨씬 작은, 즉 sub-caliber인 관통자(pene-
trator) 내지는 탄심(core)을 그보다 큰 구경을 가진 대포로 쏴보자는 짓을 한거죠.

아마도 처음 저 APCR이란 단어를 만든 인간들이 - 영국인들입니다, 흉악한 놈들 - 걍
관통자라든지 탄심같은 독일이나 미국인들 같은 멋대가리 없는 표현을 썼으면 sub-
caliber 가지고 고민 안해도 됐을 겁니다만 영국인들 지들 만드는 요리만큼 흉악하죠.

저걸 부득부득 full-caliber인 AP에 비해서 sub-caliber인걸 살리고 싶었던지 기어이
일을 저질렀습니다.

APCR이란 단어를 여기 맞춰서 잘보면 딴거 없어요.
대포 구경보다 작고 관통자나 탄심이라 부르면 될 부분의 겉에다가 경합금 따위를 감아
탄체(body)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탄체 부분은 거들뿐, 들러리다 라는걸 드러내죠.

딱 간단하게 말해서 바로 요런거 되겠습니다.



소세지는 팔려면 시식은 해봐야 하고 시식하는데 소세지 많이 소비되는건 싫고 소세지

잡고 먹기도 거시기하니 에라 빵(번)으로 소세지를 감싸보자.

우리는 빵도 아깝다, 밀가루 입히고 걍 튀긴다.

핫도그나 APCR이나.

그리고 이 sub-caliber 한 물건을 꽁꽁감싼 핫도그를 보고 변역하다보니 구경감소 내지
는 감소구경이란 표현이 나오게 된거죠.
sub-caliber를 부구경 같은 말로 바꾸는 것보다는 좀 더 와닫잖아요.

그런데 이걸로 해피엔드냐면 그게 아니란게 참 심난합니다.
세상에는 저 sub-caliber를 핫도그로 쏘는 것말고 다른 방법도 존재했거든요.
아니 이름은 똑같이 subcaliber인데 실제 모양은 꽤다른게 있더란거죠.

바로 축사탄 발사장치들.

실탄이란 것도 마구 쏘게 해주면 좋지만 참 비쌉니다.
게다가 사거리까지 멀고 맞으면 장난아닌 위력을 보이는 포병 화기에서는 훈련한답시고
실탄 뻥뻥 쏴대다간 참 거시기합니다.

그래서 나온게 축사기와 축사탄이란 물건들이죠.
실탄보다 저렴하면서 저위력, 탄도가 완전히 같으면 좋겠지만 어느정도 거리내에서는
비슷한 탄도를 가진 탄약과 그걸 쏘는 장치들.

문제는 이들 축사탄들중에서는 실탄보다 sub-caliber인 놈들이 드물지 않더란 겁니다.
가령 30구경 소총에 22구경 탄약을 장전하고 쏜다든지, 37mm 대전차포 훈련을 하기위해
30구경탄을 장전한다든지 전차포 사격 훈련을 위해 30구경이나 50구경탄을 쏜다든지 12
인치나 16인치급 요새포를 위해 75mm포를 올렸다던지.

이런 경우는 축사탄들이 다들 sub-caliber니 그 앞에 subcaliber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다고 탈날건 없을 겁니다.
문제는 전차포쪽에서도 구경 감소란 걸로 이걸 써먹는다는게 탈인거죠.

어쩌건 저 APCR 핫도그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막간극으로 참으로 괴이한 물건이 나오니 바로 taper-bore gun 또는 squeeze-
bore gun.

이거 정직하게 번역할 때 뭐 어떤 말이 젤 좋을지 생각해보시길.
저라면 두말 안하고 걍 구경감소포 라고 부를 겁니다.
약실에서 포구쪽으로 가면서 구경이 작아지니 구경감소.

그런데 이런 sub-caliber도 구경감소란 말을 이미 썼네요.

허헐. 뭐 어쩌자는건지.
이미 저질렀고 이미 쓰는데 갈아엎으려해봐야 자장면이 짜장면 되는건 아니죠.

여튼 이렇게 구경감소포 란게 나왔고 거기 쓰는 포탄도 나옵니다.
문제는 이 포탄 조차도 sub-caliber의 영향에서 못벗어나더란거죠.

APCNR(Armor Piercing, Composite, Non-Rigid).
억지로 하자면 연결합(탄체) 철갑탄 정도?

APCR처럼 단단한 관통자에다가 연한 금속으로 만든 탄체를 둘러줬고 이 탄체는 포강내
에서 포구로 가면서 압착되어 찌그러지거나 찢어져버리면서 제 할일을 하고 그걸로 끝
나는.

그런데 이건 번역할 의미도 별로 없는게 여기 속하는 종류가 드물다는 겁니다.
포 자체가 막간극으로 잠깐 나왔다가 들어갔는데 거의 사실탄 전용에 가까운 포탄이야
눈길 줄 필요도 없죠.

그나마 좀 부드럽게 번역하라면 구경감소포용 철갑탄이라 하는게 더 나을 지경인 판이
니 말입니다.

한편 구경보다 지름이 작은 발사체를 쏘는 방법에는 송탄통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게 APDS(Armor Piercing, Discarded Sabot).
APCR처럼 핫도그 빵 필요없이 걍 홀랑 벗겨먹겠다는 겁니다.
다만 포강내에서 추진될 당시에만 송탄통이라 불리는 들러리를 가지고 다니겠다는거죠.

뭐 이것도 초기에는 참 고생 좀 하죠.
명중률이 나빠질 여지가 다분했거든요.
송탄통에 발사체(관통자)를 꼽는 것부터 둘이 분리될 때까지 한 덩어리가 안되고 분리
된다는 점에서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꿩잡으로 갈게 눈에 선했으니.

그리고 APDS를 더 발전시켜서 더 길고 무겁고 구경대 길이비 1:4 넘어서 1: 6을 돌파하
는 발사체(관통자)를 쓰려다보니 회전 안정 포기하고 익 안정(fin stabilized)을 해보
자고 내놓은게 APFSDS(Armor Piercing, Fin Stabilized, Discarding Sabot)


참 단어 흘러가는거 보면 뭐같습니다.

이게 우리만 그렇냐면...
그 말 만든 지들도 뭔가 아리까리 한지 sub-caliber core를 사용한 어쩌고 하는 식으로
설명하기도 하더란거죠.

솔직히 APCR보고 sub-caliber 란 것을 유추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니 말입니다. (약빨았
을 수도 있는 겁니다.)


결국 이런 연유로 인해 대충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거죠.

1. 아는만큼 적당히 대응한다.
   APCR 이고 APCNR이고 뭐고 아니까 모른다고 하면 가르쳐주고 내가 써야할 때는 이런
   거다라고 미리 못박고 책안잡히게 준비한 다음 진행하는 거죠.
   또는 시비걸면 이런저런 이유가 있는데 그중에서 난 이렇게 간건데 저런건 아셨음?
   이라 반문할 수도 있죠.


2. 혼란에 동참한다.
   남들도 이미 쓰는데 뭐 어때서, 케세라세라 세상은 스무스하게. 라고 하면서 시비
   걸리면 귀하 말도 옳음 ㅇㅇ 하고 넘어가는거죠.


3. 모른다, 닥치고 따라한다.
   젤 쉽죠.
   근데 이것도 적당히 해야하는게 시비는 가려서 걸고 시비걸다 밑천이 드러나면 발빼
   는게 좋습니다.
   괜히 밑천 바닥났는데 자존심 만회한다고 설치면 자존심은 커녕 동정표도 못얻는게
   흔하죠.
   모쪼록 본전치기는 하자란 겁니다.


4. 내가 재창조를 한다.
   아예 새로 만드는 겁니다.
   간혹 설명이 부족해서 키배를 뜰 수도 있다는건 각오해야 하니 한번 정도는 설명의
   중요성을 감안해보는 것도 나쁠건 없죠.

개인적으로는 1번을 목표로 실제는 2와 3을 짬뽕했다는 선.


p.s:
축사탄과 축사기도 여러 종류가 있죠.

1. 축사탄을 쏠 수 있는 화기를 가져와서 올려버리는 방법
   대표적인게 대한민국 기갑에서 주포에다 K-2 소총 붙이고 쏘는거죠.
   기실 이것도 오래전에 이미 해보던 짓입니다.
   30구경 기관총이나 50구경 기관총을 포에다 마운팅시키는 물건들이 일치감치 나왔었
   으니 말입니다.


2. 전용 축사기를 만들고 그걸 포신에 마운트.


3. 전용 축사기를 만들고 그걸 포신에 집어넣기.
   이건 총기류에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9mm 권총에다가 22구경 총열 부속물을 꼽아넣고 쓴다거나 하는 짓이죠.

   포병쪽으로 가면 덩치가 덩치다보니 축사기 차제를 아예 포탄 사이즈로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즉, 포탄 장전부터 발사까지 해볼 수 있고 좀 더 실감난다는거죠.


4. 기존 화포나 총기의 기관부나 포신등을 모조리 덜어내고 축사기를 꼽아서 쓰기.
   한마디로 훈련용 파트를 따로 만들고 그 훈련용 파트는 축사탄을 먹게 해놓는다는
   겁니다.


5. 실탄과 같은 크기를 가진, 그러나 성능은 축사탄인...
   뭐 연막탄을 개조해서 쏜다든지 전용 훈련탄을 만들어서 쓴다든지 총기의 시뮤니션
   탄같은걸 만든다든지 하는게 여기에 속합니다.


p.s:
일전에 관통자중에서 앞주둥이 색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게 뭐 때문인가?
라는 의문을 표한 분이 있었습니다.

다른 색을 칠했을 수도 있지만 cap을 씌워서 그런게 흔합니다.
이게 좋은 예가 되려나요?


25mm M791 탄입니다.
APDS로 관통자를 감싼 바닥부분의 송탄통이 보이고 이걸 다시 전체적으로
덮어둔 구조가 보이죠.
검은색으로 보여지는 부분 말입니다.

자, 저기서 관통자 앞부분을 보시면 색이 좀 더 밝은 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보일 겁니다.
이거 딴거 아닙니다.
바로 APC의 C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아마도 이건 좀 더 그런 구조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겠죠.

XM578.
tip으로 표시된 부분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용중인 APFSDS니 이런 물건들도 아주 다른 구조를 가진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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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대, 총에 맞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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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 창으로 싸우던 시대의 부상은 찔리고 베이는 형태였죠.
이런 상처는 급소가 아닌 한은 또는 해당 부분이 답이 없다할 정도로 절단된게
아니라면 그나마 어떻게든 치료 할 수는 있었죠.

확실한건 이전부터 상처에 이물질 - 옷조각이나 흙먼지등등 - 이 들어가면 항
상 문제를 일으킨다는건 경험적으로 알았으니 이에 대한 조치를 하긴 합니다.

물로 씼어내거나 닦아내거나 또는 몇분 정도 그냥 방치해서 자연스럽게 이물이 피와 함
께 외부로 배출되기를 기다리거나 했으니. (상처를 그냥 방치해서 자연스럽게 출혈에
따라 이물이 배출되기를 바라는건 많은 경우 되려 상처가 더 커져서 나중에 더 조치하
기 힘들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런 다음 베인 상처라면 양쪽에 접착제를 바른 밴드(butterfly bandage)를 대서 묶거
나 아님 실로 봉합을 해버렸죠.


이게 butterfly bandage
반창고가 없을 때 알아뒀다 써보셔도 됩니다.
제일 좋은건 이런거 필요없는 것이겠지만서도.

물론 이런 수준을 벗어난 부상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오래전부터 치명적인 상처로 취급된 복부의 손상과 내장의 손상, 그에 따른 복막염으로
가는 과정처럼.
이런 경우, 사실상 살리기 어려웠던 편이고 살릴 방법도 없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이 검과 창, 화살에 의한 상처는 총이 등장할 때쯤에 비하면 그나마 얌전한 수
준이었을 겁니다.
그 작은 납덩어리 하나가 어떻게 수복을 하기 힘들 정도의 구멍을 내버리거나 뼈를 완
전히 박살내버렸으나.


물론 이렇게 되면 이도저도 안됩니다.
최근 발굴된 에스파냐인의 화승총에 맞은 잉카인의 두개골.

그나마 얕게 박힌 총알은 탐침이나 의사의 손가락으로 위치를 알아내면 오리 주둥이처
럼 생긴 겸자로 총알을 물고 빼낸 다음 각종 이물을 빼내기 위해 물로 씼어낼 수라도
있었죠.

그러나 깊게 들어가서 탐침이나 손가락으로 총알 위치를 알아내기 힘든 경우는 단순명
료하게 포기됩니다.
X선도 뭐도 없던 시절에 총알이 몸속 어딘가에 있는지 알아낼 방법 자체가 없었으니.

덕분에 총을 맞고도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 특히 고참병사들은 죽는 그날까지 몸속에
총알을 간직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죠.

한편 총알에 의해 생긴 구멍은 화살보다 더 조치하기 곤란했습니다.
확실한건 이걸 단순히 봉합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지혈과 함께 아물 때까지 봉
해두는 조치가 필요했죠.

화승총이 전장에서 활약하던 시절만해도 화약에는 독이 포함됐더라고 믿었으며 총알을
맞았으면 뽑아낼 수 있는한은 뽑아냈고 지혈을 위해 소작을 한 뒤, 거기다 나름 지혈
겸 상처 보호 조치를 취하긴 합니다.
문제는 그 보호조치라는게 차라리 안받고 만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던게 탈이었죠.

바로 딱총나무(elderberry) 기름을 끓이면서 약간의 당밀을 넣고 더 끓이다 붕대를 뜨
거운 기름에 담궈 베어들게 한 뒤, 바로 상처에다 대버리는 겁니다.
뜨거운 기름을 먹인 붕대를 가져다 댔으니 화상을 입는건 당연할 겁니다.

뭐 이 방법 자체는 화승총이 나오기 천여년도 더이전 로마에서 이미 써먹던 방법입니다
만 크게 개선된거 없이 사용된거죠.

아, 총상만 아니라 화약으로 인한 화상을 입는다거나 할 때도 이런 조치를 하기도 했다
죠.
가령 유지와 화약류를 넣은 단지가 터지면서 그걸 뒤집어 썼다든지 하면 걍 뜨거운 기
름 붕대를 덮었더라는.

이렇게 부상을 악화시키는 외과적 처방은 16세기 들어서 개선됩니다.
프랑스의 외과의, 아니 '이발사' 외과의인 앙브로아즈 파레(Ambroise Pare, 1510. ? ~
1590.10.20)에 의해서.

이 때만해도 외과의는 긴 옷을 입고 학구적인 내과의에 비해 기술자적인 면이 강했었고
이발사 조합과 같은 영역을 공유하던 시기였죠.
즉, 외과의는 의사로 대접받던 시대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파레 역시도 이발사 겸 외과의로 도제 생활을 시작했고 가난해서 자격 시험조차 제대로
치르기 힘들 정도였다 하죠.
어쩌다 한 장군의 개인 의사가 되서 1537년의 토리노 포위 공격에 참전했을 당시, 파레
역시도 유서 깊은 뜨거운 기름에 적신 붕대로 환부를 감싸는 방법에 정통했었죠.

그런데 이 전투에서 파레가 준비해간 물품보다 더많은 부상병이 발생하자 파레는 부상
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다떨어진 뜨거운 기름 대신 자신이 만든 연고를 사용하게 됩니
다.

'뜨거운 기름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계란, 테레빈 유, 장미유로 만든 연고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날 밤, 나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은 부상자들이 독이 퍼쳐 죽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연고를 바른 부상자들은 뜨거운 기름을 사용한 부상자들이 부어오
 른 상처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에 비해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17세기를 넘어서면서 총상과 같은 부상은 얌전하게 치료되기 시작했으며 지혈도 소작법
외에 혈관을 묶어서 처치하는 방법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발전들은 얌전한 부위에 얌전하게 총알을 맞았을 때의 이야기지 뼈가 부숴
지고 박살났다든지 하는 부상은 자르는 방법밖에 없었답니다.

19세기까지의 어떤 풍경.

1. 육군 병사로 전투에 참전했고 대열속에 서있다 부상을 당했습니다.
   총에 맞아 팔이나 다리 뼈가 부숴질 수도 있었고 포탄이 팔다리를 통채로 뜯어날
   려 버릴 수도 있었으며 포도탄이 손만 잘라서 날려버릴 수도 있었죠.
   작게는 총알이나 파편에 의해 손가락 하나가 날아갈 수도 있었고.
   오히려 총검이나 기병창에 찔리고 기병도에 베인 상처는 가벼운 정도였죠.

2. 수병으로 작업을 하다 돛대에서 떨어져 골절 입었거나 혹은 뭔가에 깔려 팔다리가
   부숴졌습니다.

3. 민간인으로 마차에 치어 다리가 뭉게졌거나 팔이 부러져 개방 골절이 생겼습니다.

저런 경우 저 당시 의사들이 내릴 최후의 방법은 절단(amputation)이었죠.


1760년대, 절단 수술 방식.
다리의 경우 지혈대로 누르고 살을 베어낸 다음 톱을 넣고 썰어내며,
그런 다음 남은 살로 절단면을 감싸서 처리하죠.

지금이야 뼈를 맞추니 복원을 하니 여러가지 합니다만 저 때는 그럴 수도 그럴 생각도
없었답니다.
그렇다고 저런 상처를 그냥 내버려둬서 살 수 있냐면 그것도 아니었죠.
그러니 최후의 희망을 걸고 다친 부위를 포함해서 잘라내 버리는 수술이 선택됐고 저
때 외과의라면 이에 대해 어떤 의심도 하지 않아야 했답니다.
아니 오히려 최선을 다해 잘라내 주는게 옳은 행동이라 여겨지기도 했죠.

아닌게 아니라 저 때는 사지를 다친건 운이 좋은 축에 속했거든요.

만약 배에 구멍이 났거나 갈비뼈가 부숴지고 그게 폐를 찔렀거나 혹은 머리에 구멍이
났다거나 하면 전장에서는 보통 흔히 한구석에 조용히 치워졌죠.
살릴 방법이 없었고 당장 살릴 수 있는 다른 부상병을 포기해가면서까지 살릴 가치도
없었으니.

그런데 이 절단 수술, 생각보다 위험했습니다.
그나마 19세기 중반 이후로는 마취제가 등장했지만 - 전쟁중 마취제의 헤택을 잘본 전
쟁이 바로 남북전쟁 - 그 이전에는 아편같은 것에서 뽑아낸 뭔가 의심스러운 약제부터
술, 그마저도 없다면 납총알 따위를 입에 무는 정도 밖에 없었죠.

덕분에 외과의는 조수가 찍어누른 환자에게 최대한 빨리 수슬을 끝내야 했죠.
제대로된 마취제가 없으니 환자를 괴롭혀 죽일게 아니라면 최대한 빨리 칼로 살을 자르
고 톱으로 뼈를 썰어내고 지혈과 봉합을 해야했고 덕분에 절단 수술을 살자르고 톱질하
는데 5분내에 끝내면 그건 능력있는 외과의였죠. (톱질 자체는 1분내에 끝내야 한다고
강조됐다죠.)

아울러 이렇게 급히 해치우는 수술은 그만큼 환자가 출혈 과다로 죽을 확률을 낮추기도
했답니다.
18세기초만해도 절단 수술, 특히 다리 부분의 절단은 곧잘 과다 실혈로 인한 사망으로
끝났거든요.
왜 외과의가 5분내에 살을 자르고 뼈를 톱질하는데 5분내에 끝내고 어지간한 봉합도 끝
내야 하는지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환자외에 실혈이란 문제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뭐
지금이라고 여유만만하게 수술을 하는건 절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러다 1718년, 프랑스의 외과의(Jean Louis Petit)가 특히 출혈로 인한 사망 확률이
높았던 다리 부분의 절단시 허벅지 부분을 조여서 지혈할 장비 - screw tourniquet -
를 개발하며 이건 18세기 중반쯤 되면 외과의의 장비와 수련과정에 포함되게 되죠.


뭐 대충 요런 물건입니다.

다만 이 물건을 쓰면 꽉 졸리는 것에서부터 아주 고통스러웠고 서투르게 봉합하고 풀다
가 갑자기 솟아나오는 핏줄기에서 환자의 쇼크까지 겹친다는게 좀 탈이었지만 실혈을
막을 수 있다는 것에서 이정도는 그까이꺼 하고 넘어갔죠.

한편 절단 방식 자체도 18세기 들어서며 고급스러워(?) 집니다.

17세기까지만해도 절단은 말그대로 절단이었죠.
만약 종아리 부분을 다쳐 잘라내야 한다면 무릎뼈를 경계로 살을 자르고 뼈가 드러나면
바로 톱질을 시작해버렸으며 절단은 수직방향으로 이뤄집니다.

절단 자체는 빠르지만 수직으로 잘린 절단면을 봉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고
뼈의 절단면이 드러난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아, 드러난 절단면에서 혈관은 이전에는 인두로 지진다거나 해서 출혈을 막았지만 나중
에는 비단실이나 무명실 또는 동물의 건이나 말총 따위로 만든 봉합사(? 라 칩시다.)로
묶어서 출혈을 막게 되며 작은 혈관은 인두를 사용하거나 해서 조치했다 하죠.
그런 다음 절단면을 린넨 붕대로 막고 다시 울로 만든 덮개를 씌워서 조치합니다.

그러다 17세기말, 18세기 들어서면서 칼을 대각선으로 집어넣고 빙돌려 원뿔형으로 잘
라내고 톱을 넣어 뼈를 자른 뼈의 절단면을 살로 덮은 다음 누관(drain)을 끝단에 대고
살을 묶어버리는 방식이 나오게 되죠.


flap 방식
살을 비스듬하게 자른 다음 뼈를 드러내어 자르고 살로 덮는 방법.
간단하다는 점때문에 꽤 사용되었는데다 전장에서 흔히 사용됐으리라 추측되는 방식.
다만 환자를 이동시킨다든지 해서 절단 부분의 근육이 움직인다든지 하면 절단부의 괴
사가 더 빨리 벌어졌다나요.


circular 방식
원추형으로 도려내고 뼈를 자른 다음 살로 감싸버리는 방식.
flap보다 복잡하고 시간이 더 걸리지만 절단부의 괴사는 덜한 방식이라죠.


18세기 중반 이후부터 19세기까지 줄기차게 사용된 외과의의 도구 세트.
공구 셋트가 아닙니다.
의료 기구입니다.

어쩌건 고통스러운 절단 과정이 끝났고 상처도 잘 봉합됐습니다.
문제는 이걸로 모든게 끝난건 아니었더란거죠.

그 당시, 위생이란 면은 전혀 아예 고려되지 않았던 문제입니다.

'그자체가 부패(감염)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감염을 촉진하기 때문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옷, 린넨 등등을 Fomites 부른다.'
---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시인이며 수학과 천문, 지리학자였던 Girolamo Fracastoro
    (1478 ~ 1553.08.08)
    Fomites : 라틴어로 부싯깃.
    3세기 넘게 세균이 등장하기 전 감염에 대한 이해의 초석을 쌓은 한마디.
    그러나 이런 이해가 3세기 동안 항상 통했냐면은...

의사의 손이나 탐침은 제대로 씼겨지지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는데다 수술칼이나 톱
이건 간에 마찬가지였죠.
상처를 씼는 물도 대충 어딘가 우물에서 길어왔을 수도 있으며 그조차도 흔히 여러번
사용됩니다.

그렇다고 수술후 누워있을 병상이나 상처의 조치가 깨끗하냐면 것도 아니었죠.
심지어 붕대조차도 제대로 교환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이러니 수술후 감염이 안일어나면 그게 이상한 일일 겁니다.
수술후 한달을 잘 버티면 그나마 살아남을 확률이 증가하는거지만 이 기간을 넘기지 못
하고 묘지로 직행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으니.


1775년, 성 토마스 병원(St.Thomas Hosp.)의 절단 수술


남북전쟁 당시의 절단 수술.
이 시기는 마취제(클로로포름)가 사용됩니다.
수술대(?) 아래에 놓여진 나무통은 절단된 다리를 담는 통.
큰 전투가 있으면 노란색 바탕에 초록색으로 H가 쓰여진 깃발이 날리던 야전 병원에는
저런 나무통에 잘려진 팔다리가 수북하게 쌓여졌었다죠.
그나마 이렇게라도 조치된건 다행이었습니다.
나폴레옹 전쟁중 군의관 라리에 의해 확립된 응급환자 분류(triage)에서 살릴 수 없는
부상을 당했다면 그저 한켠에 조용히 치워졌으니.

수술후 감염은 19세기 들어 교육받은 외과의와 마취제의 발전, 외과적인 조치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듬에 따라 수술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덩달아 증가하게 됩니다.
아니 수술후 감염같은 단어는 아예 없었으니 수술후 환자들이 무엇 때문인진 몰라도
하여튼 죽어 나가는데 환장하게 된거죠.

덕분에 이 때 의사들, 고름을 수술한 환자의 상태를 보여주는 척도로 보게 됩니다.
아니 갈렌(Claudius Galen, A.D 130 ~ 200 --- 아마도)시절부터 고름은 필요악 내지는
당연한 정도로 받아들여졌고 이게 2천년 정도 유지된 판이니 이 시기 의사들도 고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인건 놀라운 일도 아닐 겁니다.

드물게 고름도 없이 나아버리는 경우는 굉장히 운이 좋은 일이었고 상처 가장자리를 따
라 밝은 색의 고름이 나오다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는걸 반깁니다.
오죽했으면 이런 고름에다 건전한(laudable)이란 수식을 붙일 정도였죠.

Pus was the most common subject of converse, because it was the most prominent
feature in the surgeon's work.
It was classified according to degrees ol: vileness.
"Laudable" pus was considered rather a fine thing, something to be proud of.
"Sanious" pus was not only nasty in appearance but regrettable,
while "ichorous" pus represented the most malignant depths to which matter
could attain.

고름은 외과의의 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일이었기에 흔한 대화 주제였다.
이것은 해로움의 정도에 따라 구분됐다.
"건전한" 고름은 뭔가 좋은 일이자 자랑스러워 해야했다.
"묽은" 고름은 보기 나쁘고 좋은 현상은 아니었다.
"장액성" 피고름은 가장 악성에 이른 불길하고 나쁜 것이었다.
--- Old Receiving Room, Sir Frederick Treves, 1st Baronet, GCVO, CH, CB
    트레브스 박사라면 엘리펀트 맨과 안소니 홉킨스로 더 유명하려나요?

아마도 요즘으로 치면 저 건전한 고름 - 진하고 누런 색 - 은 포도상구균에 감염된 것
이라 할겁니다.
화농이 국부적으로 벌어지려는 경향이 있고 몸속 깊은 곳까지 내려가려는 경향이 덜했
으니 말입니다.
대채적으로 빠르게 곪다가 농이 국소적으로 모이던게 터지고 그 후로 상태가 좋아져 아
무는게 빨랐으니 감염에 대해 감도 못잡던 19세기 의사들로서는 매우 반가웠을 겁니다.

이에 대해 묽고 녹색을 띄는 고름이 나오는데다 그와 함께 수술자국 주위로 붉은 발적
이 생기더니 곧 오한과 고열을 동반하면 이제 상황은 절대 좋은이란 소리가 안나오게
됩니다.

저 때만해도 단독(Erysipelas, 그리스어로 붉은 피부에서)과 같은 증상은 악몽에 가까
운 일이었죠.
오죽했으면 저 단독이란 말외에 Ignis sacer(라틴어: 신성한 불꽃, holy fire)니 성 안
토니의 불(St. Anthony's fire)과 같은 별칭이 붙었냐를 본다면 말입니다.

오늘날에야 저 단독이란게 연쇄상구균(streptococcus)에 감염되어져 림프절을 통해 하
는 식의 설명과 예방책, 페니실린부터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같은 항생제가 줄
줄이 나올 겁니다만 저 때는 수술 자국을 중심으로 발적이 엄청난 속도로 퍼지기 시작
하더니 곧 주변 피부가 급속히 붉어지고 이빨이 부딫힐 정도로 오한과 열이 나면 거진
죽는다 라고 봤죠.

조치법? 그런건 없었습니다.
적어도 1940년대까지만해도 단독이 나왔다면 사람 목숨이 진짜로 끝장난거죠. (이게 수
술해서 난 것이면 억울하지나 않지 면도하다가 칼에 베었다가 걸렸다 이러면 진짜 황당
하죠.)

그나마 여기까지는 살 수 있는 확률이라도 있었죠.
병원괴저(hospital gangrene)니 뭐니 하면서 회색 또는 검은색의 부패한 조직이 농처럼
나오기 시작하면 살릴 수 있는 확률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답니다.
오늘날이라면 혐기성 균이 포함된 다발적인 감염을 과격하기까지한 예방적 조치와 각종
항생제를 넣어서 해결할 일이었지만 저 때는 그저 신을 찾아야만 했죠.

더하여 이 악몽과 같은 감염은 그저 수술부위에서만 벌어진 일은 아니었죠.
패혈증 / 농혈증으로 커진다거나 별 연관이 없어보이던 파상풍이나 산욕열로 나타나서
병원에 살기위해 왔던 환자와 산모, 겨우 삶의 줄을 잡은 부상병들을 죽였으니.

이런 문제에 대해 당시 의사들은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도 그에 걸맞는 예방법을 찾아
내지 못합니다.
항생제가 없었다라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당장 의사 그 자신이 죽음의 손을 휘두르고 있
다는 것조차 몰랐었죠.

'치료는 매우 거칠었다.
 외과의사도 거칠었다.
 그는 마취제 없이 수술을 하던 시절, 고통에 냉담할 뿐만 아니라 거칠고, 강하고, 재
 짤라야 했던 시절의 태도를 답습했다.
 고통은 어쩔 수 없이 동반되는 것으로 질병의 유감스러운 측면이었다.

 수술실에는 겨울이나 여름이나, 또 밤이나 낮이나 항상 불이 켜있는 난로가 있다.
 그 물건은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부터 했던 대로 지혈을 할 때 사용하는 인두를 달구
 기 위해 항상 불을 준비해 놓는 것이었다.

 마취제는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
 패혈증은 병실에서 일반적인 병이었다.

 사실 심각한 상처는 모두 곪는다고 볼 수 있었다.
 고름은 가장 흔한 대화의 주제였다.
 외과의사의 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해로운 정도에 따라 분류되었다.
 건전한 고름은 뭔가 좋은 것, 기뻐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녹색빛이 나는 묽은 고름은 보기에도 좋지않을 뿐더라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
 장액성 고름은 가장 심각한 상태의 고름이었다.

 청결함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니, 다시 말하면 청결함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몹시 까다롭고 잘난 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차라리 사형집행인이 머리를 베기 전에 손톱을 다듬는 편이 나았다.
 외과의사는 도살장을 연상시키는 검정색 프록코트를 입고 수술을 했다.
 그것은 몇년간 말라붙은 피와 오물로 인해 뻣뻣했다.
 코트가 더 많이 축축할수록 그 외과의사가 유능하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었다.
 물론 나도 그런 코트를 입고 외과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었고, 그것을 상당히 자랑스러
 워 했다.

 상처는 기름에 적신 붕대로 감았다.
 기름과 붕대는 솔직히 말해 오염된 것이었다.
 붕대는 버려진 리넨에서 얻은 폐기된 면사의 일종이었다.
 아마 지금은 자동차 정비소조차도 차에 사용하기에는 너무 더럽다며 집어던질 것이다

 곪고 있는 상처 때문에 병실에서 나는 악취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달갑지 않게 오늘날까지도 그 냄새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병실에는 스펀지가 하나 있었다.
 그 악취나는 물건과 한 때는 깨끗했던 대야의 물로 하루에 두번씩 병실에 있는 모든
 환자들의 상처를 닦았다.
 이 때문에 환자가 회복될 가능성은 사라졌다.
 병원괴저로 모든 병실에서 많은 환자들이 사망했던 일이 기억난다.
 오늘날 학생들은 이런 병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본적도 없고 다행스럽게 앞으로도 보
 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말하곤 한다.
 외과 환자들이 그 시대에 살아서 얼마나 다행이냐고.
 사실 그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아니, 그들중 몇 명만이 살아남았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시기의 병원과 병원 일에 대한 일반 대중의 사고방식은 다음 사건
 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느 여인에게서 딸의 수술에 대한 허락을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 수술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응접실에 있는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와 수술 과정에 대해, 내 생각에는 동정적이고 희망적인 어조로 매우 자세하게
 논의했다.
 대화를 끝내고 그 녀에게 수술에 동의하냐고 묻자 그 녀가 대답했다.

 수술에 동의하는건 좋지만 장례 비용은 누가 대죠?'

--- Old Receiving Room, Sir Frederick Treves, 1st Baronet, GCVO, CH, CB
    닥터스 / 의학의 일대기, 살림. 안혜원 옮김.

더 아이러니한 일은 병원에서 이뤄진 수술의 사망율이 더 높았다는 겁니다.
평균적으로 병원에서 이뤄진 수술에서 흔히 40% 이상의 환자들이 폐혈증과 같은 수술후
감염등으로 죽어갔으니 말입니다.

이런터라 마취제가 나왔음에도 수술은 절단 수술과 외부에 난 종양의 절제 정도로만 끝
납니다.
문제는 이런 수술마저도 그 결과가 심히 좋지 않았던게 탈이었죠.

'나는 내 운명이 그 수술에 달려있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그 수술을 하기 싫었다.'
--- 1820년, 죠지 4세의 두피에 난 피지낭(sebaceous cyst)을 수술했던 Astley Cooper.
    만약 저 간단한 수술에서 단독이 번졌다면 죠지 4세와 애틀리 쿠퍼 모두 19세기 의
    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겠죠.
    어쩌건 저 수술 자체는 무사히 끝났고 6개월후, 쿠퍼는 준남작(baronetcy)을 수여
    받았죠.

1860년 3월, 글래스고 병원에 외과의로 부임한 리스터(Joseph Lister)는 염증과 혈액의
응고를 연구하면서 종래의 의사들이 보였던 부패는 산소에 의해 일어나므로 수술중 조
직에 스며든 산소에 의해 조직이 파괴되고 염증이 나며 고름이 나오는건 자연스러며 그
래서 어쩔 수 없다는 태도에 의문을 가지게 되죠.


죠셉 리스터 경, 1st baron Lister.

만약 산소가 부패의 원인이라면 정상적인 육체 역시도 부패를 해야했지만 수술한 상처
에서만 그런 부패가 벌어진다는건 믿기 어려웠으니 말입니다.
이에 리스터는 상처의 부패에 산소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끼어들었으리라 추측하고
그 무엇인가를 찾게 되죠.

한편 1856년,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릴에서 주류 제조업자의 불평 - 주정 발
효중이던 원액이 시큼해지며 끈끈해져 쓸모없이 상하는지 - 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하죠.
곧 파스퇴르는 효모균외에 다른 종류의 미생물이 발효에 끼어들면 술이 아닌 부패물을
얻어진다는걸 알게 되죠.

1859년, 파스퇴르가 발효에 대해 발표한 논문들을 살펴본 화학 교수 토마스 앤더슨(Th-
omas Anderson, 1819.07.02 ~ 1874.11.02)은 수술후 패혈증에 대해 고민하던 리스터에
게 파스퇴르의 논문을 읽어보길 권하게 되며 리스터는 미생물에 의한 감염을 실험을 통
해 확인하며 어떻게 하면 수술중 상처에 떨어질 미생물을 막을 것인지 생각하게 되죠.

그리고 곧 두피를 손상시키지 않고 머릿이를 죽이는 약처럼 상처를 손상시키지 않으며
미생물을 사멸할 뭔가를 찾게 됩니다.

마침 글래스고 인근의 칼라일에서 석탄산(carbolic acid, 페놀이라 하면 더 쉬울듯)을
사용해 하수구의 악취를 제거하는 것과 부가적으로 가축의 기생충이 박멸됐다는 것을
듣고 석탄산을 소독제로 사용해 보기로 작정하죠.

1865년 8월, 마차에 치어 뼈가 부러지며 다리를 뚫고나온 11살짜리 어린얘가 병원에 후
송되자 리스터는 석탄산에 적신 붕대를 바꿔주며 경과를 보게되죠.

6주후, 골절은 치료됐으며 감염도 고름도 없었는데다 환자도 죽지 않았죠.

이전같았으면 이런 류의 개방 골절은 곧잘 감염과 함께 뼈와 상처 주변에 다량의 고름
이 발생하다 자칫하면 죽음으로 끝났으니.

그 후로 환자들은 석탄산을 소독제로 한 붕대로 처치됐으며 곧 붕대만 아니라 수술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것에 석탄산이 뿌려집니다.
상처 주변, 수술대, 수술에 참여한 의사의 손, 수술 기구까지.
그리고 수술을 잠시 중단하고 석탄산으로 손을 씼고 상처는 석탄산을 적신 수건으로 닦
아 냈으며 수술후, 붕대도 석탄산에 적셔져야 했고 붕대를 교환할 때도 붕대는 물론이
고 상처까지 모두 석탄산으로 소독되죠.

'소독전 : 35명중 16명 사망
 소독후 : 40명중 6명 사망'
--- 1870년 1월자 란셋지에 기고된 리스터의 소독된 절단 수술 결과


1870년대의 석탄산 증기 분무기
석탄산(페놀)은 소독제로 효과적이었으나 당시 의사들이 싫어할만한 조건을 갖춘 물질
이었기도 하죠.
빳빳하게 풀먹인 컬러깃과 프록코트의 소맷자락을 흐늘거리게 만들었으며 손은 곧잘
붉게 변하며 물집이 잡히기도 했으며 자극적인 분무는 호홉기에도 좋지 못했죠.
무엇보다 리스터의 석탄산 소독법은 준비와 수술중, 수술후 과정 모두가 복잡했고 빠른
시간내에 수술을 끝내는걸 숙련의라고 여겼던 그 당시 의사들
에게는 복잡함을 떠나 터
무니 없는데다 효과조차 의심스러운 방법이었죠.

그런데 리스터의 소독된 수술법은 영국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의대보다 신학
대에 더많은 지원금이 보내지던 변두리 미국은 별도로 치더라도.)

리스터의 방식은 더없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다 비용이 더들어갔는데다 무엇보다
의사들 자신의 손과 자신이 걸친 모든 것이 환자를 죽였다는 것과 보잘것
없는 세균이 원
인이 됐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도 않으려 했죠.


반면 유럽, 특히 독일 의사들에게 리스터의 방식은 빠르게 받아들여 집니다.
1870년의 보불전쟁을 겪으면서 실험적으로 리스터의 방법을 채택해본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확실히 감염이 줄어들었으니 말입니다.

단적으로 야전병원에서 1만건의 절단 수술을 했더니 그중 대부분이 감염으로 죽었다는
결과를 얻은 의사라면 전혀 감염 없이 거의 대부분이 살아남은 결과를 얻은 의사를 눈
여겨 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1875년쯤 되면 독일에서는 리스터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수술후 감염을 줄이며
1880년대쯤 되면 그 완고한 영국과 미국의 외과의들도 리스터의 방식을 적용하게 됩니
다.
완력으로 환자를 찍어눌러 급하게 수술을 해치우던 피와 고름에 전 프록코트를 입은 의
사 대신 16세기 파레가 말한 치유는 신의 소관이자 상처를 만드는 치료가 아닌 섬세하
게 짜여진 계획에 따라 절차를 밟으며 환자에게 부담을 덜줄려는 현대적인 의사가 등장
하는 계기가 도니거죠.

더불어 이 때쯤되면 치료법으로서의 소독법 대신 예방법인 무균법이 등장하게 됩니다.
애초에 원인이 될 균이 상처에 접근할 길을 막아버린 환경에서 소독을 통해 깨끗해진
환부를 수술하자는 것으로 발전하게 된거죠.

1884년에 무균실에 가깝게 환기 잘되며 소독된 수술실이 등장하며 의사들의 복장도 프
록코트가 아닌 소독된 가운과 모자를 쓰개 됐고 1886년이 되면 증기 멸균에 미국에서는
고무 장갑이 등장하게 되죠. (고무 장갑은 소독제로 쓰이던 승홍 용액에 의해 피부가
상하는걸 막기위해 등장하지만 이후 멸균처리된 상태로 의사의 손에 씌워지게 되죠.)

그리고 세월은 흘러...
1차대전이 발발하자 병사들의 군장에는 멸균된 붕대가 포함되며 더러운 손으로 부상자
를 만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죠.


p.s:
앙브로아즈 파레는 전장에서 증명된 실력있는 외과의였는데다 진단 - 외과적 조치와 치
료 - 회복 - 예후에 대해 많은 경험과 날카로운 관찰을 겸비했었죠. (보철술 또한 좋았
던지라 오늘날에 근접한 방법으로 골절 환자를 처리했다고도 합니다.)


파레의 Opera Chirurgica중 보철법에 대한 장중 하나. 1594년.

그는 그런 경험들을 라틴어 대신 평이한 프랑스어, 그것도 구어체로 적었죠.

당시의 의사 - 내과의 - 들이 보기엔 무식함을 증명하는 일이었지만 쉽고 익숙한 말로
이야기하듯이 겸손하게 쓰여진 그의 책은 곧 프랑스만 아니라 독일, 영어, 네델란드어
로 번역되어져 퍼져 나가게 되며 외과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외과의가 의사와 기술자(이발사) 사이에서 천시되던 상황에서 외과의를 의사로 또한 확
고한 의학의 영역으로 자리 잡게 만드는데 한몫을 한 셈이랄까요.


p.s:
그나마 미국 남북전쟁후 두개골과 복부 부상에 대한 연구등이 진행됩니다.
특히 복부 부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며 여기에는 마취제와 깨끗한 수술의 공이 클겁
니다.
그러나 20세기초만 해도 지금은 하도 오만병 다써본지라 병에 대해 이골이 난 드라마조
차 안써먹는 맹장염 수술이 저 때는 매우 큰 수술이자 목숨걸고 할 지경이었죠.
아니 1930년대나 1960년대만 해도 위험하다는 소리를 하던 동네도 있었답니다. (우리만
해도 1970년대까지 맹장염이 가벼운 수술 정도로 취급받진 않았습니다.)


p.s:
전쟁이 의학을 발전시키는데 나름 공헌을 합니다.

1차대전은 병사자보다 전사자가 더많아진 첫 전쟁이었으며 각종 수술후 생존율이 비약
적으로 올라갔는데다 무엇보다 이전에는 포기됐을 내장의 손산에 대처하게 됩니다.
수천년간 복막염으로 죽어갔던 병사들을 살리기 시작한 전쟁이었죠.

19세기까지만해도 복부에 총상을 입었고 그래서 복막염으로 번져나갔다면 그건 손쓸 수
가 없었던지라 복부에 부상을 입어 내장이 보이고 속의 내용물이 흘러나온거 같다 이러
면 그저 한켠에 치워두는게 나았다고 판단됐으니.

1차대전때는 아직 믿을만한 항생제는 없었지만 이런 북부 부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됩니다.
생리 식염수로 세척하고 봉합을 하는 기술이 적용됐으니.

더불어 의족과 의수, 초보적인 안면 복원술까지 시도된 시기기도 합니다. (안면 복원술
은 이전에 비해 나아진 편이란거지 괜찮은 수준이라 하기는 어려웠죠. 덕분에 프랑스등
에서는 얼굴이 크게 망가진 부상병이 전후에 따로 외진 곳에 모여살았다든지 하는 이야
기를 만듭니다.)

아울러 1차대전은 수혈법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였으며 수술에 대한 자신
감은 가스 괴저와 같은 증상에 대해 예방적인 조치 - 넓은 부분에 대해 절제를 하고 식
염수로 세척하는 - 를 가능하게 하죠.

2차대전에서는 흉부에 대한 부상에 대처하게 됩니다.
폐를 다친다는 것은 더이상 살기 힘든 부상이었으나 2차대전에서는 폐의 총상에 대처하
는 방법들과 수술로 처리하는 방법들이 자리를 잡게 되죠.

또한 수혈법은 더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됐으며 소련에서는 수혈용 혈액의 확보
를 위해 군의관이나 간호원,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가 애국심의 한 예로 인식될 지경이
되죠.
물론 미국에서는 혈장의 활용으로 많은 부상병을 구해내게 되죠.

한편 이제는 전염성 병자가 발생하면 그건 의료체계가 막장상태라고 평가될 정도가 되
버리죠.

한국전에서는 야전 병원에서 혈관 수술을 진행할 수준이 됐죠.

참고로 1차대전때만해도 야전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드물게 절단 수술을 할 정도
였고 많은 경우 그저 붕대를 감고 지혈하고 쇼크를 막기위해 담요를 둘러준 다음, 들것
으로 부상병을 후방의 침상이 있는 병원까지 이송한다는 것이었죠.

그에 대해 한국전에서는 야전 병원에서 어지간한 조치를 다 취한 다음, 후방으로 후송
보내 나머지 조치와 수복 또는 회복을 기다리는 정도가 됩니다.

월남전에서는 야전 병원에서의 조치에 더해 야전과 야전 병원, 후방의 군의 체계를 신
속한 후송으로 연결하여 이전에는 죽을 수 밖에 없던 부상자도 살려냈다는 평을 듣게
되죠.

지금은 외과적인 조치는 더이상 발전할 부분이 있을까? 라는 소리가 나올 지경인데다
이전에는 어쩔 수 없던 내지는 손쓰기 곤란한 부분들 - 가장 대표적인게 쇼크 - 을 잡
기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죠.

이런 발전은 미군등의 이야기며 대한민국 군의료 체계는 예외로 칩시다.


p.s:
지금도 이전보다는 아주 양호해졌지만 감염되거나 혹은 의료 자원이 형편없는 상태에서
감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혐기성 파포형성 간균이자
가스괴저, 산욕열, 파상풍등을 일으키는 clostridium, 녹농균(Pseudomonas), 살모넬라(
salmonella), 병원성은 없지만 대장균(Escherichia coli), 결핵균류(mycobacterium
tuberculosis), 폐구균, 신장 계통 감염으로 가는 비운동성 비아포성 neisseria 균속등
등이 감염을 일으키죠.


p.s:
간균에 의한 괴저는 한 때 전장에서 매우 유명해진 때가 있었죠.

프랑스와 플랑드르의 비옥한 흙은 농사짓기 좋았고 당연히 농부들은 더많은 소출을 위
해 거름을 줬으며 그 거름은 말과 소의 똥을 주로 사용하죠.
문제는 저 말과 같은 동물의 소화기에는 간균들이 득실댔다는 점이고 이게 배설물과 함
께 흙에 있다 누군가 다치면 그 상처속으로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물론 평상시 농사짓는 입장에서야 이런 일이 아주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닙니다만 저
기서 전투가 벌어지자 이야기가 달라져 버리죠.
부상자의 상처를 통해 간균이 들어갔고 거기서 이 혐기성 세균은 번식하며 저 당시 한
군의관이 표현한 대로의 증상을 나타냅니다.

'48시간이 지나면서 상처 부위가 부어오른다.
 그리고 상처가 벌어지며 상처의 표면 절반은 젤리같으며 나머지는 마른 괴상한 형태가
 된다.
 곧 부상당한 부위가 더욱더 부어오르며 회색에서 푸르스름한 색으로 변하게 된다.
 이 때 부어오른 환부에 손을 대보면 거품이 끓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처음 가스 괴저가 관찰됐을 때는 이미 상처 소독 과정이 일상화됐으니 곧 나을거라고
생각하고 나뒀답니다.
그러나 상처 부위에서 갈색의 악취나는 고름이 나오면서 상처에 공기가 찬듯한 느낌이
들고 병사가 섬망과 오한등을 호소할 때면 살아 남는 부상자가 없을 지경이라 곧 양쪽
모두의 군의 체계에서 난리가 나게 됩니다.
그러다 프랑스의 한 의사가 과격하게 보일 수 있는 예방적인 수술법을 개발하죠.

상처난 부위를 예방적으로 도려내버리며 특히 괴저가 난다 싶으면 더욱더 확실하고 단
호하게 해당 부위를 제거해버렸답니다.
가령 엉덩이에 파편 하나가 박히고 거기를 통해 흙이 들어갔다면 볼거 없이 엉덩이 살
거의를 도려내는 경우도 있었다죠.
그런 다음 수술 부위를 식염수로 세척해대는거였죠.

영국군 기준으로 1차대전중 개방 골절의 6%, 부상의 1%정도가 가스 괴저로 발전했고 이
로 인해 공포의 존재가 됩니다만 그 후 전쟁에서는 더 나아진 조건과 응급 의료 체계로
인해 발생 확률이 줄어듭니다.

미군의 경우 2차대전중 0.7%였고 한국전 중에는 0.2%, 월남전 중에는 더욱 빨라진 후송
(헬기 포함)과 응급조치, 야전 의료 체계의 발전으로 0.002%가 발생했으며 포클랜드 이
후로는 서방측 군대치고 한건이라도 발생한 경우가 없게 됩니다.
걸프전의 경우가 대표적으로 아예 발생조차 한 적이 없다고 하죠.

단, 그렇다고 이 가스 괴저가 아예 사라진건 아닙니다.
평시에 모르고 넘어가다 어, 이상한데 하다가 팔다리 자르는 일로까지 커질 수 있죠.
이건 군인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충분히 걸리고 난리날 수 있는 일이므로 작은 상처라도
만만하게 보고 넘어가면 안될 겁니다.


p.s:
Re-enter OTHELLO
  Not poppy, nor mandragora,
  Nor all the drowsy syrups of the world,
  Shall ever medicine thee to that sweet sleep
  Which thou owedst yesterday.

  양귀비도 맨드라고라도
  이 세상 잠오게 하는 어떤 약도
  어제까지의 단 잠을 그들에게 주지 못하리

--- 오델로 3장 3막, 책꽂이에서 찾아도 안보여서 때려맞춤. 아놔.

저기서 만드라고라는 mandrake로도 불리는 식물.
걍 뽑으면 비명 질러대고 그거 들으면 죽으니 개로 뽑는다거나 헤리 포터와 비밀의 방(
맞아요?)에 나온 것도 아니고 모 게임에 나오는 것도 아닌 걍 현생 식물입니다.


이런거 아녀요.

이전부터 약초로 사용된 물건이자 그 기록이 이집트나 성경에도 나오죠.



이건 이집트 벽화에 묘사된 레몬과 만드라고라 뿌리를 가져오는 여인네들.

저물 때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매 레아가 나와서 그를 영접하며 이르되 '내게로 들어
오라 내가 내 아들의 합환채로 당신을 샀노라' 그 밤에 야곱이 그와 동침 하였더라
--- 창세기 30:16, 합환채가 바로 맨드레이크

오래전에 이미 몇가지 수면 또는 진통 효과가 있는 식물이나 약물이 알려졌죠.
저 만드라고라도 거기 속한 식물입니다.
불면증이나 불안등에 곧잘 처방됐고 환각이 보인다는 소리가 나왔으니 거기서 다시 마
녀의 식물이자 마법의 재료처럼 보이게 된건 놀랄 일도 아닐 겁니다.

교훈 : 얘들 아무 약이나 먹이지 마라.

이미 양귀비, 사리풀(Hyoscyamus niger, 천선자)등이 사용됐으며 특히 이중 아편 - 덜
익은 양귀비 꽃몽오리에 상처를 내고 그 수액(눈물)을 받아 굳힌 - 은 고대에서 이미
잘 알려졌고 레테온(Letheon_이란 단어로 지칭되며 중세를 거쳐 근세까지 의학적으로
사용됩니다.

뭐 그러고보니 사리풀이니 이런 식물들 덕분에 가지과(Solanaceae)들이 한때 묘한 시선
을 받기도 했죠.
당장 흰독말풀, 맨드레이크, 벨라도나등의 잘 알려진 유독 식물들이 여기 속했고 이 덕
분에 토마토와 감자가 대접이 팍팍했죠.
담배나 고추속 식물이 환영을 받은 것에 대해서 차별이다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1 데나리우스만큼의 양귀비의 눈물에 몰약, 후추를 각각 2 데나리우스 혼합한 알약은
 고통을 덜어주는데 좋다.
 (아편)알약들은 그 쓰임새가 다양하며 그냥 먹어도 졸음을 유발한다.
 적포도주와 소량을 먹으면 귀앓이가 멎으며 배앓이도 멎는다.
 밀랍과 장미기름, 사프란과 혼합하면 외음부의 염증 치료에 좋다.'
 --- 셀수스(Aulus Cornelius Celsus, ca. 25 BC ~ ca. 50)

* 데나리우스 Denarius, 로마의 은화.
  4.5그램 정도의 무게. 그러나 후대로 가면서 은 함량이 점점 낮아져 3.9그램에서 3.6
  그램대까지 낮아지기도...

물론 알코올도 사용됩니다.
이미 히포크라테스가 의료 행위를 하던 그 시절에 결석 수술등을 하기 전에 독한 술을
권하라는 소리가 나오던 판이었으니.

'I will not cut for stone, even for patients in whom the disease is manifest;
 I will leave this operation to be performed by practitioners, specialists in
 this art.'
---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원문.
    저기서 I will not cut for stone 이 결석 수술 내 맘대로 안하겠다는 소리입니다.
    회음부를 절개해서 방광을 거쳐 결석 제거하는 짓을 저 때 했고 당연하게도 환자는
    고통의 비명과 수술후 사망은 드물지 않았고 다행이 살아남아도 자칫하다간 여생을
    지린네 풍기며 살 수 밖에 없었다고 하죠. (수술한 곳으로 줄줄 세는 일도 생길테
    니...)
    물론 돈이 되니 저런 무작스런 수술하자고 덤빈 의사의 주머니는 묵직해질테고 이
    게 과연 윤리적이며 좋은 의사냐에 대해 비판이 가해질 법도 한겁니다.
    즉, 저 구절을 현대적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겠죠.
    '돈 때문에 환자 몸에 니 맘대로 칼질 하지 말고 아무거나 처방하지 마라.'

자, 이런터라 생각보다 저런 마취약 또는 수면제에 대한 묘사가 세익스피어같은데서도
등장하는 겁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만 해도 왠지 마취약을 묘사한듯한 설명이 나오죠.
줄리엣에게 로렌스 신부가 오래전에 아는 방법인디, 약을 만들어 먹으면 죽을줄 안다
라고 하는 4장 1막을 본다면 뭐. (씨댕, 찾으려고 하니 마비노기가 왜 나오나?)
물론 불행하게도 머리에 피도 안마른 두 커플은 오해로 진짜로 죽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발전 가능성은 중세를 거치며 묻힙니다.
아니 아편제나 이런건 남아서 약으로 사용됐지만 수술이나 산고를 덜어주는데는 적극적
으로 활용된건 아닙니다.
수술이야 19세기전만 해도 굉장히 위험도가 큰 처방이었으니 그러려니 해도.

더욱 흔히 사용된 편인 알코올은 마취가 되기까지 적당한 양을 잡기가 쉽지도 않았으며
고통을 줄인다는데 효과가 좋았던 것도 아닙니다.
적게 먹이면 오히려 흥분제처럼 작용해 환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기도 했고 그러하고
많이 먹이면 술많이 먹였을 때 벌어지는 모든 짜증스러운 일들이 줄줄이 발생하게 됐으
니.

18세기를 거쳐 꿈과 희망(?)의 19세기로 오며 몇가지 발견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이런 발견이 항상 정방향으로 간건 아닙니다.

죠셉 프리스틀리는 1772년, 아산화질소를 발견했고 - 치과등에서 홉입 마취제로 사용되
죠 - 험프리 데이비는 마취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죠.
또한 그 자신이 사랑니를 뽑으면서 생긴 잇몸 염증의 고통을 아산화질소를 마심으로 해
소할 수 있다는걸 체험하기도 합니다.

* 프리스틀리나 데이비 둘 모두 화학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죠.

만약 데이비의 실험에 누군가 진지하게 주목을 했었다면 18세기에 아산화질소가 홉입
마취제로 사용됐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누구도 이걸 잡아내지 못합니다.
심지어 그 가능성을 연 프리스틀리나 데이비조차도... (의사가 아니었으니 별 수 없었
겠지만서도)

웃기는건 이 시기, 저 아산화질소는 소기(laughing gas)란 이름으로 마취제가 아닌 파
티의 분위기 띄우기에 사용됩니다.

한편 이 때쯤되면 에테르들이 합성되기 시작합니다.
이미 16세기경 황산과 독한 포도주 추출물(알코올)의 혼합물을 증류하면 향기로운 황산
(바로 에테르, 디에틸에테르)이 나온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묻혔다가 18세기 말쯤 되면
다시 합성되기 시작합니다.
저 때 '유황 에테르'(sulfuric ether)라 불린 잘 휘발되는 액체도 아산화질소와 비슷한
효과를 가진다는게 알려졌고 이젠 놀랍지도 않게 그저 여흥용 약품으로 사용될 뿐이었
죠.

그러다 19세기 들어서 미국에서 에테르와 아산화질소를 마취제로 사용하는 시도가 이뤄
지며 1840년대가 되면 더 새로운 마취제인 클로로포름이 등장합니다.

이런 배경 덕분에 남북전쟁중 군의관들은 부상병의 코에 클로로포름을 적신 가제를 1분
정도 덮어뒀다 반항못하는(?) 환자의 팔과 다리를 잘라낼 수 있었죠.

아울러 이런 미국에서의 마취제 시도는 거기 참여한 4명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겨
주게 되죠.
누가 먼저 마취제를 사용했는가? 를 두고 치고 박았으니 말입니다.

그 4명.
- Crawford Williamson Long (1815.11.15 ~ 1878.06.16)
- Horace Wells (1815.01.21 ~ 1848.01.24)
- William Thomas Green Morton (1819.08.09 ~1868.07.15)
- Charles Thomas Jackson (1805.06.21 ~ 1880.08.28)

아마도 저중 크로포드 롱이 제일 나은 삶을 살았을 겁니다.
적어도 죽기 전까지 의사일을 한데다 - 아이를 받다 뇌졸중으로 죽게되는데 산모와 아
이부터 돌봐라고 하며 쓰러진 후 죽었다죠 - 죽은 후, 미 국회의사당의 National Stat-
uary Hall에 그의 전신상이 서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19세기에 들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마취제들은 곧 유럽에서 빠르게 받
아들여졌고 의사들과 화학자, 약학자들은 재빨리 다른 마취효과가 있는 약물들을 찾아
내기 시작하죠.
물론 이 덕분에 수술은 이전보다 덜 부담스러운 일이 됐고 외과의(Surgeon)의 이미지도
달라지게 되죠.
뭐 리스터가 소독법을 정착시키기 전에 감염으로 사람 여럿 잡으셨던건 별 수 없었지만
서도.


--- 프랑스 잡지 Le Charivari에 실린 에테르의 혁신적인(?) 사용법(?) 1847년경


p.s:
손을 깨끗하게 씼는 것만으로도 환자를 덜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리스터 이전에도 알아
낸 사람이 있었죠.

산욕열(puerperal fever)에 대한 것은 히포크라테스 시절에도 나왔던 이야기입니다만
이게 본격적으로 표면에 떠올라 문제를 일으킨건 19세기 들어서입니다.
이전처럼 집에서 얘를 낳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얘를 낳게 되면서 더욱.

이에 대해 미국의 올리버 웬델 훔즈(Oliver Wendell Holmes, 1809.08.29 ~ 1894.10.07)
가 1843년에 산욕열 환자를 진찰하고 손을 안씼은 의사는 산욕열 진찰을 하면 안된다와
옷도 갈아입어라는 주장을 했다가 무시 당합니다.
의사 자신이 죽음의 원인이 됐다는걸 인정하긴 어려운 문제였으니.

한편, 헝가리 출신(오스트리아)의 이그나츠 필립 젬멜바이스(Ignaz Philipp Semmelweis
1818.07.01 ~ 1865.08.13)는 당시로선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빈의 산과 병동에서 근무
하게 됐고 여기서 묘한 현상을 발견합니다.
의대생의 실습 과정을 지원하던 1병동과 조산부 교육 과정을 지원하던 2병동에서 각기
다른 산욕열 감염 결과가 나왔으니.

1병동
1841년 (사망 237 / 출산 3,036) * 100 = 7.8%
1842년 (사망 518 / 출산 3,287) * 100 = 15.8%
1843년 (사망 274 / 출산 3,060) * 100 = 9.0%
1844년 (사망 260 / 출산 3,157) * 100 = 8.2%
1845년 (사망 241 / 출산 3,492) * 100 = 6.9%
1846년 (사망 459 / 출산 4,010) * 100 = 11.4%

2병동
1841년 (사망 86  / 출산 2,442) * 100 = 3.5%
1842년 (사망 202 / 출산 2,659) * 100 = 7.6%
1843년 (사망 164 / 출산 2,739) * 100 = 6.0%
1844년 (사망 68  / 출산 2,956) * 100 = 2.3%
1845년 (사망 66  / 출산 3,241) * 100 = 2.0%
1846년 (사망 105 / 출산 3,754) * 100 = 2.8%

이 놈들이 무슨 짓을 한지 모르지만 의대생이 손댄 1병동의 사망율이 더 높게 나온
겁니다.
그리고 이 원인을 찾아보니...

1. 해부 하다가 그 손 고대로 안씼고 가서 진찰
2. 산욕열 걸린 환자 주무르던 손 안씼고 다른 환자 진료
3. 기타 하여튼 손 안씼음

1947년 3월 13일, 젬멜바이스의 절친 콜레츠카(Jakob Kolletschka)가 사망합니다.
병리학자이자 의사였던 그는 부검중 의대생의 실수로 칼에 찔리게 되고 그 때 입은
상처로 사망하게 되죠.
친구의 사체 부검을 보던 젬멜바이스, 친구가 죽은게 산욕열과 동일했다는걸 알고 그가
가진 의문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든 손에서 시취가 나는 사람은 진료하지 마라와 염화칼슘 용액으로 손을 씼
어라는 규칙을 만듭니다.
그 결과는 산욕열로 인한 사망율을 절반 이상 확 줄여 1%정도까지 내려보내게 되죠.

좋은 발견을 하게 됐으면 발표를 하는건 당연지사, 그런데 그 당시의 의사들이 보이던
태도를 꺽는데 실패합니다.
아니 되려 젬멜바이스만 또라이 취급을 받게 되고 그가 쓴 논문은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고 의사로서의 길도 전혀 순탄하지 못하게 흘러갔죠.

결국 앞선 그리고 그닥 어렵지 않는 해결법을 생각한 선구자 젬멜바이스는 47세에 정신
병원에서 쓸쓸히 죽어갑니다. (그가 막으려 했던 산욕열로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 이에 대해 알츠하이머중 조로성 치매로 죽었다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50 유로 동전에 세겨진 젬멜바이스


p.s:

조셉 리스터의 아버지 조셉 잭슨 리스터(Joseph Jackson Lister)는 퀘이커 교도이자 성
공한 주류 상인이자 아마추어 과학자로 색수차가 없는 현미경 렌즈를 개발하여 19세기
현미경의 발전에 큰 획을 그었으며 같은 퀘이커 교도인 호지킨(Thomas Hodgkin)과 함께
현미경을 사용하여 혈액, 특히 적혈구를 연구하죠. (호지킨은 그의 이름을 딴 악성 림
프종 Hodgkin's disease에 이름을 빌려주죠.)

이런 아버지 덕분이었는지 리스터 역시도 현미경을 사용한 혈액 연구를 시작했으며 역
시 현미경으로 시작한 파스퇴르의 연구를 수월하게 받아들이게 되죠.

한편 리스터는 또 다른 흔적을 남기기도 합니다.
바로 장선(catgut)의 사용과 고무로된 배액관의 사용이죠.

이중 몸속에서 녹는 장선은 이전 시대에도 사용했으리라 보는 방법입니다.
서기 100년경의 갈레누스(Claudius Galenus)도 사용했다고 보니.

그러나 혈관을 묶어서 지혈하는 방법 자체가 시대에 따라 사용됐다 안됐다 하던터라 크
게 흔적을 남기지는 못한거죠. (앙브로아즈 파레가 혈관을 묶어서 지혈하는 방법을 알
아냈다라고 합니다만 파레 역시도 다른 외과의가 알아낸 방법을 검토하고 사용하며 기
록으로 남겼다고 보죠.)

여튼 18 ~ 19세기, 봉합사라면 대부분 비단실이나 은과 같은 금속, 말총등을 사용합니
다만 이들은 비홉수성이며 나중에 상처가 아물면 뽑아내야 하는 부담이 있었죠.
그나마 상처가 곪아 뽑기 쉬운 상황이면 괜찮지만 그러다 묶어둔 혈관이 풀리기라도 하
는 날에는 자칫하면 출혈 과다로 죽는 경우가 생겼으니.

리스터는 라켓이나 바이올린등에 사용되던 장선을 사용하며 일주일만에 몸속에서 홉수
된다는 것과 크롬산으로 처리하면 홉수 속도가 느려진다는걸 알아냅니다.
그리고 지금도 합성 재료로 만든 봉합사가 나오는 와중에서도 간혹 리스터가 쓴 것과
비슷한 장선을 쓰는 경우가 있죠.

그러고보면 상표명에도 리스터의 이름을 사용한게 있긴 합니다.
바로 양치액인 리스테린(List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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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반 손잡이를 달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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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질문에 답부터.

'포탄의 작약이 포신 내에서 장약의 폭발에 기폭되지 않고 발사되는 원리.'

그리 복잡한건 아니므로 간단하게 하고 가겠습니다.

먼저 작약들은 둔감하게 만듭니다.
조금만 충격을 줘도 터지고 열을 가해도 터져대면 그건 이미 폭약에서 낙제점을 받는거
죠.
니트로글리세린 보시길.
수많은 사고를 쳐댄 결과 그 누구도 이걸 그대로는 안쓰려고 하죠.
다이너마이트니 이런 안정한 형태로 만들어서 쓰니 말입니다.

실용적인 폭약이 되려면 적어도 다룰 수 있는 범위내에서는 둔감해야 합니다.
대신 적당한 형태와 크기의 특정한 외부 자극을 줬을 때 반응을 해줘야 하는거죠.

TNT나 RDX같은 것들, 그냥 불에 던져넣는다고 터진다 이런거 없습니다.
그러니 C-4 따위를 메추리 알만큼 때서 들고 다니면서 고체 연료처럼 써먹는거죠.

반면 저런데다 뇌관이니 신관이니 이런거 꼽아버리면 이젠 건드리면 끝나는 겁니다.
뇌관이니 신관이니 하는 놈들은 외부에서 전달된 자극을 작약이 반응을 시작할만큼의
유효한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장치라 보심 됩니다.

한편 보통 포탄이란 놈들, 두께가 좀 되십니다.


이거 19세기 중반쯤에 나온 패럿의 포탄중 하나입니다.
두꺼운 주철로 탄체를 만들고 그 속에 작약이 들어가죠.
장약이 내놓은 힘이 작약을 건드려서 뭔가 해보려면 무엇보다 저 두꺼운 탄체부터 어떻
게 해야 합니다.

요즘 포탄이라고 저기서 달라졌냐면...
전혀 아닙니다.
그나마 달라진 부분이라면 이전처럼 주철을 쓰는 것에 비해 강철을 사용하고 탄의 목적
에 따라 두께가 아주 달라진다는게 차이죠. (가령 그냥 파편이냐, 고폭이냐, 철갑이냐
캐니스터냐에 따라 탄체의 두께와 구성이 달라집니다.)

그럼 저렇게 엄중한(?) 보호를 받는 포탄 내부의 작약을 원하는데 어떻게 터트려줄거냐
는 신관이 하게 됩니다.

신관 내부에는 외부에서 전달되는 영향을 받아 그걸 작약까지 전달하는 '다리'들이 만
들어져 있습니다.
이 다리를 타면서 어떻게 기차놀이를 하냐에 따라 신관의 성격이 달라지는거죠.

가령 아래의 오래된 설계를 가진 신관 하나를 보죠.
2차대전중 박격포탄에 사용된 M52입니다.
아마 박격포 출신이시라면 어, 이거 내가 다루던건데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작동의 개요는 공이(striker)에 의해 충격이 기폭관(detonator)를 건드리면 기폭관에서
발생한 뜨거운 가스 뭉치가 테트릴(tetryl)을 건드리고 테트릴이 터지면서 나온 가스
뭉치가 작약(TNT/RDX)를 건드린다 입니다.

참고로 테트릴은 요즘은 안씁니다.
전폭약(booster)으로 꽤나 자주 사용되던 놈이고 이 노르스름한 가루에 중독되면 피부가
노랗게 변해서 한때 이걸 다루던 여공들을 카나리아라는 별명으로 부르게 한 놈이기도
하죠.
물론 몸에 그리 좋은건 없습니다.
심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한다든지 현기중에 가슴통증등등이 오는 부작용도 나오니.

어쩌건 여기서 화학적인 기차놀이(train)가 나오죠.

스티픈산납등등의 충격에 민감한 기폭제
==(에너지 전달)==> 테트릴등의 전폭약
==(에너지 증폭/전달)==> 주작약

왜 이게 기차놀이가 됐는지 왜 저런 기차놀이가 필요한지 한번 생각해보시고 찾아보셔
야 합니다.
그리고 이거 총포류 작동에서 아주 흔히 자주 보이는 꼴이므로 봐두셔서 탈날거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격발 구조에서도 총에서야 뇌관에 담긴 기폭제로 끝나지만 포로 가면 전폭약 역
활을 하는 말그대로 booster들이 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화학적 기차놀이를 기계적인 다리로 바꿔서 안전성과 원하는 때에
원하는 폭발을 일으키게 해주는게 바로 신관입니다.
저 M52를 보면...

먼저 저 물건이 작동하려면 안전 와이어(safety wire)를 당겨서 안전핀(safety pin)이
빠져 나와야 합니다.
안전핀은 쉽게 빠지지 않게 지지핀(setback pin)으로 지지되죠.
별건 없고 안전핀 한쪽에 구멍이 나있고 여기 지지핀이 들어가서 잡고 있는 거고 힘줘
서 당기면 지지핀이 밀려나가며 안전핀이 빠지는 구조입니다.
어린얘들 장난감에 쓰일 법한 구조죠.

안전핀이 빠져나오면 슬라이더(slider)가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바로 움직이지는 않는게 슬라이더 밑에 보면 고정핀(slider locker pin)이
자리 잡고 있거든요.
이 놈은 안전핀 지지핀(setback)처럼 그냥 홀랑 빠지는 놈 아닙니다.

그럼 요 슬라이더 고정핀이 빠지려면 무슨 일이 벌어져야 하냐면...
포탄이 발사되서 관성이 전달되야 합니다.
포탄이 발사되서 앞으로 떠밀려 나가면 내부에서는 고 자리에 가만히 있으려는 관성이
발생하죠.
버스 급출발하면 몸이 뒤로 휘청하잖아요.
마찬가지 일이 고대로 고정핀에 벌어지는 겁니다.

물론 이 고정핀이 작은 관성 변화에도 지 맘래도 뒤로 가는걸 막기위해 고정핀에는 스
프링이 달려 있어 스프링의 탄성을 이겨낼만한 관성이 발생해야만 고정핀이 빠지는 겁
니다.

여튼 필요 이상의 관성이 발생해서 고정핀이 빠졌습니다.
그러면 슬라이더는 용수철에 의해 튕겨져 움직이게 되고 이 때 슬라이더에 물려있는 뇌
관이 공이밑에 자리잡게 됩니다.
즉, 슬라이더는 평소에는 물고 있던 뇌관을 공이 축에서 벗어난 곳에 뒀다가 용수철에
의해 튕겨나오면서 공이밑에 뇌관을 대령하는 겁니다.

그후는 일사천리죠.
포탄 앞부분에 충격이 가해져 공이가 공이 용수철을 누르고 뇌관을 때리면 화학적 기차
놀이가 벌어져서 쾅.

그럼 여기서 우리는 저 M52 신관이 가진 약점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겁니다.
딴거 없죠.

안전핀 뽑힌 상태에서 포탄 내부에서 발사에 버금가는 관성 변화가 생기면 '조땐다'는.

신관이 꼽힌 상태의 포탄에 충격이 가해지는 일은 벌어질 수 있는 겁니다.
전투가 과열되어 박격포를 마구 쏘는 와중에 어리버리 탄약수가 안전 와아어 당기다가
포탄을 놓쳤다거나 그렇게 준비해둔 상태의 포탄들에 불의의 충격이 가해졌다던가.

물론 안전 조치를 강조한 안전 지침을 내놓을 수도 있죠.
그런데 그게 그렇게 잘 지켜졌다면 사고는 없어야 겠지만 그러고도 사고가 나고 그걸
못막으니 골 때리는 겁니다.
특히 전투중이라면 그냥 무시되는 경우도 생기는거고 말입니다.

한편 저런 구조로 인해서 영화의 한 장면이 뻥이 아니라는 소리도 나오게 되죠.
라이언 일병에서 나오는 박격포탄 던지기. (CoD WaW도 나오죠.)

왜 가능한지야 이미 신관 구조 뜯어봤으니 나올 겁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안전핀 뽑은 폭발물은 매우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고 실제 사
고 사례에서도 접할 수 있죠.
전설적인 불발 유탄 주워와서 장난치다 터져서 내무반의 다른 사람도 잡아버린 예라든
지 뭐 이런저런.

그리고 실제로 저 짓거리 해서 훈장탄 분들도 계시죠.
가령 오키나와에서 불발탄도 던지고 박격포탄도 던져서 의회명예 훈장탄 이런 분처럼.

http://en.wikipedia.org/wiki/Beauford_T._Anderson

일단 요기까지 하고 나머지 자세한 사항은 더 찾아보서소.
특히 저 신관은 여러가지 방법들이 사용되므로 한번 심심풀이로 이거저거 종이위에서
만들어보셔도 됩니다.

저거 은근히 프로그래밍하고도 관련이 있어요.
이벤트와 이벤트를 활용한 방법으로 돌려보심 접근이 쉽죠.
그걸 기계적으로 구현하는거니까 말입니다.

물론 요즘은 신관도 전자 회로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해볼만한건 다해보기도 하죠.
칩 몇개 물린 기판으로 근접, 순발, 시한을 외부 입력으로 처리하고 거기다 ECCM까지
넣는 짓도 하는데 말입니다.

물론 이런 전자적인 놈들은 교란이 가는 환경이라면 못쓰겠죠.
가령 레일건따위에다가 저런 신관 물려서 넣는다 해보시길.
이상 없을지 이상이 매우 있을지 잠시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올 겁니다.

물론 공돌이 미친듯이 갈아쳐넣어서 추공탕 만들던가 굴락으로 보내서 나무도 세어보고
일도 하는 친환경 시베리아 여행 패키지도 있고 외계인 코에 관장을 시키던가 해서 피
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우린 그런 돈드는 짓 안함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거죠.
추공탕도 끓이려면 힘들고 외계인도 고문하면 힘들며 굴락도 만들려면 부동산으로 머리
아파요.


'박격포병은 자신이 제대로 포탄을 쐈을을 증명하기 위해 안전핀을 주머니속에 넣는다.
 그리고 만약을 위해 여분의 안전핀을 주머니속에 보관한다.'
--- 농담중 하나.


그럼 여기까지 하고.
오늘 원래 하려던 걸로.

총에서 운반 손잡이라면 요런 물건인데 여기에 뭐 그리 대단한 의미가 있겠냐 싶지만
서도 이것도 나름 고민을 거쳐 나온거라 함 다뤄보죠.

운반 손잡이(carrying handle)하면 떠오르는 물건.
왠지 거추장스러워보이는 저 물건이 말그대로 그저 운반을 위해서 달았을까요?

일의 시작은 자동 화기란 물건이 나오고 나서.
볼트 액션같은거야 쏘고 나서 장전을 하려면 총을 다시 잡아야 하고 조준도 다시 해야
하죠.
이에 대해 자동 화기는 조준 상태 유지하면서 방아쇠만 당기면 되더란 겁니다.

문제는 이 조준 상태 유지란게 반동 때문에 참 거시기 하더란 겁니다.
그나마 중기관총같이 무겁고 삼각대니 썰매니 하는 거치대에 올라가는 물건은 반동을
사람이 잡을 필요가 없지만 경기관총이니 자동 소총이니 이런건 천상 사람이 반동을 컨
트롤하면서 조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안쉽다는게 탈이었던거죠.

그래서 누군가들이 그나마 반동을 덜 느끼게 해서 반동 컨트롤 하는데 도움을 줘보자는
아이디어들을 여러가지 내놓게 되고 이중 하나가 운반 손잡이의 등장에 영향을 주게 됩
니다.

총을 쏘면 발사체(총알)와 발사체를 밀어낸 추진 가스가 총구로 분사되며 반동이 발생
하죠.
그럼 여기서 반동의 방향을 생각해보면 반동은 총신의 축을 타고 간다고 볼 수 있겠죠.
자, 이 부분이 바로 문제의 발단입니다.

반동이란 보이지 않는 손은 총신을 잡고 총신의 축선을 따라 총을 저 뒤로 밀어버리려
하고 이에 대해 우리 몸은 반동의 반대 방향으로 반발하죠.

말이 어렵습니다만 개머리판 달린 소총을 견착하고 쐈다고 쳐보시길.
반동이 발생하여 총이 밀리면 그에 대해 우리 몸은 반동의 반대 방향으로 소총을 밀어
내죠.
그래서 더 이상 반동에 의해 우리 몸까지 소총과 함께 저 뒤로 가는걸 막지 않는지.

이걸 간단하게 힘의 방향을 표시한 화살표(벡터라 해둡시다)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이
되겠죠.

아마도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이 그림 보시면 문제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어떤 물체가 있고 그 물체에 중심이 있는데다 그 물체의 높이차가 나는 귀퉁이에다가
서로 반대 방향의 힘 2개를 가하면 물체는 회전하죠.
역시 말이 참 어렵습니다만 쉽게 아주 간단한 실험을 하나 해보죠.

책장에서 만만한 책 한권을 꺼내셔서 책상위에 놓으시고 아래 그림처럼 책의 귀퉁이 부
분에 손을 대시고 힘을 줘보시길.

좌우 끝단의 화살표에 손가락을 대고 힘을 줘보시길.

그러고보면 저 만화도 생각해보면 꽤 잔인해질 수 있는 이야기죠.
결혼후 몇년내에 자식 보고 자식이 커서 제값 한다 싶을 때면 1차대전 --;
다행이 자식이 살아와서 결혼하고 손자 볼 때쯤 되면 대공황 --;;
손자가 커서 할머니 유럽에서 별 일 없을 겁니다 할 때쯤되면 2차대전 --;;;

책이 (중심, 무게중심을 기준으로) 회전할 겁니다.

그리고 제가 화살표를 저따우로 잡아놨으니 책의 오른쪽 부분이 치켜올라가는, 반시계
방향의 회전이 벌어지죠.
이거 저 위에 총에다가 화살표 2개 그려놓은거 하고 비교해보시길.

사격을 정확하게 하기위해 붙여놓은 개머리판이란 놈이 배신의 똥줄을 잡아다닌 꼴입니
다.

그리고 이게 개머리판 달린 총에서만 그러냐면...
천만의 말씀.
권총처럼 그립 달린 놈들도 그렇고 사람 몸으로 반동을 전달하고 그 반동이 다시 튕겨
져 나와 총을 다시 미는한 이 문제는 별 수 없습니다.

뭘하건 간에 총구 부분이 위로 들려올라오는 흔한 반동으로 인한 영향이 나오게 되죠.
얼마나 흔하냐면 왠만한 FPS 게임에서는 다 자동 사격 좀 하면 총구가 들려 올라가는게
묘사될 지경이니 말입니다.

총구가 올라간다는 문제는 볼트 액션같은 경우라면 아주 심각하게 문제될건 아니죠.
어차피 총을 한방 쏘고 노리쇠 잡아 당긴다고 하다보면 어차피 조준을 틀어지니 총구가
올라가건 어쩌건 다시 조준을 해야 한다는건 변하지 않죠.

그에 비해 기관총이니 자동화기니 이런 물건은 연사를 하면서 조준 유지 하려면 꽤나
귀찮습니다.
쏠 때마다 총구가 올라가려고 하고 이거 붙잡아야지 안그럼 꿩 여럿 잡을테니.

그래서 근원적인 부분을 손대자는 시도가 이뤄집니다.
별건 없고 반동을 없엘 수는 없으니 총구가 튀는 현상이라도 줄여보자는 시도를 하게
된거죠.
방법이냐 간단합니다.

별거 없이 문제의 핵심은 총신의 축선과 개머리판 또는 그립과 같이 반동에 대한 반발
하는 힘이 전달되는 작용점의 높이차를 줄여 총구를 튀어올리는 토크(torque)를 줄여보
자는 겁니다.
이게 잘 적용된 아주 좋은 예를 MG34에서 볼 수 있죠.


총열의 축선과 개머리판의 접촉지점 높이차를 한번 선그어서 생각해보세요.

대략 1930년대쯤 되면 기관총에다 저런거 적용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방법이 전혀 문제 없이 적용할만 했냐면...
그게 아니란게 탈입니다.
세상이 어디 쉽고 만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게 하던가 보셨수.

총신의 축선을 내리고 개머리판의 접축면 축선을 올리고 하여튼 모 브레지어 광고처럼
올리고 모으고 했는데 아뿔사.
이러고나니 총을 견착하고 조준하려니 애로 사항이 꽃을 피웁니다.
내려가고 올라간건 총이지 사람 얼굴이 그렇게 된건 아니란거죠.
별 수 없이 가늠자와 가늠쇠를 올려야 하죠.
사람이 견착하고 조준하기 적당한 높이로.

문제는 이렇게 가늠자와 가늠쇠를 올려놓으니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데 참 귀찮더란 겁
니다.
그냥 둬도 걸리적대는데 이걸 높이까지 키워놨으니 더 걸리적 대는거죠.

그래서 기관총스러우면서도 소총스러운 FG42같은 총에서는 가늠자따위를 접어버리는 기
능을 추가했죠.
쓰기 전에 펴고 쓰라고.


이 물건 말입니다.


가늠쇠 부분 확대, 접히는 부분이 잘 보이죠.


이건 가늠자 부분.
역시 접히게 해놓은게 보입니다.

그런데 이걸로 문제가 해결됐냐면...
다시 말하지만 세상이 어디 그렇게 만만하고 호락호락하던거 봤수.

쓸 때 펴고 아닐 때 접는다는 생각은 좋은데 막상 하라면 이 역시 매우 귀찮은 겁니다.
게다가 펴고 접는다는 것은 때에 따라서 안펴져도 되는데 펴진다거나 혹은 펴져 있어야
하는데 접힌다는 귀찮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소리고 실제로도 그러더란게 걸려버
립니다.

좋은 예로 저기 옆나라 자위대의 64식 소총에 따라붙은 불평 - 조준하려면 철모 챙에
걸려서 펴놨던 가늠자가 접혀버려요 - 을 보면 이 방식이 가진 한계를 알 수 있을 겁니
다.

세월은 흘러흘러 이제 기관총같은 소총이 돌격소총이니 자동소총이니 하는 이름으로 자
리를 잡게 되면서 총신의 축선과 개머리판 접촉점 축선의 높이차를 줄이자는 시도는 당
연한 것이 되고 그와 덩달아 가늠자와 가늠쇠의 높이 문제도 꽤나 꺼림찍한 문제가 됩
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에서 꽤 괜찮은 아이디어를 하나 내놓죠.

아래는 영국군이 2차대전 끝나고 1940년 중반이후로 연구하던 불펍 소총인 EM-2죠.
이 물건 역시도 총신의 축선과 개머리판의 축선 높이를 가급적 안나게 하려했고 그로
인해 높아진 조준장치를 운반 손잡이에다 올려버립니다. (가늠쇠는 접는 식으로 처리)




가늠자가 툭튀어 올라와서 걸리적대니 툭튀어나온 가늠자를 울타리로 싸서 보호하면서
울타리 자체를 둥글둥글하게 덜 걸리적대게 만들어서 튀어나온게 당연한 꼴로 만들어버
리는 거죠.

겸사겸사 운반 손잡이는 손으로 잡고 다닐 수도 있다 라는 운반 손잡이로서의 가능성과
망원 조준경이니 이런저런걸 장착하는 장착대의 역활까지 하게 됩니다.

특히 차후의 전장에서 소총에 스코프같은걸 다는건 당연한 일이 될테니 그에 대해 대비
를 하는 것도 좋다라는 생각을 하던 판이라면 운반 손잡이가 단순히 보호 울타리와 운
반 도구외에 장착대(마운트)의 역활도 한다는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되죠.

이렇게 등장한 운반 손잡이는 그러나 EM 시리즈 불펍이 나토군의 소총 선정에서 나가
떨어지며 사라지는듯 했으나 좋은 것은 누가봐도 좋다라는 것과 남이 해놓은걸 잘보고
참고해도 남는 장사라는 것에서 살아 남게 됩니다.

AR-10중 하나입니다.


3.6배율 조준경이 운반 손잡이에 장착됐고 운반 손잡이는 조준장치만 아니라 위로 튀어
나온 장전 손잡이를 보호하는 역활까지 하죠.


조준장치를 보호한다는 점을 아주 잘보여주는 사진 한장.


운반손잡이가 없었다면 저 정도 높이의 가늠자를 도대체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암담해지죠.




이건 스타라이트 스코프를 장착할 때의 상황.

M14 Vs M16.
운반 손잡이란 장착대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는 장착에서 판이하게 차이가 납니다.
아예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경우와 있는거 써먹는건 이야기가 다르죠.


물론 이것처럼 M16도 운반 손잡이에 직접 달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조차도 운반 손잡
이가 별도로 추가한 마운트를 잡아주는 지지대 역활을 하게 되죠.

그런데 세상에는 운반 손잡이가 없는 총들도 있습니다.
그럼 이런 총들을 설계한 사람들이 똘츄 내지는 몰라서 안써먹었냐면...
그건 아니란게 중요하죠.
세상에 바보들만 사는건 아니니 말입니다.

FN FAL처럼 가늠자 높이를 약간 낮게 해놨어도 총신 축선을 팍 내려버려서 개머리판과
높이차 덜나게 한 경우도 있고 아예 개머리판 뒷부분을 높여버려 접촉면의 높이를 올리
고 그로 인해 높이차를 까버리는 방법을 쓰기도 하죠.


총열 축선의 높이와 아랫쪽 물건의 개머리판 뒷부분이 부풀어오르듯이 처리된걸 보시길.

K-2의 적응 안되는 모양을 가진 개머리판이 그냥 나온게 아닌 겁니다.
따지고보면 저기 MG34에서 부터 내려온 전통을 살린거죠.



AK도 처음에는 총신 축선보다 낮은 곳에 개머리판을 뒀다가 AKM으로 오면서 개머리판을
손봐서 높이차 문제를 해결하죠.
여기에 소염기(compensator)까지 달아서 더 보완하고 말입니다.


개머리판과 총열 축선 사이에 높이차가 꽤 납니다.


위의 물건보다는 높이차가 덜나죠.
그리고 끝을 뾰족하게 깍은 것처럼 보이는 소염기도 달렸고.

FN 2000같이 아예 조준 장치를 커버로 덮어서 둥글둥글하게 처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개복치 --;;;
인체공학을 넣었다는 물건들이 생선을 닮아갑니다.
고등어(XM8)도 나오더니 이젠 개복치까지 나오니 뭐가 나올까요.

레일을 단 경우라면 레일 자체 높이가 있는터라 운반 손잡이를 달만큼 급하지 않게 되
는데다 애초에 조준 장치중 마음에 드는거 골라서 꼽으면 되니 탈날 것도 없죠.

기계식 조준장치인 가늠자와 가늠쇠는 옵션으로까지 내려가는 기계식이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이런거 보면 별거 아니게 보이던 물건도 사실 꽤 오랜 시간 동안 별짓을 다하면서 내놓
은 거란걸 알 수 있죠.

비바 공돌이.

한편으로는 총을 만들고 파는 시장이란게 더럽게 좁아 터져서 장사 전혀 잘될거 같지
않다는 것도 예측할 수 있을 겁니다.
저정도 개량이 먹히는데 50년 넘게 걸렸다면 더럽게 안팔리는 상품이란 소리지 딴건 아
닐 겁니다.
휴대폰이 저 모양으로 당장 눈에 거슬리고 쓸데마다 걸리적대는걸 세월아 네월아 하면
서 개량한다 쳐보시길.


중간에 낀 시커먼 물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보면 총이란게 만들어 판다고
그렇게 돈되는 물건은 아니란 것이 유추되죠.


무려 권총중에서도 이런 파격적인 방식을 써먹으려는 물건도 나옵니다.
상업적으로 그리 성공을 못한다는게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지만.


아예 작동 방식을 과감하게 뜯어내고 새로운걸 꼽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분은 30년전쯤에 이미 궁극에 가까운 방법을 고안하셨죠.
뭐 손모가지 날라가야 가능하다는게 탈이지만서도.

그외 총구 들림을 막는 방법들.

1. 전방 손잡이(fore-grip)
   사람이 잡고 완전자동으로 놓고 갈긴다든지 할 때, 그냥 보통 흔히 보는 앞덮개니
   뭐니 하는 부분들은 반동을 컨트롤하는데 전혀 좋은 구조는 아닙니다.
   당장 사람이 파지를 한다 할 때 편한 모양은 아니죠.
   이에 대해 톰슨 기관단총등에서 일치감치 사용된 포어 그립이란 물건이 갑이죠.

   인터페이스란 부분을 손대서 편의성을 늘린 아주 좋은 사례입니다.

   단, 이 포어 그립이 바르면 다되는 무안단물은 아닙니다.
   유저 인터페이스란 놈이 항상 그렇지만 십인십색의 반응을 보일 수 있으니.
   정조준 단발 사격을 한다든지 할 때는 되려 총에 불필요한 진동을 전달한다든지 해
   서 귀찮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죠.

   그래서 이것도 적당한 위치에서 필요하다면 방해 받지 않는 위치에 접어넣는다든지
   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1920년대에 나왔습니다.
높이차가 나는 개머리판 빼고 반동 잡아주는 소염기까지 가질거 다가졌습니다.




2. 무게 중심
   어차피 총구 부분이 들리니까 총구 부분을 무겁게 해보자 라는 생각을 해줄 수 있을
   겁니다.

   즉, 무게 중심을 총구쪽으로 가게 해보자는 거죠.

   그런데 이거 까딱하면 총이 무겁게 되고 더 무겁게 느껴진다는 문제를 만듭니다.
   반면 무게 중심이 뒤에 가 있는 총을 만들면 이젠 이거 어색해서 못쓰겠어요 소리가
   나오죠.
   좋은 예로 불펍들 보시길.

   한편 이 무게 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해주는 역활을 은연중에 해버리는 물건들이 있
   으니 바로 총검과 양각대 입니다.
   둘다 달아두면 총구 부분이 무거워져 '어, 이렇게 잘맞을리가 없는데...' 라는 결과
   를 얻어내기도 하죠.

   문제는 이 총검이나 양각대같은 놈이 없을 때입니다.
   익숙해진 환경이 변하는거고 이럼 이전의 감을 살려 쏘다보면 상탄이 난다거나 그거
   감안하고 조준을 내리면 이젠 하탄이 발생하는거죠.

   더하여 이 총검이나 양각대 같은 물건이 총신과 동일한 면에 붙어서 잘 움직여주면
   좋은데 간혹 이걸 옆구리에 단다든지 하는 경우도 생기죠.
   이러면 그렇게 치우쳐서 단만큼의 영향이 발생하는게 문제입니다.
   즉, 생각도 안한 방향에서 총이 튀려는 경향이 생긴다는 거고 이거 꽤나 귀찮아지는
   거죠.

스파이크식 총검이 옆에 붙어있는데다 이걸 접었다 펼쳤다 하게 해놨습니다.
제대로 쏘는 사람이 잡으면 좋은 소리 안나오는거죠.


3. 개머리판의 축선 또는 권총 손잡이(grip)의 축선
   우리는 3차원에 살고 있죠.
   반동을 전달하는 총도 3차원입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총구가 상하로 튀는 것만 고려했지만 기실 좌우 방향으로 튀는 것
   도 생각은 해야 합니다.
   2번에서 총검따위를 한방향으로 치우쳐 달았더니 총이 옆으로 쏠려버린다는 것처럼.

   당연하게도 개머리판이 견착되는 사람 어깨나 권총을 잡는 손과 손목에서도 상하만
   아닌 좌우 방향에 대한 영향이 발생합니다.

   이를 고려하여 상하도 줄이는 김에 좌우 방향도 잡아보자는 생각을 하게되고 개머리
   판이나 권총의 그립을 반동이 전달되어져 움직일 때 튀는 것만큼 좌우 방향으로 꺽
   어버리는 방법도 진작에 나오게 됩니다.

   문제는 이게 사람마다 달라지기 십상이라 맞추기 꽤나 까다롭다는 것이고 그래서 개
   인에게 맞는 맞춤으로 한정되버리죠.
   당연하게도 대부분이 기성품인 총기에서는 크게 고려할 문제가 아니란게 됩니다.

   한편 맞춤으로 가버리는 경우 개머리판 말고 총구 부근에 무게추를 다르게 넣어서
   반동에 의한 영향을 잡아내려는 시도도 해볼 수 있습니다.
   총을 맞춤으로 손대다보면 원래 총값보다 갑절은 비싸지는게 예삿일이니 이런 생각
   도 안해본 방법을 적용한다고 놀랄 일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농담 아니라 세상에
   는 한정에 1천 달러정도 하는 총을 사서 4천 달러짜리 게조를 하는 굉장한 짓을 하
   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게 하루이틀된 일도 아니고 자동차도 그러는데 총쯤이야
   뭐...)


4. 총구에 뭔가 달아줘보자.
   총포류는 추진제가 반응하고 나온 뜨거운 가스를 사용해서 발사체를 밀어내죠.
   문제는 요 뜨거운 가스가 총구를 통해 외부로 뿜어져 나왔을 때입니다.

   보통 흔히 추진제로 사용하는 무연화약은 반응시 이산화탄소와 물(수증기), 질소외
   에 일산화탄소와 탄소와 같은 가연성 물질을 내놓습니다.
   C6H7(NO2)3O5 요런 꼴로 생긴 놈이 반응했을 때 뭐가 얼마나 남는가 보면 빤하죠.
   (뭔 소리인지 모르시겠다면 무연화약의 분자식에서 수소 H 2개를 산소 O 1개와 묶어
   서 물 H2O로 만든 다음, 남은 산소를 탈탈 털어서 탄소 1개에 산소 2개로 묶어서 이
   산화탄소 CO2로 만드셨을 때 남은 탄소가 몇개인지 한번 세어보시면 되겠습니다.
   질소 N은 반응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셔도 됩니다. 이렇게 남은 탄소와 수소가 문
   제의 근원이라 보셔도 됩니다.)

   이런 가연 성분이 포함된 뜨거운 가스 덩어리는 총알을 총구로 밀어내게 되죠.
   총알이 총구를 향해 가는 동안 총구에서는 총알에 의해 압축(밀려난) 총강내의 공기
   가 분출되며 총알이 총구에 도달하면 총구와 총알의 틈새로 뿜어져 나온 가스가 분
   출, 그 후속타로 총알이 밀려나오며 그 뒤에 있던 대부분의 가스가 분출되죠.

   이렇게 분출된 가스는 총구앞에서 잠시 동안 총알을 더 떠밀게 되고 이 덕분에 총알
   의 속도(총구속도)의 최대값은 총구 부근이 아닌 총구를 떠난 부근에서 얻어지게 됩
   니다.
   이와 동시에 분출된 뜨거운 가스 덩어리는 급격하게 팽창하며 총구 폭풍(Muzzle bl-
   ast)을 만들게 됩니다.

   총구폭풍은 급격히 팽창하면서 주변의 공기를 찢어발기며 총성을 만들게 되죠.
   뭐 별거 아니라고 한다면 대략 140 ~ 150데시벨 정도고 보통 비행장에서 747정도 되
   는 항공기가 엔진 시동걸면 120데시벨 넘는 소음이 나오고 지하철이 시끄러워봐야 9
   0데시벨 못넘긴다는거 보면 이거 많이 시끄러운거 맞습니다.

   한편 가스의 분출과 팽창에 따라 빛도 나게 됩니다.
   총구화염(muzzle flash)이니 발사광이니 하는 현상이 벌어진다는거죠.

   이 총구 화염의 원인은 바로 가스 덩어리속에 포함된 수소, 탄소니 일산화탄소같은
   가연 성분이 주변의 공기속에 있는 산소와 만나면서 타오르는 것 때문입니다.
   게다가 찰나의 순간이지만 이 총구 화염도 나눠보면 3개로 구분이 되죠.

   제일 먼저 총구에서 총알이 떠날 때 같이 나온 상대적으로 소량의 가스가 먼저 타오
   르면서 내는 불빛 (primary)
   그 다음, 총알과 같이 나오던 가스가 팽창하는 순간에 빛을 내고 이 때는 빛이 원반
   형에 가깝게 나옵니다. (intermediate)
   마무리로 총알 뒤를 따라나온 대량의 가스가 팽창하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총구화
   염이 발생하게 되는거죠. (secondary)



   총성도 귀찮지만 이 총구화염도 꽤나 귀찮은 놈입니다.
   한발한발 쏠 때면 몰라도 기관총같이 연발사격 해대면 사수 눈앞에서 불꽃이 번쩍대
   니 시야 가리지 밤에 쏘다간 까딱하면 눈이 부셔 잘보이지도 않아 적은 어디서 불꽃
   이 튀는지 보면 되니 경고도 이런 경고가 없어.
   짜증나는 겁니다.



   눈에 거슬리다 못해 눈부신 총구화염을 없에기 위해 총구에 소염기(flash hider)를
   달게 됩니다.
   고전적인 형태는 그냥 나팔 모양의 물건일 겁니다.


나팔 모양의 소염기가 달려있죠.
나팔 뒷쪽에 있는 원판은 총구화염을 더 안보이게 하기위해 붙여둔 겁니다.
일종의 차폐판 역활을 하는거죠.

   이 소염기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총구화염중 제일 눈부시고 덩치도 큰 secondary를 그냥 니 맘대로 가게 해주는게 아
   니라 가능한 단시간내에 넓게 확산시켜서 공기와의 접촉 면적을 증가, 최대한 짧은
   시간내에 가연물질을 태워버리자 입니다.

   즉, 가스 덩어리를 잘게 쪼게서 확산시키고 확산된 가스 덩어리속의 가연물을 단시
   간내에 모조리 태워 화염의 유지 시간을 줄이자는 겁니다.

   뭐 이거 효과가 있냐고 하겠지만 그래도 눈에 보이는 선에서는 좀 나아지니 열심히
   달아쓰는거죠.
   적어도 소주에 들어간 물분자를 쪼겠어요, 그러니 우리 소주 막퍼마시세요 라고 별
   돼먹지도 않은 이빨까는 얘들보다는 나은 겁니다.

   여튼 이렇게 총구 앞에 나팔을 달아보니...
   얼래, 왠지 반동(에 의한 영향)이 줄어든거 같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
   총구 방향으로 총알과 같이 분사되던 가스도 반동을 만들고 가스 뿜어서 우주 여행
   도 하는 판인데 이런 가스를 쪼게서 딴데서 퍼트렸다 생각해보시길.
   당연히 반동이 그나마 좀 줄어드는 겁니다.

   여기에 나팔말고 굴뚝을 붙이니 반동이 줄어드는 효과가 더 올라가더란 겁니다.
   나팔은 가스를 앞쪽으로 확산하지만 굴뚝은 가스의 일부를 빼앗아서 옆으로 보내거
   든요.
   더 심하게 하면 아예 굴뚝을 꺽어서 가스를 뒷쪽으로 보내는 - 반동의 반대 방향으
   로 - 짓도 가능합니다.


대전차총 PTRS의 소염기


한때는 전차포 따위에도 붙였습니다.
요즘은 걸리적대고 괜히 무겁게 만들고 관리하기 뭐하고 붙여놔봐야 그닥 소용이
있는건 아니다란 이유로 생략 외친 경우가 더많죠.


굴뚝의 원리를 그야말로 간결하고 확실하게 보여주는 그림.


그냥 쇠통 하나에 구멍 대충 뚫으면 되는거 아니냐고요?
이런 식으로 특허까지 내고 팔아먹습니다.
각도를 어떻게 잡고 어떤 식으로 구멍을 내고 좀 심하게 하면 시뮬레이션 돌려가면서
가스 유동까지 고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0구경 바렛 M82의 소염기 부분.
가스를 뒤로 보내게 해놨죠.
이 역시도 특허딴 것이고 이 물건 달면 반동의 절반이상을 잡는다고 광고합니다.

   굴뚝까지 나오자 누군가 요런 생각도 하게 되죠.

   '기왕 이렇게 되는거 그럼 가스를 총구가 튀는 방향의 반대로 보내봐? 총구 부분은
    무게중심을 기준으로 봤을 때 시소의 끝쪽이자 지랫대의 끝쪽이니 가스가 내는 힘
    이라도 민감하게 반응할거 아녀?'

   총을 쏘면 총구가 위로 들리려 하죠.
   그럼 기왕 굴뚝을 붙여준 판이니 가스를 반동으로 인해 총구가 튈거 생각하고 총구
   의 위쪽으로 몰아보내 총구를 내려보자는 겁니다.
   겸사겸사 엎드려 쏴를 한다든지 여튼 땅바닥과 총구가 가까운 상황에서 땅에서 먼지
   가 덜 피어오른다는 장점도 얻어지죠.
   반면 화염이 위로 올라오니 눈에 더 거슬린다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1930년대에 나온 빅커스 시리즈입니다.
소염기의 한끝을 비스듬하게 썰어내어 총구가 들리려는걸 잡으려 했죠.


M16A2의 소염기 부분, 오른쪽은 총구 마개
M16A1이 빙 돌아가며 6개의 구멍(슬릿)이 나있는데 비해 M16A2는 윗쪽으로만 슬릿
3개가 나있는게 보일 겁니다.


   총구가 위로 들리는 것도 아예 좌우 방향에 대한 것도 놓어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멀리갈거 없이 K-2 소염기가 좋은 예겠죠.
   K-2 소염기는 구멍 3개가 윗쪽으로만 열려있고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쳐져 있죠.
   가스는 윗쪽 방향 오른쪽으로 분출되고 총구를 아랫방향 왼쪽으로 찍어 누릅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보통 우선 강선을 가진 총을 쏠 때 총이 미묘하게 윗쪽 방향 오른
   쪽으로 튀려고 하고 이걸 잡기 위해서 해놓은거죠.


AKM의 소염기 부분입니다.
비스듬하게 자른 면을 오른쪽으로 틀어놨죠.

   요기까지 보면 그저 소염기라 부르지만 세세하게 나눠서 3개로 다시 구분이 가능하
   다는 이야기가 되죠.

   1. 총구화염 잡는 말그대로의 소염기(flash hider)

   2. 소염기이면서 반동을 잡는데 노력한 제퇴기(muzzle break)

   3. 소염기이자 반동을 잡는데 총구 튀는거 눌러주는 보정기(compensator)

   그저 소염기라 하지만 이거 구분해주는게 좋습니다.

   이렇게 총구앞에다 뭔가 달아주면 (느껴지는) 반동이 작아지죠.
   저 나팔 모양의 소염기만 해도 10%는 작아진다하고 제퇴기니 보정기 이런건 잘만하
   면 50%도 깍아먹습니다 라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니.
   물론 소염 효과도 어느정도 나오고 말이죠.

   단, 이런 효과는 총을 단발 사격할 때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완전자동으로 놓고 갈겨주신다든지 아님 속사를 한다든지 할 때 상대적으로 더 편하
   더라는거지 달아둔다고 모든 상황에서 Good 은 아니더란 겁니다.

   단발 사격이 주인 볼트 액션등에서 소염기를 안달아도 별 불만 없는데 같은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는 겁니다.
   어차피 한발 쏘고 장전한다고 하다보면 조준 다시 잡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더불어 이런거 달면 이 놈이 총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것도 걸리는 점입니다.
   요즘이야 기술도 좋아지고 해서 쉽게 달고 달아서 탈이 덜난다고 하지만 정밀 사격
   등을 하는 경우에는 이거 달았더니 왠지 안맞는다, 탄도가 변한다 라는 불평도 생깁
   니다.
   원래 총구에 일체형으로 달린 것도 아니고 나사파고 거기다 돌려서 맞춘게 어련하겠
   냐는거죠.

   여기에 총구를 무겁게 만들기 때문에 균형이 잡힌 경우라면 균형을 다시 잡아줘야
   한다는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고 툭 튀어나온 모양으로 걸리적댈 수도 있더란 불평도
   나오는데다...

   가스를 딴데로 흩어버린다는건 좋은데 그 딴데서 먼지나 발사연등의 흔적을 남긴다
   는 불평도 나옵니다.
   그냥 총구에서 분출되는 것은 방향이 빤하니 대응이라도 하는데 제퇴기니 보정기니
   이런건 생각도 안한 부분까지 다시 봐야하니 귀찮더라는 겁니다.

   한편 제퇴기니 보정기의 경우는 소음이 왜곡되어져 전달된다는 문제점도 나옵니다.
   뭔고하니 저 위에 굴뚝 각도를 요란하게 꺽어서 뒤로 보낸 경우를 보면 됩니다.
   가스가 뒤로 온다는 것은 뒤로 온 가스가 뒷쪽에서 다시 팽창한다는 소리고 이 와중
   에 찢겨진 공기의 비명(총성)은 총구 뒤에 있는 사수에게 고대로 전달된다는 거죠.
   한다미로 반동 잡는건 착한데 총성이 더 크게 들리는건 안착하다는 겁니다.

   결국 이런거 다는 것도 총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쓸건지 따져가면서 변경을 줘야
   지 무턱대고 달면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쉽게 일을 해결해주던가 보셨남요.


S&W AirLite Titanium-Scandium Model 340입니다.
총의 측면에 세겨진 문양은 모 원소(바로 위에 나오는) --;;;
한 때 이리듐 프로젝트도 저러더니 S&W이 저러는거 보면 뭐라해야할지.

중요한건 이 357 매그넘 리볼버의 총신 부분을 보면 구멍이 나있는게 보일 겁니다.
이렇게 총신에 직접 구멍을 내서 보정기 겸 소염기 역활을 하게 하는걸 porting 한다고
합니다.
저 구멍이 port 고 port 를 내는거니까 porting.
총열이 짧은 리볼버에서 종종 하던 일인데 이걸 소총이나 산탄총, 자동권총등에서도
하기도 하죠.


special thanx
유저 인터페이스로 오늘도 쌩고생하시는 수많은 디자이너를 위해.


p.s:
신관같은건 간단하지만 속까지 들어가면 꽤나 복잡하고 머리아프고 볼거 많은 부분이니
한번 도전해 보겠다 하시는 분은 도전해보셔도 됩니다.

열역학이나 반응같은 재미없는 이야기로 나갈 수도 있고 시계나 회로까지 건드려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밀리터리란게 하이 엔드라 꺼내놓고보면 손댈거 많이 나오죠.

총같은 경우도 만만해 보여서 그렇지 이것도 뭐 좀 보려면 집에 JIS/US 스틸 핸드북이
나 비철금속 편람들도 가지고 싶어지고 라틴어도 배우고 싶어지고 후시동활삼외니 향
수냄세 나서 보니 여자가 있대 하는 것도 해보고 싶어지죠.

저는 다시 취미 가지라 해도 이거 하고 싶습니다.
나쁜 머리를 혹사시키데 이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에요.
그나마 이렇게 혹사라도 시켜놔야지 남들처럼 먹고 사는데 쓸만큼 돌아가니.

한번 보고 시험치면 합격하는 머리 좋은 분들 참 부러워요.


p.s:
총구화염은 그나마 소총정도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라도 있죠.
기관포나 대포쯤 되면 이거 장난아니게 됩니다.


보는 입장에서는 멋질지 몰라도 전투중에는 눈에 띄는 흔적중 하나입니다.

기수에 무장을 올린 항공기라면 기관포 장착이 요상하게 되면 기관포 사격했다가 조종
사 눈이 안보인다는 황당한 경우도 나오고 대포는 그냥 포 발사 소리와 섬광 찾아서 거
기다 대포병 사격 해버리는 기법이 진작에 나올 정도였죠.
포구화염이나 발사섬광, 그냥 눈에 띄면 죽었다 복창하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더 나쁜건 기관포정도는 어떻게 소염기니 이런걸 달지만 대포같인 덩치크면 답이 안나
온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덕분에 추진제를 손봐서 포구화염을 잡아보자는 시도가 일치감치 벌어지죠.


팔루자에서 미해병 포병대.
포구에 달린 소염기의 역활을 보여주는 한 컷이죠.

1차대전중 소금 봉지가 대포의 장전시 포탄과 장약 사이에 들어가기도 했고 염화칼슘이
나 황산칼슘이나 중탄산나트륨등이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도 나옵니다.
이런 염류들이 화염의 온도를 낮추면서 가연물질이 산소와 만나 타오르는걸 방해한 덕
분이었죠.

반면 이런 염류는 부작용도 낳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불연성 회분이 늘어나는거니 포연이 증가할거고 염분이 화기를 부식
시킨다는 점이 걸려버리죠.

그러다 2차대전에 들어서면서 영국 해군 - 바다에서 함포 쏘면 온 바다가 번쩍댄다고
생각해보시길 - 이 좀 더 다른 접근법을 시도합니다.
니트로구아니딘같이 반응시 질소가 많이 나오고 덤으로 연소 온도도 낮은 새로운 추진
제 성분을 찾아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저염이란 것에서는 좋지만 결점이 없는건 아니었죠.
바로 낮은 연소 온도는 낮은 온도의 가스를 만들고 낮은 온도의 가스는 힘이 없더란 겁
니다.
게다가 저 니트로구아니딘같은건 제조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도 탈이었죠.

'인간 세상은 예산이 지배합니다.'
'돈, 돈, 더많은 돈'

이에 대해 먼저 조져버려서 표적을 따이니 어쩌니 하는 것에서 해방되보자 라는 막가는
생각도 한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총구화염을 내건 뭘하건 이미 맞아 죽은 놈이 그걸보고 시비걸건 아니죠.
이거야 미군 포병이 잘하는 짓이죠.

쪼잔하게 포를 위장하고 포구화염을 걱정할게 아니라 포구화염보고 포를 쏴봐라, 거기

다 대고 니가 내게 쏜 포탄의 10배를 갚아주마, 이게 천조 포병이다 라는 공격적인 운
용의 대가들 말입니다.

아, 한가지 나쁜 소식.
발사광과 발사음을 찾아서 거기다 포탄 꼽는 짓은 이제 대포에서만 하는거 아닙니다.
저격병등등에 대해서도 써먹으려고 작정을 하고 시도하고 몇몇은 시제품이 나온 상황이
기도 하죠.
전자장비가 날이갈수록 작아지니 이전에는 트럭 몇대가 동원될 일이 사람이 지고 다녀
볼까 수준이 되는 판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무인기니 이런게 나오면서 전장감시가 대대나 중대급은 물론이고 소대급도 된다
요러는 요상한 시절이 되면 이젠 총구화염 따위를 적외선등으로 찾아서 총질한 놈 조져
뿐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p.s:
소염과 소음 두가지를 잡는 물건으로 소음기(silencer / suppressor)란 물건도 있죠.

소음의 원인은 총구에서 뿜어져 나와서 팽창하는 가스죠.
이 놈을 조용히 팽창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1. 만약 중력장이니 포스 필드니 이런게 있다면 총구 주변에 장을 걸고 나오는 가스 뭉
   치를 잡아뒀다 나중에 시간나면 천천히 풀어주면 되겠습니다만 이건 SF의 이야기고
   현실에서는 그런거 읎죠.

2. 아니면 절라 썰렁해서 뜨거운 가스건 차가운 가스건 삽시간에 얼어붙는 절대영도 공
   간따위를 총구 앞에 만들어줘도 되겠습니다만 이역시 공상과학.

3. 고로 현실적인 선에서 가둬놓고 줘패는 방법을 채택하니 이게 소음기입니다.

가장 단순한 소음기는 그저 튼튼한 깡통 하나를 총구앞에다 걸어주는 겁니다.
총알을 밀고 총구 떠나 깡통속으로 들어온 가스는 깡통속에서 팍 퍼지면서 비록 제한됐
지만 팽창을 하고 이건 지 맘대로 팽창하려는 가스에게 제동을 건 셈입니다.

물론 이 때 깡통 자체가 매질이 되어 또 깡통속에서 팽창으로 인한 진동과 그에 따라
소음이 발생하지만 아예 없는 것보다는 좀 더 조용해진다라는 거죠.

더불어 차가운 깡통을 뜨거운 가스가 데우면서 그만큼 차가워지며 가스에서 힘을 빼는
역활도 하고 말입니다.

여기서...
만약 깡통이 가스 팽창이 충분히 벌어질만큼 길고 굵고 음원 역활할 때 조용해질만큼
두꺼우면 모든 문제는 깔끔해질겁니다만 불행하게도 보통 저런 식으로 깡통을 만들면
거추장스러울만큼 길고 굵은데다 절라 무거워 질건 뻔할 겁니다.

그래서 좀 더 작고 가벼우면서 최대한 가스의 힘을 빼줄 구조가 고려됩니다.

깡통속에 여러 개의 격벽(baffle)을 쳐서 가스가 격벽으로 구획된 공간(expansion cha-
mber)들을 지나가며 점진적으로 팽창해서 마침내 최대한 조용하게 한다든지 격벽을 치
지만 이 격벽이 가스 흐름을 꼬아서 가스를 더 움직이게 하며 팽창하게 한다든지 다양
한 크기의 눈을 갖는 철망 사이로 가스가 세어나가게 하거나 스펀지 형태의 구조를 통
과하게 한다든지 등등이 적용되며 아예 구간마다 가스의 속도와 팽창 정도에 맞춰 최대
한 가스가 지나갈 동안에 팽창시키려는 시도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거 좀 했다고 소음기 제조 업체들은 뭐만한 소음기 하나에 꽤나 높은 가격
을 붙여준다든지 개발한다고 있는 노하우 없는 꽁수 전부를 투자해서 특허를 내고 니가
내 특허 침해했네 기술도둑이네 하고 소송까지 하는거죠.


오래된 소음기의 광고 하나.
소음기는 1900년대에 등장하며 초기에는 막 등장한 실내 사격장과 집 뒷뜰에서 총쏠 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안주게 하기위해 판매됩니다.
1900년대 미국에서는 실내 사격과 집 뒷뜰에서의 사격이 재미있는 유흥거리였으니.


Hiram Percy Maxim (1869-1936)
소음기를 만들어 총성과 함께 자동차의 소음도 잡습니다.
이름이 어디서 많이 보던 이름 같다면...
바로 맥심 기관총 만든 하이럼 맥심의 아드님 되시겠습니다.
소음기만 아니라 초창기 아마추어 무전(라디오)에서도 이름을 남기죠.

한편 총은 아니지만 비슷한 짓을 하는 곳이 또 있습니다.

역시나 뜨거운 가스로 뭔가를 움직이는 부문이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자동차나 오
토바이등등 내연기관의 마후라(머플러)가 바로 그거죠.
이쪽도 총알이 지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만 뺀다면 머플러내에서 가스의 팽창을 하게 만
드는데 주력합니다.



여튼 저 소음기란 놈 달면 총성을 비교적 조용하게 - 한 30데시벨 정도? - 낮출 수 있
습니다.
에, 뭐 그리 조용해진 것도 아니군 이란 소리가 당연히 나올겁니다.
영화가 뻥을 제대로 친거죠.

그러나 그냥 총성이 들리거나 거기 익숙해진 상황에서 소음기에 의해 낮춰진 또는 왜곡
된 소리는 개보다 못해도 한참 못한 저열한 인간의 귀에는 잘하면 소리 자체가 위장되
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위장은 안들키게 주변에 녹아드는,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겨라' 와 '모난 돌이 정맞
는다. 둥글게 살자' 를 구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허세 쩔게 해서 인 놈이 아닌척 하거
나 아닌 놈이 인척 하게 해주는 것도 들어갑니다.

뭐 조용한건 아니지만 상대방 골탕먹이는데는 좋아진거죠.

아, 빼먹을뻔 했네.
이 소음기, 가스를 저렇게 내부에서 돌려치다보면 소리만 아니라 불꽃도 같이 잡아버립
니다.
그러니 소염기 역활도 하게되는거고 가스 확산시켜 빨리 불태워버리는 소염기보다 효과
가 더 좋습니다.

이건 총에서만 아니라 엔진에서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좋은 머플러를 달아야 생존
성이 보장되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좋은 예가 바로 2차대전중 야간 폭격을 하던 폭격기들과 그걸 막는 야간 전투기들이죠.
이쪽은 엔진 배기구 주변에서 불꽃이 튀어다니면 죽음으로 이어졌으니.




p.s:

소음은 총구에서 가스 팽창하면 나오는 것외에 발사체 자신이 만드는 소음도 들어갑니
다.
특히 총알이 초음속 비행을 한다든지 하면 더 시끄러운 소리를 내게되죠.
이걸 crack이라 부르며 우리 교범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까이로 오는 경우 양동이를 때리는 소리, 거리가 있으면 딱 하는 소리.'

더불어 이 crack과 발사음(thump)로 거리와 방향을 알아내라는 것도 있죠.
crack & thump.

자신에게 가깝게 총알이 날아오면 crack이 들리고 그 다음에 총성인 thump가 들리므로
이걸 써서 총쏜 곳을 알아내라는 뭔가 야메스러운 방법이죠.
왠지 의미가 없어보이지만 참고삼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crack이 들리면 1초에 1부터 5까지 세는 속도로 숫자를 세기 시작.

2. thump가 들리면 숫자 세기를 멈추고.

3. 숫자에 곱하기 100미터 하면 거리 나옴.

원리 :
다 아시겠지만 음속보다 빨리 비행해온 총알은 총성보다 더 빨리 '나'(표적!!!)에게 날
아올거고 표적인 나는 총성이 들리는 시간을 측정해서 거기서 거리를 뽑아내보자는 것.

참 쉽죠?
쉬울리가 있나.

이렇게 총알 자신도 소리를 내므로 조용하게 총을 쏘려고 작정했다면 소음기라는 물건
외에 아음속탄(sub-sonic ammunition)이란 놈도 필요합니다.
이건 말그대로 총알을 초음속으로 날려보내던 놈을 얌전하고 조용하게 아음속으로 날려
보내는 겁니다.

단, 45 ACP나 380 ACP처럼 태생 자체가 아음속인 놈은 궂이 돈들여서 아음속탄을 만들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이런 태생이 아음속탄인 탄약이 종종 소음총용으로 각광받기도 하는 겁니다.
45 ACP같은 경우는 이쪽에선 복받은 케이스라 봐야겠죠.


De Lisle 카빈.
2차대전중 영국에서 만든 소음총으로 본체는 리 엔필드 라이플을 베이스로
미국에서 온 45 ACP 탄과 M1911의 탄창을 사용하게 했습니다.
]
De Lisle은 총신 부분에 소음기를 짜넣어서 일체화시켜버렸고 원래 아음속탄인
45 ACP와 결합되어져 총성보다 노리쇠 후퇴 전진하는 소리가 더 크다 라는 전설적인
평을 듣게 되죠.


H&K UMP는 45 ACP를 쓰게 기획됩니다.
원래 아음속인데다 기관단총에 써먹었을 때 위력이 좋았던 편이고 미국에서
잘 써먹던 탄이란걸 노린거죠.

여튼 원래 초음속으로 날아댕기던 탄약을 손봐서 아음속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면 몇가지 변화가 생기죠.

1. 총알의 속도가 내려 가니 그에 따른 살상능력등이 변동.
   그래서 모자라는 능력을 보충할 겸, 속도 까는데 도움도 될 겸 해서 총알의 무게를
   늘려버립니다.
   즉, 단위부피당 질량인 비중을 늘려버리는거죠.
   이러면 단면밀도(sectional density)도 변하고 맞았을 때 느끼는 효과도 달라지죠.

   이런 류의 작업에 치중하다보면 저기 러시아의 9x39mm탄같은 놈도 등장합니다.
   7.62x39mm탄을 가지고 neck-up시켜서 9mm에 더 무거운 총알을 물려버리는 거죠.


2. 1로 인한 탄도학적(특히 강외) 특성 변화.
   이거야 그냥 팔자려니 해야죠.

3. 빠른 속도 필요없음 추진제도 신경질적일 필요가 없네?
   빠른 속도가 필요없으니 고온의 가스를 만드는 추진제 같은게 필요없어 집니다.
   낮은 연소온도에 낮은 온도를 가진 가스로 총알을 밀어버려도 되죠.
   자, 낮은 연소온도, 낮은 온도의 가스를 내는건 보통 저염(low flash)이라는 조건에
   들어맞습니다.

4. 3과 같은 조건을 쓰다보니 소음기가 편해지는군.
   고온 고압의 가스를 나눠서 팽창시키느라 힘들던 소음기가 상대적으로 차갑고 느리
   고 덜 팽창하려는 가스를 팽창시키니 그만큼 부담이 덜갑니다.
   소음기 수명이 늘어나고 소음기 구조를 간단하게 해주는 짓도 가능하겠죠.

5. 가스는 총알만 미는건 아닙니다.
   자동총기에서는 개틀링같이 외부동력으로 움직이는게 아니면 가스가 가진 힘이 총의
   작동구조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활용되죠.

   근데 가스 때면서 동력도 줄었네요.
   총의 작동이 잘 안되는 일도 벌어질 수 있게 됐습니다.

   뭐 발상의 전환이라고 아음속탄 사용할 때 아예 총의 작동기구를 고정시켜 꼼짝달
   싹 못하게 해서 허투루 세는 가스와 작동기구의 작동소음을 최대한 차단, 더욱더 조
   용히 만들어보자라는 쪽으로 가기도 합니다.

   가령 소음기 장착 권총에서 슬라이드 작동을 아예 잠궈버리는 장치를 붙인 경우처럼
   말입니다.


Mk.22 Mod.0 Hush Puppy
월남전중 사용된 소음총으로 S&W의 9mm 자동권총 M39에 소음기와 함께
슬라이드 고정 레버를 붙여놨습니다.
여기에 9mm 아음속탄을 장전해서 쐈죠. (저 때 쓰던 아음속탄은 구별을
위해 총알 부분을 검은색 또는 녹색으로 칠해둔걸 씁니다.)

한편 이런 좀 별난 방법으로 소음을 잡아보자라는 것도 등장합니다.
원리는...
그냥 보시면 익히 보일 바로 그겁니다.

저압 가스 나오면 그걸로 피스톤 밀고 피스톤은 총알 밀고.
가스는 피스톤 뒤에 갇혀 팽창 끝.



tag :

권총? 기병에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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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역사연구소의 질문] 밀덕 환영 - 이...이건 또 뭔가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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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이 꽤 민감한 병과죠.
말과 혼연일체, 돌격할 때의 충격량은 굉장합니다만 장애물부터 발사병기까지 발목 잡
는 존재들이 꽤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짜증나는 장애물중 거술리는 존재가 석궁이었죠.
이전의 활과 달리 시위를 방아쇠에 걸어뒀다 조준하고 발사하는 직사 병기.


전형적인 중세 유럽의 석궁.
앞에 있는 발판에 발을 끼워넣은 채로 시위를 잡고 몸쪽으로 끌어올려 방아쇠 위에
있는 걸쇠에 걸고 볼트를 올리고 조준, 쏘면 됩니다.

물론 이걸 쏘는 입장에서도 기병을 상대로 쿼렐을 날려댄다는건 쉬운 일은 아니긴 합니
다.
고작 몇십미터 앞에서 달려오는 기병, 것도 돈 좀 있다면 중장갑까지 갖춘, 을 상대한
다는건 쉬운 일은 아니니 말입니다.
그래도 잘만하면 낙마시킨 다음 머리를 망치따위로 후려치고 겨드랑이나 갑옷 틈새로
뾰족한 단검을 쑤셔넣고 전리품을 챙길 수라도 있었긴 하죠.
만약 창병과 적당한 목책의 지원까지 받는다면 적어도 일방적으로 말발굽에 곤죽이 되
는 일은 피할 수라도 있었으니.

이런터라 기사 계급들이 석궁수를 비열한 존재로 싫어한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전쟁을 하기위해 필요는 했지만 적으로 만나기에는 귀찮기 짝이 없고 그래서 석궁수가
잡히면 손가락을 끊어버린 기사까지 나올 지경이었죠.
최근의 저격병들이 전장에서 겪는 대접을 진작에 받은 셈이랄까요.

그런데 석궁수보다 더 귀찮은 존재가 등장하게 되죠.
바로 총병.
막 등장하던 대포를 줄여놓은듯한 초창기의 gonne는 사실 그리 훌륭한 병기는 아니었습
니다.
적당히 쇳물을 부어만든터라 간혹 발사와 동시에 터지면서 수류탄으로 돌변하기도 했고
들고 조준하고 화승을 찔러넣는다는 3가지 동작을 수행하기에는 손 2개, 눈 2개는 부족
했던게 탈이었죠.
뭐 한가지 장점이라면 쏘고나서 꺼꾸로 잡고 휘두르면 백병전 무기는 된다는 정도?


이런걸 쉽게 쏠 수 있으리가 없죠.

그러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 다량의 금속을 썼음에도 때때로 석궁보다 쌌습니다 -
기존의 석궁수 - 이미 발사 반동과 목표를 조준하고 쏘는 것에 익숙한 - 에게 던져줄만
한 화기였고 위력도 그정도면 나쁘진 않았었죠.
두숫가락 정도 분량의 화약과 납덩어리로 갑옷에 구멍을 냈거든요.

이렇게 되자 handgonne들은 석궁수가 '니미 샹발라야 이걸 워째 쓰라고 던져주심?' 이
라 항의해도 씹고 줄만한 화기가 됩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저 멍청한 모양을 하고 있지도 않게 됐죠.

점화약이 날라가지 않게 살짝 파놓은 불접시(火皿, pan)에 방아쇠가 달리더니 마침내
우리가 그저 조총이라 부르는 화스격발식 총기들이 등장하게 되죠.
기병 입장에서는 아주 골때리게된 겁니다.


미국제 M1835 6파운더 야포.
점화구(vent) 주변에 열쇠구멍처럼 얕게 파놓은 부분이 pan에 해당합니다.
19세기에는 이미 별 의미가 없는 구조였지만 이렇게 맹장처럼 흔적을 남겼죠.
별거 아닌 구조지만 저게 총포의 발전에서 나름 한몫을 합니다.



Tannenberg Hand Gonne
gonne에도 방아쇠와 격발장치가 달리기 시작했죠.


그나마 이전에는 기병에게 대항하려면 굉장한 배짱과 실력, 운을 겸비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 적어도 몇년의 수련을 거쳐야 했지만 총이 나오면서 고작 몇달만 빠짝 두들겨 맞
으면서 훈련받으면 손가락질 한번에 기병의 갑주에 구멍을 내게 됐으니.
다행인건 산업화와 거리가 먼 시절에 '복잡한 정밀 기계'인 총을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들었고 돈, 돈, 더많은 돈을 요구하던 전쟁에서 총병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지만 가지
기에는 비싸디 비싼 당신었죠. (포병은... 그냥 말을 말죠. 돈을 퍼마십니다.)

적어도 16세기까지는 이런 추세가 주욱 유지됩니다만 17세기 넘어서면서 이야기가 변합
니다.
개나소나 총을 가지려고 헐떡대다보니 가격이 납득할 수준으로 내려간데다 그정도 투자
는 기본이다 라는 인식이 박혀버렸던거죠.

이런 일과 더불어 미봉책에 가까운 갑옷에 구멍을 내면 구멍 안날 정도로 튼튼하게 해
보자는 시도도 점점 현실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집니다.
총이 그에 맞춰 강력해진데다 총병의 숫자도 많아지고 거기 맞춰 갑옷 두께를 늘리다보
니 들어가는 돈과 늘어난 무게가 장난아니게 됐더란게 탈이었던거죠.

이 와중에 기병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보자는 시도가 이뤄집니다.
바로 총으로 무장해보자는 것이었죠.
이거 서양만 아니라 동양에서도 시도가 되보는 일입니다만 시작부터 삐걱댑니다.
지상에서도 손 3개, 눈 3개가 필요한 쓰기 힘든 핸드곤을 말위에서 쓰자는건 답이 안나
오는 일이었죠.
물론 말을 정지시키고 사격하고 다시 기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러면 기병의 잇점인 기
동에 의해 충격은 그냥 포기하란 소리죠.

화승을 물어두는 용두(serpentine)와 방아쇠가 달리게 되자 약간은 나아지게됩니다.

15세기경에 화승을 물어두는 용두와 방아쇠가 gonne에 추가되자 그럭저럭 쓸만하게
됩니다.
기병도 써볼까를 고민할 정도로.


그런데 화승총이 나오고서도 별 수 없던 일이 있었죠.
그나마 핸드곤보다야 나을지 몰라도 여전히 불붙은 화승을 다뤄야하는 판이라 기병돌격
과 함께 사격같은건 쉽게 할 일은 아니었으니.

불붙은 화승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은 차륜식 격발기구(wheel-lock)가 등장하며
약간 호전은 됩니다.
화승총보다 비싸긴 했지만 말위에서도 다루기 쉽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고 이걸 주로
쓰는 기병(Reiter / Pistoleer or Corselet)도 등장하죠.
여기서 이들이 적어도 2자루 이상의 피스톨이라 불릴 짧은 총기에 칼로 무장했더란걸
봐야할 겁니다.

기병들이 말위에서 총을 다뤄보자고 작정한 그 때부터 짧은 크기의 총이 요구됐고 발사
할 때 걸리적대는게 적은 것과 적어도 2발이상은 연달아 쏴야한다는 점이 강조된 겁니
다.

즉, 오늘날의 8인치나 그 이상의 총열을 가진 대형 권총이 있었다면 저 때의 기병들은
두말없이 값을 치루고 사갔을 거란 겁니다.
그것도 2자루 이상을.


Militarie Instructions for the Cavallrie, 1632년판.
Johan Cruso
기병들이 짧은 길이의 총기로 무장했고 집단으로 충격력과 화력을 동시에 노렸다는
점을 보시길.


위와 동일한 책,
갑주와 창, 총의 휴대등이 묘사됐죠.



비슷한 시기의 Reiter를 묘사한 그림.


짧은 권총류만 아니라 소총보다 짧은 기병총에 해당하는 것을 써보려고도 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런 길이의 총기를 다루려면 말을 천천히 몰거나 아님 그냥 말에서
내리는게 제일 속편한 일이었죠.


1545에 만들어진 '후장식' 차륜격발식 권총.
화약을 담아주는 금속관(오늘날의 탄피에 해당하는)에 주목.
생각보다 후장총(포)는 빨리 등장합니다.
그러나 가스가 센다든지 돈이 비싸다든지 하는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죠.


간혹 이런 별난 물건도 이미 나옵니다.
차륜격발식 권총과 나이프의 조합.
0

이렇게 기병이 총을 다루게 된 것이 그 후로도 성공했냐면...
보병이 총을 좋아하고 증오하는걸 떠나 그저 공기나 물처럼 무덤덤하고 당연하게 기본
병기로 생각하게될 동안 기병은 여전히 고뇌합니다.
차륜식보다 싼 부싯돌 격발식 피스톨들이 등장했고 간혹 여기에 강선까지 파여져 정확
성을 올렸다는 소리까지 들려왔지만 여전히 단발에 2자루로 2발 밖에 못쏜다는 점이 걸
렸던거죠.

덕분에 기병도와 기병창은 여전히 그들의 안장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전신 갑주
는 무의미해도 흉갑정도는 남겨지게 됩니다.

도중에 용기병(Dragoon)도 나왔지만 이들은 전통적인 기병의 입장에서는 기동은 승마,
전투는 하마, 잘하면 아주 잘하면 돌격 가능정도인 기병은 절대아닌 말타고 다니는 보
병 내지는 잡종 정도였죠.


인도의 머스켓 기병. 1824년.
말위에서 총을 써보자는 고민은 만국공통이었죠.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 용기병들.
이들은 경기병도 보병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었지만 양쪽의 일을 아쉬운대로
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프랑스의 용기병들은 여기에 더해 반란등을 진압할 때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이자 헌병에
가까운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죠.

이렇게 기병이 자신들의 화기로 근 300년 넘게 고민을 하던 차에 균형을 깨트릴 변화가
벌어집니다.

19세기 들어서, 새로이 합성된 뇌홍은 재빨리 부실한 부싯돌 격발기구를 갈아치우게 되
며 총에는 강선이 들어가는 경우가 흔해집니다.
여기에 50년전에 국왕을 털어버리고 독립한 미국인들이 큰 일을 합니다.
콜트로 대변되는 총포제조/판매업자들이 쓸만한 연발총과 그걸 대량생산하는 기법을 완
성해나갔으니까요.

미국인들이 만든 리볼버는 곧 기병과 선상에서의 격투에 민감한 해군에서 환영을 받게
됩니다.
특히 기병에게 있어서 리볼버는 신이 내린 선물이었죠.

그저 새로운 연발총으로 가능성이 보이는 내지는 호신용 화기정도로 생각했던 보병에
비해 기병에게 있어서 리볼버란 공격과 방어 모두에 유리하며 적당한 길이와 무게로 한
손으로 다루기 좋은데다 위력도 적당한 더할나위없이 만족스러운 연발총이었으니까요.
몇자루의 권총을 잔뜩 꼽고 다녀도 그저 몇발 쏘면 끝나던 것에 비해 리볼버는 2자루만
들어도 최소 10발을 쏠 수 있었죠.

더 좋은 점은 리볼버의 가격이 구입에 엄두도 안날 정도로 비싸지도 않았고 부품의 표
준화로 고장나기 쉬운 부품을 사서 수리하기도 쉬웠는데다 정확하고 신속하며 신뢰성도
높았죠.
아울러 리볼버에 적용되던 기술들이 다른 총기를 만드는데도 적용되게 되죠.

이렇게되자 얼마 안가 벌어진 미국 남북전쟁에서 미군 기병대 -양쪽 모두 - 들은 유럽
의 기병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기병이 기병도와 기병창보다 총기에 더 의지했고 리볼버나 전통적인 기병총 - 그저 보
병 소총을 짧게 자른듯한 - 은 기본이고 미심쩍은 성능의 연발총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
았으며 기병이 마상에서 총질을 하거나 혹은 용기병처럼 내려서 총탄을 퍼붓는데 전혀
꺼리낌이 없었죠.


기병도와 2자루 이상의 리볼버를 소지한 어느 기병.
이 시기, 남북 모두가 이런 류의 무장을 자주 했습니다.

한편 이 때쯤되면 권총에다가 개머리판을 달고 카빈입니다 라고 주장하는건 전혀 놀라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한번쯤은 해볼만한 짓이었거든요.


M1855는 1888년부터 57년까지 2년 정도 기간동안 겨우 4,021정이 스프링필드 조병창에
서 만들어지죠.
생긴건 고전적인 권총에 가까웠고 사용법도 전장식이었지만 격발기구는 뇌홍을 쓰는 메
이나드 기구(Maynard's self-priming device)였고 꼴에 라이플(58구경 3조 우선)이라고
2단 가늠자를 갖췄죠.
권총 손잡이에는 랜야드(lanyard) 고리가 달려있었고 개머리판을 탈착할 수 있었죠.
이 물건은 그리 많은 양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이론적으로야 말위에서는 마상권총으로
말에서 내려 개머리판 달고 카빈으로 쓴다였는데 이 어정쩡함이 인기를 끌기에는 매력
적이지 않았죠.
뭐 어쩌건 이 물건은 1860년대까지 살아남아 사용이 되며 북부와 남부 모두가 사용했던
물건중 하나였죠.


피스톨 카빈을 든 어느 북군 기병.
입대 직후 자신의 군복과 무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 일은 흔한 일이었고 사진사들은 새로
운 수입원을 찾게 되죠.


피스톨 카빈, 리볼버 2자루로 무장한 남군 기병.

여튼 일이 이렇게되자 미군 기병들에게 있어서 리볼버도 조그마하고 작은 그런건 아녀
자나 쓰는 쥐잡기용이었고 대저 기병이라면 큼지막한 44나 45구경급 리볼버 2자루 쯤은
휘둘러 줘야 했었죠.
게다가 초창기의 레버 액션이나 리볼빙 카빈같이 뭔가 의심쩍은 물건도 써주고 욕해주
는게 정상이었죠.


콜트 리볼버 카빈.
리볼버를 크게 만들어 소총에 가깝게 해보자는 시도도 일치감치 이뤄집니다.
문제는 이 물건을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다는게 탈이었죠.
발사하면 가스가 세어나왔고 자칫 실린더 앞에 손을 잘못 대면 세어나온 가스에
손을 다치기 일쑤였고 간혹 가스로 인해 실린더에 장전된 화약이 일시에 터지는
일도 생겼습니다.
리볼버의 실린더와 총열 사이 틈으로 가스가 센다는 점과 소총처럼 만들려고 더많은
화약을 장전하게 했던게 탈이었죠.


제 8 미주리 기병 (남부동맹)의 어느 기병.
총에 달린 고리와 어깨에 대각선으로 매고 있는 멜빵(sling)을 눈여겨 보소서.


리볼버 원리를 적용한 총기는 기병만 아니라 보병도 씁니다.
물론 이쪽도 불평이 상당했죠.

이런 판이다보니 전쟁후 인디언과의 '전쟁' 에서 단발식 기병총이 지급되자 그걸 욕하
는 기병들까지 나오게 되죠.
시대가 어느 시댄데 겨우 주는게 이따위냐고.

실제로 대부분이 단발 후장총으로 무장한 커스터의 기병대가 몰살당하자 나온 이야기가
이들이 화력이 부족했다 라는 비판이었죠.
충격력도 돌격에 대한 용기도 아닌 화력이 부족했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촌놈 양키 기병대가 새로운 총기의 혜택을 보게되자 다른 나라의 기병대도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들로서도 창검에 의존하고서는 차후의 전장에서 생존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웠으니.
이는 곧 더 쓰기 쉽고 화력을 발휘하기 좋은 총기를 요구하게 됐고 이건 새로운 총기를
준비하던 총기 회사에서도 받아들인 준비가 됐었고 그 결과는 새로 등장한 자동권총에
서도 나타나게 됩니다.

개머리판을 셋트로 달아주고 그걸 카빈이라 주장하는 일은 그냥 있을 수 밖에 없는 당
연한 일이었습니다.
권총은 이전부터 기병이 안장위에서 다루던 총기였고 새로운 신형 자동권총은 신뢰성은
시원찮았지만 '속사'라는 점에서는 리볼버보다 더나은 결과를 보여줬으니 기병에게 어
필하기 위해서는 기병이 권총을 카빈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정도는 돈벌고 싶으면 해
서 나쁠건 없는 선택이었죠.

한편 기병이 원하는 선에서 라는 조건은 권총을 크고 위력적으로 만드는데도 한몫합니
다.
보병의 장교들이 주머니속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의 자동권총에 호의를 보일 때 기병은
이전의 리볼버보다는 약해도 적어도 보병 장교의 호신용 권총보다는 크고 묵직하고 위
력적인 것을 원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자동권총에도 적용된 기병의 요구는 그러나 널리 알려지기 전에 전부 묻혀 버립
니다.
기병이 20세기의 전장에서 크게 빛을 발한 경우가 없었거든요.
아니 이미 19세기말에 과연 기병이 새로운 후장식 속사 강선포로 무장한 포병과 연발총
으로 무장한 보병에게 살아암을 수 있느냐는 것부터가 의심스러웠던 판이었으니 이건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반면 이런 권총을 기반으로한 또는 권총탄을 쓰는 기병총은 민간에서 나름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이전의 돈많은 귀족 계급에서 즐기던 사격이 어지간한 경제능력을 갖춘 서민들도 즐기
게 됐고 이들에게 권총탄을 쓰는 총기류는 뒷뜰에서 즐기기에 딱좋았죠.
가격도 적당했고 위력이나 유효사거리부터 근교의 사격장에서 쏘기에 부담스럽지 않았
으니.


Lefaucheux Pinfire Revolver Carbine.


전설 - 와이어트 워프의 buntline Special.
와이어트 어프가 OK 목장에서 결투할 때 그는 S&W의 리볼버를 씁니다.



루거의 조상이 되는 보처드는 시작부터 카빈이었죠.


마우저 C96에 개머리판 달아서 카빈입니다 라고 우긴다고 이상할건 없습니다.


개머리판이 홀스터가 되는 정도의 센스는 있어야 물건 팔아먹습니다.


군대에서 사가도 좋고 민간인들이 더많이 사가면 아주 좋고.
카빈형 권총들은 민간에게도 이래저래 팔려 나갑니다.
소총탄보다 싼 가격과 권총탄을 씀으로 생기는 가벼움, 짧은 사거리에서 부담없음등을
내세울 수 있으니.
단, 이런게 항상 성공적인건 아닙니다.
권총은 그래봐야 권총이라는 인식도 존재하니까.


1840년대에 나온 벨기에제 핀파이어 리볼버와 기병도의 조합.
여러가지 시도를 하다보면 별난 놈도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 후, 진짜 말을 타는 기병은 사라졌습니다.


1920년대초, 미국 기병대의 호치키스 기관총.
기병도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려고는 합니다.
그러나 이미 세상은 기병이 살기에는 힘든 세상이 되버렸죠.


위 사진에 나온 호치키스.
호치키스는 가볍다는 점에서 러일전쟁중 일본군에게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그거 줄창 빼껴먹다가 탈을 냈다는건 안자랑이지만.


2차대전중의 미육군 기병대.
새로운 자동권총, 새로운 안장총(saddle gun)인 톰슨 기관단총으로 무장했지만
이미 기병의 건초보다는 기름을 먹는 새로운 말을 선택했죠.

그러나 기름을 먹는 새로운 말에 탄 새로운 기병들이 등장하자 이들 역시도 이전의 기
병이 요구하던 것과 비슷한 류의 화기를 요구하게 됩니다.
좁아터진 각종 차량의 내부에서 보병용 소총은 여전히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막대기
에 불과했고 이전 시대의 기준에서는 기병총이던 짧게 자른 보병총 마저도 불편하다는
소리가 나오게 되죠.

오히려 이점에서는 보병이 기병의 덕을 보게 됩니다.
길다란 보병 소총대신 기병이 쓰던 좀 더 짧은 기병총을 여러 이유를 붙여 가질 수 있
게 됐으니.


기병총은 기병만을 위한 총기가 아니게 됩니다.
보병들이나 포병들 역시도 그들이 가진 길다란 소총에 질려있던 참이라 기병총을 요구
하기도 하죠.
이는 보병의 기계화가 진행될수록 더더욱 강렬하게 요구됩니다.

기병총마저 이 모양이되자 믿을건 권총밖에 없게 됐지만 새로운 권총은 전혀 마음에 드
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새로운 권총들중 대부분이 기병의 입장보다는 보병의 입장을 살렸다는게 탈
이었던거죠.

보병에게 있어서 권총은 소총이란 주무장의 보조 겸 호신용 부무장이었지만 그런 것과
거리가 먼 기병은 권총이 주무장이었거든요.
그런데 권총이라고 주는게 딱 호신용의 아녀자가 쓸법한 수준의 무기니 좋을리가 없죠.

이렇게되자 기병들은 권총보다 더 확실한 새로운 기병총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마침 아주 좋은게 나왔으니 바로 기관단총이었죠.
소총보다 짧으면서 권총보다 화력면에서 우월하고 그러면서 탄약은 권총탄을 써서 보급
담당자가 불평을 덜하게 만들었는데다 보병들이 이걸 좀 더 특별한 무기로 보는터라 입
수하기도 좋았죠.

그런데 이거 권총탄을 쓴다는게 패착이 됩니다.
보병들조차도 그 시원찮은 위력과 사거리에 학을 때던 판에 기병이라고 계속 만족할 수
는 없었으니.
아니 전차병과 같이 그 자신이 강력한 병기의 일부가 되는 경우는 그나마 용납이 되지
만 일터지면 장갑차량을 떠나 보병처럼 싸워야 하는 현대적인 용기병 기보 입장에서는
보병이 말하는 시원찮은 기관단총은 남의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기관단총의 시원찮음에 질린 대가리 숫자많은 보병 덕분에 돌격소총이란
기관단총을 업그레이드한 그러면서도 아쉬우나마 소총에 가까운 화기가 등장하게 됩니
다.
전차병과 같이 머릿수부터 딸리고 그런 흉악한 물건까지는 필요없을 걸로 예상된 기병
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이전처럼 기관단총을 쓰게되지만 장갑차량에서 뛰어나와 적에게
총탄을 날릴 기보들에게 돌격소총은 꽤 마음에 드는 물건이었고 그럭저럭 마음에 들긴
했습니다.

문제라면 사람이 서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라는 겁니다.
이전에 비해서 꽤나 짧아진 돌격소총마저도 여전히 차내에서 휴대하기에는 길고 거추장
스러웠거든요.

이렇게되자 탄약은 돌격소총과 같은걸 먹으면서 크기는 더 작은 기관단총 사이즈의 물
건들이 나오게 됩니다.
아니 그냥 이전부터 주욱 해오던 대로 기존의 보병 소총(이 경우 돌격소총)을 짤막하게
잘라내는 짓을 돌격소총에다가도 하게 된거죠.
더 좋은 일은 1960년대를 넘어서며 슬슬 총이 모듈 또는 계열화가 이뤄졌더라는 점입니
다.
총 하나 만들고 거기서 기관단총 사이즈, 카빈 사이즈, 소총, 기관총으로 새끼치는 일
을 하게 됐고 그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니.

한편 이 와중에 좀 더 전용에 가까운 총기를 만들어보자는 시도도 이뤄집니다.
지금이라면 PDW(Personal Defense Weapon)라고 할만한...
돌격 소총보다는 작고 편하면서 권총탄을 쓰는 기관단총보다는 소총에 가까운 전투와
거리가 있는 지원 병과를 위한.

공교롭게도 이런 시도를 본격적으로 저지른건 또 미군이었죠.
언젠가는 모든 말을 차량으로 대채하고 보병 모두를 차량에 태우기를 원했는데다 그럴
능력도 이미 말과 포병을 가지고 비슷한 짓을 해봤던.

그러나 이런 류의 화기가 아주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건 아니었죠.
돌격소총중 짧은 물건들이 그 자리를 매꿀 수 있었고 별도의 총기와 탄약을 궂이 써야
할 필요성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M2 카빈과 무전기, 그리고 지프. 1950년 한국전중.


미해병대와 M4 카빈. 이라크.


더티 해리.
기름먹는 말과 대구경 리볼버.
요즘은 리볼버를 쓰는 경찰도 점점 줄어들고 있죠.


p.s:
기병이 말위에서 총을 다루게 되자 몇가지 고안이 이뤄집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랜야드(lanyard)죠.

물론 이 랜야드는 기병만의 전유물은 아니었습니다.
보병도 그들의 칼이나 총, 신호도구(호각등)을 달고 다닐 때 썼고 이 덕분인지 지금도
군복에 이 랜야드의 흔적이 남겨지기도 하죠.


랜야드는 칼이나 권총, 호각과 같은 것을 달고 다닐 수 있게 해주는 물건입니다.


독일군의 Schuetzen Abzeichen
특히 보병병과를 제외한 부사관 및 병중 명사수(Marksman)에게 주던 랜야드 형태의
휘장입니다.
알루미늄 실을 써서 만든 이 은색의 기장은 랜야드가 실용적인 목적외에 상징성을
가진 장식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걸 보여주죠.
현재도 이런 류의 랜야드를 흉내낸 휘장류가 여전히 사용되며 우리도 의장대의 병사들
어깨에서 그런 흔적을 볼 수 있죠.

다만 기병에게 있어서 이 랜야드는 칼이나 권총을 동시에 쓰는데 있어서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한손은 여차하면 말고삐를 잡거나 기병도등을 들어야 했고, 다른 손으로는 권총이나 안
장에 달린 기병창이나 기병도를 뽑아들어야 했는데 이 와중에 뽑았던 칼이나 권총따위
를 놓쳐도 멀리 못가게 하는 안전줄 정도는 달아줘서 탈날건 없을 겁니다.


나폴레옹 시절의 후사르(Hussar) 부사관.
랜야드로 기병도와 권총이 팔에서 떨어지지않게 고정하고 추가로 팔목 부근에서 묶던가 해서
권총과 칼을 떨어트리지 않게 하는건 기병에겐 당연한 일이었죠.

덕분에 기병의 권총에는 언제든지 랜야드를 걸 수 있는 고리가 달려있어야 했죠.
것도 큼지막한 걸로.


19세기초까지 흔한 디자인의 부싯돌격발식 권총.
 

New Land Pattern cavalry pistol. 영국
권총 손잡이 바닥의 랜야드 고리가 나, 기병용이오 를 강조하고 있죠.

이 랜야드는 좀 더 덩치가 큰 물건을 달고 다니는데 활용되기도 합니다.
오늘날 1점 멜빵(1 point sling)이라 불리는 바로 그 물건은 150년전에는 미군 기병대
등에서 카빈을 달고 다니는데 써먹던 방식이었죠.


1 point sling.
그럴듯하고 최신이라 생각됩니다만...


요런 개끈스러운 물건가지고


1850년대의 기병들은 카빈을 몸에 걸고 다녔죠.
어느 남군 기병.


간지가 흐릅니다.
1점 슬링(?)에 건 기병총, cavalry draw라 불리는 권총 휴대, 그리고 왼쪽의 기병도.
권총(리볼버)은 오른쪽에 그립이 앞을 향하게 차는 경우가 있었죠.
말에서 내렸을 때는 오른손에 기병도를 뽑아들고 왼손에 총을, 말고삐를 오른손에
잡았을 때는 왼손으로 총을 뽑기 좋은 위치에 둔겁니다.
그러나 왼손에 고삐를 잡는다거나 할 때는 천상 오른손을 꺼꾸로 돌려서 권총을 뽑아
야 했고 이걸 twist draw라 부르기도 합니다.


p.s:
폴란드는 1930년대까지 기병을 유지했고 기병에 꽤 투자를 했던 나라였죠.

1939년경의 폴란드 기병대.

물론 이들이 말만 줄창 타고 다닐 생각을 한건 아닙니다.
전차를 가지려고 했고 차량을 확보하려 했는데다 대전차 소총과 대전차포에 대한 우선
순위도 가지고 있었죠. (실제로 대전차총을 먼저 지급받은 것은 폴란드 기병이었지 보
병이 아닙니다.)

어쩌건 이런 영향에서였는지 최후의 기병용 권총이라 칭해지는 물건을 만든 나라도 폴
란드입니다.
바로 Radom Vz.35죠.



라돔은 외견으로나 구조상 콜트 M1911과 브라우닝 하이파워를 적절히 혼합한 식입니다.
덕분에 그리 눈에 띄지 않지만 기병 입장에서라면 이건 꽤 신경 썼다라는 소리를 할만
했죠.

우선 M1911의 것과 비슷한 그립 세이프티는 기병이 총을 들고 다니면서 오발을 낼 가능
성을 줄여줍니다. (M1911이 채택되기 전, 미육군 기병대의 입김이 남아있었다는걸 살펴
야 할겁니다.)
슬라이드에 달린 레버는 디코커(decocker)로 내려버리면 공이가 슬라이드속으로 들어가
면서 햄머는 거의 해프콕(half-cock)에 가까운 상태로 내려가게 되죠.

권총 손잡이 뒷쪽의 레버는 안전장치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건 슬라이드 분해 고정용
핀입니다.

즉, 이 라돔은 리볼버처럼 별도로 손으로 다뤄야할 안전장치(manual safty)가 없는 총
입니다.
그저 약실에 탄을 장전한 채로 공이는 해프콕으로 해서 들고 다니다가 한손으로 뽑아들
고 엄지로 햄머를 젖힌 다음에 쏘면 되는 한손에는 고삐와 기병도 다른 손에는 창과 권
총을 드는 기병에게 어울릴 법한 무기였죠.

왠지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같다고요.
그렇죠.
지금 자동권총들이 목표로 하는 점을 1930년대에 나름대로 구현한 겁니다.

여기서 권총과 기병을 때놓으면 이야기가 안된다는 점도 잡아내야 할겁니다.


p.s:
리볼버는 기병만 아니라 해군에서도 인기를 얻게되죠.
함포 사격보다는 상대방의 배에 뛰어올라 한바탕 활극을 펼쳐 굴복시키는걸 오랫동안
염두하던 입장에서는 쓸만한 연발 권총의 등장은 환영받을만한 일이었으니.
덕분에 콜트니 레밍턴등등 어지간히 리볼버 좀 팔았다는 회사들치고 해군과 거래하기를
꺼려한 곳은 없었답니다.

한편 해군은 이에 더해 갑판위에 뛰어올라올 상대방을 향해 쏴댈 또다른 연발 화기들을
원했고 초창기의 기관총들이 이런 목적에서 제안 또는 구매가 이뤄지죠.


p.s:
미국 기병대가 총질을 열심히 하려는 것에는 미국인의 기질도 있겠지만 다른 사정도 한
몫합니다.

겨우 100년전에 국왕의 쭉빵을 갈긴 반란자의 후손들인지라 대규모의 상비군을 키워두
는걸 꺼려했고 이런 와중에 터진 전쟁에서 급히 소집된 기병대가 유럽의 기병대처럼 오
래전부터 내려온 교육에 목매달릴 일은 없었을 겁니다.
즉, 좋건싫건 새로운 자신들만의 경향을 만들 상황에 부딫힌 것이었죠.

여기에 평시에 돈잡아 먹는 괴물이던 기병대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졌을리 만무했
고 더 나쁜건 이 시기, 미육군 자체의 분위기가 기병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답니
다.
장차전은 보병전 위주가 될 것이라 생각을 했고 기병은 거들뿐이라고 봤으니.

덕분에 섬터 요새가 공격당해 전쟁이 터졌을 때 미육군에 소속된 기병들은 겨우 연대 1
개를 채울 정도였고 2천명도 안되는 숫자였는데다 그들에게 지급될 카빈 - 개중에는 활
강 머스킷 포함 - 조차도 고작 4천정 남짓한 실정이었죠.

이런 판에 급히 몸을 불리면서 기병대의 깃발 아래로 종교적 열정에 가까운 책임감과
의무로 불타던 민간인 의용병들이 쏟아져 들어오자 일을 더 겉잡을 수 없게 흘러가죠.

동네에서 말 좀 탔다는 의용병/지원병들이 유럽 군대에서 요구하는 기마술과 전술, 기
병도와 기병창 다루기를 할리도 없었을거고 그들에게는 오히려 생활의 일부였던 총이
더 쓰기 편했을 겁니다.

이렇게 되자 당장 기병대에 들어갈 각종 화기가 부족하게 되죠.
덕분에 전쟁 초반만 해도 기병에게 주어진 화기라곤 69 구경이나 71구경의 낡아빠진 활
강 머스킷일 정도였고 그 후, 총포회사들이 내놓은 다양한 총기를 사서 쓰고 욕하고 좋
아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나마 북군은 나았었죠.
대부분의 산업 시설이 북부에 몰려있던 탓에 그들은 총기 부족을 일치감치 절감했고 여
기에 바다마저 봉쇄 당하자 더 암울한 상황에 도달하니 말입니다.

이런터라 북군 기병들이 내놓은 매물을 어떤 수를 써서건 구입하려 했다는 전설적인 이
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기병에게 지급되던 리볼버는 기병이건 보병이건 탐을 내던 물건이었고 비교적 저
렴한 가격에 구입했다는게 1정이 50달러 정도의 가격 - 당시 병사 봉급이 12달러 정도
- 이었다는 소리까지 나오게 되죠.


Colonel Kilpatrick's Late Cavalry Raid Through Virginia.


p.s:
권총이 카빈이 되는 일과 반대로 소총이 카빈이나 권총으로 내려가는 일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건 이른바 saw-off shotgun이라 불리는 흉기겠죠.
총열 자르고 개머리판도 잘라내고.

이런 물건이 등장한데는 권총이 이전부터 암살자의 흉기로 인식됐다는 것도 한몫하죠.

권총은 작고 가볍고 그래서 숨기기 쉬우며 근거리에서 치명적이죠.
이 덕분에 호신용으로 좋다라는 평외에 암살이나 범죄에 써먹기에도 좋더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무려 16세기경에...
영국에서는 아예 이 시기에 법으로 권총류의 휴대를 제한한다는 소리까지 나올 지경이
었죠.

이런터라 그나마 민간에서 구하기 좋은 소총이나 산탄총 - 그냥 뭉퉁그려 엽총들 - 을
권총으로 개조하는 일이 진작에 벌어집니다.
가진건 엽총인데 이거 좀 잘라내서 권총 만들겠다는데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인거죠.

아마도 스티브 맥퀸이 랜들(Randall)로 나온 나오는 Wanted Dead Or Alive와 거기 나온
짧게 만든 라이플(Mare's Leg, 윈체스터 M1892)과 그걸 다시 랜달 이라고 내놓은 에어
건이 생각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Mare's Leg는 30-30탄을 쓰는 Winchester M1892을 톱질한 물건입니다.

이런 식으로 라이플이나 산탄총 따위를 잘라내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하던게 아
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알 사람은 다알던 것이라보니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범죄자들이
나 과격하게 집을 지키려던 사람들(지주 포함), 신대륙의 텍사스 레인저, 금주법 시대
의 갱들, 더 나가서는 해방전선의 전사들, 베트콩들, 게릴라, 반정부주의자, 아일랜드
의 IRA, 체첸인들까지 써볼만한 곳은 다 써보는 물건이 됩니다.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보니와 클라이드 일당이 가진 산탄총중.
총신 자르고 개머리판 자르고는 험한 세상에선 흔한 일입니다.



역시 클라이드가 가졌던 자동소총(BAR의 콜트 생산 - 민간 판매 버젼.)
개머리판 자르고 총신도 좀 잘라주고 탄창은 연결해서 50발들이로.
밥벌이 도구는 좋아야 합니다.

기병들 역시도 이런 류의 짓을 하기도 하죠.
이미 자기들이 가진 카빈이란 물건이 진작에 이런 짓을 했던 물건이니 놀랍지도 않았던
거고 오히려 길면 더 잘라내려는 짓도 하기 마련이었죠.

한편 보병들도 비슷한 짓을 하기도 합니다.
산악병과 같이 진작에 짧은 총이 요구되던 곳에서는 진작에 카빈 사이즈의 총기를 받았
고 참호에서는 자신들의 소총에 톱질을 한 병사들도 출현하죠.
물론 기병에게 갈 물건을 위치이동시킨 경우도 있긴 합니다.


행보관님이 모르시는 또는 알고도 넘어가는 잉여 총기가 있으신가요?
왠지 길어서 불편한가요?
보급대나 정비대에 담배라든지 줄만한 뭔가가 있으시면...
썰어주세요.
비교적 얌전한 경우 - 개머리판만 자른 M1 카빈.

반대로 재미로 또는 법적인 부분을 피하려고 멀쩡한 소총을 권총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
죠.


XP-100.
그냥 라이플가지고 톱질 했습니다.
그립부터 해서 퍼니쳐 좀 바꿨습니다.
그리고 팔아봅니다.


Olympic arms k23p

아, 이전부터 암살자의 흉기로 인식된 권총, 그 위상이 현대로 와서 밝아졌냐면...
불행하게도 여전히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죠.
총포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권총은 항상 1순위로 규제되는 대상이자 언제든지 사
고를 칠 수 있는 물건으로 인식됩니다.

목적 자체가 호신용으로 우선되다보니 엽총이라는 사람 잡는 것보다는 거리가 있어보이
는 긴 장총들에 대해 절대 좋은 소리 나오기는 힘드니 말입니다.
덕분에 많은 국가에서 소총이나 산탄총보다 쇼유가 어려운게 권총이며 미국조차도 권총
에 대한 적법한 소유권을 따는게 장총에 비해 걸리는게 더많죠.

더불어 미국과 같은 상황에서 권총, 특히 만들고 팔린지 30년 넘고 총적이 제대로 구비
되지 않은 권총은 범죄자들 사이에서 밀매되기 좋은 상품이자 영업도구로 인식됩니다.
영화처럼 최신의 총기가 불을 뿜는 일보다는 1970년대에 어느 누군가에게 싼값에 팔렸
고 그러다 밀매를 통해 이리저리 흘러돌아온 낡아빠진 권총이 불을 뿜는 경우가 더 흔
하다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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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 화장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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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에는 지저분한 이야기를 좀 해줘야죠.

'귀족들이 더 잘난 척하지 못하는 것은 지들도 측간에 가기 때문이다.'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먹은게 있으면 내놓는게 있어야 한다는건 사는데 있어서 중요한 일입니다.
군대 역시도 마찬가지죠.

이런터라 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의 첫장부터 이에 대한 묘사가 자리를 잡을 정도죠.
2주전에 150명 완편 중대가 전선에 들어갔고 어찌나 상황이 조용했던지 후방의 보급관
은 복귀할 150명을 위해 150명분의 급양을 준비했으나 마지막날 영국군의 포화가 전선
을 두들긴 바람에 80명만 복귀.

살아남은 80명은 본대로 복귀해서 푹자고 --- 충분한 잠

150명분의 식사와 담배, 급양관병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내놓은 인조꿀까지 먹어치울 수
있었는데다 --- 충분한 식사

우편물도 받았고 --- 정신적인 편안함과 안도감, 오락거리이자 전쟁과 관련없는 일상.

마침내 주인공 일행은 목초지 오른편에 세워진 공중 화장실 대신 개인 용도의 '상자'를
들고 탁트인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즐기죠.

'I no longer understand why we should always have shied at these things before.'
--- 해당 챕터의 한 구절.

여기서 저 상자는 딴게 아니라 요강단지 통입니다.
나무 판자로 상자를 짜고 윗부분에 구멍을 낸 다음 적당히 뭔가를 깔아줘서 엉덩이를
편하게 해준.
그리고 양옆에 손잡이 역활을 할 줄을 대고 상자속에 양동이나 깡통 따위를 넣어둔 걸
로 사용법이야 그냥 상상하는 그 선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탁트인 곳에서 일을 보러가면서 신병 시절의 화장실을 불평스럽게 회
고하는 부분도 있죠.
어떻게 보면 같은 볼일 보는 행위인데 왜 이리 반응이 다르냐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합니
다.
이건 별 수 없는게 쾌적함에서 격이 달랐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아래로 가면서 한번 돌아보죠.


사람들이 모여살면서 먹으면 나오는게 당연한 배설물의 처리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합니
다.
찌꺼기란 것부터 마음에 안드는데다 절대 좋아질 수 없는 외양과 냄새, 그리고 한곳에
많이 쌓아두면 쌓아둘수록 모든 것을 오염시키니 좋아질리가 없죠.

덕분에 일치감치 크게 탈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배설물을 처리할 수 있는 화장실이 나오
게되고 여기에 수세식이나 또는 정화조에 가까운 구조, 아니면 하다못해 퍼서 비료로
주는 방법등이 나오게 되죠.


로마 시대의 공중 화장실
수도교를 만들어 대량의 물을 퍼날라오던 로마인의 고안답게 수세식입니다.
여러 명이 들어와서 볼일을 본다는 점이 어색하긴 합니다만 저 때의 복장이 남에게 국
부를 그대로 드러나는걸 막아주죠.


실제 유적으로 남은 로마의 화장실
변좌 앞쪽에 나있는 구멍은 스펀지를 밀어넣는 구멍입니다.
스펀지는 말그대로 막대기에 해면을 달아둔 도구로 물에 적셔 닦는 용도로 쓰죠.
이 때 이미 사용한 스펀지 좀 잘 씼어두는게 예의바른 행동이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화장실에서 뒷처리를 잘 안하고 가버리는 몰양심도 있었나 봅니다.



백제 시대의 화장실
수세식은 아니지만 배설물 더미가 흘러내려 저장공간으로 이동되는 구조입니다.
아마도 모인 배설물은 퇴비로 사용된 것같죠.



추정.
널판위에 쪼그려 앉아서 볼일을 보고 단지 - 아마도 물이 차있는 - 속의 밑닦는 나무 조각
으로 닦았을 겁니다.

문제는 저런 식의 비교적 제대로된 화장실은 만드는데 어떤 식으로건 돈이 든다는 겁니
다.
가뜩이나 만들기 어려운 건물의 일부를 할애해서 화장실을 만들고 거기서 나온 배설물을
적절한 처리 장소로 보내는 도관이나 하다못해 요강을 든 하인이라도 필요했으니까요.

이런터라 건물내에 화장실이 포함된다는 것은 나름 산다고 어깨에 힘넣어도 될 수준이
었고 자신이 내놓은 배설물을 자기가 안치워도 된다는건 나름 지위가 있다는 이야기입
니다.


중세 시대 만들어진 어느 성의 화장실
이정도면 사실 훌륭한 겁니다.

이 시기, 성의 화장실은 성벽, 특히 해자에 가까운 곳에 만들어지며 나중에는 아예 성벽에
서 떠있는 돌출된 방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 성벽에 나있는 구멍을 통해 배설물이 성벽을 적시고 해자로
들어가죠.
냄세날거 같죠.
그래서 성벽에서 화장실을 돌출시켜 해자에 직진하는 구조도 나오게 된겁니다.
이렇게 해자로 골인한 배설물은 해자속에 살던 장어가 먹고 그 장어를 잡아서 장어파
이도 만들고 자연은 순환하는 겁니다.
물론 저런 식이다보니 저런 류의 구멍이 암살에 사용되는게 아닌지? 또는 엄중하게
방비된 성도 저런 구멍을 통해 침입하는게 아닌지 우려되곤 하죠.


돈없으면 요강은 스스로 비우는 겁니다만 돈있으면 누군가 비워줄 수도 있죠.

군대는 돈도 없고 지위도 없었죠.
그나마 고급 지휘관으로 올라가면 요강 단지를 비워줄 하인이라도 있었지 그냥 흔하디
흔한 계급들은 볼거 없는 겁니다.

그나마 건물에서 잠을 잘 수 있는 병영이라면 허술하긴 해도 이미 만들어둔 화장실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그거 아니면 별 수 없습니다.
그나마 형편 좋으면 삽들고 으슥한 곳으로 가는거고 아니면 대충 적당히 싸는거고 몇달
씩 한곳에 머물러야 하면 우선 화장실용 구덩이부터 파야했으니.

이런 풍경은 지금 군대라고 아주 달라진건 아닙니다.
병영에 있을 때야 화장실의 도움을 받지만 야전으로 나오면 그냥 삽들고 가는 수 밖에
없고 적어도 소대급 병력 이상이 그 지역에서 1주일 이상 머물러야 한다면 첫날부터 화
장실용 구덩이 파야하는 판입니다.

뭐 이동식 화장실이란 기특한 물건이 나와서 이전처럼 몇십년 뒤 그 지역에서 누군가
땅파다 배설물 구덩이(제대로 묻힌 경우는 참 안썩습니다.)를 발견하는 일은 적어졌지
만 말입니다.


화장실이라면 대저 이정도는 되야겠죠.


적어도 1980년대까지 존재했던 미육군의 화장실.
그나마 이정도는 주둔지에 공병대가 만든거 치고는 시설이 꽤 좋은 축에 속합니다.



2차대전 당시. 아마 웃자고 찍은 사진인듯.
그런데 웃자고 찍었다지만 저정도면 시설이 꽤 좋은 축에 속합니다.
근데 이 서양친구들, 같이 모여서 싸는데 아주 크게 거부감이 없었나 모르겠습니다.

이런터라 배설물이 모여있으면 미군 것이고,
여러 곳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으면 일본군이다 라는 이야기도 나온거겠죠.

여튼 오늘의 잡설, 군대의 흔한 야전 화장실 제조법들.


1차대전 직전, 바이에른의 어느 독일군 연대의 야전 화장실.

2차대전때도 저 독일군의 야전 화장실은 사용됩니다.


1. 고양이 구멍
   cat hole 이라 하면 왠지 고양이가 파고들어 고개만 삐죽 내미는 귀여움이 생각되겠
   지만 그게 아니란게 단어를 만들 때 잘만들어야 한다는걸 보여 줍니다.



   이건 개인 레벨의 야전 화장실입니다.
   별거없이 30cm 정도 깊이로 구멍을 파고 볼일보고 묻는 겁니다.



   '사방에 똥이다. 심지어 양배추를 뽑은 구멍에도 똥이 들어있다.'
   --- 18세기 어느 누군가의 풍경 묘사에서.

   그럼 이걸 니 맘대로 막 만들어도 되는거냐면...
   그게 아니란게 중요합니다.
   이런게 가능한 경우는 단시간내 - 가령 행군중과 같이 - 화장실을 만들지 못할 때에
   한해 써먹는거지 맘대로 만들어서 오만데 지뢰밭 만들면 안되는 거죠.

   더불어 깊이는 깊게 파는게 좋고 얕게 파고 묻거나 아님 그냥 흙으로 슬슬 덮고 마
   는건 여기 똥있소 하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 좋을리가 없겠죠.
   가령 편하게 하겠다고 삽위에 흙 좀 뜨고 볼일 보고 그거 채로 땅에 박아버린다거나
   하는.


2. 요강단지
   저 위에 서부전선 이상없다에도 나왔듯이 요강있습니다.
   휴대용 변기의 조상이자 한 때 화장실의 혁명으로 먹어주던 놈이었죠.
   다만 누군가는 그 결과물이 담긴 용기를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 걸리긴 합니다.
   게다가 배설물을 버려야 하는 지점이 한정 된다는 것도 문제죠.


18세기에 나온 휴대용 요강
접으면 책처럼 보입니다.
제목까지 Historia Universalis 라고 붙어있죠.

사용법은 펼쳐서 상자모양으로 조립하고 그 속에 요강을 넣고 저 위에 걸터앉아서
볼일을 본다입니다.
저 위에 서부전선 이상없다에 묘사된 그 요강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겁니다.
건빵 상자을 사용해서 구멍을 낸 상자를 만들고 그 속에 깡통을 넣고 볼일을 보는거죠.

   뭐 어쩌건 이 유서깊은 물건은 군대에서도 사용됐고 생각보다 오래 가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건 개량까지 되고 있으며 1회용까지 나와있죠.
   물론 이런 호사스러운 것말고 양동이나 5갤론 깡통 같은게 여전히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1차대전 지나서 2차대전 오는 동안 오래두면 냄새도 나고 액체가 포함된 반
   유동상이라 놔두면 곤란한 곳에서 쓰기 위해 화학 약품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등장합
   니다.
   이미 1차대전중 참호에서 변냄새를 없에기위해 각종 소독제를 사용하고 석회등을 뿌
   려본 적이 있는지라 해볼만은 했던거죠.


2차대전중 미육군 의무부가 지급한 화장실용 양동이.
볼일보고 소독제등을 넣어서 처리합니다.


이런걸 만들어서 지급하기도 합니다.
이전 시절의 미군의 2인용 휴대용 화장실.
속에 적당한 용기를 넣어서 사용합니다.


Elsan 휴대용 변기.
영국의 Elsan 사는 아직도 비슷한 영역의 일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내부에 든 화학 약품으로 배설물을 처리하며 화장실을 설치하기 힘든 곳에 사용됩니다.


랭커스터 폭격기의 후방 사수석.
중간의 원통이 바로 Elsan 휴대용 화장실이며 그 왼쪽의 4개 구멍은 신호탄 발사기가
위치하는 곳입니다.

랭커스터에는 저 외에 폭탄창으로 가기 직전에 예의 화장실이 설치되며 비교적 저공에서는
볼일을 볼만 했지만 고공에서는 그냥 싸버리고 만다는 소리까지 있을 정도로 힘든 일이었
다 하죠.

   그리고 2차대전 끝나고 1960년대 넘어서면서 또 하나의 기적같은 물건이 상용화됩니
   다.
   바로 비닐봉지가 등장한거죠.

   비닐봉지, 그러니 폴리에틸렌 필름으로 만든 봉지는 환경오염이란 면에서는 최악일
   지 몰라도 20세기 전후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를 표현하는데는 절대 꿀리지 않을
   위치를 가질 겁니다.
   대량 생산의 물꼬를 터준 두 화학자 카를 치틀러와 줄리오 나타에게 노벨 화학상이
   수여된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야전 화장실도 비닐봉지의 혜택을 보게되죠.
   그냥 간단하게 봉지에 볼일 보고 꽁꽁 싸버리면 됩니다.
   그럼 누가 일부러 거기 칼집을 내는게 아닌한 안전하게 냄새없고 버리는 과정도 그
   저 봉지채로 버리면 되죠.
   문제라면 반고체-액체라보니 터지면 장난아니고 부패가 진행된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죠.
   그래서 이것도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들이 고안됩니다.

   1회용 기저귀나 생리대에 쓰는 홉수성 물질 - 가령 폴리아크릴산나트륨 (Sodium
   Polyacrylate)같은 - 을 같이 넣어서 물기를 잡아 고체화시키면서 살균과 방부, 방
   향 기능등을 추가하는거죠.

휴대성과 간편함이 엿보이는 이런 물건도 존재하죠.
비닐봉지 만세입니다.


Brief Relife 같은 1회용 변기도 나와있습니다. 볼일보고 잠궈버리고 버리면 되죠.
접으면 부피도 얼마 안나가고.


이런 것도 가능합니다.

요기까지는 temporary한 것들.

아래부터는 본격적인 것들.
바꿔 말하면 누군가 여럿을 위해 열심히 만들어야 하는 야전 시설들.

'남자는 25명당 1개.
 여자는 17명당 1개.'
--- 최소 수준의 변기(대소변 겸용) 갯수. 미육군 교범중에서.

위치와 준비

A. 화장실은 당연하게도 식료와 식수등을 다루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야 합니다.
   적어도 100m 이상, 식당등에 대해 아래에 있는게 좋고 바람으로 냄새가 안실려오는
   위치가 좋은거죠.


B. 해수면과 비슷한 저지대의 경우 해수면과 같거나 그보다 더 낮게 구덩이를 파서 화
   장실을 만드는건 나중에 똥물속에서 헤엄쳐보자는 소리와 같으므로 안하는게 좋습니
   다.
   매우 좋은 예로 1차대전중 해수면과 비슷한 수준의 저지대였던 플랑드르에 별 수 없
   이 화장실을 만들어야 했던 영국군을 보면 되겠죠.
   온통 똥밭이었고 비라도 오면 그냥 진창에 똥바다가 되버렸으니.


세수하는 어느 영국군 병사.
고무로 만든 긴 방수장화를 신고 있습니다.

온 천지가 진창인 곳에서 깨끗한 물을 구하기도 힘든데다 저 주변이 그저 그냥 물구덩
이로 끝났을지 아님 배설물까지 같이 떠다녔을지는 그냥 상상안하는게 비위상하지는
않을 겁니다.


C. 화장실 주변에는 배수구를 충실히 만드는게 좋습니다.
   특히 그 지역에 오랫동안 있어야 한다면 텐트 배수구 보다 더 중요한게 화장실 배수
   구입니다.
   비오고 물들어와서 화장실 넘치면...
   이건 진짜 비극입니다.


D. 화장실이라 했지만 그 화장실이 배설물을 보관하는게 아닌 흘려보내는 곳이라면 저
   위의 주의사항은 배설물을 최종적으로 저장해두는 곳에 쏠려야 하죠.
   짧고 명확하게 말해서 똥통은 비오거나 무슨 일이 벌어져서 넘쳐도 다른 곳에 피해
   안주는 안전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똥통이 터져서 식당앞에 똥물 바다가 생기는거 보면 이건 명확하게 이해하지만 흔히
   망각하므로 주의 또 주의해서 탈날건 없는거죠.


E. 야전에서 만든 화장실이 점점 차올라 지표면에서 30cm 아래로 차오르면 그 화장실
   은 포기하는게 좋습니다.
   똥차가 와서 퍼가는거 아니면.
   야전 화장실에 똥차가 올리도 없겠지만.

   여튼 화장실을 묻어버리는 방법.

   흙을 8 ~ 10cm 두께로 층을 지어서 넣습니다.
   먼저 10cm 부어넣고 다시 10cm 부어넣고 다시 넣고.
   그렇게 해서 지표면 위로 30cm 이상 높이로 흙무덤을 만듭니다.
   그런 다음, 언제묻었더란걸 표시해줍니다.


3. 이동식 화장실
   요즘 야전 화장실의 대세라면 대세.
   간단하게 차로 실어와서 내려놓고 고정하고 철거는 반대로.
   이것도 엄밀히 따지자면 화학약품을 쓰는 요강단지의 발전형입니다.
   덕분에 그저 chemical latrines으로 구분되기도 하죠.

   사용하는 입장에서도 간혹 넘어가는 황당한 사고가 나긴 하지만 개중에는 꽤나 훌륭
   한 수준을 자랑하는 것도 있죠.
   자신이 본 것 내리면 더 안봐도 되는건 기본이고 환풍기애 방향제, 손씼을 물과 세
   면대, 깨끗한 두루마리 휴지까지.

   당연히 저 모든 것이 포함 또는 가급적 포함될수록 누군가는 미친듯이 관리를 해줘
   야 한다는게 탈입니다.
   하루에 한번은 휴지도 갈고 탱크도 확인하고 물도 채우고 청소하고 한달에 한번 방
   향제도 체크해야지 깨끗하지 안그러면 딱 사흘만에 황폐화가 뭔지 보여주게 되죠.

   그래서 개중에는 이걸 싫어하고 그저 천막으로 가리고 화학약품으로 처리하는 1회용
   요강을 선호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4. 태우자, 월남전 스타일 burn-out latrine
   영화 플래툰에서 주인공이 동기와 함께 이거 처리하는 장면이 나오죠.
   혹자는 월남전의 상징이라는 소리도 합니다.

   이동식 화장실이 없고 땅을 파기 힘들거나 혹은 물이 많아 땅파서 배설물 더미를 묻
   다간 답이 안나온다 등등의 경우에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죠.


뭐 이런 겁니다.
저렇게 하고 드럼통이 차오르면 끄집어내서 불을 붙여버리는거죠.
protective cover for toilet paper 에서 보호 덮개는 별고 없습니다.
식당에서 굴러나오는 통조림 깡통중 큰걸 씌워두면 됩니다.


실제 예.

   대신 불을 피우는게 곤란한 곳이거나 태우면 민원 발생한다 이러면 못쓰는거죠.
   누구도 배설물을 태우다가 불이 난다거나 태우는 냄새를 맡는다거나 하는걸 좋아할
   리 없으니.

   또한 이건 배설물중 비교적 딱딱한 놈을 태우는거지 오줌을 태우는건 아닙니다.
   오줌을 태운다고 해봐야 그게 잘탈리도 없고 증발이 잘되는 것도 아니라 이 방법을
   쓰려면 별도의 오줌 전용 화장실이 필요해지죠.

   여튼 하는 방법.
   드럼통, 그러니 55갤런들이 깡통을 절반 잘라 초대형 요강을 만듭니다.
   적당한 양 - 드럼통 1/3 이내는 최적, 절반은 좀 위험 - 이 차면 거기에 휘발유와 디
   젤유를 혼합한걸 부어넣고 태웁니다. (미군 교범에 따르면 휘발유 1리터에 디젤유 4
   리터 혼합이 적절하다나요. 그리고 하나 붙어있는 경고를 보자면 디젤유 대신에 JP-
   4같은 휘발성이 큰건 쓰지 말라고 하죠. 사고친다고.)

   태우고 남은 잿더미는 땅에 묻어버립니다.


5. 좌식에 도전해보자. straddle trench latrine
   폭은 1피트, 깊이는 3피트 이상, 길이는 4피트 정도로 직사각형 구덩이를 팝니다.
   그리고 이 구덩이를 2피트 이상 띄워서 파놓습니다.
   만약 흙이 젖는다든지 무너질 염려가 있다면 나무 발판을 대는 것도 방법이죠.



   단, 이렇게 구덩이를 파고 나온 흙은 버리는게 아니라 주변에 둡니다.
   여유가 된다면 파고 나온 흙더미에 삽하나 꼽아두면 더 좋죠.

   사용법은 그냥 걸터 앉아서 보면 됩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눈 곳에 예의 흙더미에서 흙을 한삽퍼서 덮으면 됩니다.

   이건 다좋은데 자칫하면 얕게 묻힌 배설물에 파리따위가 꼬인다거나 나중에 다차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드러날 수 있다는게 흠입니다.
   여기저기 고양이 구멍 파놓는 것보다야 나은 일이긴 합니다만...


6. 깊게 팝시다. 깊게. deep pit latrine
   진짜 유서깊은 방법나왔습니다.

    팝니다.
    그렇다고 지구를 뚫을 기세로 파지 말고 대략 2m 내로.
    (너무 깊게 파면 - 대략 5피트 이상 - 일반적인 흙은 무너지기 쉽습니다.
     즉, 사람 하나 빠져도 모를 정도로 깊은 푸세식 화장실을 만들려면 똥통의 벽부터
     보강해야 합니다. 그거 안되면 얼마안가 붕괴되버리죠.)

    대충 1인당 길이 2피트(60cm정도)에 폭 2피트 정도의 공간을 할애한다 생각하면 된
    다나요.

    미군 교범에서는 볼일 보고 일주일쯤 지나면 거기다 흙으로 점차 메워버리라고 하
    죠.
    뭐 그냥 냅둬도 되지만 이러면 이젠 벌레가 꼬이고 냄세도 지독하고 그러니.
    그래서 흙을 1피트 정도 두께로 깔아주라고 하죠.

    문제는 이러건저러건 이 방식은 냄세가 나고 벌레가 꼬일 수 밖에 없다는게 문제입
    니다.
    일치감치 여러 동네에서 겪은 일이자 참호같은 곳에서는 그냥 최악의 상황까지 가
    게되기도 하죠.
    가령 참호에 물이 찼다 이러면 제일 먼저 분노의 역류를 보여주는 곳은 참호 한구
    석에 만든 딱 이런 식의 화장실이었으니.


이건 공을 들인 경우.
그냥 땅바닥에 판자때기 걸치고 끝내는 방법정도는 나오는거죠.



이건 2차대전중 교육.
교범대로 파고 만듭니다만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안하는 경우도 있다는게...


저런거 군대에서만 쓰던건 아닙니다.
19세기, 뉴욕주의 가족용 화장실 (5인분?!)


8. 투수는 마운드에 섭니다. 화장실도 마운드에 섭니다. mound latrine
   구멍은 깊게 파기 힘든데 흙따위는 그러모을 수 있는 경우에 만듭니다.
   한마디로 화장실을 돌출시킨다는 거죠.

   파면 물나오는 저지대라든지 암반이 자리 잡아 이건 도저히 안된다 할 때 써먹을 수
   있으며 첫 작업은 정화조(라 해둡시다)가 될 부분을 흙을 쌓던지 해서 만드는 겁니
   다.
   때에 따라서는 모래 주머니까지 동원하는 큰 공사가 되기도 하고 정화조 속에 모이
   는 오물의 특성상 터지면 뭐되므로 말이 쉽지 만드는건 어쩌면 제일 어려운 방식입
   니다.




마운드는 아니지만 드럼통등으로 나름 신경을 쓴 경우.


이렇게 좁게 파고 드럼통 꼽고 고 위에 변기를 만드는 방법도 있지요.


9. 도심지에서...
   야전 화장실을 만드는데 있어서 꽤 나쁜 환경중 하나가 도심지입니다.
   와륵 더미에 땅을 파기 거시기하다는게 탈이거든요.

   대신 비교적 온전하게 작동되는 정화조따위가 있다면 분뇨의 처리가 쉽더라는 장점
   이 있긴 합니다.
   뭐 이것도 꽉 차면 답이 없지만.

   여튼 이런 경우는 천상 이동식이나 양동이를 사용하는 쪽에 가깝게 되버리죠.
   누군가가 사역을 해야 한다는 소리.



10. 소변 처리
    소변은 거의 대부분이 물이란 점으로 인해 대변처럼 처리하려다간 힘들 수도 있습
    니다.
    대신 대부분이 물이란 점으로 인해서 적당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있죠.

    여튼 야전에서 소변을 처리하는 것은 홉수지(soakage pit)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
    니다.

    적어도 1m 이상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 여기에 돌, 모래, 벽돌같이 뭔가 잘 흘러들
    어갈거 같은 것들을 채운거죠.
    그런 다음 여기에 변기에 해당하는 구조를 올리는 겁니다.

    중요한건 이렇게 만들고 그 위에 바로 오줌을 싸면 안된다는 겁니다.
    속으로 홉수되고 흘러가게 만든거지 겉에서 싸고 아래로 내려갈걸 기대하면 궂이
    저런걸 만들 필요도 없는거죠.


참 힘들게 생겨먹었습니다.


이렇게 물받이 처럼 길다란 홈을 만들고 거기에 볼일보면 흘러가게 해둘 수도 있죠.


UrinOil.
드럼통에 파이프 하나 박고 거기다 물을 좀 부은 다음 그 위에 폐유를 부어넣습니다.
오줌은 폐유 아래에 쌓일거고 폐유에 의해 냄세가 안나게 되겠죠.
그러다 더이상 홉수 안되면 파이프로 오줌이 보일거고 그 때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
는다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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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대전까지 수류탄 발전에 대한 간략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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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심심풀이로 가볍게 보자라는 잡설입니다.
그래서 제원같이 찾아보면 나오고 늘어놔봐야 좀 재미없는 것은 무시합니다.


수류탄은 생각보다 오래전에 나온 물건이란건 별다른 말을 안해도 유추가 가능할 겁니
다.
게다가 수류탄의 범주에 소이 수류탄이 들어간다는걸 본다면 가연물을 채워넣은 오늘날
화염병스러운게 진작에 나왔으리란걸 예상해볼 수 있죠.

이런터라 10세기 전후로 해서 그리스의 불을 채워넣은 단지나 화약류를 채워넣은 종이
통이나 주철통, 혹은 단지따위가 던져진건 놀라운 일도 아닐거고 개중에는 아주 사람
잘 잡으라고 화약과 함께 파편따위가 될 쇳조각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이건 10세기경의 둔황 벽화중 하나.
부처님에게 무려 헛짓을 하려는 마 중에서 손에 불을 뿜는 막대와 불타는 공을 들고
있는게 보일 겁니다. (오른쪽 상단)
불뿜는 막대가 초기의 화기(핸드곤같은)이며 불붙은 공은 초기의 수류탄을 묘사한거 같
다고 하죠.

문제는 이런 물건을 실제로 사용하려면 참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더란 겁니다.
그걸 얻어맞을 대상이 바보가 아니란거죠.

처음 당하는 입장에서야 '어, 저 놈들이 불붙은 뭔가를 던지고 이게 터지더니 불이 막
붙는데다 섬광과 폭음, 연기가 자욱하고 팔다리 끊어지고 배에 파편 박힌다. 조낸 겁나
네. 니마 매너염' 하겠지만 여러번 당하면 어디 그 꼴을 보겠냐는거죠.

당장 '이놈들이 누굴 아메바로 아나.' 하고 뭔가를 들고 접근할 친구들을 접근하기 전
에 미리 조져놓을테니.

이런터라 이런 그리스 불이 담긴 단지나 푸대, 화약류가 채워진 초기의 수류탄등을 던
지는 임무가 그리 쉬운건 아니었고 공성전을 할 때 성문 따위를 공략하게위해 이런 걸
로 무장하고 접근하는 임무 자체가 꽤나 어려웠던지 성문에 이런거 던지는 임무에 돈을
더 준다든지 하는 인센티브가 붙게 되죠.

교훈 : 인센티브는 고래도 춤추게 한다.

그나마 창검으로 무장하고 싸우는 상황과 특히 공성전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 궁시외
에 총포류가 사용되고 아예 이걸로 무장한 병력이 평원에서조차 진을 치고 앉은 판이되
면 이런거 던지는 임무 자체가 막장스러워 지는건 시간 문제가 됩니다.

더 나쁜건 시간이 더 흘러 17세기쯤 되서 영국내전(English Civil War) 따위가 벌어지
는 그 때도 수류탄이란 물건은 여전했더란 겁니다.

서로가 총질 빵빵하고 있는 판에 던져야할 수류탄이란 물건은 지름이 15cm정도 되는
주철제 탄체속에 화약을 채우고 도화선 역활을 할 심지가 박힌 그냥 그렇고 그런 물
건이었으니.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할건 총질하는 입장이 곧잘 뭉쳐서 대열을 이뤘다는 점이고 총은
삽으로 보강하라는 금언에 따라 은근 방어적인 성격을 띄고 있어 작은 공성전을 한다고
생각해볼만 했다는 걸겁니다.
잘만 던지면 한방에 여러 잡을 수 있었으니.

문제는 다시 말하지만 상대방도 바보가 아니라 눈뜨고 그런 식으로 관광 탈 생각이 전
혀 없었다는거죠.
게다가 저기만 모여있나 여기도 모여있다 에서 던지는 여기에서 누군가 불붙은 수류탄
을 총에 맞으면서 놔버렸다, 그냥 죽는 겁니다.

이런터라 곧 수류탄은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물건보다는 전문적으로 투척을 할 수 있는
배짱좋은 병력을 위한 화기쪽으로 가게되죠.

척탄병(grenadier)이 탄생하게 되는 배경이 된거죠.

불붙으면 던져야지 안던지면 다죽으니 총맞아도 어쩌건 던져야 하고
그 난리속에 불붙일만큼 배짱도 있어야 하는데다
가뜩이나 불안한 물건을 들고 투척거리까지 접근하기위해 적의 총포화를 견디면서
걸리적대는 장애물도 치워야하고
여차하면 백병전도 벌여야하는데다
총질도 물론 해야하는 판이면 이건 배짱 정도가 아니라 정신이 약간 나가줘야할
판인데다 체력도 되야할겁니다.
여기에 아군이 종종 앞에 있는 이들을 향해 총질을 해도 참고 견뎌야 하는 판이면
이들이 정예라고 해도 이상한건 아니겠죠.

힌편 총이 등장함에 따라 총으로 수류탄과 같은 폭발물을 날려보내자는 생각도 나오게
됩니다.
오늘날 총류탄(rifle grenade)이나 유탄발사기에 가까운 물건들도 등장하죠.


18세기 영국제 컵(cup) 타입 총류탄용 어댑터와 장착 예.
총검과 같이 돌기에 맞춰 끼우게 되어져 있습니다.

애초에 총에서 총알만 아니라 화살 모양의 발사체나 거의 휴대용 대포스러운 크기의
물건들이 있었으니 자연스럽게 화살 모양의 발사체에 화약뭉치를 달거나 작은 파열탄(
shell)을 날려보자는 아이디어쯤은 나올만도 할겁니다.

문제는 충격 신관이란게 없던 시절이라 2중 점화를 해야 했다는 점이죠.
쏘기 전에 화약뭉치나 파열탄에 불을 붙이고 그 상태에서 발사해야 했으니.

이 과정부터 참 거시기한데 엎친데 덮친다고 저런게 나온 시절은 요즘처럼 방아쇠 당기
면 어쩌다 불발 이런게 아니라 방아쇠 10번쯤 당기면 1번은 불발이 날 수도 있던 부싯
돌 격발식 시대의 총기가 횡행하던 시절입니다.

간단명료단순무식하게 말하면 총이나 유탄이나 둘중 하나라도 불발나면 그 상태 그대로
버리고 튀는게 만수무강에 아주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는 굉장한 물건이며 당연하게도
이런 굉장한 물건을 저 시대 사람들이라고 좋아할리가 없죠.
여기에 총알보다 훨씬 무거운 발사체를 날려보내야 한다는 점은 확실히 부담이었을 겁
니다. (반동)
덕분에 이들은 역사에 잠시잠시 등장하지만 대세가 되지는 못하죠.

아니 대세가 안된게 차라리 나았을 겁니다.
안그래도 줄지어 늘어서서 나란히 죽어가는 판에 이런 것까지 쥐어주면 그건 진짜 나쁜
놈 인증하는거죠.

이렇게 점점 일반적인 것과 멀어져가던 수류탄과 별다른 효용성을 못찾던 총류탄은 길
게 늘어선 대열이 서로 총질을 하던 상황에서 벗어나면서 또한 신관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류탄은 발전 가능성을 얻게 되죠.

19세기 들어 총이 발전하면서 궂이 대열을 짖지 않아도 더많은 화력을 정확하게 퍼부어
댈 수 있게 된데다 대열을 풀고 산개한 적이 엄폐된 참호속에 서 있개되자 수류탄의 필
요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더 좋은 것은 19세기 들어서면서 수류탄의 점화 방식에도 변화가 오게 됩니다.
지금으로 보면 이건 1980년대 명절이면 온 동네 시끄럽게 하던 어린얘들 화약 장난감
수준의 이야기입니다만 저 때는 진지했어요. (아마 이맛에 판타지 작가들이 현대인 똑
똑함, 나같은 찌끄래기도 가면 성공할거임 같은 상상을 하는거겠죠.)

이전에는 수류탄을 던지려면 불씨가 필요했었죠.
불붙은 화승 따위를 들고 다니던가 아님 던지기 전에 부싯돌을 부싯깃에 대고 쳐서 불
붙이거나 해야 했으니.
이거 꽤나 불편한 겁니다.
총알이 핑핑 날아다니고 옆에 동료는 픽픽 쓰러져대는 판에 불붙은 화승을 고이고이 모
시고 다녀야 한다거나 아님 부싯돌 쳐대고 있으면 이건 답이 없는거죠.

그러다 19세기 들어가면서 성냥이 대중화됩니다.
이 좋은 기술을 사장시킬리 없고 도화선 끝에 성냥 붙입니다.

이미 대포도 마찰식 뇌관으로 격발되던 판인지라 수류탄따위에 이정도 개량은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만 했었죠.

여전히 부실하긴 했고 특히 습기에 약하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적어도 불붙인다고 허둥
대지 않아도 됐고 비교적 확실하게 점화하고 던져댈 수 있게 됐으며 이건 원시적이지만
믿을 수 있는 지연 신관이 달린 수류탄의 등장을 의미하죠.

이건 미국 남북전쟁에서 사용된 아담스 수류탄(Adams grenade)의 특허 묘사입니다.
1865년 1월 10일, 특허권자인 John S. Adams가 제출한 신청서중 하나죠.



자체는 그닥 특별한건 없습니다.
그저 6파운드 야포의 파열탄을 개조한것이니.

다만 신관(Adams fuze)이 마찰 점화를 하게되며 던지는 방법이 좀 별나죠.
신관속에는 5초짜리 종이에 흑색화약을 바른 지연요소가 들어갑니다. (이 지연요는 포
병의 지연신관과 다를거 없습니다.)
지연 요소의 끝에는 역시나 포병에서는 흔히 쓰던 마찰 점화장치가 달려있습니다.

점화장치의 끝에 18인치 정도 길이를 가진 가죽끈을 고리로 연결하고 가죽끈을 손목에
감은 다음 던지면 수류탄이 날아가면서 가죽끈에 의해 마찰 점화장치가 당겨지고 수류
탄은 점화된 채로 날아간다는 겁니다.

또한 총에 사용된 뇌관(percussion cap)도 수류탄을 개량하려는 시도에 영감을 주게 됩
니다.
바로 충격신관이 달린 수류탄이 등장하게 되며 이의 좋은 예가 미국 남북전쟁중 사용된
2종의 별난 물건들일 겁니다.

켓첨 수류탄(Ketcham Grenade)은 타원형의 탄체에 흑색화약이 들어있고 탄체 앞에 원판
모양의 압력탄과 그 속에 소총용 뇌관으로 구성되며 탄체의 뒤에는 나무로 만든 안전봉
과 종이로 만든 날개가 달려있었죠.



어릴 때 가져놀던 화약 장난감중에 이런 것과 비슷한게 있었는데...

보통 탄체와 압력판이 분리되어져 지급되며 사용하려면 탄체 앞부분속으로 뇌관을 박아
넣고 압력판을 다시 꼽은 다음 위로 던져 올리면 떨어지면서 충격을 받아 터진다는 식이
었죠. (뇌관은 소총용 퍼큐전 캡을 그대로 쓰면 됩니다.)

불붙이고 던지는 종래의 수류탄과 달리 떨어지는 즉시 폭발한다는 잇점이 있지만 종종
지면이 무르거나 하면 불발이 된다는 점이 걸립니다.
아울러 던지기 전에 뭔가 장애물에 걸렸다든지 떨어트렸다든지 해서 충격이 가해지면
사고로 직결되죠.
지금도 간혹 충격식 신관이 달린 폭발물들이 겪는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죠.

이 때문에 불발탄을 도로 주워 원 주인에게 돌려준다든지 아예 불발을 유도하기 위해
참호속에 담요를 펼쳐놨더라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나오게 되죠.

다른 것으로는 성게 모양의 헤인즈 수류탄(Haynes Excelsior Grenade)으로 원리 자체는
켓첨과 다를바 없지만 이건 여러개의 촉수(?)가 뻗어나오고 여기에 여러 개의 뇌관이 꼽혔
다는게 차이입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이 물건은 아예 공장에서 고무로 만든 별도의 통에 담겨졌고 그 상태
로 지급되죠.
사용법이야 고무통을 벗겨내고 던진다는 거죠.

더 확실히 터질 것같지만 이쪽도 곧잘 불발이 된다는 점에서 벗어나진 못했고 무엇보다
여러 개의 뇌관을 쓰는터라 사고의 위험이 더 높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남군 역시도 북군처럼 기존의 불붙여 던지는 수류탄외에 켓첨을 카피한듯한 레인즈(Ra-
ins) 수류탄 등을 사용합니다.


'우리는 음료수 병에 못쓰게된 못과 화약을 채우고 도화선을 꼽고 던졌다.'
-- 크림 전쟁 당시 한 영국군.


이렇게 지연식과 충격식 신관을 갖춘 수류탄들, 더 발전할 여지가 있었냐면 그렇지 못
했다는게 탈입니다.

그나마 이전에 비해서 나아진 점이라면 그저 흔한 땅개들에게 수류탄은 더이상 척탄병
만의 무장이 아니게 됐다는 점일 겁니다.
크림 전쟁 당시 자작된 유리병 수류탄처럼 병사들에게 필요한 물건이 됐다는거죠.

그러나 그게 뭐건 간에 여전히 불편하고 불안했으며 무엇보다 이 때까지만해도 어느 누
구도 이걸 들고 참호 앞에서 투척해댈거라곤 생각을 못했던게 탈일 겁니다.

왕성한 공격 정신으로 무장한 보병은 포병이 박살내놓은 적진으로 총검을 휘두르며 들
어가서 마무리를 짓고 점령하면 된다고 봤고 이런 판에 보병이 참호따위의 방어선에
수류탄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쉽게 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심지어 러일전쟁과 같이 그 필요성이 두드러진 전투를 봤음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얻게
됐으니.
여전히 보병은 왕성한 공격정신으로 무장한 채, 적 대열을 향해 돌격을 해야 했거든요.
전쟁 자체도 기차타고 이동해서 그 후로 시키는 대로 걷고 또 걸어야 한다고 봤으며 러
일 전쟁의 교훈도 포병이 조져버리면 된다는 믿음을 강조할 뿐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수류탄 자체가 발전할 여지는 사실상 없었다고 보는게 나을 겁니다.

발명의 시대에 걸맞게 아이디어야 꽤 다양한게 나왔지만 정작 그걸 사서 쓸 군의 반응
이 그리 좋지 못했으니.

그나마 완전히 무시되지는 않았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일 겁니다.
비록 그 후의 전쟁 - 1차대전 - 에서 교훈을 다시 피로 배워야 했었지만 미래의 교전국
들은 자신들이 가진 수류탄과 총류탄을 어느정도 확보는 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와중에 이 때 나온 충격 신관을 가진 수류탄중 하나가 세기의 암살에 사용되게 되
죠.

1914년 6월,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군사연습을 보기 위해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자 젊은 보스니아란 조직에 속한 4명의 혁
명가 학생들이 암살 음모를 준비하죠.
오스트리아 - 헝가리 이중제국에서 보스니아가 독립하여 세르비아로 붙어야 한다는 생
각하에...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 - 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과 그의
부인 조피가 탄 차에 2발의 수류탄이 날아들었죠.
이 때 사용된 수류탄은 예의 비교적 새로운 충격 신관을 가진 것이었고 그중 하나는
불발하고 1발은 뒤따르던 수행원의 차를 명중시켜 20여명의 부상자를 만들죠.
그리고 그 날, 부상자를 문병하기 위해 사고로 부상당한 이들을 위문하고자 병원으로
가던 황태자 부부는 운전수가 길을 잃는 바람에 그 장소에 도착했고 이 틈을 노린 18세
의 암살자 가브릴로 프린치프는 황태자 부부를 저격하게 되죠.

이 일 이후, 간신히 유지되던 정치적 균형은 깨지며 연쇄반응처럼 전쟁이 퍼져나가며
1차대전이 벌어지게 되죠.

전쟁이 터졌을 때도 수류탄은 여전히 시원찮았습니다.
누구도 그렇게 전쟁이 길게 지속되리라 생각도 못했고 참호에 수류탄을 던져 넣으리라
곤 생각도 못했으니.

그러다 전투가 참호전으로 치닫자 수류탄과 수류탄을 더 멀리 정확하게 쏘아보낼 총류
탄은 간절히 필요한 병기가 됩니다.

문제라면 경직된 체계는 그게 영국이건 프랑스건 독일이건 믿을만한 수류탄은 고사하고
정작 필요할 때 필요한만큼의 수류탄을 공급하는데도 실패하게 되죠.

* 전쟁 직전, 각국이 가진 수류탄중에서는 그 기원이 19세기까지 내려가는 물건도
  존재했었죠.
  바로 위에서 나온 6파운드 포탄을 수류탄으로 바꾼 것같은 물건들.
  그리고 이 물건, 꽤 오랫동안 사용됩니다.
  독일군이 2차대전까지 줄기차게 사용한 수류탄이나 중공군이 쓴 나무자루 수류탄이나
  원리 자체는 19세기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었죠.

독일군의 수류탄
그나마 러일전쟁을 살펴보며 강화된 진지가 가진 위험성과 보병이 그를 극복할 방법에
고심했으며 1914년 말에 슈멩 데 담(Chemin des Dames)의 능선에 참호를 파기 시작했던
그 때 영국이나 프랑스군보다는 나은 편이었죠.
대략 7만발 가량의 수류탄과 10만정 이상의 총류탄을 확보합니다만 전쟁의 규모와 변력
규모에 비하면 빈약했던거죠.

전쟁초 독일군의 수류탄중 주력(?)은 공모양의 Kugelhandgranate였죠.



독일어 단어 역시도 그 생긴 모양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죠.
구형(Kugel) 수류탄(Handgranate)

탄체는 주철로 만들어지며 무게는 1kg 정도.
탄체 자체는 외부에 여러개의 홈이 파여진 모양으로 영국군들은 이걸 파인애플이라 불
렀죠.

탄체 속에는 질산바륨과 과염소산이 들어간 흑색화약이 들어있었죠. (이 때만해도 흑색
화약이 간혹 작약등으로 사용중이었죠. 단, 이전의 질산칼륨과 숯, 황으로 구성된 것외
에 과염소산과 같은 것으로 보강됩니다.)

신관은 마찰식이며 뽑고 던지는 것외에 랜야드를 걸고 팔목에 채우고 던지거나 때때로
투석기(예, 바로 그겁니다)로 발사되기도 하죠.



이 쿠겔그라나테는 1910년경에 개발 - 사실상 베이스는 1860년대 것 - 됐고 전쟁초부터
사용됩니다.
단, 전쟁전에 만들어진 초기형은 주물뜨기 그리 쉽지 않은 꼴이라 1914년을 지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기위해 더욱 단순한 형태로 변경됩니다.

한편 전쟁이 시작되자 후일 독일군의 상징처럼 사용될 수류탄도 등장하죠.
바로 막대 수류탄.

전쟁이 시작되면서 독일군말고도 다른 동네에서도 기존의 공모양의 수류탄이 던지는데
아주 편한건 아니었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었고 덕분에 막대기에 탄체를 올린 수류탄이
등장하죠.

곧잘 프랑스어로 Petards Raquettes이라 불린 것들이고 초창기의 물건들은 생긴 것만큼
허술했죠. (영국군에서는 머리빗 hair-brush란 별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개중에는 야전에서 적당히 주변에 널려있던 물건을 사용하여 자작하기도 합니다.
나무 막대야 흔한 것이었고 여기에 기존 수류탄을 매달거나 아님 담배곽 따위에 화약을
채우고 철사등으로 묶고 여기에 도화선과 가능하면 마찰 점화기를 달아주면 됐으니.

몇몇은 아예 탄체 겉에다 철조망 조각을 더하여 파편을 증가시킨다든지 하는 개량도 가
합니다.



라켓들.
나무 막대의 끝에 포병의 장약주머니에서 얻어낸 면화약이나 공병용 폭약 따위를 담배곽
이나 깡통등에 담고 이걸 철사등으로 묶은 다음 적당한 고리를 만들거나 또는 파편을 더
늘리기 위해 겉에 못따위를 감아주면 완성됩니다.
던지는거야 불을 붙이고 던지거나 아님 노벨 점화기같은  마찰점화장치를 붙여뒀다 당기
고 던지는 것이었죠.

이런 배경에서 1915년경, 독일군은 이런 조악한 물건보다 더 세련된 것을 채택하고 지
급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인건 어디 안간다고 나무 막대에 탄체를 올리고 마찰 점화식 지연 신관을
달아준 그렇고 그런 물건이었죠.



막대 수류탄은 마찰점화식 지연 신관을 씁니다만 개중에는 다른 종류의 신관을 쓴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의 가장 하단에 있는 물건이 그 예.

1916년, 독일군은 막대 수류탄이 매우 마음에 들었는지 1달에 8백만발 정도를 만들어
버립니다.



휴대가 거시기하다는게 탈이었죠.
이거 말고 모래주머니 2개를 가지고 하나를 찢어서 어깨끈 만들고 그걸 나머지에
바느질 한 다음, 여기에 수류탄 6발 정도를 우겨넣고 다니는 방법도 씁니다.

이런 판이라보니 이 막대 수류탄, 어느정도 형태가 정해지기 전인 1917년까지  별의별
형식이 다 나옵니다.
모양이나 크기도 다르고 개중에는 쿠겔그라나테를 막대위에 올린 것까지 존재하죠. (이
쿠겔그라나테를 올린 막대 수류탄은 탄체 부분이 너무 무거워 좋은 평은 못듣습니다.)

개중에는 마찰 점화식 지연 신관외에 충격 신관을 가진 것도 존재하죠. (바로 위의 사진
에서 가장 아래)

레버는 일종의 안전핀으로 저 레버는 들어올리면 못뽑이처럼 작동하여 공이의 안전핀을
뽑게 됩니다.
이 상태로 던지면 수류탄이 떨어지는 충격에 의해 공이가 뇌관을 때리고 폭발이 일어나
는거죠.

문제는 이전 시대의 켓첨 수류탄과 같이 이 충격식 신관 자체가 사용하기 전혀 편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던지다 어딘가 부딫히면 바로 터져버리지 막상 던져서 어딘가 떨어진건 좋았는데 신관
이 작동 안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벌어졌으니.

덕분에 독일군도 수류탄에 충격식 신관은 쓸게 아니다란 교훈을 얻게 되죠.
뭐 이거야 다른 동네도 알게될 문제였지만서도.

막간극으로 그리 환영받지 못한 수류탄도 존재했죠.
지금봐도 희안하게 생긴 원반 수류탄(discus grenade)



이름대로 원반 모양으로 생긴 이건 속에 충격 신관을 씁니다.

신관이 꽤 독특합니다.
신관은 전방향 충격 신관으로 구리로 만들어지며 십자 형태로 생겨먹었고 중간에 뾰족
한 공이가 있죠.
공이는 평상시에 역시 구리로된 관에 의해 보호(?) 됩니다.
십자형의 신관내부에는 4개의 뇌관을 물고 있는 막대가 있습니다.



안전핀을 뽑기 전의 상태.
중간에 있는 구리 막대가 공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안전핀을 뽑으면 공이를 감싼 관이 움직이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수류탄을 원반 던지듯이 던져주면 원심력에 의해 공이를 감싼 관이 빠져나
가 버리게 되죠.
동시에 뇌관을 물고 있는 4개의 막대도 원반의 바깥쪽으로 밀려나게 되죠.



안전핀 뽑고 던지면 관리 빠지면서 공이가 드러납니다.

그러다 원반이 어딘가 부딫히거나 떨어지면 그 충격으로 뇌관을 물고 있던 막대가 공이
쪽으로 움직이게 되죠.
그 후야 아시다시피 공이에 찔린 뇌관이 터지면서 뜨거운 가스가 발생하고 가스는 신관
내부를 통해 기폭제를 건드리고 기폭제가 터지면서 작약이 폭발한다는 식입니다.



공이 보호관과 4개의 놔관이 물린 막대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죠.

이론적으로야 다좋은데 실제로는 이 역시도 불발이 난다든지 해서 그닥 인기를 얻기 힘
들었죠.
게다가 던질 때 원반 던지기를 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안쓰고 만다는 소리가 나오겠죠.

여튼 막대 수류탄을 사랑하던 독일군, 쿠겔그라나테보다 가볍고 막대보다 휴대 편하고
작은 수류탄이 필요해 집니다.
1916말, 주철로 만든 난형 수류탄(Eierhandgranate)을 개발하여 1917년부터 써먹기 시
작하죠. (난형은 딴게 아니고 달걀 모양이란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달걀 수류탄, 휴대가 편하고 가벼운건 좋았는데 미끄럽다는게 탈입니다.
물이 묻거나 진흙이 묻은 손으로 잡으면 빠져나오기 좋게 생겼으니.
그래서 수류탄의 겉에 잡기 좋게 고리 모양의 띠가 추가되죠.

신관은 마찰 점화식이나 일부는 충격식을 쓰기도 합니다.
당연하게도 충격식은 인기를 얻기 힘들었죠.


영국군의 수류탄
1차대전이 터지기 전, 영국군 역시도 러일전쟁에 관전 장교를 파견했었고 일본군이 쓰
던 수류탄을 참고해볼만 했죠.
그래서 나름 이거저거 개발도 해봅니다만...
이 동네 역시도 굳어있는 부분을 깨는데 전혀 성공 못합니다.



배티(Battye) 수류탄.
마찰 점화식 지연 신관을 사용하며 1910년대에 등장하여 1차대전 초반에 사용되죠.

어쩌건 전쟁은 터졌고 수류탄은 필요했는데 영국군 역시도 참 짜증스런 일을 겪게 되니
바로 자신들이 가진 비교적 새로운 충격신관을 가진 수류탄이 그리 쓸모 있는게 아니었다
입니다.



이게 뭥미 하자면 No.1 Mk.3 수류탄 입니다.
러일전쟁 때 일본군이 쓰던걸 토대로 개발한 물건입니다.
충격 신관 사용하며 천으로된 꼬리를 달기도 하죠.

그 당시 유행대로 충격 신관을 가진 No.1 수류탄은 이론적으로는 쓸만해 보였죠.
일본군이 러일 전쟁 때 쓰던 수류탄을 참조해서 만든 이 물건은 16인치 길이의 길다란
나무봉과 거기 달린 길다란 천은 2파운드짜리 주철제 수류탄을 멀리 정확하게 날려보낼
수 있었고 떨어지는 즉시 폭발하여 속에 든 새로운 폭약 - Lyddite, 피크린산 - 이 만든
폭발과 파편을 상대방에게 퍼부어버릴 수 있었으니.

문제는 이게 참호에서 전혀 현실적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 창 모양의 수류탄을 던지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했지만 참호들의 폭은 넓어봐
야 2m 정도였는데다 무엇보다 앞과 뒤에 벽이 서있었죠.

던지려면 당장 참호의 벽부터 주의해야 했으며 자칫 안전핀을 뽑은 상태에서 벽이라도
쳐댔다간 바로 사고로 이어졌으니.

게다가 던지고 난후, 신관에 충분한 충격이 전해지지 않아 불발이 된다는 점은 그 이전
의 켓첨 수류탄에서 나아지지 못했답니다.

심지어 독일군의 포로가 증언한 내용에 따르면 No.1 은 참호에 덧댄 나무판에 맞고도
터지지 안고 불발이 이뤄졌다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었으니.



The Times 에 실린 참호전에 대한 묘사중.
초기 영국군의 충격신관을 쓴 수류탄들은 이런 식으로 투척됩니다.
그림에서는 자루가 짧은 것을 던지는 경우며 저보다 긴 자루를 쓸 경우는 투창하듯이
던져야 했죠.



No.2 Mk.1, 헤일즈 수류탄(Hales grenade)와 하이포 후드(hypo hood) (복원품)
하오프 후드는 염소 가스에 대항해 나온 방독면의 조상격입니다.
적어도 수건 따위에 오줌을 싸고 그걸 코에 감는 것보다는 나아진 셈이죠.

어쩌건 당장 급하니 저걸 그나마 좀 써볼만한 크기로 줄이기 위해 막대의 길이부터 손
댄  No.3같은 물건도 나옵니다.
저기 독일군의 막대 수류탄스럽게 된거죠.



신관이란거 자체가 간단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냥 공이가 있고 공이를 붙잡는 안전핀이 있으며 안전핀 뽑고 던지면 공이에 충격이
가해져 뇌관 때리고 터진다는 1860년대 캣첨 수류탄에서 별로 나아진 것 없는 그냥
공이에 스프링 하나 더 들어간 수준의 발전만 이뤄집니다.

문제는 신관은 여전히 충격식.
시원찮은건 마찬가지였고 이 마저도 충분한 양이 생산되고 지급된게 전혀 아니라 병사
들은 그들이 가진 것들로 비교적 쓸만한 물건을 스스로 고안해내게 되죠.

영국군이 그저 잼깡통 수류탄(jam tin grenade) 이라 부른 조악한 폭발물들이 등장하게
된거고 오늘날 그저 파이프 폭탄(pipe bomb)이니 못폭탄(nail bomb)이니 하는 물건들의
본격 조상들이 등장한거죠.

잼깡통 수류탄은 그 이름처럼 군대 짬밥으로 지급되던 잼 깡통을 사용하여 만든 급조
폭발물의 일종입니다.

흔히 깡통속에 포병의 장약 자루에서 빼낸 무연 화약이나 공병용으로 나온 암모날 폭약
등을 채우고 도화선을 꼽고 도화선 끝에 마찰 점화되게 해놓은 물건입니다.
딱 19세기에 나오던걸 야전에서 급조로 만든 그 꼴이었죠.


대충 이런 꼴로 만들면 됩니다.

일부는 폭약을 봉지나 또는 작은 깡통이니 유리병에 담고 그걸 다시 깥통속에 넣은 다
음 깡통과 폭약 사이에 철조망 조각등을 채워넣기도 합니다.

사용법이야 마찰 점화기로 불을 붙이고 집어던진다거나 성냥이니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던진다 였죠.

이런 류의 급조 폭발물은 영국군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만들어집니다.
당장 필요한 수류탄이 없거나 부족했으니 별 수 없었던 셈이죠.



개중에는 아예 좀 더 본격적으로 만들어줘보자고 만든 것도 있습니다.
double cylinder 와 shrapnel 에서 이 물건의 구조를 유추할 수 있죠.

깡통은 2개로 구성됩니다. (그래서 더블 실린더)
속에는 암모날 폭약이 들어가고 도화선과 마찰 점화기가 꼽혀지고.
이걸 파편을 채운 겉깡통이 감싸고 있습니다.
점화기 잡아당기고 던지면 되는거죠.

전선에서 이런 문제가 벌어지는 동안, 1915년에 중요한 발전이 이뤄지죠.

선더랜드의 밀즈경(Sir William Mills of Sunderland)이 새로운 형태의 수류탄을 고안
하고 특허를 내게 되죠.

밀즈의 수류탄은 760g정도의 무게에 주철로 만든 탄체, 탄체 겉에는 미끄럽지 않게 홈
이 파여져 있으며 외견상 파인애플과 비슷하게 생겼죠.




밀즈 밤에는 2개의 플러그(마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탄체 옆구리에 달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닥쪽에 있죠.
탄체 옆구리의 구멍은 폭약을 채워넣을 때 쓰는 곳이고 바닥쪽은 신관 뭉치가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12개의 밀즈 밤이 든 상자를 열면 12개의 신관 뭉치가 들어있고 이걸 밀즈 밤 바닥쪽의
플러그를 돌려서 열고 심어준 다음 다시 플러그를 돌려 막아서 쓰는거죠.

내부에는 종래의 피크린산 폭약보다 덜 민감한 바라톨(baratol, TNT와 질산바륨 혼합)
이 충전됐고 바라톨에는 제조시 압진 충전(눌러서 담는)을 위해 왁스가 첨가됩니다.

폭약도 변경됐지만 무엇보다 밀즈의 수류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신관입니다.
신관 내부에는 스프링을 누르고 있는 공이가 있고 공이는 손잡이에 의해 잡혀져 있으며
손잡이는 다시 안전핀으로 고정되어져 있죠.




안전핀을 뽑으면 공이는 스프링의 힘으로 뇌관을 때리게되며 이 때 공이를 잡고 있는
손잡이가 풀려져 떨어지게 되죠.
만약 손잡이를 꽉 쥐고 있으면 안전핀을 뽑았음에도 공이는 움직이지 못하죠. (다시
안전핀을 채우면 원상복귀)

무엇보다 신관에서 습기등에 변질될 수 있는 뇌관 - 지연 - 기폭부를 밀폐형으로 만들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저 모두를 관속에 넣어버릴 수 있으니)
습기에 의해 변질될 여지가 있는 마찰 점화식보다 확실히 나은 점이죠.

곧 밀즈의 수류탄은 그저 mills bomb이라 불리며 영국과 영연방군에서 잘 사용됩니다.
심지어 1915년에 나온 그 모델에서 약간의 변경만 가해져 2차대전은 물론이고 1970년대
까지 사용된데다 파키스탄등에서는 1980년대까지 사용됐으니. (영국군에서도 1980년대
까지 썼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신관의 지연 시간이 7초정도로 꽤 길었다는 점이고 이로 인해 종종
상대방이 도로 주워서 던져준다는 것이 있었죠.
이 때문에 안전핀을 뽑고 레버를 날린 다음 숫자를 세고 던지는 방법이 사용되죠. (보
통 3초 정도 지난 다음에 투척, 천천히 one - two - and three를 외치고 투척하는 식으
로.)

여튼 이렇게 나온 밀즈 밤은 곧 대량생산에 들어가 - 1916년 기준으로 주당 평균 25만
발 생산 - 얼마안가 병사들은 2발 이상의 수류탄을 지급받았으며 가급적 더많은 수류탄
을 휴대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죠.
보통 군장에서는 4발 정도를 휴대하는게 다였지만 호주군 스타일로 옷속에 수류탄을 넣
음으로 6발 이상을 휴대했고 아예 배낭을 24발 이상의 수류탄으로 채우고 다니는 경우
도 생겼으니.
또는 모래주머니를 개조하거나 하여 수류탄 가방을 자작하기도 했으며 조끼 형태에 10발
가량의 수류탄을 수납할 수 있는 탄입대도 등장합니다.

1차대전중 영연방군만 7천말발 가량의 밀즈 밤을 사용했죠.(여기에 3천5백만발 가량
의 다른 종류의 수류탄들이 더 사용.)

또한 진기한 기록도 남게되니 어쩌면 가장 많은 숫자의 수류탄이 날아다닌 전투가 1916
년 7월 26일과 27일 밤에 벌어지게 되죠.
솜 전투의 중간쯤에 벌어진 포지에 고지(Pozieres Heights)의 전투에서 영연방군은 1만
5천발 가량을 던졌으며 그에 대해 독일군 역시도 셀 수 없는 다수의 수류탄을 던져댔으
니.
물론 전투의 결과는 양쪽 모두 큰 진전없이 지쳐빠진 병사들과 사상자만 남기고 끝납니
다.

이렇게 수류탄이 널리 사용되자 참호 습격조와 더불어 bombing party가 구성되기도 합
니다.
궂이 이름을 붙이자면 투척조쯤 되려나요? 척탄조가 나으려나?

영국군 기준으로 보통 1명의 부사관의 지휘하에 2명의 투척수(bombardier)와 2명의 엄
호조에 2명의 예비 및 운반조로 구성되어지며 1인당 12발 이상의 수류탄을 휴대합니다.
이들의 임무는 군장에서 소리날만한 물건을 모두 제거하고 번쩍거리는 연대 단추나 계
급장등을 모조리 제거하고 철모도 벗고 대신 털모자를 쓴다든지 얼굴에는 코르크 태운
가루로 위장을 하고 적 참호에 은밀히 근접, 가진 수류탄으로 폭격을 가하는 것이었죠.

참조 습격만큼 인기없는 임무였다 하죠.

더불어 이런 척탄조는 참호 습격시 화력 지원(?) 역활도 합니다.
참호 돌입전 상대방의 기관총, 매복등을 제압하면서 지원 참호에서 오는 교통호를 수류
탄으로 제압, 봉쇄하는 역활도 했다죠.
종종 이 와중에 부상자등이 모여있던 대피호에도 수류탄을 던져넣는 일도 발생했었죠.

전쟁말에 이르러 No.34 수류탄이 등장합니다.
독일군이 Osterei(이스터 에그)라 부른 이 수류탄은 작고 가벼우며 그래서 다량을 휴대
하고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죠.


No.34의 단면

높이가 4인치, 지름이 1.6인치 정도로 박카스병 정도 크기라고 하면 되려나요.




아주 성공적이었던건 아니지만 이 컨셉 자체는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컨셉에 가까운 국산 수류탄을 사용중이죠.


작고 가볍고 다량 휴대 가능에 던지기 쉬운 파편 수류탄.
90여년전에 나온 컨셉입니다.




독일군의 엽서.
독일군에게 곧잘 날아갔던 유탄 종류를 모은 겁니다.
덩치 가 큰 공중 폭뢰부터 박격포탄, 밀즈 밤까지.



프랑스군과 기타
프랑스군도 개전 당시 오래전 디자인의 수류탄을 사용합니다.
마찰 점화식 신관을 쓰는 딱 보불전쟁때 나온 물건에서 약간 더 발전한.
독일군의 쿠겔그라나테와 대동소이한.
그외 다른 동네에서도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한 충격 신관도 사용했죠.

mle1913 시트론(citron, 또는 레몬) 수류탄의 경우는 충격식이지만 좀 더 별난 형태로
사용되죠.

충격점화식 지연 신관이라 해야 하려나요.

수류탄 신관에서 보호 마개를 빼고 신관을 어딘가 딱딱한 곳에 부딫히면 신관속에 든
공이가 뇌관을 때리면서 점화가 되고 지연요소가 타들어가다 터진다는 물건이죠.
아마 요기까지 보셨으면 어, 일본군 수류탄이 이 방식인데 하시겠죠.
예, 이런 류의 충격점화식 지연신관은 1차대전전에 이미 나와 있었고 프랑스만 아니라
영국등에서도 사용중이었죠.



시트론의 보호 캡과 신관 부분.
캡을 빼고 두들기고 던집니다.

한편 더더욱 별나게 생겨먹은 물건도 프랑스군에서 사용됩니다.
원래는 노르웨이 사람 아센(Nils Waltersen Aasen)이 개발한 수류탄으로 수류탄 자체에
날개가 달려있다는게 특징이죠.




덕분에 숙련된 병사가 쓸 경우 꽤 정확하게 목표를 맞출 수 있습니다.
후일 나올 대전차 수류탄등에서도 사용될 방법이 이미 요때 등장한거죠. (이 아센 이란
사람은 수류탄만 아니라 지뢰도 개발합니다.)







그러다 프랑스군 역시 습기에 약한 마찰 점화식은 마음에 안든다는 결론을 얻고 1915년
영국의 밀즈밤처럼 밀폐된 신관을 갖춘 F1 수류탄을 내놓습니다.


오데서 많이 보던건데 싶다면 프랑스 스타일이라 하겠습니다.
저거 보고 껌뻑간 양키네가 Mk.2 파인애플을 만들고 소련 역시도 그냥 이름 그대로 가져
가서 F1 수류탄을 만들죠.

F1은 밀즈 밤보다 좀 더 잡기 좋은 주철제 타원형 탄체에 미끄럼을 막기위해 홈을 내놨
죠.



오른쪽 병사가 든 F1 수류탄에는 길다란 원통형의 신관이 달려있습니다.
이게 바로 충격식 신관.

신관은 충격식과 마찰 점화식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들은 시원찮았고 1916년에 빌랑
신관(Billant fuze)를 사용하게 됩니다.

F1에 적용된 빌랑 신관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양의 물건일 겁니다.
왜냐면 전쟁에 뛰어든 미군이 바로 F1 수류탄과 빌랑 신관을 참고해서 그들의 수류탄을
만들었고 이게 지금껏 그 흔적을 남기고 있으니 말입니다.

빌랑 신관은 쥐덫(mouse-trap)처럼 움직입니다.
밀즈 수류탄의 신관처럼 안전핀과 공이, 밀폐된 뇌관 - 지연 - 기폭부, 공이를 누르고
있는 손잡이로 구성되어져 있죠.

안전핀을 뽑고 손잡이를 놓으면 스프링을 누르고 있던 공이가 튕겨져 올라오며 손잡이
를 날려버리고 뇌관을 때리고 지연요소가 타오르다 기폭이 된다는 식이니.



갑자기 왠 현대식 수류탄 하겠지만 쥐덫식 신관의 기본 원리는 이미 90여년전에 완성
된 것을 좀 더 발전시킨 겁니다.
그리고 뒤덫식은 구조가 약간씩 변경된 채로 현재 대부분의 수류탄에 사용중입니다.


뒤늦게 전쟁에 뛰어든 미군은 참전전에 개발해놓은 수류탄이 있긴 했으나 이미 남들은
실전에서 그닥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 충격 신관따위를 사용하고 있었죠.

그래서 서둘러 새로운 수류탄을 개발하게 되고 발명의 나라답게 많은 경쟁작들이 출품
됩니다. (이 때만해도 미국은 희안한 발명 많이 하기로 유명한 나라였죠.)

그리고 그 결과 Mk.I을 개발합니다만...
이게 사용법이 괴이했죠.
생긴 모양이나 신관 자체는 프랑스제 F1과 비슷했으나 지나치게 안전한걸 추구했다는게
실패의 원인이었죠.

안전핀을 뽑고 레버를 놓는게 아니라 레버를 옆으로 비틀어 공이가 뇌관을 때리는거
보고 던져야 했으니.

훈련장에서야 이런거 써도 되지만 정신없는 전장에서 이러면 곤란하죠.



이게 Mk.1 수류탄.
안전핀이 있는 부분을 유심히 보시길.



왼쪽은 Mk.1 수류탄의 신관, 오른쪽은 Mk.2 수류탄의 신관.
둘다 거의 비슷하나 차이나는 부분이 바로 레버 부분입니다.
Mk.1은 레버가 고정되어져 있고 좌우로 움직일 뿐입니다. (Mk.2는 안전핀 뽑으면 공이에
의해 레버 자체가 떨어져 나갑니다.)
Mk.1은 안전핀 뽑고 레버를 좌 또는 우로 틀어줘야지 공이를 덮고 있던 덮개가 공이에 의
해 튕겨져 나가 떨어지면서 격발됩니다.

덕분에 백만 단위로 이걸 양산하려던 계획은 물건너가고 미군은 종전까지 자국산 수류
탄이 없는 상황에 부딫힙니다.

결국 미군은 프랑스제 수류탄을 받아쓰는 것으로 간신히 전쟁을 끝내죠.



프랑스제 구식 수류탄을 사용중인 미군 병사.
손목에 아담스 수류탄에서 사용된 그 예의 격발끈(랜야드)이 묶여져 있습니다.


영국제는 왜 안썼냐면...
독자적인 명령 계통을 유지하길 원했던터라 자신들의 보급 라인과 더불어 지휘통제권에
속하길 원하는 영국군의 입장에 반발하던 판이라 영국제 받아쓰기에는 영 껄끄러웠거든
요.

이 때문에 촌놈 미군들은 영국제 병기보다 프랑스제 병기와 프랑스군의 방식을 배우게
된거죠.
그리고 이 흔적이 지금도 은연중에 남아있게 되고 말입니다. (60mm 박격포라든지 75mm
야포, 155mm 포등을 보시길.)

러시아군은 꽤나 독특한 물건을 씁니다.
이 동네도 러일전쟁 덕분인지 전쟁전에 나름 수류탄을 준비하던 곳이었고 충격신관등도
써봅니다.

이중 꽤 사용된데다 적백 내전과 1930년대에도 사용된 bottle grenade란 별명으로도
불린 M1912 또는 M1914는 외견상 평범한 막대 수류탄이었죠.



이 뭔가 적응 안되는 모양의 물건이 M1912.



뭔가 좀 봐줄만 하지만 여전히 거시기한 M1915

그러나 사용법은 범상찮습니다.
수류탄의 그립 부분을 꽉 쥐어 안전 레버를 누른 상태에서 탄체 부분에 붙은 공이를
당겨서 콕킹(!!!)합니다.
그리고 던지게 되면 콕킹된 공이가 스프링에 의해 튀어나가며 뇌관을 때리고 3 ~ 4초
정도 지연되다 터지는 거죠.



러시아제 수류탄의 사용, 아니 격발법.

기폭제와 지연요소/뇌관은 별도로 분리되어져 나옵니다.
사용전에 수류탄 윗부분의 뚜껑을 열고 넣어줘야 했죠.

먼저 공이를 당깁니다.
이러면 공이가 스프링을 누르면서 당겨지게 됩니다.

공이를 홈에 걸어서 못움직이게 해줍니다.

그리고 공이의 튀어나온 끝단에 레버를 연결하면 됩니다.
레버 누르고 던지면 되는거죠.



M1914의 구조
이 동네는 수류탄을 거의 총기류처럼 생각해버린 셈이죠.
(그나마 이 물건은 좀 나은 편입니다. 나중에 2차대전때 쓰는 놈은 도대체 수류탄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려고 작정했나 싶을 정도의 것도 있었죠.)


1차대전중 사용된 수류탄들

 1.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 Zeitzunder 수류탄

 2. 터키 No.2 수류탄, 마찰점화식 지연 신관 없는 상태.

 3. 독일 M1915 쿠겔그라나테의 파편

 4. 독일 M1915 원반수류탄(Discushandgranate)

 5. 독일 M1915 쿠겔그라나테

 6. 독일 m1913 쿠겔 그라나테

 7. 마우저 탕크 게베어(T-Geweher) 탄

 8. 독일제 플레쉐트(flechette, 항공기에서 투하)

 9. 독일 난형 수류탄, 신관없이 아연제 플러그만 있는 상태. 플러그 돌려서 빼고 신관
    장착하여 사용.

10. 독일 난형 수류탄, 마찰점화식 지연신관 장착

11. 독일 난형 수류탄, 다른 형태의 마찰점화식 지연신관 장착

12. 독일 난형 수류탄, M1917 마찰점화식 지연신관 장착. 사진상으로 플러그를 뽑아서
      격발끈을 잡아 당길 수 있게 한 상태.

13. 독일 막대 수류탄 M1917

14. 독일 막대 수류탄 M1916

15. 독일 M1914 총류탄, 신관 미장착 상태. (플러그로 막힌 상태)

16. 영국 배티(Batye) 수류탄, 현재 도화선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 저 도화선을 성냥
      이나 라이터, 점화장치등에 물려서 불붙여서 투척.

17. 영국 No.34 수류탄, 1917년부터 사용된 소형 수류탄. 독일제 난형 수류탄의 대항마
      이자 더 작은 크기로 더많이 휴대가 가능한 컨셉을 잡고 만든 물건.

18. 영국 밀즈 밤의 파편과 바닥 마개(base plug)

19. 이탈라이 시페(Sipe) 수류탄, 마찰점화식 지연 신관 장착.

20. 러시아 M1912 수류탄, 파편 형성을 위한 주철제 판은 제거된 상태.

21. 프랑스 M1847 수류탄, 나무로 만든 오래된 마찰점화식 지연신관 부착.

22. 프랑스 M1914 수류탄

23. 프랑스 OF1 공격형 수류탄

24. 프랑스 F1 방어형 수류탄

25. 프랑스 F1 수류탄에 충격식 신관 장착

26. 프랑스 시트론

27. 프랑스 Petard Raquette

28. 프랑스 VB 총류탄 발사용 어댑터 (관련 사항은 아래 참고)


수류탄은 이정도 하고 이젠 총류탄.

20세기 들어서면서 뇌관 덕분에 총류탄은 발전할 기회를 제대로 잡게 됩니다.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됐듯이 러일전쟁 때까지 '뭐 있으면 좋은데 많이 쓸거 같진 않아,
그러니 좀 사서 맛만보고 창고에 넣어두자' 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죠.

러일 전쟁 끝나고서도 이거 그렇게 달라진거 아닙니다.
아니 차후의 전쟁 자체가 이딴 지저분한 전쟁이 될거라 생각을 한 동네가 없습니다.
그나마 독일군이 나름 생각을 해서 요새 돌파를 위한 수류탄이나 박격포, 총류탄등의
응급 조치적인 방법들을 더 준비합니다만 실제 전쟁이 터지자 그걸로는 택도 없다는 결
론이 나오는데 별로 오래 걸리지도 않게 되죠.

이런 판이라 영국군만 하더라도 1907년에 간단한 헤일즈 총류탄(Hales rifle grenade)
이 등장했음에도 이걸 대량 채용한다는 생각을 전혀 안합니다.
언제까지 이거 무시했냐면 1915년까지...


헤일즈 총류탄은 헤일즈 수류탄과 구조적으로 크게 다른게 없습니다.
그냥 충격식 신관 쓴...

이러다 전쟁이 터지면서 총류탄이 급하게 필요하게 되죠.
수류탄이야 던진다쳐도 그 투척거리란게 빤하고 독일군이 사랑한 보병포니 야포니 이런
물건들은 끌고 다니는 것부터 답이 안나와.
그렇다고 박격포로 쏘려니 이것도 왠지 너무 커.

결국 보병이 소총처럼 다룰 수 있는 공성 병기(?)가 요구됐고 마침 여기에 총류탄이 바
로 걸린거죠.
덕분에 1915년 말부터 해서 1916년까지 오만가지 물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영국이고 프랑스고 독일이고 간에 그 동안 눈길도 안줬던 총류탄을 어떻게하면 더 간단
하게 더 많이 만들어서 주냐를 고민하게 되죠.

여튼 이 시기, 총류탄이란게 의외로 거기서 거기였던지라 총류탄 자체를 발사 방식에
따라 2개로 구분하고 그 범주내에서 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rod
유탄의 엉덩이 부분에 길다란 안정봉을 꼬리처럼 달아준 겁니다.
그리고 안정봉은 총열속으로 들어가고 약실에 탄약통(일종의 공포탄)을 장전한 다음 쏴
주면 된다는 것이었죠.



구조가 아주 간단합니다.
총에 거추장스러운거 안달아줘도 됩니다.
그래서 널리 사용됩니다.

전쟁전에 나온 헤일즈도 바로 여기에 속합니다.



영국제 꼬치들.
좌에서 우로 No.3 Mk.1, No.3 Mk.2
No.20 Mk.1, No.20 Mk.2
No.24 Mk.1, No.24 Mk.2
No.35
No.39

영국요리를 드시고 나서 발생한 소화불량 및 식욕감퇴는 책임 못집니다.

그리고 이 방식, 보시면 아시겠지만 구조 자체가 원채 간단하다보니 기존의 수류탄을
개조하는데도 전혀 안어렵습니다.
그냥 수류탄 바닥에 적당한 지름을 가진 쇠막대기 꼽아주면 완성되니 말입니다.

덕분에 밀즈 밤이니 F1 등등에다 저런 안정봉을 달아주고 총류탄이다라고 사용하기도
하죠.

단, 이런 경우 지연식 신관을 사용한 경우는 천상 발사전에 핀을 뽑던가 마찰 점화를
해주던가는 해야 하죠.
즉, 수류탄을 점화시킨 다음에 빠른 시간내에 쏴버려야지 어물쩍 대면 사고나는거죠.

물론 충격 신관의 경우는 이런 귀찮음과 위험한은 벗어납니다.
단, 총류탄을 쏠 때 총류탄이 어딘가 걸리면 사고납니다.
저 때 충격 신관이란게 많은 경우 공이와 뇌관 사이에 스프링 하나 들어간게 다라보니
발사직후 어딘가 걸려서 충격이 전달되면... 걍 쾅하는거죠.
물론 안전핀 뽑은 총류탄을 떨어트려도 쾅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몇몇에서는 안전거리를 날아가야 작동되는 물건도 등장합니다.
아래의 2가지 물건을 보시면 어떤 원리인지 바로 보일 겁니다.

이건 오스트리아제 Universal 총류탄.






유탄앞에 구멍이 나있고 그 구멍 뒤로 작은 프로팰러가 들어가있죠.
유탄이 일정거리 이상 날아가면서 저 바람개비가 몇회전 이상 돌면 잠금에서 풀려서 작
동된다는 원리입니다.

이건 저 오스트리아제 물건보다 그 작동 원리를 더욱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
프랑스제로 예의 바람개비 달아준 겁니다.




이렇게 싸고 간단하다는 것에서 자주 사용되던 안정봉식 총류탄들.
대전말이 되면 점점 사라집니다.

왜냐면 총신속에 봉을 쑤셔박고 쏘다보니 발사할 때 총강면을 갉아먹는 경우가 많더라
는 거죠.
덕분에 1차대전 이후로는 거의 사용안되고 2차대전 넘어서는 사용된 예를 찾기가 매우
어려워지죠.
지금은 아예 이 방법을 쓰는 경우가 없습니다.



이탈리아의 Benaglia 총류탄.
날개까지 달아놨습니다.


cup
안정봉이 달린 총류탄은 간단하지만 총열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과 지연식 수류탄을
쏘려면 안전핀 뽑고 바로 쏴야 한다는 결점이 존재했죠.
이에 대해 역시 마찬가지로 이미 오래전에 나왔던 컵 모양의 어댑터를 붙이고 거기다
유탄을 넣고 쏘는 방식은 저 두가지 문제가 일단은 깔끔하게 해결된터라 자주 사용되게
됩니다.
한가지 단점을 꼽으라면 컵 모양의 어댑터를 가지고 다니다 꼽고 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정도야 무시할 수도 있는 문제였죠.

이 컵 모양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보통 수류탄을 사용하기도 편했죠.
단, 수류탄 그 자체를 장전하는건 아니라 수류탄에 밑바닥 판을 단다든지 해줘야 합니
다.
그러니 컵속에서 가스에 의해 밀려나와 추진될 때 가스가 줄줄 세지 않게 막아줄 폐쇄
판이 필요하다는 거죠.



리 엔필드 라이플과 컵 어댑터.
송탄판을 붙여놓은 밀즈 밤과 공포탄.

아울러 밀즈 밤과 같은 수류탄을 컵에 장전하고 쏠 때도 안정봉 방식처럼 안전핀을 뽑
아야 한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안정봉 방식보다 확실히 좋은 점이라면 컵속에 수류탄 자체가 쏙 들어가고 그와
동시에 안전 손잡이도 물려있는터라 안정봉에 달린 수류탄보다 다루기 쉽다는 겁니다.
안전핀을 뽑아도 당장 격발이 이뤄져서 지연 시간내에 서둘러 쏴야하는건 아니니 말입
니다.

반면 수류탄 자체의 지연 시간이 있는지라 착탄후 바로 터진다는건 안되고 그렇다고 일
일이 지연 신관을 따로 셋팅하는 것도 귀찮은터라 아예 수류탄의 신관을 지연식이 아닌
충격식으로 바꿔서 쓰기도 합니다.

단, 이럴 때 사용된 충격 신관이 그저 스프링 정도로 공이를 지지하는 단순한 것이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게 탈이었고 바람개비가 달린 신관을 쓴다든지 하기도 했죠.

한편 이 컵 어댑터로 쏘는 물건중에는 프랑스에서 만든 비비앙 - 베시어(Viven -
Bessiere, 줄여서 VB 총류탄)라는 비범한 물건도 계셨죠.



미군 버젼입니다.

우선 사진에서 보시면 절개된 총류탄의 탄체 안쪽에 흠집이 나있는게 보일 겁니다.



흔히 탄체의 겉에다 흠집을 내놓으면 파편이 더 잘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흠집과 흠집 사이의 파편이 될 부분이 얇다든지 해서
폭발시 파편이 될 부분까지 깨지려는 경향이 있으면 파편 크기가 불규칙하게 된다는
문제가 벌어지죠.

반면 탄체 안쪽에다 세기면 폭발력이 파편이 될 부분을 깨트리기 전에 흠집 부분부터
먼저 깨버리고 그 결과 파편이 비교적 고르게 만들어져 비산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거 진작에 나온 이야기지만 실제 수류탄등에 적용된건 좀 더 지나서의 이야기며
요즘은 거진 안쪽에 세긴 쪽을 잘쓰죠.

신관과 발사방식도 비범합니다.
VB 총류탄은 다른 총류탄처럼 공포탄(탄약통)으로 발사되는게 아니라 실탄으로 발사됩
니다.
전용 탄약통마저도 탄자를 가진 형태였죠.

덕분에 별도의 탄약통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든지 총류탄 발사전 약실에서 실탄을 제거
하고 탄약통을 장전해야 한다든지 하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신관도 이 기능에 맞춰서 구성되죠.
컵에 총류탄을 물리고 발사하면 총알은 총류탄 중간을 통해 빠져나오면서 총류탄을 밀
어냄과 동시에 신관과 연결된 지랫대를 때리게 됩니다.
그럼 지랫대가 움직이면서 신관이 작동되고 총알은 총류탄을 지나 밖으로 나가 제갈길
가고 신관이 작동된 총류탄도 제갈길 가는거죠.

저 지랫대가 총알 때문에 부러질 수도 있다는 걱정(기우?)만 살짝 무시한다면 꽤 괜찮
은 생각이었죠. (이 문제는 미군에서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되버립니다. 프랑스제 무기를
받아쓰던 미군 역시도 VB 총류탄을 받아서 자신들의 30-06탄에 맞춰서 개량해 씁니다만
30-06탄의 뾰족한 탄두는 저 지랫대가 부러진다는 문제를 만듭니다. 그래서 1918년초쯤
에 포기해 버리죠.)

이런터라 보통 총류탄 쏠 때 쓰는 탄약통을 장전하면 안된다는 문제도 있긴 합니다.



이쪽도 미군

p.s:
남북전쟁때나 보불전쟁등에서 간혹 대포알이 수류탄처럼 사용된 경우가 있었죠.
물론 덩치가 크고 무거운 것을 사람이 던질 수 없으니 수류탄으로 못썼지만 6파운드 내
의 소형 포의 파열탄에서는 이런 짓이 가능했죠.

뭐 그보다 더 큰 포탄에다 적당한 신관을 꼽아 볼링공처럼 굴려준다든지 지뢰처럼 묻어
놓고 터트렸던걸 보면 이정도 응용은 나오고도 남을 일이었을 겁니다.


p.s:
수류탄을 멀리 던진다는 점에서는 공모양이 좋습니다.
공기 저항이 그나마 제일 적은 모양이자 잡고 던졌을 때 평균적인 비거리가 좋은 쪽이
니.

그러나 투척 자세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 가령 누워서 던진다거나 할 때 - 그리 편한
건 아닌데다 정확하게 어딘가 떨어트린다는데는 컨트롤이 중요하죠.
모두가 야구 선수는 아니니.

막대 수류탄은 이 점에서 우월하죠.
던지기 편하고 맞추기 좋고.
게다가 아랫쪽에서 윗쪽으로 던진다거나 할 때 공모양은 굴러 내려오지만 막대는 그런
게 덜했고.

반면 막대가 달려있다는 점에서 휴대성은 꽝입니다.
부피가 많이 나가는데다 30cm정도 되는 막대를 끼고 돌아다니려면 짜증이 안나면 그게
이상한 일이니.


수류탄을 야구공처럼 이란 생각을 해본 동네도 나오기 마련이죠.


p.s:
1차대전때, 이미 수류탄은 과일에 빗대여져 별명이 붙게 됩니다.
허기야 수류탄의 grenade 란 단어 자체가 프랑스어 석류(pomegrenate)에서 나온걸본다
면 꽤 흥미로운 일일 겁니다.

자주 사용된 과일은 사과와 파인애플, 그리고 레몬(시트론).
그리고 지금도 이 3종의 과일은 종종 비슷하게 생긴 수류탄의 별명으로 사용되고 있죠.


p.s:
수류탄을 날려보내기 위해 투석기등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전처럼 천평 투석기니 뭐니하는 무식한 물건이 사용된건 아니지만 스프링으로
작동되는 투석기가 만들어져 사용되죠.



투석기로 수류탄을 날려보내는 프랑스군들.

특히 전쟁초 박격포와 같은 유효한 화기가 없거나 부족한 상황에서 또한 조용하고 섬광
없이 300미터 정도내에서 수류탄을 쏴대기 위해 몇백년을 거슬러 다시 등장한 셈이죠.



투석기만 아니라 발리스타도 사용됩니다.
프랑스군이고 수류탄에 막대를 붙이고 이걸 쏴댄거죠.



영국맛을 보여주게뜸.



이런거 지금도 누군가 만들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국하고 프랑스만 저런거 만들며 논거 같죠.
독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른쪽에 있는게 수류탄 투척용 투석기.
병신력은 보존됩니다. 그리고 이동도 합니다.


p.s:
수류탄겉에 파놓은 홈은 수류탄을 잡았을 때 덜 미끄럽게 해준다는 것이 우선입니다.
단, 파편 발생에 도움이 안되는건 또 아니긴 하죠.
문제는 파편을 더 잘 발생시키게 하려 했다면 저 홈의 간격이 더욱더 촘촘하고 홈은
더 깊게 파여졌어야 하나 대부분 안그렇다는게 탈이랄까요.


p.s:
영국군은 짬밥으로 잼(대부분 딸기)을 공급했죠.
하루 4온스 정도의 잼이 공급됐고 없으면 비슷한 분량의 건포도와 같은 마른 과일등이
지급되죠.

잼은 흔히 13.2온스의 깡통에 들어있었으며 유명한 티클러의 자두와 사과맛(Ticklers
Plum & Apple)이나 마말레이드, 딸기맛등등이 주종을 이뤘고 보통 분대 단위로 깡통
하나가 지급되면 나눠 먹었다죠.
빵에 발라먹는 목적외에 때때로 설탕친 과일처럼 사용되기도 하니.

그리고 이렇게 나온 잼 깡통은 급하게 컵 대신으로 사용된다든지 기름을 넣어 곤로처럼
사용되거나 철조망에 달린 경계용 종으로 사용되죠.
물론 잼 말고 다른 통조림 역시도 사용됩니다.



20세기 들어서 통조림은 새롭고 이국적인 맛을 가난한 사람도 살 수 있는 정도의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그러나 그 맛은 원래 맛과는 전혀 틀렸다는게 탈이었죠.
통조림 파인애플의 맛과 진짜 파인애플의 맛을 안다면 말입니다.


p.s:
잼 깡통 수류탄같은 조악한 물건들은 그 후로도 여전히 사용됩니다.
특히 테러와 게릴라들의 무기 목록에서는 반드시라 할 정도로 포함되죠.

못폭탄(nail bomb)이나 파이프 폭탄같은 것이 여기에 속할 겁니다.
못폭탄은 이름 그래도 폭약의 겉을 대못 따위로 감싸고 철사로 감아둔 것이며 파이프
폭탄이야 수도관 따위를 잘라서 그 속에 폭약을 채운거죠.



nail bomb.
폭약의 겉을 못으로 감싼 것으로 1970년대 북아일랜드에서 압수된 물건.


p.s:
이 시기 수류탄은 공격형(offensive grenade)과 방어형(defensive grenade)로 구분됩니
다.

이미 아시겠지만 공격형이냐 방어형이냐는 수류탄을 던지는 입장에서 봤을 때의 이야기
죠.

공격형은 수류탄 투척자가 수류탄에서 발생하는 파편등으로부터 적절한 방호를 받지 못
할 경우 - 적진을 공격중인 상황과 같이 - 를 대비하여 수류탄의 살상반경을 줄여놓은
겁니다.

즉, 수류탄을 던지고 뛰어들었을 때 자신이 던진 수류탄에 의해 피해를 덜 입어야 한다
는 거죠.

이를 위해 파편을 가급적 줄이고 대신 폭풍을 늘리거나 파편의 속도가 빨리 떨어져 조
금만 거리가 늘어나도 위력이 반감되는 방법을 쓸 수 있고 보통은 전자인 파편을 줄이
고 폭풍 위주로 잡아두게 되죠.

반면 방어형은 투척자가 방호를 받는 입장에서 쓰며 - 방어 진지에 틀어박힌 상태처럼
- 덕분에 파편등에 의한 살상 반경을 늘리고 파편의 밀도와 비산 범위등에 손을 대는
거죠.

특히 참호를 향해 뛰어들 상황과 참호에서 방어를 해야하는 상황이 빈번한 1차대전중에
이런 구분이 나오고 그에 따라 몇가지가 고안된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아울러 많은 경우 방어형에 가깝게 파편을 내놓는 쪽을 택한 수류탄들 덕분에 공격형
수류탄은 전선에서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죠.
이 때문에 잼깡통 수류탄이나 라켓이니 머리빗 따위를 만들어 쓰던 창의력 대장들은 어
렵지 않게 공격형 수류탄도 급조하게 되죠.

별거 없이 어딘가에서 놀고 있는 폭약따위를 구해와 자루나 깡통에 담고 적절한 신관을
부착해서 만들었으니. (2차대전 때는 공병용 폭약 뭉치에 심지 꼽아서 자작하고 지금은
그냥 가뿐하게 C4 같은 물건 가지고 이 짓합니다. 물론 그 전에 플래시 뱅이니 스턴 그
러네이드니 하는 더 굉장하신 물건들도 나와있죠.)


p.s:
가스 수류탄도 이 때 등장합니다.
최루제나 클로로피크린같은 화학제를 담은 것들이 등장해 사용되죠.

화학제가 담긴 수류탄도 나오는데 연막탄이 나오지 않으면 그것도 이상하겠죠.
연막 수류탄도 역시 사용됩니다.
소이 수류탄 역시 이 때 등장합니다.


p.s:
참호등의 구조물은 생각보다 내부 공간이 넓을 때도 있었죠.
덕분에 여라발의 수류탄을 묶거나 수류탄 주변에 여분의 폭약 자루를 붙이고 던지는 방
법도 사용됩니다.

단, 여러 발의 수류탄을 묶어서 집속 수류탄으로 만들 때, 탄체의 단단함에 따라 결과
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독일군의 막대 수류탄같이 탄체가 얇은 물건들은 하나가 터지면 다른 것까지 터져줍니
다만 밀즈밤이니 이런 것처럼 탄체가 단단하고 두꺼울 경우 수류탄 하나가 터진다고 연
쇄적으로 다 터지는 일이 안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즉, 수류탄을 묶어서 터트렸더니 수류탄들이 사방팔방으로 튀어 돌아다니는 결과도 나
올 수 있다는 거죠.

이런 공격법은 전차가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사용됩니다.
전차를 움직이는 토치카따위로 본거고 초기의 전차는 이런게 날아들 틈이 있었던지라
보병의 엄호를 받지 못하는 전차에 육박, 권총을 틈새로 찔러넣고 쏘면서 수류탄을 집
어넣는 일도 벌어지곤 했으니.



1차대전때 이미 써먹던 방법입니다.


p.s:
수류탄의 사용이 증가되자 참호 습격시 길고 거추장스러운데다 볼트 액션이니 속사에서
떨어지는 소총보다 연발 사격이 되는 권총에 야삽이니 곤봉같은 둔기류나 격투용 나이
프 따위로 무장하고 다량의 수류탄을 휴대하는 것도 유행합니다.
근거리에서 즉각적인 조치를 염두한 거죠.

더불어 이런 임무에서 수류탄을 파편이 많이 나오는 방어형보다 공격형으로 쓰는 것도
흔히 벌어집니다.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자기가 던진 수류탄에 파편을 뒤집어 쓰면 억울하니 파편이 덜 나
오는 공격형 수류탄이 유리할 수도 있으니.

대신 이런 공격형 수류탄을 쓸 경우 투척후 터지면 바로 돌입, 사격을 하던가 해서 참
호속의 상대방을 제압하는 과정이 필요해집니다.
왠지 오늘날의 CQB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게 된거죠.


p.s:
수류탄은 총이나 총검처럼 맞고 죽을 대상을 직접 안봐도 된다는 점때문에 더 흔히 사
용됐다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종종 적 부상병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곳에 수류탄을 던져버리고 더이상의
신음을 듣지 않기를 바라는 행동도 나오게 되죠.

뭐 2차대전쯤 되면 포로나 민간인 학살할 때 희생자를 몰아넣고 수류탄을 던지는 식으
로 얄팍한 자기 방어를 하는 경우도 나오지만 말입니다.
걍 하질 말지.



수류탄을 사용한 참호 수색/제압의 예.


p.s:
널리 사용되면 그만큼 부작용도 나온다고 1차대전중에 이미 수류탄은 사고를 치려고 작
정하면 확실히 친다는 교훈도 얻게 됩니다.

제일 무서운 무기는 내 옆 동료가 들고 있는 것이란 경구가 수류탄에서는 더욱 강조된
일이고 모든 군대에서 지금껏 수류탄 사고를 막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죠.
물론 아직 확실한 결과를 얻은 경우는 드뭅니다.
아예 안던지고 안만지면 된다가 제일 속편한 방법이다 라는 소리까지 나올 판이죠.

반면 살상이란 측면에서 수류탄의 위력 부족은 끊임없이 나오게 됩니다.
총이나 여타 병기에 비해 수류탄이 만드는 파편은 거리가 떨어지면 위력이 약해졌고 그
와 동시에 살상 능력도 떨어졌으니. (맞는 입장에선 그게 아니지만서도)


p.s:
각국의 수류탄 투척 자세도 약간씩 차이가 났었죠.
프랑스군은 대채적으로 다음과 같은 식으로 투척합니다.









지금 시각에선 뭔가 어색합니다만  약간 더 변형되어져 미군에서 사용되고 더 변형되어
져 2차대전을 거쳐 지금 우리도 사용하는 자세의 근간이 됩니다.









영국군은 밀즈 밤을 채택한 후로 수류탄을 뒤로 빼면서 안전핀을 뽑고 다시 역스윙하듯
이 던지는 방법을 씁니다.



2차대전때도 크게 변하지 않고 사용된 포즈.

독일군은 프랑스식과 영국식을 절충한듯한 형태로 가는데 아무래도 마찰점화식 수류탄
을 선호하다보니 안전핀(?, 점화끈)을 당기는 쪽에서 밀즈  밤이나 F1 수류탄을 쓸 때
와는 좀 다른 조치가 나오게 되죠.

끈을 당기고 수류탄을 잡은 팔을 뒤로 빼서 투척 자세를 취하다간 자칫 위험해질 수 있
으니 오른손 잡이 기준으로 왼손은 격발끈을 잡고 오른손은 수류탄을 잡은 채로 뒤로
같이 빼면서 격발끈 잡아 당기고 그 상태에서 수류탄 잡은 오른 팔을 더 뒤로 빼서 던
져내는 식을 씁니다.

아니면 격발끈을 손가락 사이에 감거나 끼우고 팔을 뒤로 뺐다 머리 위로 치켜 올리면
서 자연스럽게 끈이 빠지게 하는 자세를 쓰죠.







p.s:
반면 러일전쟁에 오지게 데어본 경험에 지배당한 동네도 있었죠.
바로 일본군.

이 동네는 2차대전까지 어떻게하면 공성을 할 것이냐? 에 꽤나 몰두 합니다.
문제는 이게 중포와 같은 전통적이고 비싼 방법은 능력이 안되서 때려치고 보병이 몸으
로 때우는 쪽에 치중했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척탄통에 총검 돌격이니 수류탄 / 폭탄 가지고 하는 특공을 어느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죠.
다행스럽게도 중국에서는 이게 통합니다.
태평양으로 진출해서 화력 제대로 갖춰진 상대와 만나자 아주 쑥대밭을 경작당해서 그
게 탈이지만.


p.s:
총류탄을 물린 소총은 간혹 나무로 만든 제대로된 틀에 물려져 마치 소형 박격포퍼럼
사용되기도 하며 개중에는 몇정을 겹쳐서 한번에 여러발을 일제 사격할 수 있는 방법
도 고안됩니다.





p.s:
이 시기, 수류탄들은 곧잘 완성품의 형태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작약이 든 탄체와 신관 부분을 분리하여 지급했고 이걸 조립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죠.
그러니 수류탄이 든 상자를 받아 탄체에서 보호 마개를 때내고 신관을 끼워넣었고
몇몇 수류탄에서는 신관에서도 기폭부분은 별도로 다시 분리되기도 합니다.


밀즈도 1다스(12개)가 1상자로 신관 부분이 분리되어져 지급됩니다.
병사들은 시간날 때 박스를 뜯어 상자 뚜껑에 달린 전용 공구를 사용하여
신관을 조립하고 수류탄을 분배했죠.


프랑스의 전시 포스터 - 후방에서 전해주는 탄약과 수류탄.


독일의 전쟁 채권 판매 포스터 - 역시 후방에서 주는 수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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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본주의는 더 천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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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의 흔한 어린이 선물.jpg

우선 기사 내용 요약.
1. 미국에서는 얼라들 전용 총기가 나올 정도다.

2. 아니 저런 막장 부모들이.

일단 미국이란 동네에서 총은 100년전만 해도 생필품에 가까운 위치를 가졌었죠.
그러니 증조부 - 할부지 시절만해도 도시 떠나 시골에 살려면 닥치고 하나 사두는게
좋은 물건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저 기간동안 하도 여럿 쏴잡다보니 사회적 합의 - 다르게 하자면 법으로 표현
되는 - 도 나름 도출해서 이러니저러니해도 총이 돌아다니면서도 사회가 유지되고
있긴 합니다.

즉, 총이 아예 없는 우리하고는 상황을 다르게 보는 것도 좋더라는 거죠.

자, 그럼 저렇게 총이 나돌아다니고 여기에 돈되는 거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자본주의 돼지들이 우글대는 미국이란 사회에서 얼라들에게 진작에 총을 안줬을거라
믿는 것 자체가 '바보냐?' 라고 한소리 들어도 할 말 없는 상황이란건 이야기 꺼낸지
10분정도면 알아채는게 좋을 겁니다.

덕분에 이런 케케묵다 못해서 손발 오그라드는 컨셉의 광고도 나올 법한 겁니다.

'당신의 아버지가 당신 손을 잡고 우리 총을 사서 사격과 사냥을 가르쳐준 것처럼
당신도 자녀의 손을 잡고 사격과 사냥을.'



아, 뭐 저런 막나가는 광고를 찍냐라고 하지 맙시다.

휸다이 자동차에서 광고하려다 켄슬된 컨셉중에
우리 차로 자자손손 운전 배워서 도로에서 개지랄 하고 수틀리면 당신 아부지가
한것처럼 우리 보험사 콜 하시라는 광고가 적어도 10개쯤은 돌아다닐 거란건 귀하
들이 더 잘아실거 아녀요.

다만 차가 총으로 변했다 정도 밖에 없는거고 다시 말하지만 총이 돌아다니는 사회
라면 놀라운 일도 아녀요.

더불어 총이 걍 사회속에 녹아있는 상황이니 이런 막나가는 짓도 해볼만 하죠.

방학이라고 디비져 쳐누워있는 돼지같은 당신 자녀에게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부터 지켜져 아메리카의 얼,
정신통일에 좋은 사격을 가르쳐주세요.
겸사겸사 캠핑, 야외에서 살아남는 법도 가르쳐 줍니다.
(목사님의 정신강의 포함.)

오데서 많이 보던 문구 같죠?
귀하 집 주변의 태권도 도장이나 무슨 청소년 수련회 등등을 바바.
뭐가 다르지?
걍 거기 총만 하나 더 들어간 것 뿐여요.


군생활 10년 당겨시켜서 사회의 쓴맛을 미리 보여주자는 심뽀 고약한 아이디어.



총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보이스카웃가면 이런거 안시킬거 같소?
당근 시킬거란 결과를 얻어내는데 10분이상 소모하지 맙시다.



당근 저런데 보내고 보내면서 작년에는 야구 빠따 선물 해줬는데 올해는 좀 더 복잡한
총 하나 선물 하자는 부모가 하나 쯤은 나올 법도 한겁니다.

그리고 이런 배경에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는건 자본주의 돼지들이 사는 방식,
진작에 총포업계에서도 개초딩 얼라들부터 중이병 폭발 좃중딩에서 부랄에 털났다고
기고만장해지는 좃고딩까지 커버하는 물건들을 팔아먹었더란 겁니다.

물론 저런 대상에게 총을 팔아먹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보고쯤은 위에 했겠죠.
그래야 진급도 할거고 회사에서 짤렸을 때 딴데 가기도 좋을거 아녀요.

'시장이 작을지는 몰라도 이건 꼭 해야 합니다.
 이는 잠재적인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니 월급 좀 올려주고 야근 좀 고만시켜)



덕분에 총을 더 쉽게 살 수 있게 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얼라들에게 총사주는 부모가
진작에 나타났을 거란것 정도도 잡아낼 수 있을 겁니다.


1937년 시어스 로벅 백화점 카탈로그의 총기 광고
다시 말하지만 이미 이 시절에 미국에서는 사냥 + 낚시 + 캠핑에는 걍 총이 끼여드는게
당연했던 겁니다.


좀 오래된 윈체스터의 광고.
참고로 저기 나온 모델 61은 1930년대에 나와 1960년대까지 판매됐습니다.
(기본 설계는 1890년대에 완성 --;;; 이 업계도 고전물 많아요.)

여기에 총기 만들어 팔아먹는 쪽도 이런 고객층에게 어필할만한걸 팔게 되죠.
마침 이런 목적에 걸맞는 탄약과 총기도 나와있었고 이미 팔리고 있었죠.

바로 22구경 라이플과 22 Long Rifle 같은 탄약들.

이런 물건들은 대부분 값이 쌉니다.
가령 22 LR탄의 경우 1천발 들어간 벌크탄이 80불 내외에 팔립니다.
그에 대해 9x19mm Para 같은 놈은 1천발 벌크가 200불 넘어가죠.
대략 탄 한발당 가격으로 치면 22 LR이 5센트 정도 한다면 그나마 좀 싼 권총탄들 가격은
그 4배에서 10배정도 나옵니다.

이런 탄을 쓰는 총도 쌉니다.
물론 정당 2천불 넘어가는 물건들도 계십니다만...
보통은 100 에서 500불 사이면 떡을 치고도 남죠.
(걍 150불 정도면 그럭저럭 소문난 물건 산다라고 보심 됩니다.)

그러니 작년에 야구 빠다 선물했고 올해는 머리고 굵어졌고 기계류도 슬슬 만지는 것
같으니 까짓 200불짜리 총하나 사서 총알 한박스 엥겨두면 되겠지 라고 주문서 쓰는 부모가
나온다는 겁니다.

정당 2천 넘어가는 물건에는 이런거 들어갑니다.
아님 태릉 선수촌같은데 가셔서 Walther 나 Anschutz 같은 곳에서 나온 총 가격이 어느정도 냐고
물어 보셔도 될겁니다.

아, 핑크색으로 칠한 어쩌고도 사실 별거 없어요.

30년전만 해도 스키 색깔이 참 칙칙했죠.
딱 이 모양이었으니.

그에 대해 지금 요즘 나오는 스키들 색깔함 봅시다.
화려해요.


총보다 훨씬 대중적인 스키가 저 모양인데
총이라고 별 수 있을지 함 생각해봅시다.

특히 캐쥬얼하게 이건 스포츠 용품이다 라고 우기는 상황이라면.
이런 색깔 정도는 넣어줘도 탈날건 없어 집니다.


여기에 총을 실제로 가지게 될 누군가가 여자나 애들이라면 까짓 저거 칠하는데 얼마
든다고요.
물위에 염료를 전사지 형태로 만들어 띄워놓고 총한번 넣었다 빼고 말리면 되는데.
총 만드는 재료도 1990년대 이후로는 플라스틱이나 나일론 따위 쓰는게 이상한 것도
아니고.


뭐 여기까지 보면 저 기사는 도대체 왜 적은거지? 뻔한 이야기를 한거 아냐?
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걍 30년전에도 60년전에도 나오던 이야기 리바이벌 한거란 거죠.
(그런 의미에서 특파원이 뭔 소리를 한지 모르지만 이런 뻔한 기사를 새삼스럽게 올린
씨8병신방송이 이상한 겁니다.
상식적이고 안전한 일본을 알리기위해 희안하기 짝이 없는 해외 뉴스만 올린다는 일본
뉴스를 너무 많이 참고해서 그런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히려 이거보다 몇살 소년이 자기 동생 또는 동급생을 총으로 쏴서 죽였더라 나 아님
그 NRA  추산 3천명 정도의 애들이 응급실에 총 때문에 실려간다 같은 류의 기사가
있는데 말입니다.


중요한건 저 기사 앞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빠졌다는 겁니다.

1. 최근 - 2010년 이후 - 총기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음.

2. 최근 추정되는 미국 가정내 총기 보유량이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듬.

3. 총기 범죄도 줄어드는 중.

이런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썰들이 난무하고 있죠.

가령 돈이 없어 이전처럼 아웃도어니 뭐니 밖에 나가 돈은 돈대로 쓰고 힘은 힘대로 빠지는
요상한 짓 하느니 걍 집에서 에어콘 틀어놓고 게임이나 해서 그렇다.
테러와의 전쟁 이후 사회 기강이 엄정 - 다르게 말하면 공권력 개입이 강화되어 - 그렇다.
사람들이 자숙 분위기에 들어가서 그렇다.
등등등.

여튼 확실한건 총기 범죄와 총기 보유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장사 해먹기
힘들어진건 총포 관련 업계들입니다.

그래서 이 동네도 먹고 살려고 일단 기존에 하던 마켓팅 방식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마켓팅이 필요해진 시점이고 - 사실 이것도 2010년경에 눈치 빠른 회사들은 이미
하던 겁니다, 이 때쯤 장사안된다는 소리가 나왔으니 - 덕분에 8살에서 21살까지 고객도
케어해드림요 ㅇㅇ 그러니 총 좀 사줘 하는 우는 소리가 나온다는게 저 기사가 말했어야
할 핵심입니다.

아, 물론 이런 상황에 대해 총기 반대론자의 입장이라면 다음과 같은 단락을 기사의 말미에
덧붙여 넣을 수는 있겠죠.

'아니 이 씨부럴 총포업자들 보소.
장사 안된다고 이젠 얼라들 상대로 마켓팅을 강화하려 하네.
손때라. 투석형 해뿔라.'


결론 및 교훈.
1. 우리 기준이 안통하는 동네도 있습니다.

2. 기사는 앞에 뭔가 잘려나가 있을 수 있다는거 감안하고 보세요.

3. 자본주의는 귀하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천박합니다.
근데 그 천박함은 귀하가 만들었을걸. 아마.

4. 문명인이자 현대인으로 휴가는 해변에서 비키니 미녀를 보는 것도 좋지만
밤에는 방안에서 에어콘 틀어놓고 쉬는 것도 좋습니다.


p.s:
소련을 무너트리려면 별거 있나.
B-29 폭격기로 시어스 로벅 백화점 카탈로그를 소련 전체에 뿌려버리자고.
--- 철의 장막 직후에 나온 어느 누군가의 말.


p.s:
아, 저런 식으로 민간에 총을 판매하는 회사들은 군수업체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저런 업체들은 자기들을 스포츠 용품 판매 업자로 보지 군수업체로 보지도 않으며 사실
군수업체로 되기에는 회사 규모부터가 영세 합니다.

꼴랑 100명 될까말까한 임직원들 대리고 기계 부품 조립 / 가공하는 업체가 큰 회사는
아니죠. (기계 관련으로 해서 100명 정도 대리고 일하면 그게 큰 업체인지는 지방 공단에
하루 반나절만 돌아다녀 보면 답이 나올 겁니다.)

저런 업체와 군수산업과 손잡는 경우는 다음 경우 빼고는 없다보셔도 됩니다.
1. 미국과 러시아 또는 중국 사이에서 세계 대전이 발발, 3년째 끌고있고 총동원령 떨어져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경우.

2. FN같은 덩치 큰 회사가 나서서 계약 따오면 그중 일부 부품등을 제조 - 납품하기 위해
저런 군소 업체들이 끼어든 경우.

심하면 부품은 전부 외주주고 납품 받아서 조립만 하는 10인 이하 영세 사업장도 존재합
니다.
아부지가 사장 겸 수석기사, 엄니가 회계 겸 부사장, 노총각 삼촌이 공장장 겸 자재창고장,
아들은 생산 시다, 딸은 회계 시다 이런 패밀리 비즈니스도 하는 동네도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여튼 이런터라 저런 업체가 만약 군납이나 그와 관련된거 제대로 물죠.
그럼 3대에 걸쳐 자랑해도 될 정도가 됩니다.

우리 회사는 아메리카의 프리덤을 위해  이런거 만들어 팔았다니까. ㅋ


p.s:
한편 저런 쪽에서도 얼라들 상대로 광고하는걸 꺼리는 품목은 있습니다.
바로 권총.

권총은 오발사고 잘치기로 유명하고 그 크기로 인해 얼라들도 무리없이 사건사고 저지르기
딱 좋죠.
그러면서도 근거리에서는 치명적이고.

실제로도 권총으로 인한 어린이 총기 사고도 잘알려진 사례고.
아부지가 멋모르고 벗어놓은 권총을 애가 가져 놀다가 빵.

덕분에 타켓 피스톨 등등으로 불리는 권총류조차도 마켓팅에서 제외하려는 방향은 있습니다.
뭐 항상 그런건 아니더란게 탈이긴 하지만.

반대로 권총등의 안전함을 강조하기 위해 어린이를 끌고 오는 광고가 진작에 나오기도 했죠.



p.s:
그나마 미국애들중 총가지고 노는 애들은 형편이 나은 겁니다.
적어도 야들은 부모가 200불짜리 선물 사줄 정도의 형편은 되는데다
요즘 세상에 척예거 시절도 아니고 가족들 밥먹이려고 토끼 잡아 오는 사례는 없겠죠.

즉, 미국정도되면 사격도 돈되야 하는 놀이란거고
총 가지고 논다는건 그게 부모가 막장이고 어쩌고를 떠나 어쩌건 그정도 여유에 돈을 쓸
정도로 경제력은 된다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사히 총기 사고 없이 큰 애들은 나중에 부랄밑에 털나면 자기 총 가지고
잘하면 생일 선물로 받은 자기 트럭 몰고 사냥가겠죠.

반면 세상에는 이 지경으로 사는 애들이 많다는게 진짜 비극인 겁니다.


이게 진짜 막장 오브 막장, 킹 오브 막장 아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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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스타일 anti 자x 방법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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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산업혁명 시대에 발명된 끔찍한 도구

쓸데없이 진지 쳐빨고 자빠지는 잡담 하나.

자, 저런 무식한 도구를 사용하는건 보조적인 수단으로 쓰는 겁니다.

아무리 빅토리아 시대가 막나가고 별 쓸데없는 기구를 발명,
사람 여럿 잡던 시대라도 저런 뭔가 잘못되면 크게 다칠거 같다거나
두고두고 원망들을거 같은건 안하는게 좋은 겁니다.

아니 저런 정조대 스러운거 채우다가 나중에 달 없는 밤에 등뒤에서
칼이나 총알 따위가 박혀봐요.
누가 손해보나.

그쵸. 저거 채운 가해자가 손해보는 겁니다.

오래 살아야죠.
그러니 뭔가 마일드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게 나올 겁니다.

본론 들어가기 전에...

저 때 왜 자위를, 특히 자라나는 새싹 청소년은 넘어가고 중이병 + 차라리
골든 리트리버가 더나은거 같은 나잇대에 대해 기를 쓰고 방지하려했냐면...

남자는 클 때 정액 낭비하면 기가 다빠져 저능아 된다고 봤고.
여자는 음란함 기본 찍고 각종 여성병은 옵션으로 챙긴다고 고명하신
의사 선생님 및 교육학자들이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뭐 아재 솔직히 꼬추서요? 했을 때 시원찮은 대답을 들려줄만한 사람들의
오지랖 넓은 꼬장일지도 모를 일이긴 합니다.

여튼 부모 및 부모 돈으로 먹고살던 학교 입장에서는 이러면 뭔수를 내서
라도 써보고 싶다는게 인지상정이죠.

아니 지금도 게임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하잖아요?
다 저런 것의 연장선 아니겄수?

그래서 저 때 유행하던 기숙학교 등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씁니다.

1. 일단 줄이나 수갑 등등 손과 발을 묶을만한 것 4개 준비하시고.

2. 피해자, 아니 대상 청소년을 침대위에 정자세로 눕힙니다.

3. 1로 2의 피해자의 사지를 묶습니다.
어떻게? 그렇죠. 대상자가 풀기 어려울 정도로.

2와 같이 정자세로 두고 묶어야 하는 이유.
엎어놓거나 모로 눕히면 대상자가 배개라든지 매트리스 등에 소중이대중이
대놓고 비벼대면서 음락에 몸을 떨기 때문에.

관련하여 옵션.
거시기를 뭔가로 덮어씌우는 것도 병행하면 되겠죠.
거 뭐냐 포경수술하면 덮어놓는 컵 같은 것 말여요.

아님 요 단계에서 저 위에 나온 저런 과격한 물건이나 금속등으로 만든 정조
대를 채우는 것도 방법이죠.

요기서 교훈: 단일 요법보다는 칵테일 요법을 쓰세요.

한편 여기서 뭔가 좀 더 전문적이고 있어보이는 물건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시장이 있으면 시장에 호응하는 뭔가를 고안해야 돈 벌거 아녀요.

내복이나 침낭 비슷한 형태로 만들고 여기 대상자를 집어넣으면 팔다리 못
움직이게 할 수 있죠.
물론 저 컵과 같은 정조대 구조도 추가해서.
어디서 많이 듣던 묘사같다면...

그렇습니다. 바로 구속복.

이미 저 때 좋게말해 자위 방지용 침구, 단순명료하게 구속복이 고안되어 시판
들어 갑니다.

Viva Victorian era!

더하여 잠자리만 저렇게 하면 뭔가 민숭맨숭합니다.

그래서 음욕을 불러일으킬거 같은 겨자나 강한 향신료 등의 식재료를 식단에서
제외한다는 추가적인 방법에 더해...
단체 생활 강조와 말 안들으면 체벌하는 방법도 추가됩니다.

요기까지 요약해서 풍경 하나를 그려보자면.
1. 영화 풀메탈재킷에 나오는 훈련소 침실에다가

2. 집어넣고 훈육합니다.
말 안들으면 패는데 그냥 패면 학부모의 원성이 자자할거니 신사적으로 회초리와
넙적한 판때기로 종아리와 엉덩이를 팹시다.

3. 삼시세끼 맛없는 빵 / 포리지 나 오트밀 등등 / 삶은 고기, 삶은 야채 줍니다.
양념, 소금간이면 충분하고 과하게 달고시고맵고짜고 그런거 읎습니다.
어, 전설의 영국요리가 요깄넹.


p.s:
사진이나 그림은 제외.
찾고 걸어두기에는 저는 섬세하다보니.

정 찾아보고자하시면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victorian era masturbation 정도로
찾아보심.ㅋ


p.s:
미국인들이 메이즈 시리얼 따위의 명칭으로 시장을 좁히는 대신 콘 플레이크 어쩌
고로 시장을 넓힌 바로 그 물건도 일설에는 그런 목적이었다는 소리가 있죠.
(corn 은 그 동네에서 먹는 주곡물을 의미하기도 하죠.
 옥수수만 의미하는게 아니라.)

p.s:
저런 분위기에서 저런 기숙학교 나온 학생 출신중에서는 뭔가 인생의 길에서 튀어
버리는 경우도 생겼죠.

오늘날 패티시 쟝르중 고전에 속하는 새디스틱한 사감이 학생복 입은 돼지를 갈구
고 패주는 것을 상기시켜보시길.

에 그러니 새디스틱한 사감에 안경과 Mature 속성에 스타킹 + 방뇨 + 골든 샤워 넣
으면 좀 더 매니악하려나...

여튼 이미 빅토리아 시대에 목마와 여왕님이 있는 SM 클럽의 풍경이 이미 자리
잡은걸 본다면 한번쯤은 뭔가를 억눌러서 해결보는게 만사형통 만병통치약적인
해결법은 아니란 것 정도는 좀 읽어내는게 좋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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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고 싶으신 말씀들 2015.02.25 ~ 20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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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에, 먹고 살기 힘듭니다.

여튼 중요한건 이게 아니고...

하시고 싶으신 말씀을 적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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